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31일은 5·31 교육개혁 30주년이다. 5·31 교육개혁은 공급자 중심의 교육시스템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며, 자율과 경쟁 다양성 확보에 초점을 뒀다. 학교운영위 설치, 학교 다양화, 비교과 학생부 기재 등 교육제도의 대부분이 이때 마련됐고, 교육 전 분야에 큰 영향을 줬다.
5·31 교육개혁 30주년 맞아
우리 교육은 아직도 이러한 틀 안에 머물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이제 30년, 한 세대가 지나고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그에 맞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나올 때다. 교육개혁의 방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선 AI 기술혁신, 뉴노멀 사회의 출현, 세대의 변화, 사교육비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첫째, AI 기술혁신은 앞으로 일자리와 사회구조 전반을 크게 바꿔 놓을 것이다. AI를 필두로 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시대적 변화에 대응할 인재가 필요하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고, 이를 키우려면 어떤 내용의 교육과 학습 방식이 필요한지 체계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둘째,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사회 전반에서 기존의 질서를 무너지고 뉴노멀 사회가 나타났다. 면대면과 오프라인의 표준이 뒷걸음질하는 사이, 비대면과 온라인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가장 느리게 변화해 온 교육에 가장 빠른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교육에서 ‘올드노멀’을 ‘뉴노멀’로 바꾸는 작업이 절실해졌다.
셋째, 세대가 바뀌고 아이들의 특성이 변했다. 세대는 사회 트렌드 변화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하며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알파 세대는 2010년 이후 태어난 아이들로 Z세대의 뒤를 잇는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와 함께한 첫 세대로 8살만 되면 부모 세대보다 디지털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세대가 변했다면 세대별 맞춤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넷째, 사교육비가 1995년 1조1866억 원에서 2024년 29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사교육비 증가는 단순히 공교육의 실패뿐 아니라 학부모의 강한 교육열, 한국 사회경제의 불평등구조, 학벌주의, 임금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공교육 강화와 대학입시 제도 개선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거시적 관점에서 새 틀 짜야
5.31 교육개혁 3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를 새 틀을 짜는 거시적 교육개혁의 적기로 보는 견해가 많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과거 교육의 결과고, 미래 대한민국은 오늘의 교육에 달려있다. 다음 달 들어설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국가적 차원의 미래 교육전략을 마련해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교육개혁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