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이제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교육·행정 전반의 질서를 재편하는 문명사적 전환의 중심에 서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기계를 통해 인간의 육체노동을 확장했다면, 오늘날 AI 혁명은 인간의 사고와 의사결정 체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추진되는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for All)’ 정책은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모든 국민이 AI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핵심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국가적 교육 혁신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세종대왕 정신 이어야할 정책 이러한 흐름은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조선시대 한문은 소수 지배계층만이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권력의 도구였다. 문자 해독 능력의 차이는 곧 정보 접근의 차이였고, 이는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졌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한다”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이는 단순한 문자 창조를 넘어 지식의 민주화와 국민 역량 강화라는 국가적 비전의 실현이었다. 오늘날 AI 역시 특정 전문가와 거대 자본의 전유물이 된다면 심각한 ‘AI 디바이드(AI D
2026-05-18 09:10지난 1982년 부활한 스승의 날이 올해로 45회를 맞이했다. 교권 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 조성으로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법정기념일이다. 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제자로부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받는다는 즐거움보다 무력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먼저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교총이 발표한 전국 교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절반(49.2%)에 가까운 교원들은 최근 1~2년 새 직업적 자부심이 위축됐다고 답했다. 또 67.9%는 학생·학부모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교권이 침해될 때 가장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교직을 떠나고 싶은 이유도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및 학부모 민원 노출, 낮은 보수 등 처우, 생활지도 무력화 및 보호장치 부재 등을 들었다. 여기에 비본질적 행정업무 비중도 40% 이상이라는 답변이 90%를 넘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교원이 교육전문가로서 두려움 없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의 부재 탓이다. 그리고 그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현장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와 국회도 문제다. 그나마 최근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
2026-05-18 09:10한국교총이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9대 방향, 31개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단순한 선거 대응 차원의 요구가 아니다. 교권 추락, 과도한 행정업무, 학력격차 심화, 생활지도 부담, 다문화·특수교육 수요 증가 등 학교 현장에서 누적돼 온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다양한 공약이 제시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학폭과 민원 대응, 체험학습 안전 문제, 학맞통 지원 업무, 기초학력 지도 부담까지 교사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정책 지원은 부족하다. 그런 점에서 교총이 제시한 과제는 단순한 이해집단 요구로만 보기 어렵다. 교권 보호 국가책임제, 교육청 단위 통합 민원 대응센터 설치, 행정업무 학교 밖 이관,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기초학력 전담 교사 확충 등은 모두 현장에서 요구하는 사안이다. 특히 ‘선생님을 지키는 것이 학교를 살리는 길’이라는 문제의식은 최근 교육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다. 지금 학교는 교사 헌신에만 크게 의존하는 구조다. 행정업무 비중이 커지고,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부담 속에서 생활지도는 위축되고 있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
2026-05-18 09:10
학생 건강은 교육의 출발점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과 수업이 마련돼도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한다면 교육 본질은 실현되기 어렵다. 특히 학교급식은 한 끼 식사를 넘어 성장기 학생의 건강한 성장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책임지는 교육활동이며, 그 중심에는 영양교사가 있다.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토대 마련 최근 학생 건강 지표는 영양·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과 비만을 포함한 비만군 학생 비율은 29.7%, 일주일 동안 채소와 과일을 매일 섭취하는 비율은 약 23% 이하에 불과했다. 반면 주 1회 이상 음료수, 라면,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학생 비율은 약 84% 이상으로 나타나 영양 관리와 식생활 지도가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학생 건강 문제는 식습관,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의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영양·식생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양교사는 학생을 대상으로 영양·식생활 교육을 실시하고, 저체중 및 성장부진, 빈혈, 과체중 및 비만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영양상담과 필요한 지도를 한다. 동시에 학생의 성장 단계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 문화를 종
2026-05-18 09:10초등학교 4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도입국한지 1년 정도 된 학생이 사회 수업마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담임교사도, 학생 자신도 '학습 부진'이라 여겼다. 그런데 한국어 학급에서 우연히 사회 교과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부진의 원인이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락', '도시', '공공기관'과 같은 교과 핵심 어휘를 이해하지 못해 수업을 따라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후 학생 수준에 맞춘 한국어 수업이 병행되자, 불과 몇 달 만에 사회 교과 성취도가 점차 향상되었다. 부족했던 것은 학습 능력이 아니라, 그 능력을 드러낼 수 있게 해 주는 한국어 교육이 절실했던 것이다. 이 사례가 예외적이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울의 이주배경학생은 2021년 1만9368명에서 2025년 2만2002명으로 13.6% 증가했다. 반면 서울 전체 학생 수는 2021년 82만8546명에서 74만6503명으로 9.9% 줄었다. 학생은 빠르게 줄고 있는데, 이주배경학생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부 초등학교는 전체 학생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어선 곳도 있다. 전국에서 이주배경학생 밀집학교는 2020년 47곳에서 2
2026-05-14 10:50
“선생님, 제가 좋아하는 유튜버가 직접 써보고 강력 추천한 건데 가짜에요?” 한 학생이 억울하다는 듯 입을 삐죽 내민다. 지금의 교실은 거대한 실험실처럼 되어 버렸다. 몇 초짜리 동영상 하나가 한 사람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꾼다. 유명 정치인이 말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학생의 얼굴을 다른 영상에 합성해 놀림거리로 만들기도 한다. 또 한편에선 유튜브나 틱톡 속 광고 아닌 척하는 광고가 자연스럽게 청소년의 소비와 정체성에 영향을 준다. 딥페이크와 스텔스 광고는 단순한 기술적 발명이나 마케팅 수단을 넘어, 청소년의 정서, 판단력, 사회적 인식에 깊이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사들이 미디어 위험 요소를 고민해야 할 때다. 기술이 만든 가짜의 위협 딥페이크(deepfake)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실제 사람의 얼굴, 목소리, 동작을 다른 영상에 합성하는 기술이다. 기술적으로는 놀랍지만, 정보 왜곡,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등 날카로운 칼날이 숨겨져 있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동반한다. 이제부터는 ‘무엇을 보았는가? 내가 본 것을 믿는다’라는 생각보다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바꿔 접근해야 한다. 이 영상은 누가 어떤
2026-05-14 10:50
지난 4월, 에릭 찬 홍콩특별행정구 정무사장을 비롯한 대표단 30여 명이 세종공동캠퍼스(이하 캠퍼스)를 방문했다. 세계 대학 순위 100위권 대학 5개교를 보유하고 있는 홍콩이 벤치마킹하겠다고 찾아온 것이다. 행사를 치르며 캠퍼스가 벌써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개교 2주년 인프라 갖춰 아주 오래전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을 감명 깊게 본 적이 있다. 아이오와주 옥수수 농장 주인 레이(케빈 코스트너 분)는 밭에서 의문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것을 지으면 그가 올 것이다’라는 환청처럼 계속 들려오는 소리에 레이는 주변의 비웃음과 경제적 위기를 겪으면서 옥수수밭을 갈아엎고 야구장을 만든다. 보잘것없이 평범한 옥수수밭이 신념과 꿈을 통해 아주 특별한 공간으로 재탄생됐고 결국 레이의 농장은 유명 야구장으로 소문나며 수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명소가 됐다. 허허벌판, 산과 밭을 갈아엎은 자리에 지어진 캠퍼스는 옥수수밭이었던 꿈의 구장과 너무 닮은 모습이다. 캠퍼스는 입주대학 간 공동·융합교육 및 주변 기업 및 연구소 등과 활발한 산학협력으로 고등교육을 통한 세종시의 자족 기능을 확충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여기에 더해
2026-05-11 09:10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 말의 무게는 참으로 무겁다. 학교 현장학습 축소 추세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는 발언은 교직 사회에 큰 충격과 반발을 일으켰다. 논란이 거세지자 청와대 대변인이 ‘교사를 보호하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교육부 장·차관이 나서 관련 간담회 개최, 5월 중 대책 발표 예정 등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고 있다. 많은 교원은 대통령의 ‘구더기’ 발언과 “책임 안 지려고 학생의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은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기 전에 현장 교원의 애환을 먼저 들었으면”하고 아쉬워한다. 수년 또는 수십 년 전 학창 시절의 추억을 기반해 현재의 학교와 교실을 동일시해 평가하게 되면 괴리가 생긴다. 그만큼 많이 변했고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실에선 체험학습 계획, 비용, 교통편, 숙소, 음식, 학생 지도, 안전 등 모든 것에 민원과 안전 위험이 도사린다. 체험학습 중 돈이 없는 제자에게 간식을 사주자 자녀를 거지 취급했다며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한 사례, 자녀 숙소가 바다 경치가 아니라고 항의하는 학부모, 필요시 헤어드라이어기 준비를 안내했더니 학생 수에 맞춘 비치 숙소 선정 요구 등 어이없
2026-05-11 09:10
현재 교육 당국은 학교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단위학교 책임 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스스로 교육 방향을 설정하고 운영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제고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실질적 권한 이양은 미비하며, 학교장은 여전히 모든 교육활동의 중심에서 막중한 책임만을 짊어지고 있다. 학생 성장과 안전, 교육과정 운영, 민원 대응, 조직 내 갈등 관리에 이르기까지 학교 내 모든 문제의 최종 책임이 학교장에게 집중되는 형국이다. 권한·자율성 축소되는 모순 이처럼 책임은 확대되는데 권한과 자율성은 축소되는 ‘구조적 모순’은 학교 경영 전반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상급 기관의 지침과 위원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복합적인 민원 체계 속에서 학교장의 자율적 판단은 제한되고 책임만 가중되는 흐름이 반복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결국 교육 본질을 흔든다. 교육적 판단보다 민원 처리가 앞서고, 장기적 비전보다 단기적 갈등 관리가 우선시되면서 학교는 성장을 설계하는 곳이 아닌 ‘문제를 관리하는 조직’으로 변질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 인식 속에서 교육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방향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첫째, 위기의 본질을 교원 조직 구조의 재설계
2026-05-11 09:10
5월은 어린이의 달이다.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에는 ‘몸이나 마음에 장애를 가진 어린이는 필요한 교육과 치료를 받아야 하고, 빗나간 어린이는 선도되어야 한다’라는 구절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 빗나간 학생에 대한 선도가 과연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교사들은 생활지도에 있어 상당히 위축되어 있는 상태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 반성문 하나를 쓰게 하는 것도 학생 인권 침해라는 논란 때문에 ‘성찰문’을 대안으로 사용하지만, 이조차 자칫 민원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조심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악성 민원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심지어 교사를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까지 빈번해지면서 교사가 긍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열악해졌다. 교육적 권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생활지도는 소극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교사들의 무기력이 학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교사가 움츠러들 때, 정작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책임의 무게를 배우고 진심으로 반성하며 바르게 성장할 소중한 기회를 잃게 된다. 사전 ‘안전’, 사후 ‘원칙’ 길러야 바람직
2026-05-08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