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사성을 바탕으로 삼는 대유법
낯익은 것과 낯선 것을 조우시켜 새롭고 신선한 뜻을 얻어냄으로써 대상을 묘사하거나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며, 나아가 대상에 변화를 일으키는 수사법을 비유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한마디로 비유란 인간의 앎을 고양시키는 표현법이며, 그 중 은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지난 호에 실린 ‘낯선 것과 낯익은 것의 만남 - 비유 : 은유’를 참조 바람).
그런데 비유 가운데 직접 그 사물의 명칭을 가리키지 않고 비슷한 점을 지닌 사물을 대신 내세워 그와 관련된 다른 사물을 가리키거나, 부분으로 전체 또는 전체로 부분을 대체하여 대상을 표현하는 수사법을 대유법(代喩法)이라고 한다.
대유법은 크게 환유법(換喩法, Metonomy)과 제유법(提喩法, Synecdoche)으로 나뉘는데, ‘백발 → 노인’, ‘한민족 → 백의’, ‘요람 → 탄생’처럼 어떤 사물의 속성이나 특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딴 낱말을 빌려서 표현하되 좀 더 보편적이거나 폭넓은 뜻을 환기시키는 방식을 환유법이라 하고, ‘약주 → 술 전체’, ‘펜 → 필기구 일반’과 같이 사물의 한 부분을 빌려 대상 전체를 지칭하는 데 주력하는 표현을 제유법이라고 한다.
일상적 체험과 친근한 환유법
최근에 들어와 몇몇 언어학자들은 인간의 언어, 사고, 태도, 행위의 구조를 밝히는 데 은유보다 환유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환유가 은유보다 구체적이고 경험적인 표현과 친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일상 언어생활에서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표현 중에는 환유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화분이 예쁘다’는 말을 진짜 화분만 예쁘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 사람과 대화를 나눈다면 몹시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 말은 화분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안에 심은 식물이 곱다는 뜻으로 통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전자가 끓는다’에서 끓는 것은 주전자 안의 내용물이고, ‘칠판을 지우다’에서 지우는 것은 칠판에 씌어 있는 내용이다. ‘머리를 잘랐다’고 해서 보통 진짜 머리를 잘랐을 리 만무하다. 만약 이러한 환유적 표현을 일일이 따지고 든다면 의사소통이 매우 불편해질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