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0곳 중 6곳에는 여전히 이른바 ‘쪼그려 앉는 변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학교의 절반 가까이는 40년 넘은 노후 건물을 보유하고 있었고,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한 안전등급 D등급 건물도 74개에 달해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고민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1만2135곳 가운데 화변기를 한 개라도 보유한 학교는 7504곳으로 61.8%에 달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3845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2032곳, 고등학교 1600곳, 특수학교 27곳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에서 화변기를 보유한 학교가 1704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862곳, 경남 791곳, 경북 612곳, 전남 547곳, 부산 509곳 등의 순이었다. 반면 제주는 전체 193개 학교 가운데 1곳만 화변기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후 건물을 보유한 학교도 적지 않았다. 전체 학교의 47.0%인 5705곳이 40년 이상 된 교육시설을 한 개 이상 보유하고 있었다. 초등학교는 3009곳, 중학교 1463곳, 고등학교 1185곳, 특수학교 48곳이었다. 설립별로 보면 사립학교의 노후시설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사립학교 1740곳 가운데 1064곳인 61.2%가 40년 이상 된 건물을 보유한 반면 공립학교는 44.7%였다. 특히 사립고는 945곳 중 622곳인 65.8%가 노후 건물을 보유해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단순 노후화를 넘어 안전상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시설도 확인됐다. 올해 4월 기준 학교 교육시설 가운데 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건물은 74개였다. D등급은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고 사용 제한 여부까지 결정해야 하는 단계다.
D등급 건물은 충남에 35개가 몰려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어 전남 11개, 충북 5개, 경기·경남 각 4개, 대전·부산 각 3개 등의 순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28개, 중학교 20개, 고등학교 26개였다.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도 학교 현장에 상당 부분 남아 있었다. 올해 제거 예정분까지 반영한 전국 드라이비트 제거율은 82.5%로, 약 17.5%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제거율이 71.6%에 그쳐 잔존 비율이 28.4%였으며 제주 31.3%, 충북 24.7%, 경기 24.2% 등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 의원은 이 같은 학교시설 실태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와 연결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교육재정이 충분하고 남아돈다면 40년 넘은 건물과 쪼그려 앉는 변기가 학교에 남아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논의하려면 먼저 우리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앞으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얼마의 재정이 필요한지부터 정확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