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전문의 생활을 하다 보니 다양한 운동을 접하기도 하고, 운동 속에서 부상을 당하거나 혹은 부상이 없어도 아파서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를 봅니다. 수년 전부터 이어오던 운동 열풍이 최근에는 마라톤으로 번진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학생으로서 매일 새벽같이 등교하고 늦게 하교하는 고된 일상이었지만, 매일 아침 등교 지도부터 오후 늦은 수업 준비까지 선생님들의 하루는 더 쉴 틈 없이 흘러갔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퇴근 무렵이면 선생님들의 어깨는 무겁고 정신적인 피로도는 정점에 달했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필자는 학창 시절 달리기를 매우 못했고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마라톤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달리기는 무릎에 해롭지 않나?”라고 걱정하지만,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그리고 아마추어 러너로서 의견을 드리자면 건강한 달리기는 오히려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해 퇴행성 관절염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 무릎통증 알고 예방하기
◆ 슬개대퇴 통증 증후군(또는 슬개대퇴 증후군)
달리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무릎 통증 원인으로 필자는 ‘슬개대퇴 충돌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병은 슬개골과 대퇴골 사이에서 충돌이 과도하게 일어나 생기기 때문입니다. 충돌 원인은 허벅지 앞쪽 근육 중 대퇴사두근(특히 내측광근)의 근력이 약화돼 무릎을 구부릴 때 슬개골이 대퇴 외과 쪽으로 밀리면서 충돌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통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달리기 양을 줄이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레그 익스텐션’이나 ‘스쿼트’ 같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충돌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연골이 손상될 수 있고, 연골이 손상되면 통증이 만성화되기 때문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 장경인대 증후군
장경인대는 골반 부위부터 무릎까지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이어지는 길고 넓은 인대 조직을 의미하는데, 주로 무릎 쪽의 대퇴 외과와 장경인대 사이에 지속적인 마찰이 일어나면서 발생합니다. 경험에 비추어보면 마라톤 대회에 나가기 위해 오르막 훈련을 하려고 산을 무리하게 뛰어 올라가다 처음 발생했고, 대회 때는 무릎 바깥쪽이 아파 제대로 뛸 수가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완전히 회복하는 데 3개월 가까이 걸리기도 합니다. 과도한 굴곡과 신전을 동반하는 오르막과 내리막 훈련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 거위발건염
이 병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허벅지 안쪽 근육들이 경골(정강이뼈) 내측 부위에 부착하는 모양이 거위 발처럼 생겼다고 하여 ‘거위발건염’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마라톤처럼 반복적으로 무릎을 굽히고 펴는 경우 발생하는 병으로, 심한 경우 힘줄 주위에 물이 차서 볼록 튀어 오르기도 합니다. 이 부위는 연골 손상까지 동반되지는 않으나, 증상이 심한 경우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합니다. 이때는 얼음찜질을 자주 해주고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통증이 심하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주사 치료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건강한 달리기의 세 가지 원칙
◆ 보폭은 좁게, 발걸음은 가볍게: 보폭이 너무 크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이 3배 이상 커집니다. 보폭을 좁게 유지하며 발 전체가 부드럽게 지면에 닿도록 ‘가볍게’ 뛰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최근 러닝 열풍이 불면서 달리는 자세나 착지 지점에 따라 다양한 주법이 존재하지만, 초보자 때는 하지 쪽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발뒤꿈치부터 바닥을 딛는 ‘리어풋(Rear-foot)’이나 발바닥 전체가 동시에 닿는 ‘미드풋(Mid-foot)’ 착지가 안전합니다.
◆ 10%의 법칙: 의욕이 앞서 갑자기 훈련량을 늘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매주 주간 주행 거리를 이전 주의 10% 이내로만 늘려 관절과 연골이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또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면 대회 직전에는 오히려 충분히 쉬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신발은 가장 중요한 무기: 장시간 서서 근무하는 선생님들께는 쿠션감이 좋은 러닝화가 필수입니다. 여기에 대체로 발바닥 면적이 넓어 지지력이 안정적인 신발이 적합합니다. 초보자 때는 기록 단축보다는 부상 없이 멀리 뛸 수 있도록 쿠션감이 충분한 ‘안정화’ 라인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장거리를 오래 주행했다면 겉보기에 멀쩡해도 쿠션 기능이 다했을 수 있으니 주기적인 교체를 고려해 볼만합니다.
무릎 통증 예방 위한 보강 운동
수업 전후, 혹은 교무실에서 틈틈이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만으로도 무릎 부상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 허벅지 앞쪽(대퇴사두근) 강화: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쭉 펴고 5~10초간 버티거나, 천천히 내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대퇴사두근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대퇴사두근은 무릎 관절을 잡아주는 가장 강력한 근육이며 달리기에 필수적인 근육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스쿼트’가 있는데, 무릎을 90도까지 깊게 구부리는 경우 체중 대항 각도에 따라 무릎 관절 자체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달리기를 위한 ‘스쿼트’는 45도 정도만 구부리는 ‘미니 스쿼트’가 더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헬스장 방문이 가능하다면 ‘레그 익스텐션’ 등의 운동기구를 활용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중둔근(엉덩이 옆쪽) 운동: 무릎 통증의 상당수는 약한 엉덩이 근육에서 시작됩니다. 옆으로 누워 다리 들기(사이드 레그 레이즈)나 가벼운 스쿼트를 통해 하체의 중심을 잡아주면 보다 안정적인 러닝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유연성 확보: 모든 운동 부상의 원인은 ‘경직’과 ‘과사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달리기 전후로 허리부터 발목까지 모든 관절을 이완시켜주고, 특히 종아리와 햄스트링(허벅지 뒤쪽)을 충분히 스트레칭하여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어야 무릎에 가해지는 압박이 줄어듭니다.
선생님들은 매일 교단에서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면서 정작 본인의 몸과 마음은 돌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건강한 달리기는 몸도 건강해 지지만 교직에서 받을 수 있는 혹은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좋은 운동입니다. 선생님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교실 안의 학생들도 밝은 에너지를 발판 삼아 더 건강하고 열심히 생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날이 무더워지고 있지만 선생님들의 건강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은호
하늘정형외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