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이제는 예비군이 되어서 훈련을 갔을 때, 훈련장 조교 병사에게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에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하는 말이 있다. 훈련을 시키는 조교들이 말을 잘 듣지 아니하는 예비군들에게 하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조교들이란 예비군들의 후배 병사이다. 나이로도 한참 동생뻘이 된다. 아직 군무를 다 마치지 아니한 사람들이다. 거기에 비하면 예비군은 현역 생활을 다 해낸 사람들이다.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군대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다 쌓은 예비군들이 훈련에 게으름을 피우거나 사소한 규칙을 어길 때, 후배 병사인 조교들이 선배 예비군에게 하는 말이다. 이 말은 묘하게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하고, 마음 밑바닥에 있는 양심을 자극한다. 사실 어떤 강제성을 띤 명령이나 강압적인 지시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가진 말이 바로 이 말이다.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무어라 해도 꿈쩍 않던 사람도 이 말에는 움직인다. 어디 예비군 훈련장뿐이겠는가. 교육이 있는 자리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생각해 보자. “알 만한 분이 도대체 왜 그러십니까?” [PART VIEW]이 말에는 어떤 전제가 들어 있는가
[PART VIEW]1. 서론 학교는 사회평등을 위한 가장 위대한 장치이다. 능력주의의 사회에서 공교육은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기회가 제공되어야 하고, 이는 가정환경이나 사회계층구조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공정한 보상기회가 부여되는 것이다. 그런데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할 학교가 계층 간의 교육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한다. 신교육사회학자들에 의하면 교육격차의 중요 요인이 학교 교육과정과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2. 본론 1) 교육과정의 선정과 구성이 학업성취 격차의 원인이 될 가능성 : 신교육사회학자들은 지식사회학에 근거하여 지식이 보편타당하고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를 반영한 사회적 산물이라고 본다. 따라서 상대적인 지식으로 구성된 교육과정 역시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를 반영한 사회적 산물이 되는 것이고, 이는 특정집단의 자녀에게 유리한 내용이 선정·구성되어 시험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2)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학업성취 격차의 원인이 될 가능성 : 신교육사회학의 관점은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도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본다. 교사 나름의 기준에
커피 그리고 ‘힐링’ “울산에서 제일 맛있는 핸드드립 커피 한 잔 드릴까요? 마셔보면 반하실 걸요!” 모임에서 회장을 맡고 있는 이성혜 교사가 커피를 권하면서 얼굴 가득 미소를 짓는다. 2011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울산교사바리스타모임은 이름 그대로 ‘커피’를 통해 소통하는 교사모임이다. 이성혜 교사의 제안으로 평소 커피를 즐기던 동료 교사 3~4명이 모여 처음 모임을 만들었는데 초창기에는 그저 커피를 즐기는 수준이었다. “모임을 갖다보니 커피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울산에서 유명한 바리스타 선생님께 직접 찾아가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원두별 특징, 원두 볶는 방법, 볶은 원두를 가는 방법, 커피 내리는 방법, 커피머신 사용방법 등 전문가에게 하나둘 배우면서 이 교사를 비롯한 모임 회원들은 바리스타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처음에는 커피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동료 교사들과 모여 이야기하고, 학교생활의 어려움이나 집안이야기까지 나누면서 친밀해지는 게 좋았어요. 모임에 오면 여유를 되찾는 느낌이 들거든요.” 초창기 회원으로 지금까지 활발하게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희 교사는 모임을 통해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졌다고 말
- 다수 매체의 숱한 인터뷰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딱 두 번의 인터뷰만 한 것으로 압니다. 새교육과의 인터뷰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두 가지 이유인데요, 첫째는 교육에 관해서 그래도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않을 것 같았고, 두 번째는 교사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어요. -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요? 근황을 들려주세요. 며칠간 편집을 했어요. 방송은 러닝타임에 맞춰야 해서 제가 원하는 걸 못 넣기도 하죠. 곧 DVD가 나올 예정인데 디렉터스컷(Director’s cut)이라고 하죠? 감독이 원하는 편집, 그걸 좀 했어요. 나중에 DVD가 나오면 방송에 안 나왔던 장면들도 볼 수 있을 거예요. 또 해마다 동덕여대 입시 심사를 하는데, 마지막 방송 끝난 다음날부터 바로 심사를 했죠. 거의 90일간 밤샘촬영을 하고 방송 끝나고 회식하고, 그래도 3시간 자고 심사에 들어갔어요. - 국내 영화학 박사 1호인데, 영화학 공부는 어떤 이유에서 한 건가요? 사실 저는 학부, 석·박사 모두 영화연출을 전공했어요. 영화는 제 로망이죠. 그렇지만 영화계로 가지 않고 PD시험을 보러 갔어요. 현실타협을 한 거죠. 지금도 그렇지만 신입감독이 2~3년 동안 영화 한
서울시교육청과 남부교육지원청이 학생 수 감소와 중학교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겠다는 이유로 금천구의 신흥초등학교와 흥일초등학교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두 초등학교 간의 거리가 도보로 5~7분 정도라고 하여 흥일초 자리에 독산동의 한울중학교를 옮겨 중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여기서 다시 살펴보자.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통학거리? 먼저, 중학생들이 먼 거리를 통학하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학생들이 원거리를 통학하도록 하는 것은 과연 옳은 일일까? 객관적으로 볼 때 누가 원거리를 통학하는 것이 나을지는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일이다. 흥일초에 등교하는 학생들의 통학거리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이 바로 학교 옆에만 사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 10분 이상 걸어 다녀야 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가 통폐합되면 20분 정도를 걸어 다녀야 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는 학생도 있을 텐데 단지 학교 간의 거리만 생각한다는 것은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것이다. 20분 정도 걷는 것은 건강상에도 좋은 일이나 아침 출근길의 복잡한 거리를 학생들이 걸어서 통학하는 것이 안전한지 걱정이 된다.
[PART VIEW]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CAP·No-Bullying’ 아동·학교폭력, 함께 생각해 보기 “혹시나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금했는데 이번 교육으로 어린이가 누려야 할 3가지 권리와 대처법에 대해 알게 됐어요.” 아동복지전문재단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초록우산 아카데미(이하 초록우산)에서 운영하는 아동폭력예방 프로그램인 CAP과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인 No-Bullying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이다. CAP은 Child Assault Prevention(아동폭력예방)의 줄임말. 1978년 미국에서 시작한 이래 30년 이상 캐나다, 일본, 영국, 뉴질랜드 등 전 세계 20개국에서 실시하면서 그 효과를 입증받았다. 아동권리를 증진하고 다양한 폭력상황을 예방하면서 실질적 대처법을 익히고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No-Bullying은 CAP교육의 심화과정. 괴롭힘에 대한 문제의식을 일깨우고 괴롭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학교폭력예방 교육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초등학교 교사, 학부모,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단위학교에서 교육 신청 시 전문 강사가 파견 나가 교육하는 방식으
음악은 무궁무진한 표현의 세계 “바다반~” 도미솔~ 하고 노래 부르듯 김수진 교사가 바다반 학생들을 부른다. 어떤 말에도 소란을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유아들이 김 교사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똑같이 바다반을 따라 불렀다. 역시 도미솔~ 하며 화음을 맞춰보듯이. 김 교사와 함께하는 바다반 교실에서는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악기소리, 노랫소리만이 음악은 아니다. 말 한마디에 운율을 담고, 손짓 한 번에도 리듬을 실으면 아이들의 작은 행동, 목소리도 어느새 음악이 된다. “음악은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게 해요. 노래를 부르는 것이나 악기 연주도 하나의 표현법이거든요. 나아가 미술·국어·체육 등 다양한 수업에도 접목이 가능해요. 음악을 듣고 떠오르는 것을 그리고, 문장으로 쓰고, 몸으로 표현하는 식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거죠.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창의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어요.” 음악은 단지 들을 때보다 직접 연주하고 함께 참여하며 표현할 때 즐거움이 커진다. 단양유치원 바다반 아이들은 음악에 참여하는 즐거운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익혔다. 아이들은 스케치북에 음악을 그리고 느낀 대로 공책에 서술하는 데서 나아가 재활용품을
[PART VIEW]삶의 질을 결정하는 ‘여가’ 3월은 진정한 의미에서 ‘시작’하는 달이다. 얼음이 녹고 싹이 돋고 나무에 물이 오르듯 입학, 개학, 개강, 승진 등 우리네 일상에도 새로운 장을 여는 일들이 가득하다. 새 일이 시작된다는 건 새로운 만남을 전제로 한다. 한 해의 순항을 위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인연을 가꾸어가는 출발선인 3월은 그런 의미에서 설레고 분주하다. 얼마 전 친하게 지내는 대학교수 한 분을 만났다. “나도 이제 늙어 가나봐. 개강이 설레지 않네. 애들 얼굴도 똑같아 보이고…… 뭔가 신선한 게 필요해. 초심을 불러일으킬 풋풋한 일종의 자극, 뭐 없을까?” 20여 년을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더 없이 교수답게, 읽고 쓰고 발표하고 가르치는 데 충실하셨던 분이셨다. 입버릇처럼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이 학자라고 하시던, 매사에 긍정적인 분이셨기에 그 짧은 푸념이 무척이나 마음에 걸렸다. 며칠 후 차가운 날씨가 풀린다는 예보를 듣고는 교수님께 전화를 드렸다. “똑딱이카메라 있으시죠? 목도리, 모자 챙기시고 덕수궁 입구에서 뵈어요. 모처럼 같이 나들이 하시자고요.” 겨우내 방안에서 쉬고 있던 육중한 카메라 가방을 들춰 멘 나와 조그만 디지털카
많은 학교에서 오래 전부터 학교장상으로 다양한 형태의 모범상을 주어왔다. 행동발달 6대 덕목이라 하여 예절상, 극기상 등의 이름으로 수여해 왔던 전통이 있었고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듯하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교과부 훈령에 따라 교외의 상을 생활기록부에 적지 못하는 상황이라 교장상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학교장이 주는 모범상의 경우 통일된 추천기준 없이 담임 재량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다. 입시의 유불리를 떠나 학생들의 바람직한 변화에 대한 보상시스템으로, 의미에 따라서 이 상을 주는 학급의 규칙을 구성원들 합의로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훈육을 넘어서(Beyond the Discipline)라는 책에서 저자 알피 콘은 ‘구성원에 의해 만들어진 협약이야말로 최고의 훈육’이라고 설파한 바 있다. 자신들이 만든 규칙이어야 가장 잘 준수한다는 심리의 정곡을 찌른 말이라 하겠다. 학교 단위에서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학교규정에 넣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우선 필자가 학급담임을 하며 운영해온 규칙을 소개하고자 한다.[PART VIEW] 모범상 규칙은 자존감, 소속감 높일 수 있도록 모범상을 주는 전통적인 방식은 두
한국을 떠날 때 가을하늘은 무척 푸르고 높았다. 그러나 영국의 겨울은 매일 구름 낀 하늘만 보였다. 영어의 gloomy(우울한, gloomy sky-잔뜩 흐린 날)라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 바로 이해가 갈 정도였다. 다양성과 창의력 넘치는 문화의 나라 영국하면 전통을 중시하고 입헌군주제를 지키며 여왕과 왕자가 살고 있는 나라다. 소설 속의 셜록홈즈, 로빈후드로 유명하며 요즘은 해리포터 시리즈로 전 세계의 청소년들을 마법의 열풍으로 이끌었던 문화가 넘치는 나라이자, 우리가 알고 있는 축구, 골프, 테니스의 종주국이기도 하다. 영국은 문화적 유산도 풍부하지만 창의성이 넘치는 나라인 것 같다. 영국에 가보면 오래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선진국이지만 미국처럼은 풍족하게 살지 못하면서 물가는 비싸다고 비난할지 모른다. 그러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며 합리성이 지켜지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 나라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창의성이 나타난 예가 전 세계 청소년을 열광시킨 ‘해리포터’, 다양한 스포츠 게임의 발명, ‘맘마미아’, ‘캣츠’, ‘오페라의 유령’같은 창작 뮤지컬일 것이다. 과학 분야에서도 뉴턴, 다윈과 같은 세계적인 학자들을 배출할 수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