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을 만나면, 비슷한 하소연을 자주 듣습니다. “반에 꼭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수업 진행을 방해하는 아이,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 툭하면 거짓말하는 아이, 어떤 훈육도 통하지 않고 화를 돋우는 아이 등 다양합니다. “요즘엔 아이들보다 학부모들 때문에 더 힘들어요.” 교사를 존중하기는커녕 무시하는 학부모, 사소한 일로 툭 하면 연락해 과도한 요구하는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괴롭히는 학부모도 있습니다. 참으로 선생님들에게 힘든 세상입니다. 그런데, 선생님도 사람입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완벽한 아이도 없고 완벽한 선생님도 없습니다. 웃는 얼굴로, 공평하고, 인내심 많고, 준비된 상태로 교실에 들어가려고 해도 늘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완벽한 교사’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에 엄격함 줄여야 그럼에도 선생님들 마음속에는 아주 엄격한 기준을 들고 스스로를 평가합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면 클수록 더욱 자신에게 엄격해집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가 크게 보일뿐입니다. “이 정도도 못 참는 나는 나쁜 선생님이야.” “저 아이를 변화시
2026-02-09 10:54
“선생님, 근데 왜 드라마 속 엄마들은 대부분 요리하고 빨래 개고, 아빠는 늘 늦게 와요? 우리집은 아빠가 요리하고, 엄마가 늦게 오는데” 한 학생의 질문이다. 가족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함께 보고 ‘표현 방식’을 분석하던 중 나온 말이었는데, 광고 분석 정도로 끝날 줄 알았던 수업이 학생의 질문 하나로 깊어졌다. 그동안 너무 익숙해 의심하지 않았던 장면 속에 고정관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학생들 스스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다. 드라마, 광고, 예능, 웹툰 등은 사회가 어떤 역할을 ‘자연스럽다’고 여기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재현한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정관념은 어떤 대상에 대해 정형화된 이미지나 속성을 단순화하여 일반화하는 것이다. 편견은 그러한 고정관념에서 나아가 감정적 평가나 차별적 태도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둘은 미디어에서 매우 자주,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반복된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여학생은 감성적이고 배려심 깊은 인물로, 남학생은 이성적이고 주도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드라마 설정은 여전히 흔하다. 장애인은 ‘도움을 받아야
2026-02-09 10:54교원을 대상으로 한 상해·폭행·성폭력 등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한 경우, 학교장이 피해 교원과 가해 학생을 분리 조치할 수 있게 됐다. 국회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의결한 것이다. 그동안 교원은 교육활동 침해를 당해도 지역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의결까지 그대로 교실에 머물러야만 했다. 가해 학생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는 연가나 병가를 사용해야 하는 불합리한 구조였다.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피해 교원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학교 현장에서 매일 같이 미성숙한 다수의 학생을 상대해야 하는 교원은 언제나 뜻하지 않은 교권 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불안을 안고 있는 형편이다. 또 실제 사건 당사자가 돼도 피해 학생이 아닌 다른 학생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쉽사리 교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피해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교원이 학생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제도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교원 보호를 위한 첫발을 뗀 만큼 이젠 개정안이 현장에 즉시 안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2026년
2026-02-09 09:10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 현장의 혼란과 우려가 여전하다. 교육부가 내놓은 고교학점제 지원 대책에 대해 교총 등 교원 3단체가 공동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그 대책이 제도의 안착을 담보하기에는 근본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장판단을 보여준다. 대책에는 일부 운영 기준 조정이 포함됐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현장 부담을 부분적으로 완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책 방향과 책임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절차만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혼란을 줄이기 어렵다. 특히 공통과목 학점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유지한 점은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가 형식화될 가능성을 키운다. 학교 유형과 지역에 따라 미이수 학생 비율이 크게 다른 현실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분석이나 맞춤형 지원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학교는 교육적 개입보다 제도 요건을 맞추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교사의 업무 부담 역시 한계다. 선택과목 확대와 함께 평가, 보완지도,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수업과 학생 관리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개별 교사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다.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확대도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 소규모 학교와 지역 여
2026-02-09 09:10
수석교사제가 도입된 지 15년이 됐다. 그동안 수석교사는 수업 연구와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신규·저경력 교사의 성장을 지원했다. 또 수업 컨설팅과 코칭을 통해 학교 현장의 수업과 교사 성장을 실질적으로 떠받쳐 왔다. 행정이 아닌 수업과 교사의 성장이라는 고유한 영역에서 학교를 지탱한 것이다. 역할과 책임만 놓고 본다면, 이미 직급에 준하는 위상으로 기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약화시키는 현실 그러나 제도는 아직 그 현실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수석교사는 법적으로 ‘직급’이 아니라 ‘직위’로 규정돼 있다. 이로 인해 정원이 확보되지 않고, 선발과 배치 역시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구조보다는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유지돼 제도로서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문제는 교사의 성장 경로 측면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수석교사는 교사 전문성 경로의 최상위 자격이다. 그럼에도 하나의 직급이 아니라 임시적 성격의 직위에 머물러 교사들에게 분명한 목표라기보다 ‘한 번 해볼 수 있는 선택지’로 인식되기 쉽다. 이 구조에서는 교사가 수업 전문성을 장기적으로 축적하고, 그 성과를 동료와 후배 교사들에게 체계
2026-02-09 09:10
일란성 쌍둥이는 보통 같은 본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한 명은 우수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고, 다른 한 명은 불우한 환경에서 어렵게 성장한 후 다시 만나면, 외모는 비슷하더라도 사회적 지위나 가치관, 습관 등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는 것은 그동안 살아온 환경 차이 때문이다. 믿음 주는 어른이 인생 바꿔 그런데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곁에 있어도 대부분 역경을 극복한다”는 치료 교육학자 모니카 슈만의 말처럼 환경의 영향보다 더 강한 것은 그 아이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단 한 명의 어른이다. 하와이군도 북서쪽 끝에 있는 카우아이 섬은지옥의 섬이라 불렸다. 다수의 주민이 범죄자, 알코올 중독자, 정신질환자였고 청소년들은 그런 어른들을 보고 배우며 똑같이 자라고 있었다. 학자들은 ‘카우아이 섬 종단연구’를 시작했다. 1955년에 태어난 신생아 833명이 30세 성인이 될 때까지의 성장 과정을 추적하는 매우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심리학자 에미 워너 교수는 이중 더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201명을 따로 정해 성장 과정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아이들에게 뜻밖
2026-02-09 09:10
새해가 됐으나 학교 현장의 공기는 여전히 무겁다. 교육 5법이 개정된 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법령의 자구 수정만으로는 무너진 교육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법 너머의 본질, 즉 '학교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찾아야 한다. 최근 교육 현장은 유례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 학생 인권은 비약적으로 강조되었으나 그에 걸맞은 책임 교육은 안착하지 못했고, 이는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마저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학교가 지식 전달의 장을 넘어 올바른 사회인을 길러내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엄격함'이 ‘왜’ 필요한지 다시금 고찰해야 한다.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법 배워야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며,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깨닫는 첫 번째 공적 공간이다. 통제 없는 자유는 방종으로 흐르기 쉽다. 따라서 엄격한 지도를 통해 타인의 학습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한다. 이는 민주 시민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소양이다. 요즘은 권위가 권력으로 오남용되는 것을 경계하
2026-02-02 10:13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는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국가 교육정책의 중장기 방향을 설정하는 기구다. 그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의견 수렴과 숙의, 그리고 투명한 의사결정 방식은 국교위 존재 이유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고교학점제 과목 학점 이수 기준 결정 과정을 보면, 국교위의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안에서 행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이 사실상 100% ‘출석률만 반영’이었음에도, 최종 결정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 현장 의견이 명확하게 모였음에도 반영되지 않는다면, 행정예고와 의견 수렴 절차는 왜 필요한 것인가. 현장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아니라, 단지 행정 절차를 충족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학생맞춤형통합지원, 대입제도 개편, 중장기 교육계획 등 교육 현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정책들이 줄줄이 논의될 예정이다. 만약 이들 정책 또한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의견 수렴은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면, 국교위는 교육 발전의 견인차가 아니라 변화를 가로막는 걸림
2026-02-02 09:10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정원을 줄이는 정책은 단순 수치 조정에 불과하며, 공교육의 본질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발상이다. 학생 수 감소를 근거로 교사를 감축하는 기계적 접근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생 간 격차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다문화, 특수교육 대상, 기초학력 미달 등 집중 지원이 필요한 학생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부족한 교원을 기간제 교사로 채우는 방식은 교단의 안정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며 결국 학생들에게 돌아갈 피해가 확대될 수밖에 없다. 과밀학급, 1명에게 몰리는 과목, 학생 관리로 인해 교사의 개별 학생 맞춤 지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생 수 감소를 경제적 논리로만 판단하는 정책은 공교육의 본질을 오해한 결과다. 학교는 비용 절감 기관이 아니라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공동체다. 경제 논리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필요한 교육적 지원과 전문 교원을 줄이는 순간 단기적 절감이 아니라 장기적 사회적 손실이 발생한다. 기초학력 보장 등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정규 직원이 아닌 한시 정원으로만 운영하는 것도 증가하는 교육수요와 심화되는 학습 격차를 해결할 수 없다. 오히려 혼란만 심화될 뿐이다. 최근 교총 등 교원단체가 기자회
2026-02-02 09:10
교실에서 ‘가르침’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을, 이제 교사들 사이에서는 낯설지 않게 듣는다.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민원과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교사는 수업보다 상황 설명과 기록을 먼저 떠올린다. 그 사이 다수의 학생은 학습권과 정서적 안전을 침해받고 있다. 교사는 교육의 주체라기보다 갈등을 관리하는 존재로 밀려나고 있다. 실적 위주 교육으로 본질 흐려져 이 문제를 단순히 ‘교사가 더 단호해져야 한다’거나 ‘법과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교권은 법 조항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교실 안에서 존중과 신뢰가 자연스럽게 작동할 때 비로소 교권은 지속된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인성교육과 민주시민성 교육이 개념적으로 구분되지 않은 채 병렬적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강하다. 인성교육은 ‘사람됨’의 기초를 세우는 교육이고, 민주시민성 교육은 그 기초 위에서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확장하는 교육이다. 모두 중요하지만, 순서와 초점이 다르다. 기초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권리와 참여, 표현을 먼저 강조하면 교실에는 ‘권리의 언어’만 커지고, 책임과 존중의 문화는 자리 잡기 어렵다. 현장에서 교사들이 체감하는 생활지도…
2026-02-02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