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바뀐 집의 중요성 예전에는 밤 9시가 되어도 가족이 다 모이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학교, 학원에서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직장에서 회식하느라 오지 않았다. 빈집을 어머니 홀로 지키곤 했다. 필자가 어릴 적 살던 집의 모습이었고, 코로나 이전까지 우리네 집의 흔한 풍경이었다. 집이라는 곳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잠을 자고 씻고, 옷을 보관하는 정도였다. 하루의 절반을 밖에서 보내고 그나마 남는 시간은 잠을 자니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고작 몇 시간이다. 그래서 집의 소중함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고 4명이 넘으면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었다. 밤 9시가 되면 유럽의 밤거리처럼 거리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이게 한국이라니 너무 어색했다. 한국하면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상점들로 외국인들에게 이색적인 풍경을 제공했는데 이제 밤이 되면 갈 곳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들어간다. 어떤 이들은 출근을 안방에서 일어나 서재로 간다. 캠을 켜고 회의를 하고 아이들은 캠을 켜고 수업을 한다. 너무 갑자기 미래 시대에 온 느낌이랄까. 그렇게 2년이 다 되어간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필자는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에서 강의를 7~8년 했다. 그중에서도 교대 1학년 대상 강의를 많이 했는데 언제나 강의의 시작은 이 질문으로 시작한다. “왜 교대에 왔어요? 왜 교사가 되고 싶어요?” 처음에는 학생들이 대부분 이렇게 답한다. “아이들이 좋아서”, “가르 치는 게 좋아서”, “어렸을 때 초등학교 선생님이 너무 좋으셔서” 등 면접용 정답을 주로 말한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 인간적으로 더 가까워졌을 때 다시 같은 질문을 하면 교대를 선택한 이유가 조금 바뀌어 있다. “수능을 망쳐서”, “취직이 잘돼서”, “방학이 있어서” 등의 대답이 정말 많이 나온다. 어떨 것 같은가? 아이들이 좋아서 교사가 되는 것을 선택한 사람과 수능을 망쳐서 교사가 되는 것을 선택한 사람은 나중에 교사가 되었을 때 얼마나 차이가 날까? 나도 솔직하게 얘기해볼까? 나는 취직이 잘된다는 말을 듣고 교대를 선택했다. 지금이야 임용시험 경쟁률이 있다고 하지만 내가 교대에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교대를 졸업하기만 하면 거의 100% 바로 교사가 될 수 있었다. 또 내가 정말 되고 싶었던 것은 중등 역사교사였다. 그런데 임용고사 경쟁률도 높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포기하고 초등
노각나무와 모과나무 중 누가 더 예쁠까? 나무 선발대회에서 수피(나무껍질) 아름다움 부문이 있다면 어떤 나무들이 후보에 오를까. 그동안 세평으로 보아 노각나무, 모과나무, 배롱나무, 백송, 육박나무는 후보에서 빠지지 않을 것 같다. 우선 노각나무는 비단결같이 아름다운 수피를 가져 유력한 진 후보다. 쭉 뻗은 줄기에 금빛이 살짝 들어간 황갈색 무늬가 독특하면서도 아름답다. 얼마 전 나무박사인 박상진 경북대 명예교수 강연을 들었는데, 박 교수는 “우리나라 나무 중 수피가 가장 아름다운 나무는 노각나무”라고 했다. 수피가 비단을 수놓은 것 같다는 의미로, ‘금수목(錦繡木)’, ‘비단나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노각나무는 꽃도 ‘놀랄 만큼 크고 우아’(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하다. 6~7월 여름에 들어서면 잎 사이에서 하나씩 매달려 하얀 꽃이 피는데, 다섯 장의 꽃잎이 겹쳐 피고 가운데에 노란 꽃술이 있다. 꽃의 모양과 크기는 동백꽃과 비슷하지만, 꽃잎이 두툼하고 질감도 독특하다.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라는 점에서 가점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 특산 나무라 학명(Stewartia koreana)에 ‘Korea’가 들어 있다. 나무가
교육활동을 실천하는 교사 입장에서 새로운 교육정책이 제시될 때마다 각종 공문과 실적 보고 등으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생태전환교육은 전 지구적 당면 과제로 미래세대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므로 우리 교사들의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 하겠다. 우선, 생태전환교육의 기본적인 방향을 점검해 보자. 환경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과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환경과 자신과의 관련성을 내면화하는 자기환경화의 과정이 필요하다.1 헝거포드(2002)는 어린 시절의 야외활동이 환경감수성 함양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2 또한 애플(2014)은 환경 문제를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이나 지역의 구체적인 상황과 연결하여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으며, 이를 위해 최석진 교수(2015)3는 학생과 학교가 놓여 있는 지역의 여건과 상황에 따라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현행 교육과정 속에서 생태전환교육을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교사의 부담을 줄일 뿐 아니라, 교실에서 내실 있는 생태전환교육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생태전환교육의 범위가 워낙 넓고 다양하여
요즘 아이들을 위한 요즘 수업 (허용진 외 8명 지음, 창비교육 펴냄, 200쪽, 1만8000원) 전국보드게임교사네트워크 소속 초등 교사들이 보드게임을 활용해 만든 교과별 수업 이야기를 한 권에 모았다. 학습 목표부터 수업 주제 설정, 수업의 세부 구성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교사와 학생의 실제 수업 대화, 수업 유의사항, 활동사진 등을 제시해 과목별 특성에 맞게 손쉽게 수업을 꾸릴 수 있도록 했다. 과목별 특성에 맞게 보드게임 활용 수업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1. 정책논술은 어떤 체제를 갖추고 진술하는 것이 적합할까?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높게 평가한 교육전문직원 논술 시험 답안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체제성인가? 아니면 내용의 설득력인가? 하나의 건축물에 대해 일반적으로 평가할 때 하드웨어적인 외관도 좋아야 하고 더불어 내적인 아름다움과 실용성도 좋아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사람의 경우에 적용해 보아도 외모가 좋으면서 인성도 바르면 많은 사람이 쉽게 호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 반면 외모는 좋았는데 얘기를 해 보거나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외관상으로 보이는 인상과 실제가 불일치해서 나타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정책논술도 체제나 내용이 각각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 모두가 조화를 이루면서 구성되어 있을 때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체제 면에서 잘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우리가 직장에 출근을 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려면 나름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쓴다. 머리 스타일도 보고, 얼굴 화장도 신경 쓰며, 안경이나 의상의 색상과 디자인도 신경을 쓴다. 동시에 각각에 대해서도 선택을 하지만 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
1. 프로젝트 수업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기 초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담임 교사제라는 것. 대부분의 교과를 담임 교사가 가르치기에 가장 폭넓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할 수 있다. 다만 다양한 교과를 함께 넣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려니 혹시 무엇인가 빠진 것은 없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처음 시작할 때는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환경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생각하면 교과서를 살펴보며 환경에 관한 단원을 모아본다. 과학, 실과, 사회, 도덕 등에서 관련된 단원을 찾을 수 있다. 미술에서 재활용품을 활용한 만들기를 발견할 수도 있겠다. 그렇게 찾은 단원을 적절하게 배치해 보면 된다. 세계의 환경 문제를 아는 것(사회)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환경 생태계 구성(과학)부터 시작할 수도 있겠다. 프로젝트 수업은 같은 기간에 이루어져야 하니 비슷한 시기에 그 단원의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단원의 순서를 바꾼다. 이렇게 하나의 주제를 가진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고 생각하면 교육과정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 2. 이리저리 선 긋기(feat. 국어)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교과서의 단원을 모으고 나면 조금 더 긴밀한 관계의 교육과정 재구
A초등학교는 교무부장을 할 선생님이 없어 2월 초까지 보직교사 인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신입생 배정 업무와 새 학기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에 가장 오래 있었던 선생님을 겨우 설득하였지만 학사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B중학교에는 작년에 20건이 넘는 학교폭력 사안이 있었다. 학생부장 보직을 아무도 원치 않고 있어 순번제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교직원회의에서 합의되지 않았고 새로 오는 선생님에게 부탁을 하였지만 잦은 민원 등으로 인한 부담감에 거절했다. 결국 전년도 학교폭력업무를 담당했던 기간제 선생님이 학생부장 업무를 맡으면서 새로운 학년을 시작하게 되었다. C고등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인데 최근 입시 결과가 좋지 않아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시를 총괄하는 3학년 부장은 누구나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 전입을 오는 선생님 중 한 분이 다행히 3학년 부장을 수락했다. 하지만 3학년 학생들을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학생들의 진로진학 방향을 자세히 몰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위의 사례들은 특정한 학교의 모습이 아니다. 학교에 근무하
1. 전문직으로서의 교사와 교육과정 재구성 능력 교직관이란 교직을 지각하고 인식하는 틀로서 교직의 본질과 성격을 어떻게 파악하고 이해하느냐에 대한 관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교직관은 성직관, 노동직관, 전문직관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직 사회에는 그중에서도 교직을 전문직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교사들끼리만 인정하는 자화자찬일 뿐 교직 사회 외부에서는 여전히 가르치는 일이 일정한 수준의 학식을 갖추기만 하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로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교직 사회 내부에서조차 전문직이라는 말을 교육행정 업무나 교육정책을 계획, 수립, 조정하는 장학사나 장학관, 연구사나 연구관을 지칭하는 호칭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다(교사는 전문직이 아니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전문직’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고려하면 교직은 엄연히 전문직이고 또 전문직으로 인정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 점에서 교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지닌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교직 사회 스스로가 입증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 교사들은 좀
우리 학교는 2021년 온라인콘텐츠활용교과서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교과교육과정을 구상하고 운영해보는 TF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수학, 영어, 음악 교과에서 세 교과의 공통 핵심역량인 창의·융합적 사고 역량, 지식정보 처리역량,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한 프로젝트 융합 수업을 진행해보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고, 인문 및 자연, 예술 교과의 융합을 통해 학습자의 창의·융합적 사고 능력이 향상되도록 초점을 맞춰 교과 재구성을 해보기로 하였다. 1.주제 정하기 프로젝트 수업에서 주제를 정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수학, 영어, 음악 세 교과의 성취기준에 잘 도달하면서도 각 교과의 특성을 살린, 그러면서도 온라인 콘텐츠 활용이 가능한 주제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당시 우리 학교는 2/3 등교가 지속되고 있었기에 온·오프라인을 잘 연결할 수 있는 수업을 구상해야만 했고 일회성으로 끝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담긴 주제를 선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PART VIEW] 때마침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기사가 이슈가 되었고, 이 내용을 학생들과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