이날 시민투표 결과는 개혁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승리였다. 그 여파로 현 함부르크 시장 올레 폰 보이스트가 시민투표 다음날 사임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비록 일개 도시의 일이지만, 독일 전체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다. ‘함께 더 오랫동안 배우기’ 프로젝트, 즉 인문 · 실업계 조기 분리의 폐해를 줄이려는 교육 개혁을 계획하고 있던 다른 연방주 정부들은 긴장하고 있다. 이번 함부르크 사태로 지금까지 대세였던 교육기회균등 정책을 관철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독일 교육제도를 살펴보자면, 16개의 연방주로 이루어진 독일의 각 주는 고유한 교육정책을 편다. 그 결과 각 주마다 교육제도에 약간씩 차이가 난다. 가령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에선 7학년부터 인문 실업계학교가 분리되지만, 나머지 주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인문 실업계 학교로 진학한다. 또 피사테스트 분석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독일에선 부모의 학력수준과 자녀의 상급학교 진학률의 상관관계가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독일은 지난 2007년 유엔으로부터 인문 · 실업계 조기 분리로 교육기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독일 교육정치계에선 불평등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
MB 정부는 ‘자율과 경쟁’을 교육정책의 기조로 삼아 학교자율화, 고교 다양화, 학업성취도 평가, 대입자율화, 교원평가 전면시행 및 교장공모제 확대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교육체제에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정책들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교육정책의 정치 · 경제 논리적 접근 및 과도한 성과주의로 인해 많은 논쟁과 의견 대립이 발생해 교육현장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교원평가 전면 시행, 교장공모제 확대, 수업공개 의무화, 성과상여금 차등 폭 확대, 대학교원 성과연봉제, 수능시험 개편 등 충분한 현장여론 수렴과 검증을 거치지 않은 대증적이고 경쟁과 책임만 강조하는 교육정책의 강요는 현장 교원들의 개혁피로감 누적을 가져왔다. 교육현장의 불신과 개혁 피로도 높아 현 정부는 우선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고, 이를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육은 공교육(학교교육) 뿐 아니라 가정교육, 사회교육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이들 상호 간에 적절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교육의 주체 · 객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데 우리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공교육에 만족하지 못하는 주 이유는 학교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들 교육 간의
UCC 제작을 위한 수업 설계 모둠을 구성해 수업을 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일부 학생만 수업에 참여하거나, 혹은 일부 학생들이 방관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교사가 사전에 학생들의 성향을 고려해 모둠을 조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모둠 활동을 통해 UCC를 제작하는 수업을 준비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가급적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수업 방법을 고민하다가 고안한 것이 이번 호에 소개할 ‘포토스탠딩’ 기법을 활용해 UCC를 제작하는 수업이다. UCC 제작을 위해서는 모둠별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야 하는데 진부한 표현과 영상은 보는 사람에게 큰 감동과 흥미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포토스탠딩 수업 방법은 학생들의 번뜩이는 창의력을 이끌어내고, 배경 지식의 확인과 표현력을 향상시키는데 유용하다. 포토스탠딩(Photo Standing) 기법이란? 포토스탠딩은 교사가 제시한 주제를 자신이 선택한 사진에 맞춰 적절한 표현으로 강제 결합시키는 방법이다. 주제가 사진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창의적으로 사진을 통해 주제를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창의력과 표현력이
토이 스토리 3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1, 2편을 챙겨 보아야 한다. 이 작품은 시리즈 전편에 걸쳐 제작자들의 정성어린 태도와 인생관이 일관되게 녹아있기 때문이다. 비록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캐릭터지만 소년 앤디, 장난감 우디와 버즈, 그리고 그 외의 장난감들 하나하나에 담긴 제작자들의 애정은 지극하다. 사랑으로 빚어진 캐릭터들은 보는 이에게도 그 사랑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토이 스토리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이 햇살처럼 환해지는 것도 당연하다. 개성을 부여받은 장난감들 토이 스토리 1, 2 토이 스토리 1에서 낡은 카우보이 인형인 우디는 6살짜리 주인 앤디가 가장 아끼는 장난감인 동시에 다른 장난감들의 존경을 받으며 장난감 세계의 질서를 유지해 나간다. 그런데 앤디의 생일에 선물로 받은 최신형 장난감, 첨단 우주복을 입은 인형 버즈가 우디의 자리를 위협한다. 어느새 앤디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된 버즈의 등장으로 우디는 좌절을 느끼게 된 것. 무생물로만 여겨졌던 플라스틱 장난감에 생명을 불어넣은 감독 존 라세터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장난감들의 개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세밀하게 구축한다. 그전까진 현명한 캐릭터로 신망을 얻던 우디는 버즈의 등장으로
유사성을 바탕으로 삼는 대유법 낯익은 것과 낯선 것을 조우시켜 새롭고 신선한 뜻을 얻어냄으로써 대상을 묘사하거나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며, 나아가 대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수사법을 비유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마디로 비유란 인간의 앎을 고양시키는 표현법이며, 그 중 은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지난 호에 실린 ‘낯선 것과 낯익은 것의 만남 - 비유 : 은유’를 참조 바람). 그런데 비유 가운데 직접 그 사물의 명칭을 가리키지 않고 비슷한 점을 지닌 사물을 대신 내세워 그와 관련된 다른 사물을 가리키거나, 부분으로 전체 또는 전체로 부분을 대체하여 대상을 표현하는 수사법을 대유법(代喩法)이라고 한다. 대유법은 크게 환유법(換喩法, Metonomy)과 제유법(提喩法, Synecdoche)으로 나뉘는데, ‘백발 → 노인’, ‘한민족 → 백의’, ‘요람 → 탄생’처럼 어떤 사물의 속성이나 특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딴 낱말을 빌려서 표현하되 좀 더 보편적이거나 폭넓은 뜻을 환기시키는 방식을 환유법이라 하고, ‘약주 → 술 전체’, ‘펜 → 필기구 일반’과 같이 사물의 한 부분을 빌려 대상 전체를 지칭하는 데 주력하는 표현을 제유법이라고 한다. 일상적
나를 울린 ‘풍덩’이 모래알처럼 많고 많은 제자 중에서 나는 ‘풍덩’이를 잊지 못한다. 이름은 오래전에 잊어버렸지만 그의 별명 ‘풍덩’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풍덩’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1980년대 초, 내가 서울 S국민학교에 있을 때는, 전 직원이 100명을 넘었고 한 학년이 20여 개 학급에다 한 학급이 평균 80명을 헤아렸다. 그 시절은 학년 주임만 되어도 웬만한 학교의 교장 부럽지 않았고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 하루에 이름 한 번 불러주기조차 힘들었다. 출석을 부르다 보면, 20~30분도 모자랄 지경인데다 나도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서 내가 창안해낸 방법이 ‘자율 출석’이라는 것이었다. 내가 “출석 부르겠습니다”라고 하면 아이들은 번호순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이름을 자기가 부르는 것이다. 이를테면, “1번 홍길동”, “2번 일지매”, “3번 성춘향” 식으로 부른다. 만일 2번이 결석을 하는 경우에는 3번이 “2번 일지매는 감기로 결석을 했습니다. 3번 성춘향”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 그것도 진부해져 재미가 없어지자 ‘명언출석’이라는 것을 새로 만들었다. 출석을 부를 때마다 자기 번호와 이름과 함께 명언이나 명구(
21세기 교육에서 가장 크게 대두되고 강조되고 있는 것이 창의 · 인성교육이다. 지식과 정보의 창출 내지 창출에 관건이 되는 창의 · 인성 함양은 21세기 교육에서 심혈을 기울여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2010 창의 · 인성교육 추진계획’에서는 창의성과 인성교육(창의 · 인성교육)강화를 위해 교과활동 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망라해 다양하고 실질적인 프로그램들을 본격 운영함으로써 타인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면서, 미래를 개척하고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능력 함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강조되면서 일부에서는 평가에 대비한다는 명분하에 단순하고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르치는 암기식 또는 주입식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도 사실이다. 창의 · 인성에 바탕을 둔 교수 · 학습이 이루어질 때 교육은 교육다워지고, 사람은 사람다워져 교육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 이런 창의 · 인성교육을 활성화하면 공교육이 정상화되어 ‘능력과 품성을 겸비한 세계인 육성’이라는 명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창의 · 인성 교육하면 너무 거창하고 거리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벽돌 한 장
학교교육계획에 대한 소고 학교를 방문하면 관례적으로 학교 요람과 학교교육계획 책자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 학교교육계획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학교는 많지 않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그런 계획서가 있는지도 모르거나, 그 내용을 잘 살펴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교교육계획서가 학교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학교교육계획서는 첫째, 학교 교육활동의 설계도이다. 학교교육계획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구현하고자하는 전반적인 교육활동을 함께 계획 · 수립하는 청사진이다. 우리는 학교교육계획서를 통해서 현재 학교 교육이 어디쯤 와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할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다. 둘째, 학교가 지키겠다고 공언한 약속이다. 학교교육계획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교육활동에 관한 실천 가능한 계획을 밝히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선언서이다. 학교는 약속한 사항들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 · 보완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셋째, 학교에 관한 종합 안내서이기도하다. 학교교육계획서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육활동에 필요한 사항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지역 사회에 학교를 소개하는 자료이다. 끝으로 학교가 추진하고자
英 최고의 프로듀서, 기사 작위까지 받아 올해로 63세가 된 카메론 매킨토시 경(Sir Cameron Anthony Mackintosh)은 영국의 뮤지컬 제작자이자 전 세계의 많은 공연기획자들이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인물이다. 뉴욕타임스가 “우리 시대의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강력한 프로듀서”라고 예찬했던 그는 영국 엔필드(Enfield)에서 스코틀랜드 출신 아버지와 말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뮤지컬 인생은 8세 무렵 런던에서 줄리앙 슬레이드가 작곡한 뮤지컬 샐러드 데이즈(Salad Days) 마티네 공연을 본 후 그 매력에 빠져들면서 시작됐다. 이 작품은 1954년에 초연되어 런던에서 2283회나 공연한 순수 영국산 뮤지컬 코미디이다. 올리버!가 등장하기 전까지 웨스트엔드 최장 공연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카메론 매킨토시는 올리버!와도 인연을 맺게 되는데, 극장에서의 그의 첫 직장이었던 웨스트엔드 드루리 레인 왕립극장에서 잠시 기술스태프로 일한 후, 올리버!의 영국 내 투어 프로덕션에서 연기보조 무대감독을 맡은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한 번도 무대를 떠나지 않고 1969년부터 프로듀서로서의 커리어를 착실히 쌓아갔다. 그의 ‘빅 4’를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가 바로 평가에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학생에 대한 타당한 평가를 통해 교육 프로그램이 목적에 맞게 이루어졌는가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개선하는 데 주로 활용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본질적 측면은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교육의 질 관리보다는 학생을 등급화 · 서열화하고, 상급학교 입시를 위해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조해 왔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교육의 질 관리보다 입시를 위한 평가해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에 대한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교육의 질 관리와 학습부진 학생 책임지도를 위해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환류한다는 정책 목적을 제시한 반면,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학교와 학생을 서열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평가의 취지를 잘못 이해해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학교현장에서의 혼란과 불신은 여전히 잠재되어 있다. 수많은 평가를 하면서도 ‘왜 평가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잘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한편, 학생에 대한 평가는 교육과정 편성 · 운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