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이 교장자격연수 강사를 선정해놓고 교육청 정책과 맞지 않는다며 강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가 문제가 되자 주제를 바꾸는 등 주먹구구식 연수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시교육청은 최근 서울교대에서 열린 초등교장자격연수에서 ‘교권과 학생인권’ 특강을 맡은 특정 강연자를 주제와 맞지 않는다며 배제시켰다. 이후 이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되자 교육청은 ‘교권확립과 학교폭력근절 대처 방안’으로 주제를 바꿔 특강을 하도록 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학생인권조례로 교권이 침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수 주제를 ‘교권과 학생인권’으로 묶어 놓은 것도 이율배반적인데다 교육청과 성향이 다른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강연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리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교육청의 정책에 맞춰 입맛대로 ‘엄선한’ 강사는 교장들의 거센 항의를 받는 등 자질이 의심되는 물의를 빚기도 했다. 지난 2월27일 중‧고 교장 699명을 대상으로 서울시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진행된 ‘학교폭력 근절 및 서울 학생인권조례 이해를 위한 학교장 연수’에서는 강사를 향한 교장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과정에 깊이 관여한 K대
한국교총과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신영무)가 학교폭력 문제의 신속한 해결과 단위학교의 학교폭력 대처 능력 강화를 위한 특별 강연회 연다. 7월2일 오후 7시 서울 서초동 변호사교육문회회관 지하 1층에서 두 시간 동안 열리는 이번 강연회는 ‘1학교-1고문변호사제’ 운영 담당교사 및 일선 교원들을 대상으로 하며 ‘학교폭력과 회복적 사법’에 대해 서정기 서울가정법원 화해권고위원이 강연한다. ‘회복적사법제도(Restorative Justice)’는 처벌보다 피해자-가해자의 관계 회복을 이뤄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기존 사법체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학교폭력 문제에도 활용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갈등해결전문가가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화해와 피해회복을 돕는 서울가정법원의 ‘화해권고제도’가 대표적이다. 서 위원은 이날 강연에서 학교 현장에는 생소한 ‘회복적 사법제도’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화해권고제도와 화해권고모임 운영사례에 대해 강연한다. 또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의 회복적 정의의 실천 모형을 제시하고 실천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교총과 대한변호사협의회는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해 4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교권침해 및 학교 관련 분쟁 시 문제 해
최근 신경숙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 판매가 200만 부를 돌파했다고 한다. 순수소설인 ‘엄마를 부탁해’의 200만 부 돌파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출판사측 설명이다. 1990년대 이후 200만 부 넘게 팔린 소설은 1996년 ‘아버지’(김정현), 2000년 ‘가시고기’(조창인) 정도로 알려졌다.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장점이나 미덕들이야 그 동안 차고 넘쳐 재론은 별 의미가 없을 듯싶다. ‘엄마를 부탁해’가 ‘볼·매’(볼수록 매력)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기서는 무려 4페이지를 훌쩍 넘는 긴 문단 등에 대한 이야길 해볼까 한다. 심지어 신경숙의 또 다른 작품 ‘숨어있는 눈’은 단편소설인데, 한 편 전체가 고작 5개의 문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찌 숨이 턱 막히지 않겠는가? 혹 베스트작가 신경숙쯤 되면 긴 문단도 하나의 독자적 특징으로 대접받을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있다면 그것은 ‘왕착각’이다. 아다시피 문단은 크게 내용문단과 형식문단으로 나뉜다. 내용문단은 글자 그대로 내용에 맞춰 문단을 나누는 것이다. 그와 달리 형식문단은 첫 칸 비우기에 따라 문단을 구분한다.내용에 따라 하다 보면 자칫 그렇게 길어질 수 있기에 나는 모든 작가들에게 의도적으로 형식
작년 7월쯤으로 기억된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15개 시도 교육청에 특별교부금(이하 특교금) 2,711억원을 교부하면서 전북에는 단 1원도 교부하지 않은 일이 있었다.(각계의 비판을 받은 후 교부되었음). 이 상황을 보면서 필자는 ‘교육 없는 특별교부금 0원’(새전북신문. 2011. 7.18)이라는 칼럼을 통하여 교과부의 ‘교육’ 없는 특교금 교부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교과부가 지난 해 시·도 교육청 평가에 따라 1,180억원의 특교금을 교부하면서 전북과 경기교육청에는 고작 16억원을 교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 상위 등급을 받은 충남과 경북은 이들보다 8배나 많은 130억원의 특교금이 교부되었다고 한다. 교과부 입장에서는 평가에서 하위 등급을 받아놓고 적게 준 특교금만 문제 삼는다고 야속해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특교금 교부액 산정 기준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른 것으로 우수한 지역에는 많이, 부진한 지역에는 적게 지급되었다고 하니 자못 충격이 크다. 굳이 교육 격차 해소와 지역의 균형 발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열악한 지역에 더 지원하는 것이 교육적
수원 칠보초, 교직원 학부모 한마음 체육대회 열어 경기 칠보초(교장 양원기)에서는13일 교직원 학부모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렸다. 이는 교직원, 학부모간의 체육활동을 통하여 학부모들의 유대를 공고히 하고 학교 교육 활동에 대한 이해 및 지원 의식을 고취시켜 소통과 공감이 잘 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하여 추진된 학교 활동이다. 오후 2시 2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칠보초등학교 강당과 운동장에서 시행된 체육대회에는 칠보초 교장, 교감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 약 40여명과 이명숙 학부모회장을 비롯하여 학부모 약 50여명, 총 9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였다. 칠보초에서는 그간 학부모와의 꾸준한 소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그 결과 녹색어머니회, 마미캅, 독서 동아리회와 같은 학부모회에서는 칠보초등학교의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심지어 칠보의 아빠들도 ‘아빠랑 놀자’라는 학부모회를 조직하여 자녀들, 교사들과의 소통체계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교직원과 학부모간의 소통의 정점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의미가 깊다. 교직원 학부모 모두 바쁜 일상 가운데 서로 대면할 기회가 쉽지 않은데, 이번 체육대회는 자녀 교육에 대
오후의 나른함이 흐르는 강마을은 완전 여름의 초입이다. 앞산에는 뭉게뭉게 밤꽃이 피어나고, 보리타작을 끝낸 들판에는 모심기가 한창이다. 뒷곁의 뽕나무 아래에는 농익어 떨어진 오디 열매에서 까만 과즙이 흘러 벌과 나비와 파리를 모으고 있다. 학교 뒷밭에 올해 처음으로 블루베리 나무를 스무 주 정도 심었다. 행정실장님과 주사님께서 두둑을 높이 올리고 3년생 정도의 나무를 봄에 이식하였는데 5월을 지나니 동그란 열매가 모양새를 완전히 갖추고 열리더니, 어제 보니 보랏빛이 선명해 진다. 참 신기하다. 마트에서 비싸게 주고 사 먹은 서양과일이 농촌의 뒷밭에서도 열리는 것이다. 여름과일하면 예전에는 원두막 아래 수박과 참외가 매달린 장면을 연상하였지만, 지금은 비닐하우스가 아닌 노지에 자라는 수박과 참외를 시골에서도 볼 수 없다. 수박은 모두가 지난 겨울 추수가 끝난 자리에 세워졌던 하이얀 비닐 하우스 안에서 겨울내내 자라서 초봄 무렵 출하가 시작되고 두어 번 따낸 수박밭은 하지가 지나면 철거하고 그 자리에 물을 잡아 늦은 모심기를 한다. 이곳은 의령은 수박의 산지로 유명하다. 남강과 낙동강이 교차되는 곳으로 강을 끼고 있어 물사정이 좋고 농토가 수박을 심기에 적당하여
아직도 미지의 세계로 알려져 있지만 수행자와 현자가 많은 나라 인도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을 적은 류시화 씨의 책 지구별 여행자에 이런 이야기 하나가 나온다. 저자가 열악한 이동수단인 버스에 타고 이동하다가 실내에 시끄럽게 음악을 틀어놓아서(인도에서는 이런 일이 흔하다고 함) 2층 지붕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약 몇 천 원 가량을 받고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서 들은 이야기 한 토막이 있다. 남태평양 솔로몬 군도에는 그곳 원주민들이 큰 나무를 베는 독특한 방법이 있다. 이를테면 도끼나 도구를 이용해서 나무를 쓰러뜨리는 방법은 아니다. 그들은 나무를 쓰러뜨리기 위해서 큰 나무 밑에 빙 둘러 앉는다. 그런 다음에 나무를 향해서 목청껏 소리를 지른다. ‘쓰러져라! 쓰러져라!’ 그렇게 한 달 정도 계속해서 큰 소리를 지르면 나무가 쓰러지고 만다는 것이다. 나무에도 영혼이 있기 때문에 그 영혼에 대고 힘껏 소리를 지르면 결국 죽고 만다는 것이 그들의 믿음인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반응은 여럿일 것이다. ‘말도 안 된다’부터 ‘상당히 일리가 있다’는 반응도 있을 것이다. 직접 보지 않았으니 사실 관계를 떠나, 무릇 모든 생명체에도 영혼이 있어서 스트레스인
시골의 작은 학교에 근무할 때 격은 일이 생각난다. 누가 봐도 감탄하는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 한그루가 교실뒤편에 있었다. 소나무의 형태로 보아 땅에서 조금 올라와서 가지가 벌어진 것으로 보아서는 반송 같은데 그 가지가 아름답고 솔잎이 싱싱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바라보며 마음을 다스리고는 하였다. 본관 뒤 유치원건물사이에 있어 통풍도 잘 안되었기에 앞 운동장에 자리를 잡았더라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모두가 아쉬워하였다. 아무튼 학교의 명물인 이 소나무는 학교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어느 날 그토록 푸르던 솔잎이 색이 변하기 시작하더니 점점 시들기 시작했다. 원인을 찾기 위해 산림관련기관에 전화를 해 보았으나 직접 가봐야 알 것 같다는 대답만 하였다. 내가 사는 충주에 있는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전화를 하였더니 소나무 잎을 조금만 잘라서 가져오라고 하였다. 박스에 가지 몇 개를 잘라서 담고 시들어가는 소나무를 살리려는 일념으로 찾아갔다. 연구원이 소나무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더니 병충해가 있다고 하며 약을 사서 소독을 하라고 하였다. 다음날 약을 구입하여 소독을 하였더니 나무아래 죽은 벌레들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소나무 왕 진딧물이 생겨서 나무의 진을 빨아먹어
漢字속에 숨은 이야기 (11) 피와 혁은 둘 다 가죽을 뜻하는 한자이다. 피(皮)는 짐승의 가죽을 털이 있게 가공한 것을 말한다. 여우의 껍질로 목도리를 만들거나, 호랑이 가죽(虎皮)으로 옷이나 깔개를 만든 것을 이른다. 이렇게 모피(毛皮)는 짐승의 털을 그대로 살려서 가공한 제품을 말한다. 혁(革)은 소가죽 등으로 짐승의 털을 모두 뽑아 없앤 상태로 가공한 가죽제품을 혁이라고 한다. 혁대나 구두, 장갑, 가방, 가죽점퍼 등을 만드는데 염색까지 하여 짐승의 피(皮)와는 전혀 다르게 만든 제품을 혁(革)이라고 한다. 혁명(革命)에 가죽 혁 자를 쓰는 이유는 제도(制度), 경제(經濟)의 조직(組織) 따위를 급격(急激)하게 근본적(根本的)으로 전과 아주 다르게 바꾸는 것을 혁명이라고 한다. 즉 기존의 관습(慣習)ㆍ양식(樣式)ㆍ이념(理念) 따위를 근본적(根本的)으로 바꾸는 일을 가죽혁(革)에 비유하여 쓴 한자이다. 한자(漢字)는 이처럼 일자(一字)에도 깊은 뜻이 담겨져 있는 뜻글자이다.
커텐을 열었다. 맑고 푸른 하늘도 마음을 훔쳐가고 자연도 마음을 빼앗아간다. 나뭇가지에 흔들리는 미풍도 유혹한다. 자연의 성실함 때문이다. 그들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감추어진 진면목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들의 성실함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 기쁨을 준다. 활기를 불어넣는다. 이것 보면서 우리 선생님들의 성실함을 떠올리며 기쁨을 얻는다. 선생님들의 참모습을 보면서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어제 우리 학교에서 1년 동안 사감선생님을 하신 선생님께서 찾아오셨다. 이 선생님은 정년퇴직을 하시고 우리 학교에서 기숙사 기반을 닦아놓으신 분이시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학교 일을 그만 두셨다. 지금은 회복이 되어 어느 중학교에 영어 강사로 나가신다고 하셨다. 정말 성실하신 분이시다. 언제나 감동을 주시는 분이시다. 이 선생님께서 지금 맡은 중학생들은 정말 문제가 많아 보인다고 하셨다. 교과서는 반 이상 가져오지 않고 아예 들을 생각도 안 하고 때릴 수도 없고 무어라고 말하면 대꾸하고. 그래도 잘 따라하고 배우는 학생들이 있기에 그들을 바라보고 참고 열심히 가르치고 계신다고 하셨다. 학교마다 문제없는 학생이 없다. 그래도 참고 또 참는다. 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