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린 집, 내면적 공포 디 아더스 식스 센스의 뒤를 이을만한 충격적인 반전으로 유명한 영화 디 아더스는 니콜 키드먼의 섬세한 연기가 압권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실제적인 주인공은 니콜 키드먼이 아니고 그가 사는 ‘영국 남부의 어느 외딴 대저택’이다. 어두침침하고 음산한, 첫인상부터 불길한 느낌이 풍겨져 나오는 이 집은 여러 층위의 역사가 포개지는 공간이다. 영화적 배경인 1945년, 즉 제 2차 세계대전이 막 끝난 시점과 18~19세기 말의 사회적 변화들이 중첩되어 있다.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자 독실한 기독교도인 그레이스(니콜 키드먼)는 빛에 노출되면 안 되는 희귀병을 가진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아이들을 빛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창문엔 항상 두꺼운 커튼이 쳐져 있고 문도 굳게 잠겨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집안의 철칙. 어느 날 집안일을 돌보던 하인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예전에 이 저택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세 명의 하인들이 들어오게 된다. 이후 저택에는 기괴한 일들이 끊이지 않는데, 빈 방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고 피아노가 연주된다. 딸은 이상한 남자아이와 할머니가 이 집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를 반복한다. 신실한 그레이스는 딸의 말을 믿
인간의 언어는 상징적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거나 흰색이 순결을 상징한다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때 상징(象徵, Symbol)이란 평화나 순결 같은 추상적인 관념을 비둘기나 흰색처럼 구체적인 사물을 빌려 나타내는 방법을 가리킨다. 이와 비슷한 말로 우의(寓意)가 있는데, 이 용어는 알레고리(Allegory)라는 외래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상징과 마찬가지로 추상적인 개념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구체적 대상을 빌려 묘사하는 알레고리는 주로 동물이나 식물에 인간의 감정과 의식을 의탁하는 의인화 기법을 차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그 대표 주자로 유머와 풍자를 통해 교훈적인 이야기를 엮어내는 우화(寓話, Fable)를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상징과 알레고리는 어떤 맥락에서 탄생한 것일까? 이미 지난 연재 ‘비유와 은유’, ‘제유와 환유’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이러한 표현법은 어떤 것을 그 자체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다른 것을 연상하고 상상력을 뻗치는 인간의 사고행위에서 비롯한다. 이를테면 세렝게티 초원에서 살아가는 사자한테 가젤은 사냥의 대상, 먹을거리라는 기호에 불과하지만, 인간에게 가젤은 또 다른 연상과 상상을 불러
노후, 돈 문제 생각만큼 심각하진 않아 장수는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음에도 상담을 하다 보면 오래 사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하며 수명이 늘어났다는 이야기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는 돈에 대한 걱정이 깔려있다. 오래오래 행복하게만 살 수 있다면 오래 사는 것을 싫어할 이유가 없다. 결국,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 아니라 돈 없는 노후가 두려운 것이다. 이런 불안의 배경에는 금융회사의 공포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후에 자장면만 먹고 살아도 최소 10억 원은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가 횡횡한데, 10억 원은커녕 빚 갚기도 버거운 현실을 보면 노후가 공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자연스레, 버는 돈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재테크로 대박을 챙겨야 한다는 투자강박증까지 생긴다. 하지만 노후 돈 문제는 조금만 따져보면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특히 교사는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다른 직업에 비해 직업수명 자체도 길 뿐만 아니라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액 또한 적지 않다. 노후에 수억 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기죽지 말고 자신이 노후에 얼마나 필요할지부터 따져보자. 퇴직하자마자 바로 수억 원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성교육’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나라에는 ‘성교육학과’가 없다. 이제라도 성교육을 학문적으로 연구할 필요는 있다하겠으나 절대적 필요를 느끼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오래도록 유교문화권에 있었기 때문에 성(性)에 대해서는 폐쇄적이었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문화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과 여필종부(女必從夫), 남존여비(男尊女卑)의 봉건적 사상이 우리 사회를 오래도록 지배해 오다가 19세기 기독교 사상, 개화의 바람과 함께 봉건 사회의 몰락, ‘글로벌리즘’의 도래와 더불어 남녀관계는 급전직하 소용돌이 속으로 함몰(陷沒)되었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이전부터, 아니 출생과 함께 남자와 여자는 성별구별 없이 서로 부딪히며 성장한다. 언필칭 ‘남녀필동석’(男女必同席)의 시대가 온 것이다. 여기에 물밀 듯이 서구 문화가 밀려와서 이제는 여존남비(女尊男卑)가 아니라 ‘레이디 퍼스트’가 미풍양속이 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닌 듯싶다. 여기에 물질만능의 풍조와 함께 시대적 초고속 산업사회로의 진화는 마침내 성의식(性意識), 성태도, 성가치관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오늘날 우리들이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바다를 좋아하게 만들자 세월 따라 교육도 변한다. 고기를 잡아주는 주입식교육이 효과를 보던 때도 있었다. 옛날이야기도, 달나라 이야기도 선생님을 통하지 않고는 들어보지 못했던 때는 교사가 절대적인 지식 전달자였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선생님은 절대적인 존재였고 감히 그림자조차 밟기 어려운 사람 이상의 그 무엇이었기에, 그때는 선생님이 고기를 잡아 주는 대로 먹었다. 싫다고 하거나 내가 잡겠다고 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교사는 교실 왕국의 임금이고, 교장은 학교 천국의 대왕이었다. 그러다가 고기를 잡아주기보다는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습자,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하자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안내자이고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더 큰 그림을 그리라고 한다. 고기가 살고 있는 강이나 바다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는 것이다.고기를 잡는 방법만으로는 이 시대를 살아가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전적으로 동감한다. 단순히 고기만 잡는 것은 아주 기계적인 일에 불과하다. 그리고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고기가 많으면 많이 잡힐 것이고, 고기가 적으면 적게 잡힐
미래사회의 변화, 자기주도 학습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최근까지도 미래는 단순히 ‘주어지는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어느새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다. 21세기 접어들면서 선진 각국은 앞다투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다. 정보화 사회는 ‘창의력’이 강조되는 창의화 시대로 정보를 남보다 먼저 인지해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정보를 스스로 창출해 활용하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독창성 있는 지식을 통한 창의력 신장을 위해 세계 각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체제는 개인의 상상이 사회적 창의에 의해 언제든 현실화되고, 사회적 상상력이 개인의 창의를 촉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창의와 상상이 넘치는 학교교육이 절실히 요청된다. 학생들의 능력과 적성 및 소질과 잠재력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요청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자기주도 학습이라고 하면 ‘강제로 교실에 잡아 두는 것’으로 인식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정착시켜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고 학습 정체성을 확립한다고 하면 부정
60대 이상 노인 35.5%, 초등학생 6.2%가 척추측만증 고려대 구로병원 서승우 교수와 안산병원 홍재영 교수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인 1347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35.5%가 척추측만증으로 나타났다. 특히 척추가 10°도 이상 휘어져 있는 척추측만증 노인들의 허리 통증은 약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은 비단 노인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초등학생들 역시 2000년 1.7%에 불과하던 척추측만증 유병율이 2008년에는 6.17%로 나타나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남학생들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척추측만증으로 밝혀졌으며, 그 비율은 2배가 넘는다. 어렸을 때 척추측만증에 걸린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허리 통증, 골반 통증 등 다양한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깨 · 골반 높이가 다르거나 엉덩이가 튀어나왔다면 척추측만증 의심해야 척추측만증은 전 인구의 2~3% 정도에서 나타나고 종류도 다양한데 전체의 8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가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척추측만증이다. 그 외에도 태아기 때 비정상적인 모양의 척추가 생겨 척추가 휘어지는 선천성
충절의 고장 영월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었습니다. 그늘에 있어도 땀이 죽죽 흘러내리는, 정말 인내를 시험하는 여름이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일부 지역에는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봤습니다. 좁은 땅덩어리에서도 그렇게 기상 변화가 들쑥날쑥 했습니다. 얄밉게 심술부리던 자연은 그래도 우리에게 가을을 보내 주었네요. ‘인간들이여, 자연과 대화하고 소통해서 공존하는 방법을 강구하라’는 조건으로 가을을 보내준 듯합니다. 조선 왕릉을 찾아가는 길, 이번 호에는 장릉을 찾아갑니다. 조선 왕릉 중 장릉은 모두 세 군데 있는데요, 오늘 찾아가는 장릉(莊陵)은 제6대 단종의 릉이죠.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강원도에 있는 유일한 왕릉이기도 합니다. 장릉이 있는 영월에는 재미있는 면(面) 이름이 보입니다. 김삿갓면, 한반도면, 주천면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난 2009년 10월에 영월군은 김삿갓 유적지가 있는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한반도 모습의 지형이 있는 서면을 한반도면으로 바꾸었습니다. 단순히 방향을 나타낸 데서 벗어나 지역 특색을 살려 명품브랜드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주천면은 술이 끊임없이 솟아난다는 주천(酒泉)에서 유래합니다. 양반이 마실 때는 샘물이 약주가 되고, 상놈이
우리 몸에는 대칭되는 혈자리가 아주 많습니다. 음릉천과 그 반대쪽에 있는 양릉천도 그런 혈자리입니다. 이 두 혈자리는 대칭적인 위치에 있는데 각각 소퇴부의 안과 밖에 있습니다. 안쪽은 음, 바깥쪽은 양에 해당됩니다. 이 두 개의 혈자리는 모두 합혈인데 합혈은 경락에서 맥기(脈氣)가 모이는 곳으로 기혈이 풍부한 곳입니다. 중국 베이징 명십삼릉(明十三陵) 근처에는 커다란 저수지가 있는데 릉천은 이 왕릉 근처의 저수지를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음릉천은 경골(정강이뼈) 내측의 함몰된 곳에 있는데 ‘릉’은 높은 곳에 솟아있는 산등성이이나 언덕과 같고 ‘천’은 함몰된 곳에 있어 마치 물을 많이 담고 있는 저수지와 같습니다. 음릉천은 우리 몸에서 다리의 큰 저수지로 기혈을 풍족하게 저장하고 있습니다. 기혈 저장해 다리의 저수지 역할 해 음릉천은 소퇴부, 즉 무릎을 구부린 뒤 무릎 안쪽에서 아래쪽으로 2촌 떨어진 곳에 있으며 기혈을 깊이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자극하면 부기가 가라앉습니다. 발의 부종에 특히 좋습니다. 하루에 3?5분 정도 엄지로 눌러주시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면 하루 종일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몇 시간씩 서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
기차가 대전역을 지난다. 다시 공동(空洞)의 시간으로 돌아온다. 지난 9월 10일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서울교육연수원에서 개최된 자율형 공립고(개방형 자율학교) 종합보고회를 마치고 부산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개방형 자율학교로 출발한 전국 10개의 자율형 공립고가 지난 3?4년간 시범 · 운영한 교육활동과 그 성과를 보고하고, 각 학교의 실적물들을 부스에 전시하는 행사였다. 예상했던 대로, 크기와 체제 그리고 내용 전개 등에서 변화를 시도한 우리 학교의 교육계획서가 인기가 있었던 터라 교무기획부장에게 물었다. “내년에도 이 체제로 만들겁니까?”하니 “좀 더 고민해야 되겠지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교교육계획서가 생각만큼 활용도가 높지 않기에 항상 아쉬움을 가진다. 학교교육계획서를 만드는 그 과정 자체만으로 의미를 찾기에는 노력이 아깝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신사동에 ‘원테이블 레스토랑’이 있다고 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통째로 레스토랑을 빌릴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젊은 사장의 상상이 현실로 되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 매일 연출된다고 한다. 생각의 전환이 작은 공간의 감성적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같은 악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