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사회·경제 전반이 빠르게 변화(Digital Transformation)함에 따라 우리 삶에 미디어가 끼치는 그 영향력이 무한 확장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은 정보 확산과 공유의 용이성을 가져다줬지만 반면에 미디어 환경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뉴스, 소셜 미디어, 광고 및 엔터테인먼트를 통한 방대한 정보는 대중이 거짓과 사실을 구별하는 것을 어렵게 했다. 특히 최근에 등장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의 딥페이크 기술은 진실과 허위의 경계선을 무너뜨리고 있다. 급변하는 디지털 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디지털 기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넘어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분석해 소통할 줄 아는 역량이야말로 오늘날 학생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미디어 영향력 무한 확장 시대 미디어 리터러시란 본디 미디어 언어를 읽고 해독하고,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이다. TV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메시지)를 읽고 해독하는 역량에서 출발했다. 현재는 디지털 기술의 등장과 함께 영상 메시지를 해독하는 것에서 이용자들이 미디어 메시지를 직접 만들고, 표현하는 것으로까지 확장됐다. 여기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 쟁점들이 더해
2023-11-13 09:10태어나서 입학 전까지의 개별 학생 문해 환경의 차이는 ‘문해력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낳고 이후 아이들의 학습을 지배한다. 초등 1학년 시기는 체계적인 문자 학습이 이뤄지는 초기 문해력 발달의 결정적 시기다. 이렇게 중요한 초등 1학년 시기에 같은 출발선에서 배움을 시작하도록 ‘새내기 문해력의 돋움판’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1학년 담임으로서의 고민을 담아 새내기 문해력 신장을 위한 노력했던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생 맞춤 교육과정 필요해 우선 우리 반 맞춤 교육과정 판을 새롭게 마련해보자. 교과서는 우리 반 아이 맞춤 교육과정이 되어주지 못한다. 여백 있는 교육과정 판이 마련돼야 적합한 새내기 문해력 수업을 펼쳐낼 수 있다. 입학 때부터 한글 해득 수준차가 극과 극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시작하여 2022개정교육과정까지 이어지는 공교육 한글 책임 지도의 큰 흐름 속에서 1학년 문해력의 바탕이 되는 한글 해득의 출발선을 어떻게 맞춰 줄 것인가? 발음의 원리를 탐구하는 ‘한글의 비밀 탐구학습’ 프로젝트를 교육과정에 담기로 했다. ‘ㄹ받침의 특징은 무엇일까?’ 알쏭달쏭 핵심질문을 던지며 받침의 특성을 함께 공부한다. 한글을 이미 잘 쓰는 아이에
2023-11-13 09:10책을 잘 읽어주려면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마음가짐에 따라 책을 읽어주는 사람의 행동도 달라지고,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조급한 마음입니다. ‘할 일도 많고 시간도 없는데 왜 책을 읽어줘야 하지? 아이들은 커가는데 도대체 책을 언제까지 읽어줘야 하는 거지? 책을 스스로 읽는 게 좋은 거 아닌가? 자꾸 읽어 달라고 하는데 오늘은 몇 권을 읽어줘야 하는 거지?’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책을 읽어줘야 하지? 가르칠 것도 많고, 할 일도 많고, 목도 아픈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책을 읽어주는 일은 아주 ‘긴 호흡을 가진 동행’입니다.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결과가 나타나는 일입니다. 조급한 마음 경계해야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가장 먼저 읽어줄 때 표정이나 태도가 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해치우듯이 서둘러서 읽어주기도 하고, 이야기 내용과 관련한 아이들의 반응을 가로막기도 하고, 아이가 책 속의 그림을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2023-11-09 14:06한국교총 미래직업교육특별위원회가 약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위원회의 시작은 2021년 정성국 교총회장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교총회장 후보자 자격이었던 정 회장은 ‘국민 직업교육’에 대한 필자의 제안에 흔쾌히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었다. 그 약속이 지켜진 덕분에 설치된 위원회는 산업현장 및 직업교육 관련 연구단체 인사와 우수 직업교육 학교의 관리자, 초등 교사, 중학교 진로교육 부장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제안서 ‘학생 미래역량 강화 및 맞춤형 성장 경로 지원을 통한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을 편찬해 교육부 및 국교위에 제출했다. 이 제안서는 교육부가 8월에 발표한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에 다수 반영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1년간 다수의 성과 거둬 또 교총의 주장으로 국가교육위원회에 설치된 직업·평생교육 특별위원회에도 참가해 국가 미래사회를 위한 제안과 정책 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위원장으로서 위원회가 거둔 성과에 대해 교총과 위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중등 직업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1970년대 당시 대한민국의 키워드는 경제개발 5개년 사업이었다. 정
2023-11-06 09:309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과 교권4법 개정 이후 학교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쉽게도 ‘아직 변화가 없다’라는 교원 인식이 절반을 넘었다. 교총이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한 전국 교원 546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긍정적으로 변했다’라는 응답 비율은 27%에 머물렀다. 그렇다면 왜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우선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둘째, 학생, 학부모의 교권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셋째, 민원응대, 문제행동 학생 분리 조치에 따른 인력, 공간, 예산의 부족과 부담 때문이다. 넷째, 아직 학교 규칙의 미개정, 여기에 더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지역교육청 이관’ 등 개정 교원지위법도 내년 3월이 돼야 시행되니 당장은 체감도가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교총의 설문조사 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두 가지가 있다. 교원의 정당한 학생생활지도는 아동복지법상의 아동학대로 보지 아니한다는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됐지만, 교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또 지난달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심각한 학교폭력은 경찰이 담당, 학교전담경찰관 확대‘에 대해 92.1%가 찬성을 한 것이
2023-11-06 09:10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11월 11일을 과자를 먹으며 보내는 기념일로 여기는 경향이 많아졌다. 반면 11월 11일이 국가기념일인 ‘보행자의 날’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청소년과 어른들은 거의 없다. 보행자의 날은 2010년 국토교통부에서 보행교통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1월 11일로 정한 이유는 숫자 11이 사람의 두 다리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매년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보행 안전과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부분 법정기념일 모르고 넘어가 최근 횡단보도를 건널 때 앞을 보지 않고 오로지 스마트폰만 보고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청소년, 어른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만 보느라 차량을 전혀 인식하지 않고 길을 건너다보니 보행자와 차량 간 사고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영상을 보며 횡단보도를 걷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아주 큰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어린이의 교통사고 중 ‘보호자 보호의무 위반’이 무려 40.9%를 차지한다. 사고유형
2023-11-06 09:10얼마 전 제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저 00시청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다음에 출장 오실 때는 꼭 연락해 주세요”라고 말이지요. 학교 다닐 때도 모범적이고 예의가 바른 학생이었는데 그 모습은 여전한가 봅니다. 인사를 전하는 말투도 그때 그 시절 그대로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넌 참 잘 컸구나.’ 24살 첫 부임을 받자마자 만난 띠동갑의 첫 제자들. 생각해 보면 제가 뭘 알고 있다고 아이들을 가르친 건지. 그저 큰 언니처럼 아이들과 재미나게 놀았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니 열정만 넘쳤지, 전문성도 노련함도 부족했던 저라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점도 참 많습니다. ‘참 잘 컸구나!’ 전임 학교 교장선생님의 정년 퇴임식에 제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말 그대로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며 퇴임하시는 스승을 향한 애틋함을 나타내었지요. 어리기만 했던 초등학생 아이들이 반백이 넘어 선생님, 하고 외치는 모습은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나도 저렇게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을까?’, ‘나의 제자들도 훗날 나를 그리워할까?’ 그렇게 혼났는데도 선생님이 좋았다며 회고하시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몇 년 동안 가르쳤던 아이들은 저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게
2023-11-02 14:5315일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동 주최한 제54회 전국교육자료전이 무사히 끝났다. 전국 시·도 예선을 거친 실물 교육자료가 출품돼 교육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제시하며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이번 자료전은 전통과 IT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교육의 본질 탐구로 요약된다. 교과마다 메타버스를 접목하고, 교과에 인공지능(AI)을 확대 적용함은 물론 놀이와 스토리텔링을 가미하여 관심과 재미도 배가시켰다. 특히 미래와 기술, 새로움이 넘치는 상황에서 다문화 및 농산어촌의 학력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이 우수한 평가를 받은 점은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까지 만날 수 있게 해 무척 반갑기도 했다. 또 50여 년 동안 끈질기게 지속된 자료전의 역사는 다른 연구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중요성을 거듭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번 자료전을 접하며 유독 큰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한 가지는 참가자의 감소다. 우리나라 교육자의 연구력과 교육 열정이 세계 최고인 상황에서 이런 현상을 목도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질은 어느 정도의 양이 담보될 때 그 가능성과 지속성을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래야 자료전이 제시하는 미래
2023-10-30 09:10올해는 2015년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이 10년째를 향하고 있는 시점이며,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2021~2025)’도 중반을 지나고 있다. 10년째를 맞이하는 인성교육이 올바르게 추진되고 있는지 되짚어 보고자 한다. 과학적 정책분석 아쉬워 우선 미래 인성교육은 학교보다 학부모 대상의 인성교육 프로그램 확대와 가정 내 인성교육의 실천적 강화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추진되는 인성교육은 학교 현장 중심으로 기획돼 효과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과거 서울시교육청의 종단연구 혹은 인성교육에 대한 연구를 보면, 학생의 인성교육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성과는 부모교육이 효과가 가장 크며, 학교 인성교육은 그 절반 수준이다. 실제 초등 저학년은 맞벌이와 육아로 부모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시기다. 이에 부모들은 인성교육에 대한 학교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기 쉽다. 하지만 이 시기에 학생들이 부모에 받는 인성교육의 영향력은 학교교육으로 대체가 불가하다. 둘째, 변화하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반영하기 과학적 접근이 부재하다.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는 인성교육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매해 동일한 학년 학생들이 응답한 유사한 설
2023-10-30 09:10대학입시는 국가 정책 중 이슈 몰입도가 가장 큰 사안이다. 교육부는 10일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면서 보도자료 제목으로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대입 개편안’이라고 했다. 현시점에서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정부 개입 가능한 대입 정책 미래 사회의 가장 큰 어젠다는 저출산이라 할 수 있다. 수출 부진, 보호무역주의, 안보 위협 등은 시간이 지나면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저출산 문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고 궁극적으로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정부의 역할은 모든 정책의 최우선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다. 지난 2분기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0.7명이다. 지난해 0.78명에서 더 떨어졌다. 세계 1위다. 몇 년 전부터 나라가 소멸될 위기라며 호들갑을 떨던 일본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34명이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 같은 저출산 문제는 바로 ‘대학입시’와 ‘집값’에서 연유한다고 본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대학입시는 치열한 경쟁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출산을…
2023-10-30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