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이 장시간 이어지는 학부모 악성민원으로부터 교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서울특별시교육청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및 지원 조례’를 9일 공포했다. 개정 조례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되거나 장시간 이어지는 민원에 대해 교직원이 상담을 종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서울지역 모든 초·중·고와 특수학교 교직원에게 적용된다.
9일 공포된 개정 조례에 따르면 민원 담당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담이 계속될 경우 15분이 지난 시점에 상담 종료 가능성을 먼저 안내하고, 20분이 지나면 상담을 마칠 수 있다. 다만 20분이 넘었다고 상담이 자동으로 종료되거나 강제로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민원 해결을 위해 추가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담을 계속할 수 있으며,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거나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어 다른 민원 처리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 교직원에게 상담을 종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이번 조례는 서울교육청 본청뿐 아니라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은 물론 서울지역 모든 초·중·고와 특수학교 등 서울교육청 소속 기관의 교직원에게 적용된다. 민원 면담 권장시간을 조례에 명시한 것은 전국 시·도교육청 가운데 처음이다.
그동안 서울교육청은 내부 지침을 통해 욕설과 폭언 등 악성민원에 대응해 왔지만, 폭언 없이 장시간 통화를 이어가거나 같은 내용을 반복하며 업무를 지연시키는 민원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대응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조례 공포로 반복·지연성 민원에도 교직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서울교육청은 민원인의 이용 편의도 함께 강화한다. 신청사 민원실에는 난청·청각장애인이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통해 상담 내용을 보다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텔레코일존'을 설치했다. 시·도교육청 민원실에 해당 시설을 마련한 것은 서울교육청이 처음이다.
또 13일부터 23일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온라인 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민원실 이용 경험과 개선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해 민원서비스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근식 교육감은 “민원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해 서울교육만의 특색 있는 민원서비스를 구축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