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33년부터 만 65세로 늦춰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퇴 이후 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단절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기업과 공공기관의 정년 제도 개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어서, 정년연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검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전(前) 정부에서도 공무원의 단계적 정년연장 방안이 논의된 바 있으며, 세부내용에 관한 판단만 남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정권 교체와 경기 침체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실제 도입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는 여러 단위에서 제안을 내놓고 있으나, 연금 수령 시기와 정년 간의 미스매칭 문제를 지적하며 ‘필요성’만을 강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 정부에서 고용시장의 정년연장을 위해 선제적으로 공무원 정년연장과 호봉제 중심의 급여 체계 개편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다만 이러한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실제 제도 도입이 급격한 사회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년연장은 쟁점과 이해관계가 복잡하며, 국민의 공감과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5-10-02 10:00교사들은 58세가 되면 명예퇴직을 하고 싶어 한다. 정년을 5년 남겨두고 명예퇴직을 하면 본봉의 절반 되는 금액의 5년 치를 한꺼번에 명예퇴직수당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이전에 임용된 교사들의 경우 만 58세에 퇴직해도 곧바로 연금이 나온다. 그래서 30년 이상 재직하였으면 학교 근무할 때 소득의 70% 수준의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임용된 교사들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정년퇴직해도 65세부터 연금이 지급된다. 58세에 퇴직을 하면 연금 개시일까지 7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명예퇴직을 쉽게 선택하기 어렵다. 최근 5년간 명예퇴직률은 교원의 약 1.8%이고 6,500명 정도 된다. 1995년에 주로 임용된 1972년생이 58세가 되는 2030년까지는 이전과 비슷한 규모로 명예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1~2036년까지는 명예퇴직이 급감하는 시기다. 2037~2041년까지 정년퇴직을 중심으로 서서히 회복해서 퇴직자 수가 2030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글은 2031년을 기점으로 발생할 ‘명예퇴직 급감’ 현상을 분석하고, 정년연장의 방안들을 고민해 보는 글이다. 명예퇴직 급감 시나리오 교원들이 명
2025-10-02 10:001998년 여의도 한강둔치와 장충단 공원 등에서 열렸던 교원 정년단축 반대 집회에 교직 경력 4년 차의 신임교사였던 필자도 참여한 기억이 생생하다. 1999년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침체되고 경직된 교직사회 활성화를 위해 교원 정년을 65세에서 62세로 단축하였다. 그 당시 정부는 ‘고령 교사 1명을 퇴출하면 신규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고령 선생님보다 젊은 선생님을 더 선호한다고 홍보했었다. 그로부터 거의 25년이 지난 현재, 사회적으로 정년연장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선진국에서 동일하게 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데 있다. 지속가능한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우수한 생산가능인구 확보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결국 정년연장을 통해 고경력 근로자를 노동시장에 묶어 두면서 새로운 생산가능인구의 유입을 위해 학제개편, 유학생 유치, 해외근로자 채용 등 다양한 솔루션들이 제기되어 왔고 일부는 적극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이번 이재명 정부는 현행 60세인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확…
2025-10-02 10:00우리 사회는 전체 주민등록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2018년 고령사회를 지나 6년 만에 초고령 사회에 도달할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초고령 사회,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정년연장 노인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나, 고령자의 삶은 녹록하지 못하다. 통계청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1년 66세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3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전체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는 37.8%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혼자 사는 고령자의 55.8%는 노후 준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혹여 준비하고 있더라도 ‘공적연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며, 월평균 국민연금 수급액이 65만 원에 불과해 2021년도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조사한 노후 최소 생활비(부부 198만 원, 개인 124만 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년퇴직 이후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계속 일하려는 고령층이 전체 고령자 중 69.4%(남성 77.6%, 여성 61.8%)에 달한다. 65세 정년연장을…
2025-10-02 10:00이재명 정부의 교육공약 중 가장 주목받은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다. 지역 거점 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10여 곳으로 육성한다는 것인데. 이는 수도권 중심의 대학 서열 구조를 완화하고, 지역균형발전과 교육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한다. 우리 교육정책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된 고등교육 자원을 전국으로 분산시켜,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우리 교육의 오랜 과제였다. 더 나아가 사교육 의존을 줄이고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이 같은 이상적인 목표와 달리, 현실적인 효과에 대한 의문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과연 서울대 수준의 대학을 지방에 10개 세운다고 해서 입시경쟁이 완화되고, 사교육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까? 서울대 지방캠퍼스는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을까? 일단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개념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2021년 김종영 경희대 교수가 동명의 저서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한 이후, 2022년 대선과 2024년 총선을 거치며 정치권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주요 핵심 내용은 ‘…
2025-09-08 10:00연구의 맥락과 정책 검토 필요성 우리나라 고교 교육은 오랫동안 대학입시 중심의 구조 속에서 운영돼왔다. 이 과정에서 수업의 다양성과 창의적 학습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입시는 학습자가 평생에 걸쳐 성장해 나가는 교육 여정 속 하나의 전환점에 불과하지만,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입시 준비가 학생들의 학습활동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다양한 탐구 경험이나 자기주도적 학습기회는 상대적으로 제한되며, 이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융합형 역량을 균형 있게 함양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글은 서울교육정책연구소가 2025년 자체 연구로 수행하고 있는 ‘고교 교육과 대입의 선순환 체제 구축을 위한 미래형 대학입시제도 방안’의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연구에서는 일본·싱가포르·미국·독일·핀란드·프랑스 등 6개국의 대학입시제도와 고교-대학 연계 구조를 비교 분석하여, 미래형 대입제도가 지향해야 할 방향과 고교 교육의 연계 과제를 도출하고자 했다. 주요 국가들은 고교 교육과정 기반 평가체계, 다양한 진학 경로의 제도화, 공정성과 형평성을 보완하는 정책적 장치를 통해 고교와 대입 간의 유기적 연계와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체제를 실현…
2025-09-08 10:00지난 대선에서 가장 강렬한 교육공약 가운데 하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였다. 캠프 측이 의도했듯이 이 구호는 짧고 선명하다. ‘It′s the economy, stupid!’처럼 핵심만 외치면 대중의 시선을 끌 수 있다는 KISS 전략의 전형이다. 하지만 단순함이 곧 실현 가능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치적 선동에 가까운 네이밍 이면에는 막대한 재정 부담, 제도 설계 부재, 그리고 이미 진행 중인 고등교육 사업(예컨대 글로컬대학 30, BK21)과의 충돌 같은 구조적 한계가 숨겨져 있다. 새 정부가 내놓은 대표적인 교육공약 중 하나인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학벌주의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중요한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는 극소수 대학 진학에 쏠리는 병목 현상으로 인한 교육적 불균형을 시정하고, 지역에 최고 수준의 고등교육 기회를 고루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적인 목표 뒤에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과 파급 효과에 대한 깊은 성찰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복잡다단한 교육 및 사회 현실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없이 단순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얼핏 들으면 오랜 난제에 대한 명쾌한…
2025-09-08 10:00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거의 유일하게 쟁점화한 교육공약이다. 선거 과정은 물론 대통령 확정 후에도 이 공약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동상이몽 격의 논의라고 할 수 있다. 이 공약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과 내용으로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논의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이 정책을 형성하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 역시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관한 하나의 견해이며, 정책화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사실 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논의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김종영 경희대 교수가 같은 제목의 책을 2021년 발간한 후에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논의 과정에서 발전해 온 생각이다. 2000년대 초 정진상 경상대 교수를 중심으로 한국 대학의 서열 체제를 해체하고 대학의 고른 발전과 초·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국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을 제안했고, 이 문제의식이 다양한 변화와 발전을 겪으며 오늘날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진화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대학…
2025-09-08 10:00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초저출생 시대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지원이 절실한 위기학생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기초학력 부진, 학교폭력, 아동학대, 심리·정서적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소아청소년 수는 6~11세에서 92%, 12~17세에서 57% 증가했다. ADHD 진단을 받은 학생은 2019년 5만 4,347명에서 2023년 11만 1,58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최근 3년간(2022~2024년 8월 말 기준) 자해를 시도한 학생 수는 서울을 제외하고도 1만 1,890건에 달한다. 이러한 위기상황은 각종 교육통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6만 1,445건, 학업중단학생은 5만 4,615명, 교권침해는 5,050건에 달한다. 이는 학교가 다양한 복합적 문제를 지닌 위기학생들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제때 제공되지 못한 지원은 해당 학생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학생과 교사에게도 심리적·정서적 부담과 교육적 어려움을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의 등장…
2025-08-05 10:00처음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땐, 왠지 익숙한 듯 멀게만 느껴졌다. 나와 같은 저연차 교사라면 막막함이 먼저 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연차 교사로서 복잡한 어려움을 지닌 학생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했던 순간, 가장 큰 도움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학생맞춤통합지원’이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선생님들께, 같은 상황을 겪었던 동료 교사로서, 실제 겪은 사례와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성장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돕는 학생맞춤통합지원 A를 처음 본 날은 1학년 입학식 날이었다. 분홍 머리띠를 하고 발랄하게 질문을 많이 하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학기가 진행되면서 활발했던 처음의 모습과 달리 지각이 잦아졌고, 수업시간 대부분을 엎드려 있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관찰되었고, 교복을 갖춰 입지 못하는 날들이 자주 이어졌으며, 복장 상태나 개인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웠던 점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성인과 깊은 유대감을 가진 점이었다. 의지할 곳이 마땅히 없던 A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성인과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고…
2025-08-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