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올해 처음 임시회를 열면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후 시의회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예상대로 민주당 의원이 다수인 시의회와 문 교육감의 만남은 순탄치 않았고, 간극만 더 확인됐다. 다른 교육정책에 대한 논의는 빠진 채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로 시작해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로 끝났기 때문이다. 문 교육감과 시의회 의원들 간의 갈등은 지난해 첫 상견례 때부터 예고됐던 일이다. ‘혁신학교 확대’와 ‘시설개선 사업 예산 확보’ 등에서 서로의 온도차를 확인한 것에 그치지 않고 설전까지 벌이면서 신경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회도 마찬가지다. 포문은 본회의 시작과 함께 김명수 시의회 의장(민주통합당)이 열었다. 김 의장은 개회사에서 “교육감이 바뀌었다고 해서 서울 교육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수정하기에 앞서 교육여건 개선과 학교폭력 예방 등 학교의 근본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임을 명심하고 당면 현안인 혁신학교 추진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주문한 것. 윤명화 의원(민주통합당)도 가세했다. 윤 의원은 “교육감은 행복교육을 하겠다면서 혁신학교를 거부하고 흠집내고 있다”며 “곽 교육감과 학생인권조례 혁신학교 등 많은
『산 너머 남촌(南村)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南)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四月)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은 오월(五月)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南村)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데나.』이 글귀는 파인 김동환이 지은 ‘산 너머 남촌에는’시 일부분이다. 이 시를 읽으면 부드러운 봄의 전령이 이마를 입맞춤하고 꿈길 속을 거닐게 하는 오감이 융합되는 느낌을 준다. 우수가 지났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산 너머 남촌에 사는 봄의 여신이 생동감으로 잿빛 겨울 흔적을 밀어내고 파스텔톤의 봄을 연하게 칠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겨울과 봄의 흔적이 교차하는 요즈음 떠남과 새로운 만남의 소용돌이가 만들어지고 있다. 바로 이월 말과 삼월 초에 있는 졸업과 입학, 새로운 근무지를 향하는 작은 흔적이다. 떠남이 있는 자리는 항상 흔적이 있다. 세월의 흔적은 까만 머리카락 속에 발견되는 흰 머리카락이며 새로운 비상을 향해 떠난 둥지에는 성장시켜주고 생활을 이어온 깃털이 흔적으로 남는다. 이 지구 상에 생명을 가진 것들은 그 흔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남은 흔적들이 빛이 나고 본보기가 되는 것들이라면 떠남의 시점에 얼
중국 광주시월수외국어학교(廣州市越秀外國語學校)는 중, 고 통합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러시아의 모스코바에 있는 34번 학교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학교도 유, 초, 중, 고가 통합 운영되었다. 통합운영의 장단점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큰 불편은 없어 보였다. 겉으로 달라보이는 것은 교복이었다. 중학생은 위, 아래 푸른 체육복이 교복이었고 고등학생은 아래는 푸른색, 위는 흰색 체육복이 교복이었다. 생활지도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농어촌에는 초, 중학교가 통합 운영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싶다. 교무실도 학급별, 학년별로 배치되어 있었다. 중국 광주시월수외국어학교(廣州市越秀外國語學校-북캠퍼스)는 게시문화가 발달되어 있었다. 큰 게시판이 있었는데 약 30미터는 되어 보였다. 지붕은 기와로 이어져 있었다. 교육목표, 교사상, 학생상, 본받아야 인물, 연구학교 보고서, 부서별 활동, 국제교류 활동, 교내수칙 등이 게시되어 있었다. 앞서도 말한 것과 같이 학교 방문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네 글자였다. 네 글자였다. 첫 자가 ‘존사(尊師)’였다. 다음은 ‘수칙(守則)’이었다. 한자가 중국식 간체자이기 때문에 조금 표기가
‘인간과 멸치의 세 가지 공통점은 첫째. 좁은 문을 좋아한다. 둘째, 남 따라 한다. 셋째 떼거리로 몰려다닌다.’ 이 말은 2012년 11월에 발간된 박진욱의 ‘바람과 이슬로 몸과 마음을 씻고 조선의 귀양터 남해 유배지를 찾아서’ 중 지족해협 죽방렴을 찾은 대목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의 시작은 유배객 후송 류의양이 처음 건넜다는 노량에서 문을 연다. 그리고 한 여름날 자전거에 다리품을 팔아 남해의 곳곳을 돌아보며 옛 문헌과 전해오는 이야기를 근거로 한 포토에세이 형태로 발간되어 남해에 담겨있는 사연을 누구나 쉽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였다. 책을 읽어보면서 지은이가 남해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보다 더 남해에 관한 역사와 민담, 설화를 잘 알고 있는 것에 대하여 지금껏 남해를 떠나본 일이 없는 남해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이 앞섰다. 남해를 더 잘 아는 방법은 무엇일까? 남해유배문학관이 건립된 이후 2012년에 제3회 김만중 문학상시상식이 있었다. 그 중 소설부문에 임종욱의 ‘남해는 잠들지 않는다’라는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뒤이어 제1회 김만중문학상수상작 독후감 대회와 전국 유배문학스토리텔링 대회가 개최되었다. 이를 계기로 서서히 유배문학에 대한 관심
교권침해가 1년 사이에 24%나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교총의 발표자료이다. 이 자료에는 실제로 교권침해가 일어났지만 알려지지 않은 것이 빠져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은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24%보다 더 많은 교권침해 사례가 있을 것이다. 교직생활 하면서 학생들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최근들어 겪고 있다. 교권침해는 더이상 특별한 사건도 아니고 뉴스거리도 아니다. 흔하디 흔한 일로 발전했다. 이런 상황까지 온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학생인권이 강조되면서 심해졌다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애써 학생인권조례와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시대적인 변화만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언론에 보도되는 횟수나 상황을 보더라도 최근 4-5년 사이에 훨씬더 많은 일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그렇다는 주장도 있지만 시대는 최근에만 변한 것이 아니고 예전에도 변해왔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다. 인권조례 발효후에 더 많은 사건이 발생한 것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있다. 교권보호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당연히 매우 중요한 법안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기대할 수
새누리당과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6일 발의했다. 보건복지부도 담뱃값 인상에 적극적이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담뱃값 인상 관련 질문을 받고 “(담배가) 외국에 비해 싸기도 하다.”며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담뱃값을 지금의 두 배인 5,000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보고했었다. 담뱃값 인상의 목적은 국민 건강 증진에 있다. 담뱃값을 인상하면 흡연율이 대폭 줄어든다. 이에 따라 흡연 관련 질환도 줄어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다. 법안을 발의한 김 의원도 이점을 명시했다. 흡연으로 인한 각종 피해 금액이 연간 10조원에 달하고,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6배나 많다고 했다. 따라서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담배 소비량이 연간 12억8,000갑(29.3%) 줄어들고, 현재 성인 남성 흡연율(47.8%)도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담뱃값 인상의 주된
법정스님은 살아 생전에 닭벼슬보다 못한 것이 중 벼슬이란 글을 쓰셨다. 수도자는 세속적인 명리와 명예욕에서 훌훌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 말씀이다. 그 글을 보며 리포터 또한 교사의 벼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리포터는재작년에 교직생활 21만에 비록 말단 부장이지만 기숙사부장이 되었다. 처음엔 어색하더니 선생님들이 부장님, 부장님하며 계속 불러주니 약간 우쭐해졌다. 부장이 무슨 큰 벼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학생들과 선생님들 앞에서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부장이 평교사들의 상위의 벼슬일까?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부장이 된다고 무슨 막강한 권한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편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부장이라는 보직이 결코 벼슬인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부장보다 더 높은 교감과 교장이 평교사의 벼슬일까? 얼마 전 어느일간신문을 보니 교사 중 교감, 교장이 되는 비율이 약 3%남짓하다고 쓰여있었다.선생님들이 피나는 노력을 해도 대다수 평교사들은 관리직에 오를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교감, 교장이 된 교사는 아주 높은 벼슬을 한 진짜 성공한 사람일까? 그러나 교감, 교장도 결코 큰 벼슬은 아닌 것 같다. 교감, 교장이 된
새학기를 맞이하여 우리가 만나야 하는 아이들은 너무나 많다. 유난히 본교같이 천여명이 넘는 대형학교에서는 아이들 파악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관심이 없으면 이름도 외워지지 않고 시간이 흘러도 아이들의 행동 변화에는 무감각하게 된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고 아이들과는 냉냉한 관계 때문인지 학교생활을 했지만 마음 속은 공허함으로 가득찰 것이 뻔하다. 그런데 이같은 교육을 하는 삶의 과정에서 아이들과 접하면서 불행하게도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늪에 빠지곤 한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늪’이란 비유적인 표현이다.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기분, 또는 꼬인 마음이나 잘못된 생각 등을 일컫는 말이다. 사실 사람이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 심리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문제는 이런 부정적인 기분에 휩싸이는 순간, 우리가 그 기분에 자꾸만 휘둘리게 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마음의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아무리 애써도 쉽게 벗어나기가 힘들다. 도대체 우리는 왜 자꾸만 감정의 늪에 빠지는 것일까? 과연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고 감정의 늪을 빠져 나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일까? 문제
지난 4일(월) 개학 이후, 어수선한 가운데 3학년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되었다. 꽃샘추위로 교실 안은 다소 냉기가 감돌았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대학입시 탓에 자율학습에 임하는 아이들의 향학열(向學熱)은 뜨겁기만 했다. 교실을 순회하면서 아이들의 동정을 살폈다. 아이들 대부분이 요일별로 짠 학습 계획을 실천하고 있었으나 일부 아이들은 아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시간 때우기 식으로 공부하면서 내 눈치를 살폈다. 자율학습 시간을 잠깐 할애하여 대학진학과 관련, 학급 아이들(35명) 생각을 들어보기로 하였다. 부담 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해 줄 것을 주문하면서 아이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우선 2014년 올해부터 달라지는 수능시험에 대해 물었다. 대부분이 달라진 수능시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그 이유로 A형과 B형 두 개 중 어느 것이 더 자신에게 더 유리한지 모른다고 하였다. 그리고 수능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정시보다 수시로 대학을 가겠다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다음으로 대학과 학과 결정 여부를 물었다. 대부분 아이들이 아직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었다. 조사결과, 대학과 학과 모두를 결정한 아이가 10명뿐이었다.
정아야, 입학하여 일주일이 지난 것 같구나. 학교생활은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점차 잘 적응해 가리라 믿는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힘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겠지? 이제 새로운 배움터에서 중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한 단계 수준 높은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한다. 무엇보다 새 친구들을 많이 만났겠구나.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학문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좋은 친구를 얻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이니 관심을 갖고 살아가기 바란다. 그리고 너와 난 중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만난 인연으로 이렇게 다시 글을 쓴다. 인상적인 것은 학습일기를 상당히 깔끔하게 쓴 것이다. 그러나 며칠 간 그것을 쓴다고 너의 일생의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내가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꾸준히 썼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구나. 초등학교 때 만난 한 친구 그는 6년동안 생활일기를 썼는데 아직도 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구나. 너도 초등학교 때방학숙제로 밀린 일기를 쓰느라 애먹었던 기억은 없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유명한 일간지에서 논설을 쓰시는 분은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대학 마칠 때까지 10여 년에 걸쳐 꽤 꾸준히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