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옛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유효하다.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을 길러내는 일인 만큼, 교육 현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 행정은 그 어느 분야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공정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때때로 들려오는 성적 평가나 입시를 둘러싼 불공정 논란, 혹은 교육 예산의 불투명한 집행 소식은 교육에 대한 신뢰를 흔들곤 한다. 교육에 대한 신뢰 상실 시대 촘촘한 감시나 제도 강화만으로는 온전한 신뢰 회복을 이루기 어렵다. 근본적인 해답은 교단을 지키는 교사부터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교육 공무원까지, 각자의 내면에 자리한 ‘양심’에서 찾아야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120여 년 전, 한국 역사에 묵직한 울림을 남겼던 한 인물의 결단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윤성근의 ‘양심전(良心錢)’ 사건이다. 1903년, 윤성근은 깊은 내면의 각성을 경험한다. 그는 과거 인천 주전소(화폐 주조 관청)에서 일할 당시, 자신이 부당하게 챙겼던 정부의 돈이 떠올라 괴로워했다. 이미 20여 년이나 지난 일이었고, 그 누구도 그에게 죄를 묻거나 추궁하지 않았다. 그냥 침묵하면 평생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적당한 타협
매년 스승의 날을 전후해 안타까운 마음이 더해지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교권 침해 등으로 스승의 날 자체에 대한 존폐 논란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기술자가 아니다. 자신의 철학과 정신이 깃든 ‘그릇’에 지식을 담아 가르치는 존재다. 그 그릇의 깊이와 모양에 따라 지식의 내용과 질료는 달라진다. 교직 만족도 하락 위기 방증 무릇 교직의 본질 속에는 윤리성, 민주성, 공공성이 응축돼 있다. 농작물이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라듯, 청소년은 교사의 영향권 안에서 삶의 가치를 배우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법을 익힌다. 하지만 현장의 지표는 위태롭다. 교사들의 교직 생활 만족도는 2025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2.9점에 머물렀다.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1.4%로, 2006년(67.8%)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다시 태어나도 교사를 하겠다’는 응답 역시 19.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교권 보호 5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79.3%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 교육계가 직면한 거대한 위기를 방증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북극성이며, 학생들에게는 ‘큰 바
수업 시간, 질문의 주체는 누구여야 할까? 교사만이 아니라 배움의 주체인 학생도 마땅히 질문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교사와 학생의 질문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배움은 내면으로 깊숙이 확장된다. 특히 배움 중심 수업일수록 학생의 성공적인 배움을 이끌어내기 위한 교사의 정교한 질문 설계가 필수적이다. 핵심질문, 구체성을 입다 수업의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수많은 질문이 오가지만, 모두 같은 무게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배움을 촉발하는 질문은 성취기준을 기계적으로 변환한 무미건조한 문장이 아니라, 학생의 삶과 맞닿아 있는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물음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배움의 방향타가 되는 '핵심질문'과 길을 안내하는 '이끎질문'은 어떻게 구현되어야 할까? 교사들이 수업을 설계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성취기준이나 학습 목표를 그대로 질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의견 말하기'라는 학습 목표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기계적으로 변환하여 ‘인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의견을 말해볼까?’ 또는 ‘인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의견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면, 이는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는 핵심질문이라 보기 어렵다.
점심시간 학생들의 운동장 사용을 금지한 초등학교가 전국에 312곳에 이른다고 한다. 안전사고 우려, 학생 소외 민원, 놀이 소음에 따른 민원 때문에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 자체를 폐쇄한 것이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운동장 자리에 건물을 증축하며 체육 공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금지 아닌 안전 담보 필요 ‘시끄럽다’는 민원 앞에서 학교는 운동장을 닫고, 아이들은 교실과 스마트폰 속으로 밀려났다. 이것은 단순한 학교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세대의 건강과 공동체성을 포기하는 사회적 퇴행이다. 과거엔 ‘체력은 국력이다’는 말이 한동안 흐름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학생들의 비만율과 스마트폰 의존도는 급증하지만 정작 뛰어놀 공간은 줄고 있다. 운동 부족은 단순히 체력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 우울감, 집중력 저하, 사회성 결핍으로 이어진다. 결국 학력마저 무너진다. 공부와 체육을 분리하는 왜곡과 오류가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어른들의 극단적 모순과 이기주의다. 학군을 위해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를 선호하면서도 정작 운동회 소음에는 민원을 넣는다. 아이들 웃음소리를 ‘생활 소음’으로 규정하는 사회는 결국 미래를 잃게
대학입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이공계열과 의과대학 일부 모집단위에서 사회탐구(사탐) 영역을 반영하거나 응시를 허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과목 선택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사탐런’으로 불리는 선택 이동 현상은 더 이상 일부의 전략이 아니라, 입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일시적 현상 아닌 구조적 변화 2027학년도 대입 요강을 보면 이러한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에 가깝다. 일부 주요 대학은 자연계열에서도 탐구 영역 선택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있으며, 의예과를 포함한 모집단위에서도 과목 제한을 완화하는 추세다. 수험생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문제는 공교육의 대응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균열이 감지된다. 자연계열 학생들의 사탐 선택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교과 지도와 학습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의예과를 목표로 하는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학교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로 인
학부모에게서 갑작스러운 연락이 오는 날이 있습니다. "선생님, 오늘 우리 아이가 집에 와서 그러는데요”하고 운을 떼는 순간 교사는 이미 직감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서 자기 입장으로 풀어 놓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학부모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을요. 교실에서는 분명히 두 아이의 말을 똑같이 들어 주었는데도 "선생님이 제 말은 안 들어 주셨어요”라는 한마디가 가정에 전해지면 상황은 전혀 다른 모양으로 변합니다. 이런 일은 교실 풍경을 직접 볼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됩니다. 학부모는 아이의 입을 통해 한 단계 건너서 듣습니다. 그러니 교사의 말이나 행동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막연하게 추측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전한 짧은 한 문장이 학부모의 머릿속에서는 한 편의 장면으로 부풀려지기도 합니다. 더구나 아이는 자기에게 불편했던 부분을 더 또렷이 기억하기 마련이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기울어 있습니다. 대화는 들어주기에서 시작 이때 교사는 곧바로 사실을 바로잡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아니에요, 저는 두 아이 말을 똑같이 들어 주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을 겁니다. 교사로서는 어떤 아이의 편도 들지
학생 건강은 교육의 출발점이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과 수업이 마련돼도 학생이 건강하게 성장하지 못한다면 교육 본질은 실현되기 어렵다. 특히 학교급식은 한 끼 식사를 넘어 성장기 학생의 건강한 성장과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책임지는 교육활동이며, 그 중심에는 영양교사가 있다.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토대 마련 최근 학생 건강 지표는 영양·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과체중과 비만을 포함한 비만군 학생 비율은 29.7%, 일주일 동안 채소와 과일을 매일 섭취하는 비율은 약 23% 이하에 불과했다. 반면 주 1회 이상 음료수, 라면,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학생 비율은 약 84% 이상으로 나타나 영양 관리와 식생활 지도가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학생 건강 문제는 식습관, 생활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의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영양·식생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양교사는 학생을 대상으로 영양·식생활 교육을 실시하고, 저체중 및 성장부진, 빈혈, 과체중 및 비만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영양상담과 필요한 지도를 한다. 동시에 학생의 성장 단계뿐만 아니라 지역, 환경, 문화를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