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교사 중 자신이 받는 급여에 만족하는 비율은 10명 중 3명에도 못 미치는 29%로 나타났다. 반면 행정업무 부담은 OECD 국가 평균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 특히 급여 만족도는 지난 2018년 조사와 비교할 때 20% 이상 낮아졌다. 교사들의 근무 여건이 갈수록 악화돼 처우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교직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다고 여기는 교사는 응답자의 35%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8년 조사보다 32%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공개된 OECD TALIS 2024 결과에 따른 것이다.
OECD TALIS 2024는 6년 만에 발표된 세계 최대 규모의 교원 국제 비교 조사로, 50여 개국 26만 명 이상의 교사와 학교장이 참여했다. TALIS는 교직 데이터의 국제 표준으로 각국 교육정책의 핵심 근거로 활용된다. 이번 조사는 ‘교직의 현황(The State of Teaching)’을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184개교와 중학교 190개교 등 총 374개교에서 약 6,500명의 교사와 학교장이 참여했다.
특히 TALIS 2018에 비해 AI 활용, 사회정서교육(SEL), 지속가능발전교육(ESD) 등 교직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교육 대응 요소에 초점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 글은 ‘Results from TALIS 2024: Korea’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이번에 공개된 주요 결과 보고서는 중학교 자료만을 기반으로 분석되었다.
교사 스트레스 요인 … 학부모 민원 - 과도한 행정업무 – 학급 질서 유지 順
한국 교사들이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은 것은 학부모 민원 대응(57%)으로, 이는 OECD 평균보다 현저히 높다. 이어 과도한 행정업무(50%)와 학급 질서 유지(49%)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OECD 평균을 웃돌지만, 수업준비(6.8시간)와 학생 과제 피드백(3.7시간)에 쓰는 시간은 평균보다 적다. 반면 행정업무 시간은 주당 6시간으로 OECD 평균(3시간)의 두 배에 달한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교사의 업무 부담이 수업보다 행정에 치우쳐 있으며,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이 과중한 행정업무와 학부모 민원 대응에 기인함을 보여준다.
교직 존중도 6년 새 반토막 … 교사 3명 중 1명 ‘사회가 교사를 가치 있게 본다’
‘사회가 교사를 가치 있게 여긴다’고 응답한 한국 교사는 35%에 불과해, 2018년(67%) 대비 32% 급락했다. 이는 교직의 사회적 위상이 크게 약화된 것을 의미하며, OECD 평균(22%)보다 높지만, 하락 폭은 참여국 중 가장 두드러졌다. 한편 ‘정책결정자가 교사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답한 비율은 21%로 OECD 평균(16%)을 약간 상회했으며, 신규교사의 86%는 교직을 첫 번째 진로로 선택해 OECD 평균(58%)보다 높았다. 즉 교직의 진입 매력도는 유지되고 있으나, 사회적 존중도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급여 만족도 20% 하락 … 교직 안정성 흔들린다
한국 교사의 고용 안정성과 처우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교사의 상용직 비율은 75%로 OECD 평균(81%)보다 낮으며, 2018년 대비 13% 감소했다. 또한 급여를 제외한 고용 조건에 만족하는 교사는 52%, 급여에 만족하는 교사는 29%에 그쳐 각각 OECD 평균(68%/39%)보다 낮았다. 특히 급여 만족도는 지난 6년간 20% 급락하였다.
한국 교사의 직무 만족도는 85%로 OECD 평균(89%)보다 다소 낮지만, 교직을 떠나려는 비율은 매우 낮은 안정적 구조를 보인다. 30세 미만 교사 중 향후 5년 내 교직을 떠날 의향이 있는 비율은 5%로 OECD 평균보다 크게 낮았다. 2018년 이후 직무 만족도는 4% 감소했지만, 교직 지속 의향은 여전히 강한 편이다.
한국에서 신규교사의 83%가 초기 교사교육의 질이 높았다고 응답해 OECD 평균(75%)을 상회했으나, 신규교사 멘토 배정률은 12%로 OECD 평균(26%)의 절반에도 못 미쳐 참여국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통계와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전문성 개발에 참여한 교사는 43%로 OECD 평균보다 낮았으며, 업무로 인한 시간 부족(93%)과 일정 충돌(87%)이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혔다.
수업 자율성은 낮고 행정 참여는 높아 … 교사 전문성 반영 여전히 제한적
한국 교사는 수업설계와 준비, 교수방법 및 전략 선택, 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 등 교수 관련 의사결정 권한이 OECD 평균보다 낮아 수업 자율성이 전반적으로 제한적이다. 반면 학교 개선계획 수립, 교과목 개설, 예산 배분 등 행정 및 운영 영역에서는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의 참여를 보여, 교수활동보다 행정 참여가 상대적으로 강화된 구조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 학생 구성의 다양성이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편으로, 첫 언어가 수업 언어와 다른 학생, 난민·이주배경 학생, 특수교육 수요 학생이 10% 이상인 학교의 비율이 모두 국제 평균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교사의 54%만이 문화적 다양성에 대응할 자신이 있다고 응답해 OECD 평균(63%)보다 낮았으며,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학습 과제를 설계할 수 있다고 답한 교사도 32%로 OECD 평균(62%)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교사의 AI 활용 OECD 평균 웃돌아 … 인프라와 역량 격차는 여전
한국 교사의 43%가 업무에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고 응답해 OECD 평균(36%)을 웃돌며, 국제적으로 높은 활용 수준을 보였다. 반면 AI를 사용하지 않은 교사 중 76%는 AI를 활용할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다고 답했으며, 52%는 학교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고 응답해 OECD 평균(37%)보다 높았다.
한국은 교직 내 신뢰와 존중 수준이 OECD 평균을 웃도는 안정적인 학교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교사의 대부분은 학생과 교사가 잘 지낸다고 인식하며, 교사 간 신뢰와 학교장의 지원적 리더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교사의 98%가 ‘학생과 교사가 잘 지낸다’고 응답해 OECD 평균(96%)을 상회하였다. 반면 학부모와의 정기적 협력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응답한 교사는 22%로 OECD 평균(25%)보다 낮아 학교 내부의 신뢰는 높지만, 가정과의 협력은 여전히 미흡한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