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식목일이 되면 한없이 부끄러웠던 옛 일이 떠오른다. 지금은 대학생인 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던 해의 식목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처럼의 맞는 휴일이라 달콤한 여가를 즐기고 있는 내게 딸아이는 계속 나무를 심어야 한다며 귀찮게 보채댔다. 갑자기 심을 나무도 없거니와 특별히 식목일이라고 집에서 나무를 심어보지 않은 나는 괜히 짜증이 났다. "왜 자꾸 엄마를 괴롭히니? 저기 막대기 있으니 그거나 심으렴." 대뜸 쏘아붙인 나는 딸아이의 기분은 생각지도 않고 잠이 들어 버렸다. 어찌 할 수 없었던지 딸아이는 조그만 화분에 막대기를 정성스럽게 심고 물을 주었던가보다. 다음날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아이는 나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크게 외쳤다. "엄마! 선생님이 내 일기장에 칭찬해주셨어." 일기장을 받아본 나는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고야 말았다. 일기장에는 그 전날의 일이 그대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담임선생님께서 집에서 나무를 심고 일기장에 써 오도록 숙제를 내 주셨다고 한다. 막대기를 심고 물을 주었다는 일기 내용에 대해 선생님은 `솔직하게 참 잘 썼어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진짜 나무를 심어야 해요'라고 써 주시며 칭찬을 하셨단다. 부
2002-07-01 00:00`주5일 수업'은 단순한 수업 감축이 아니라 학교에만 편중된 교육 시스템을 학교ㆍ가정ㆍ사회의 연대구조로 넓혀준다는 발상과 의도로 봐야 한다. 이미 미국, 일본 등 50여개 나라에서는 주5일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5일 수업을 통해 지식정보화와 가치 다양화 시대에 대응할 창의적 인간을 육성하려면 몇 가지 전제돼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사회 전반의 `주5일 근무'를 전제로 실시해야 한다. 정부의 주장처럼 주5일 근무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주5일 수업을 선행해야 한다는 논리는 모순된 생각이다. 주5일 수업에 따를 재택수업이나 현장 체험학습 등은 모두 부모나 지역사회 인사들이 학습 도우미로 조력해야 그 효과를 크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 전반의 주5일 근무가 전제돼야 하며,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둘째, 학생ㆍ학부모ㆍ시민들이 주5일 수업의 취지와 목적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주5일 수업은 5일간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하루는 가정과 사회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학교수업을 심화ㆍ보충하는 교육 과정의 운영 방식이며 학생들에게 주체적 학습 능력을 길러주고 나아가 가족,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증진시키는 교육
2002-07-01 00:00국무회의는 최근 교육부가 제출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과정을 거쳐 공포되면 곧바로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교과용도서의 분류체계와 용어가 정비되었으며 동시에 전자교과서의 도입 근거가 마련되었다. 또한 국정교과서를 최소화하는 대신 검정도서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아울러 합리적으로 검정제도가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교과서 공급체계가 현재의 `공급대행자 지정제'에서 `발행자 자율책임 공급제'로 전환되었으며 교과서 가격산정 방법 역시 합리적으로 개선되었다. 이와 같은 교과서제도의 개선은 한마디로 시의적절하다고 보여진다. 7차 교육과정 도입 시행과 함께 교과서정책 역시 `닫힌 기준'에서 `열린 기준'으로 개선되었다는 사실이다. 세계 각국은 국가가 교과서를 장악하는 국정시대에서 검·인정, 혹은 `탈교과서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정보화, 개방화시대에 부응하는 사이버 전자교과서의 출현과 활용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추세다. `교과용도서 규정'이 개정된 후 일선학교나 학부모, 저자나 출판사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승복하는 것을 보면 개정안이 상당히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는
2002-07-01 00:002002년 한일 월드컵은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 선수들이 한데 모여 승부를 겨루는 격전장인 동시에 60억 인류를 하나로 묶는 화합과 친교의 축제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처음 개최된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은 뛰어난 기량과 투혼으로 세계 축구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하고 4강이라는 기적을 이룩하였다. 특히 우리 국민들은 한층 성숙한 시민의식과 응원문화를 보여줌으로써 세계 각국으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지난 한달 동안 지구촌 전체를 놀라게 하고 한반도 곳곳을 뜨겁게 달구면서 온 국민의 가슴에 자신감과 자긍심을 심어준 월드컵 경기가 성공리에 막을 내리고 있다. 이 시점에서 2002월드컵을 차분히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성찰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우리 태극 전사들이 이룩한 성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랑스럽고 위대한 업적이었다는 사실이다. 강인한 체력과 불굴의 정신력으로 무장한 우리 선수들은 월드컵 1승을 목말라했던 우리에게 16강의 염원을 달성해 주었고, 8강 고지를 지나 아시아 최초로 4강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겨주었다. 그 동안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뛰어난 기량과 투지는 아시아와 월드컵 축구
2002-07-01 00:00교육인적자원부는 국무회의의 심의 의결을 거친 '교과용도서에관한규정개정령(안)'을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7월중에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개정령(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과용도서의 분류체계와 용어를 정비하고 전자교과서의 도입근거를 마련하였다. 개정된 규정에서는 교과용도서를 용도를 기준으로 교과서와 지도서로, 자격부여의 절차와 방법에 따라 국정도서, 검정도서, 인정도서로 구분하였다. 따라서 1종 도서, 2종 도서라는 용어가 각각 국정과 검정으로 1977년 이전으로 환원하게 되었다. 또한, 현재 교과서와 지도서를 주된 교재와 보완교재로 구분하던 것을 폐지하여 보완교재로 분류되던 음반, 영상, 전자저작물 등을 활용한 교과서 및 지도서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하여 전자교과서의 도입근거를 마련하였다. 둘째, 검정도서를 확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점차 국정도서를 축소하고 검·인정도서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였다. 규정에서 국어를 비롯한 특정과목을 명시하여 국정도서로 규정하지 않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교과목의 국정 또는 검정으로의 개발 여부를 정하여 구분·고시하도록 하였다. 셋째, 검정제도를 합리적으
2002-07-01 00:00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내 논 `학교 생활 규정 예시안'을 보면 체벌을 허용하면서 구체적인 방법, 절차 등을 제시한 부분이 있다. 이에 따르면 체벌할 때, 초등학생은 지름 1cm 안팎, 길이 50cm 이하의 직선형 나무를, 중·고생은 지름 1.5cm, 길이 60cm 이하의 직선형 나무를 사용해야 한다. 체벌 부위는 남학생은 엉덩이, 여학생은 허벅지다. 횟수는 초등학생은 5회 이내, 중·고생은 10회 이내로 제한된다. 체벌은 다른 학생이 없는 별도의 장소에서 교감이나 생활지도부장 등 제3자를 배석시킨 상태에서 실시해야 한다. 요즘 학생 생활지도가 얼마나 어려우면 이런 고육책이 나왔을까. 이해가 가지만 이것으로 체벌 문제가 해결되고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믿기는 어렵다. 첫째, 이번 조치는 선생님에 대한 불신이 그 저변에 깔려있다. 학생 생활 규정을 제정할 때 학부모와 학생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개정할 때는 학교운영위원회와 학생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학생에게 대체벌 요구권과 벌점에 대한 이의 신청권을 부여한 것은 일견 학생 인권을 존중한 조치로 평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교사에 대한 철저한 불신에서 출발한 것으로 교사의 자존심에 큰 상처
2002-07-01 00:00
'주5일 수업'은 단순한 수업 감축이 아니라 학교에만 편중된 교육 시스템을 학교ㆍ가정ㆍ사회의 연대구조로 넓혀준다는 발상과 의도로 봐야 한다. 이미 미국, 일본 등 50여개 나라에서는 주5일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5일 수업을 통해 지식정보화와 가치 다양화 시대에 대응할 창의적 인간을 육성하려면 몇 가지 전제돼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사회 전반의 '주5일 근무'를 전제로 실시해야 한다. 정부의 주장처럼 주5일 근무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주5일 수업을 선행해야 한다는 논리는 모순된 생각이다. 주5일 수업에 따를 재택수업이나 현장 체험학습 등은 모두 부모나 지역사회 인사들이 학습 도우미로 조력해야 그 효과를 크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 전반의 주5일 근무가 전제돼야 하며, 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우리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둘째, 학생ㆍ학부모ㆍ시민들이 주5일 수업의 취지와 목적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주5일 수업은 5일간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하루는 가정과 사회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학교수업을 심화ㆍ보충하는 교육 과정의 운영 방식이며 학생들에게 주체적 학습 능력을 길러주고 나아가 가족,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증진시키는 교육
2002-06-27 15:51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내 논 '학교 생활 규정 예시안'을 보면 체벌을 허용하면서 구체적인 방법, 절차 등을 제시한 부분이 있다. 이에 따르면 체벌할 때, 초등학생은 지름 1cm 안팎, 길이 50cm 이하의 직선형 나무를, 중·고생은 지름 1.5cm, 길이 60cm 이하의 직선형 나무를 사용해야 한다. 체벌 부위는 남학생은 엉덩이, 여학생은 허벅지다. 횟수는 초등학생은 5회 이내, 중·고생은 10회 이내로 제한된다. 체벌은 다른 학생이 없는 별도의 장소에서 교감이나 생활지도부장 등 제3자를 배석시킨 상태에서 실시해야 한다. 요즘 학생 생활지도가 얼마나 어려우면 이런 고육책이 나왔을까. 이해가 가지만 이것으로 체벌 문제가 해결되고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믿기는 어렵다. 첫째, 이번 조치는 선생님에 대한 불신이 그 저변에 깔려있다. 학생 생활 규정을 제정할 때 학부모와 학생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개정할 때는 학교운영위원회와 학생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으며 학생에게 대체벌 요구권과 벌점에 대한 이의 신청권을 부여한 것은 일견 학생 인권을 존중한 조치로 평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교사에 대한 철저한 불신에서 출발한 것으로 교사의 자존심에 큰 상처
2002-06-27 15:50해마다 식목일이 되면 한없이 부끄러웠던 옛 일이 떠오른다. 지금은 대학생인 딸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던 해의 식목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처럼의 맞는 휴일이라 달콤한 여가를 즐기고 있는 내게 딸아이는 계속 나무를 심어야 한다며 귀찮게 보채댔다. 갑자기 심을 나무도 없거니와 특별히 식목일이라고 집에서 나무를 심어보지 않은 나는 괜히 짜증이 났다. "왜 자꾸 엄마를 괴롭히니? 저기 막대기 있으니 그거나 심으렴." 대뜸 쏘아붙인 나는 딸아이의 기분은 생각지도 않고 잠이 들어 버렸다. 어찌 할 수 없었던지 딸아이는 조그만 화분에 막대기를 정성스럽게 심고 물을 주었던가보다. 다음날 퇴근하고 집에 왔더니 아이는 나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크게 외쳤다. "엄마! 선생님이 내 일기장에 칭찬해주셨어." 일기장을 받아본 나는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고야 말았다. 일기장에는 그 전날의 일이 그대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담임선생님께서 집에서 나무를 심고 일기장에 써 오도록 숙제를 내 주셨다고 한다. 막대기를 심고 물을 주었다는 일기 내용에 대해 선생님은 '솔직하게 참 잘 썼어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진짜 나무를 심어야 해요'라고 써 주시며 칭찬을 하셨단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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