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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새 학기를 앞둔 학생과 교원들에게 주는 메시지

이제 다음 주가 되면 새 학기를 맞이한다. 지금쯤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며 다시 익숙하거나 새로운 교문을 들어설 생각에 전국의 학생들은 설렘과 기대가 충만할 것이다. 그중에는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가방을 고쳐 메게 될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한 뼘 더 자란 교복을 입고 거울 앞에 선 중·고등학생, 새로운 캠퍼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길 대학생, 그리고 교실을 정돈하며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에 분주해질 교원들까지, 모두가 또 한 번의 ‘시작’ 앞에 서 있다. 이 시작은 단순한 학사 일정의 출발을 넘어, 삶을 다시 배우고 채우기 위해 서로를 다시 만나거나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미래를 향한 깊은 약속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몇 해 전 전 세계를 멈춰 세웠던 코로나19는 우리의 교실 풍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마스크 너머로 웃음을 짐작해야 했고, 화면 속 작은 창으로 친구와 선생님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다. 운동장은 한동안 고요했고, 급식실의 웃음소리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 시간 속에서도 배움을 향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교실이 닫히면 온라인으로 이어졌고,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으로 다가섰다. 그 경험은 우리 교육의 끈질긴 생명력과 사람을 향한 믿음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 주었다.

 

이제 안정된 환경 속에서 새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마음속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있을 것이다. 낯선 교실, 새로운 친구, 높아진 학년의 무게가 어깨를 누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움은 경쟁의 기록이 아니라 앞으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한 성장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험지의 점수는 한 줄 숫자에 지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풀어낸 시간, 친구와 화해하기 위해 먼저 건넨 한마디, 발표를 앞두고 떨리는 목소리로 끝까지 말을 이어 가게 될 용기는 오래도록 자신을 지켜 주는 힘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열심히 시도하면서 불가피하게 찾아 올 실패는 끝이 아니라 방향을 고쳐 잡는 이정표에 가깝다는 사실을 꼭 잊지 않으면 좋겠다.

 

교단에 서는 교원들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아이들을 맞이하는 설렘 속에는 책임의 무게가 함께 놓여 있다. 그러나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 주고, 눈을 맞추고, 가능성을 믿어 주는 순간, 교실은 단순한 학습의 공간을 넘어 진정으로 다양한 삶을 배우는 터전으로 바뀔 것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일을 넘어,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가르치는 사람들, 그 조용한 봉사와 헌신이 함께 결합해 한 세대의 힘찬 내일을 만들어 갈 것이다.

 

학문과 진리, 지성의 전당에 들어서는 대학생들에게 새 학기는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더 넓은 세계, 더 깊은 질문, 더 치열한 선택이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대학은 이전과는 달리 정답을 외우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 가는 훈련장에 가깝다. 역시 흔들리고 고민하는 시간 자체가 성장의 증거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헤매는 과정마저도 이전과는 다른 의미 있는 성숙한 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교육은 100미터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호흡의 여정인 마라톤과 같다. 오늘의 한 걸음이 더디게 느껴져도, 그 걸음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다. 교실에 울려 퍼질 웃음소리, 칠판을 스치는 분필 소리, 운동장을 가르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모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빚어내고 채워갈 것이다.

 

새 학기는 또 하나의 기회다. 어제보다 조금 더 용기 있는 ‘나’가 되기 위한 기회,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기회, 그리고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고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연습을 시작하는 기회다. 전국의 모든 유·초·중·고·대학생과 교원들은 이미 충분히 잘해 왔다. 그리고 그속에서 다시 시작할 힘도 충분히 지니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곧 울리게 될 교정의 종소리는 단순한 알림이 아니라 희망의 신호에 가깝다. 그 소리를 따라 각자의 자리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순간, 또 하나의 성장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다. 설렘을 품고, 두려움까지도 안은 채, 서로의 곁에서 함께 걸어가면 된다.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분명한 것은 어느 길이든 그 길 끝에서 여러분은 분명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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