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은 만남이다. 상대가 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제대로 된 만남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질의응답을 할 때, 일화나 예를 들 때 특정 학생의 실명을 활용하고, 수업 중에 이름을 불러주면 효과가 있음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다만 문제는 여러 반을 맡을 경우 모두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교수들을 대상으로 교수법에 대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참고삼아 미리 법전원생들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했다. 법전원 강의 중에서 기억에 남는 강의와 그 이유를 적으라고 했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이름을 기억하며 불러주는 교수의 강의를 가장 많이 꼽았다. 사실 이 같은 답변은 유치원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다. 나는 사람들의 이름, 지명 등의 고유명사나 특정 사건의 연·월·일, 전화번호 등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남들은 내가 관심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뇌리에서 금방 사라진다. 티모시 윌슨(2007)의 ‘나는 내가 낯설다’라는 책에 보니 나 같은 사람은 ‘고유명사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이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년기 기억상실증’에
한국교총 발전특별위원회(발전특위)가 8일 첫 전체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제36대 교총 회장단의 공약 실천 방안을 구체화하고 추진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발전특위는 이날 오후 3시 교총회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회장단의 5대 비전, 30대 약속, 80개 세부과제를 4개 분과 별로 검토하며 실천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4개 분과는 △조직·제도개선분과(소통교총) △교권·정책개선분과(강한교총·혁신교총) △복지·사업개선분과(감동교총) △연구·연수개선분과(전문교총)로 회장단의 5대 비전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진만성 수석부회장을 위원장으로 부회장단이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각 분과에는 현장 교원을 주축으로 12명의 위원이 참여해 공약 실천의 현장 동력 역할을 하게 된다. 진만성 위원장은 "발전특위를 통해 교권 신장, 성과급 폐지 방안 등을 마련해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발전특위 위원 △조직·제도개선분과(박인현 부회장) 류충성 광주교총 회장, 김은숙 서울장충초 교사, 강종옥 부산 정원초 교사, 양장수 인천부평남초 교사, 김도형 전남 남평초 교사, 백정한 경기 수원금곡초 교장, 고승필 제주 서귀포여중 교사, 양영복 경기 대곶중 교감, 윤여
학교운동장 수난시대다. 최근 일선 학교는 우레탄 트랙의 중금속 검출로 일대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경기(63%), 서울(35%), 충남(58%) 등 전국적으로 상당수 학교의 우레탄 트랙에서 납, 크롬, 수은 등이 검출돼 학생 건강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지난달 28일 국회 교문위 업무보고에서 대략 1650여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이 기준치를 초과해 문체부와 교체 대책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중금속 기준치를 수 십 배나 초과하는 우레탄 트랙이 학생 건강을 위협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해당 학교들은 실외 교육활동을 금지하고 우레탄 트랙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노심초사다. 이 때문에 학교는 정상적인 체육수업은 물론 실외 방과후 활동과 행사를 취소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일부 학교는 가을 운동회까지 걱정하고 있다. 신체활동이 왕성한 아이들에게는 날벼락이 따로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당국은 예산 타령만 하고 있다. 교육청은 교육부 지원 예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답변뿐이고, 교육부와 문체부는 학교당 1억원이 소요되는 교체 비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답답한 상황이다. 학교운동장의 안전문
교육부가 5일 ‘적정규모 학교 육성 강화 및 폐교활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또 한번 소규모학교 통폐합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도 폐교 사학 장려금 지급, 소규모 중·고교 통합 운영 등 통폐합 방안만 나열했을 뿐, 혹시나 기대했던 육성방안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이미 정부는 1982년 이후 지난해까지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5396개의 농어촌학교를 통폐합 해왔다. 그 결과 현재 농산어촌 지역에는 1면 1교 정도의 학교가 소재하고 있다. 이들 학교가 마을공동체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임은 주지하는 바다. 학교가 사라진 후 마을이 황폐화된 예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농어촌의 특성을 무시한 채, 학생 수 잣대로만 통폐합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예산 절감이 속내지만 겉으로 내세우기는 학생 사회성 발달, 교육과정 정상 운영이다. 그러나 통폐합 학교 학생들은 되레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장거리 통학으로 안전, 학습 여건이 악화되고, 친척집이나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정서발달과 생활지도에 문제를 빚고 있다. 이런 자녀교육 문제가 탈농·이농을 부추기고 귀농 기피로 이어져 마을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이를 막으려 일부에서는
영화 ‘역린’에 나오는 명대사가 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레탄트렉·가습기 사태에서 배울 점 올 봄 대한민국은 미세먼지 홍역을 치렀다. 배출원 중에 자동차 배출가스 문제가 참 많이 거론됐다. 그동안 클린 디젤로 명성을 얻었던 유럽산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오랫동안 모든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했던 독일산 폭스바겐이 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자동차 제조과정에서 배출가스 문제, 환경 문제를 쉽게 생각하고 이를 억제하는 데 정성을 다하지 않은 것이 사태의 원인인 듯 싶다. 또한 올해는 옥시산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얼룩진 상태다. 이 사건의 근본 문제도 제품 생산 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치 않고 정성을 다하지 않은 탓이라고 본다. 그러나 올해는 학교 운동장의 납 범벅 우레탄 트랙이
학교교육은 학생의 행복 증진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됐을 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고 공동체 전체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도록 돕는 것이 학교교육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경쟁보다 협력 체득 방식 중요 이 같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 자체에서 행복감을 높이고, 또한 학교를 졸업한 후 지속적으로 행복을 가꾸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학교생활이 대학입학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 돼야 한다. 미래 행복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두 번째는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같은 교실이나 학교에서 동문 수학하는 학생들을 서로 경쟁시키고 상대적인 등급으로 나누기보다는, 각자의 능력에 따른 실력 정도를 절대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교장공모제, 학생인권조례 저지 선제 대응 작년 1200명 가입…"올해 ‘플러스’ 목표" 박종필 부산교총 회장(수미초 교장)은 지난해 3월초 취임하자마자 가장 시급한 과제로 ‘존재감 드러내기’와 ‘세상 속으로 나아가기’ 두 가지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박 회장은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시교육청의 중학교 1학년 전면 무상급식, 혁신학교 확대, 코드인사 등에 적극 대처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인권조례 TF 구성 등 시교육청의 제정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조례의 폐해를 알리는 토론회를 연이어 개최하고 반대 서명운동도 돌입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66개 시민단체들과 ‘부산학생인권조례 제정반대 시민연합’을 주도적으로 구성하는 등 선제적 정책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또 시교육청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8년 만에 ‘슬그머니’ 부활시키자 즉시 회원 모바일 설문을 실시한 뒤 ‘반대 90%’ 결과를 내세워 압박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부산교육 정책에 대해 현장 전문가다운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 잘 하자는 뜻에서 회원 설문 결과 등을 내세우며 논리적이고도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지역 언론을 통해
중학교로 ‘출장홍보’ 재학생 동행 학습권 피해 "홍보 대행 인력 등 필요" 특성화고 교사들이 중학교 졸업예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에 내몰리는 문제가 올해도 되풀이 되고 있다. 수업 결손까지 감수하고 ‘홍보 출장’에 나서면서 "수업은 뒷전이고 세일즈맨 역할을 하고 있다"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보통 2학기부터 본격화되는 특성화고의 신입생 유치전이 방학을 앞두고 벌써 과열되고 있다. 올해는 중학교에서 고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급감하는 만큼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일부 학교는 ‘비교육적’이라는 지적을 감수하면서까지 홍보전에 재학생을 동원하고 있다. 특성화고의 약 30%가 몰린 서울·경기에서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서울 A고 교사는 "교사의 중학교 세일즈는 이미 수십 년 내려온 관례"라며 "매년 교사 당 몇 학교씩 나눠 홍보에 직접 나서는데, 중학교가 급하게 요청할 때는 수업 중에도 서둘러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어떤 교사는 홍보 집중기간에 중학교를 도느라 수업을 아예 못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B고 교사는 "우수학생을 놓치게 되면 학습지도, 취업률 등 학교 운영 전반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특성화고들의 홍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자물쇠와 열쇠의 구조로 연결되어 있다.그에 맞는 열쇠가 있어야 자물쇠를 열 수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취업이라는 자물쇠를 열려면 출신학교, 학점, 자격증, 토익 점수 등 이른바 ‘스펙’은 취업에 절대적인 자물쇠였다. 취업 준비생들은 전공과 상관없는 스펙 쌓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취업문화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기업들은 과다한 스펙에 큰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대신 구직자의 독자적인 스토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취업 준비생들은 딱딱한 스펙을 털고,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가야 하는가. 지금까지 중요시한 스펙이 완전히 무력한 것은 아니다. “‘탈(脫)스펙’은 스펙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며 “다만 출신대학, 학점, 영어 점수 등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굳어진 열매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였는가. 이제는 다만 스펙을 채우려 애쓰지 말고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최선의 길은 자신에게 맞는 직종을 찾아낼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파악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 방안은 기존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 구글이나 애플 같은 혁신 기업으로 발돋움할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할 만하다. 이번 개편 방안의 핵심은 조직을 수직적 직급에 근거한 연공서열에서 직무역량에 따른 수평적 형태로 변화다. 이에 따라 직급을 7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고, 호칭을 직급 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것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여기에 업무 시간에도 반바지 등 캐주얼한 옷차림을 허용한다고 하니 조직문화에 일대 혁신이 일어날 것만은 분명하다. 삼성전자의 변신에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을 것이다. 지금과 같이 연령과 직급에 따른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로는 경쟁사회에 필요한 유연한 사고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어 외국 정보기술 기업과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서 보다 빠른 혁신과 개혁의 절박함을 의미한다. 우리의 관료적 상명하복 조직문화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가장 걸림돌임을 인식하고 또 관행적인 직급과 연공서열에 따라 조직도 개혁의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의 전통적 관행과 조직으로는 세계화를 위한 다양성과 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