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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과학교육,  ‘문제해결·융합·데이터 사고’로 전환해야”

이항로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장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과학성취도는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지만, 흥미와 자신감은 하위권에 머무는 ‘이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AI 시대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과학교육의 방향 전환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새교육>은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이항로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황과 과제를 물었다.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현황과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여기십니까.
“교육부의 제5차 과학교육 종합계획(2025~2029)에 따르면 과학교육은 ‘미래 사회 핵심 역량 함양’을 목표로 설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학생들의 과학 흥미와 자신감이 낮고 실험·탐구 중심 수업이 부족해 탐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역 간 인프라와 교사 역량 격차도 큽니다. 융합형 교육은 아직 정착되지 못했고, 과학이 진로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실질적 동기부여가 약합니다. 시급한 과제는 우선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 교실에서 직접 실험과 탐구활동을 확대해 ‘핸즈온(Hands-on)’ 중심 수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둘째, 첨단 기자재와 실험실 확충, 교사 전문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셋째, AI·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과 연계된 융합형 과학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넷째, 과학기술 직업군과 연결된 콘텐츠로 학생들의 진로탐색을 지원해야 합니다.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학생들이 과학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

 

AI와 빅데이터 시대, 과학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할까요.
“지식 암기에서 문제해결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교과서 내용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환경문제나 AI 윤리, 데이터 분석 등을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다루며 실생활과 사회 문제를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또한 STEAM(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 융합교육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을 도입해야 합니다. AI를 단순히 소비하는 수준이 아니라 실험 분석, 시뮬레이션 등에 적용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기술 발전과 함께 과학적 사고력과 윤리적 성찰을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AI 기반 맞춤형 학습으로 전환하고, 가상실험(VR·AR)과 국제 공동 프로젝트 등 글로벌 협력도 확대해야 합니다. 미래 과학교육은 지식 전달을 넘어 융합적 문제 해결력, 데이터 활용 능력, 윤리적 사고를 기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현행 교과과정이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충분하다고 보시는지요.
“기초과학 개념학습, 탐구활동, 일부 STEAM 프로젝트 도입 등 기본 토대는 마련돼 있습니다. 그러나 대학입시 중심 평가로 인해 여전히 문제 풀이식, 정답 찾기식 수업이 지배적입니다. 교과내용이 AI·기후위기 등 사회 현안과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고, 데이터 기반 탐구 역량을 기를 기회도 부족합니다. STEAM이 행사성 수업에 그치거나 과목 나열에 머무는 경우도 많습니다. 평가 역시 지필시험 위주라 창의·융합역량을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려면 교과에 AI·데이터 과학·환경윤리 등 미래 핵심 이슈를 포함하고 지역사회 문제해결 프로젝트와 PBL(문제기반학습)을 확대해야 합니다. 실험 데이터를 엑셀·파이썬·AI 도구 등으로 분석·시각화하는 훈련을 강화하고, 평가방식도 포트폴리오와 협력적 문제해결 과정 등을 반영하는 다차원적 체제로 바꿔야 합니다. 교사들이 AI와 융합수업 설계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수도 필요합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등)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높은 성취를 보이면서도 과학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은 낮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입시 중심의 결과 위주 평가, 정답 암기식 수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생활과 동떨어진 교과 내용이 원인입니다. ‘과학은 어렵고 틀리면 안 된다’는 문화가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립니다. 이를 극복하려면 실험·탐구 과정을 중시하는 수업과 평가로 전환해 학생들이 ‘성공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흥미 있는 사회·미래 이슈를 수업에 반영하고, 토론·프로젝트 수업을 확대해 탐구 중심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단계별 과제를 통해 자신감을 키우고, 협동학습을 강화하며, 포트폴리오와 발표 등을 평가에 반영해 창의적 접근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학교 밖 과학관, 축제, 연구자와의 만남 등 체험 기회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교사들의 전문성 신장과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지원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미래 과학교육의 질은 교사에게 달려 있습니다. 단발성 특강이 아닌 지속적이고 심화된 연수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AI·빅데이터·기후위기 등 최신 과학기술과 교육 트렌드에 대한 연수를 정례화하고 프로젝트 수업·STEAM·디지털 실험 등 새로운 수업방식을 실습할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학교·지역 단위의 교사학습공동체(PLC)를 활성화해 수업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대학·연구소·기업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합니다. 평가 전문성, 연구자로서의 교사 정체성 지원, 행정업무 경감과 실험실 환경 개선 등도 필수입니다. ‘지속적 성장 경로(CPD)’를 보장하는 체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대학입시에서 학생들의 과학과목 대신 사회탐구에 몰리는 이른바 ‘사탐런’ 경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과학과목이 어렵고 점수 따기 불리하다는 인식, 수능 반영 방식의 구조적 문제, 과학Ⅱ 과목의 난이도와 진로연계 부족, ‘과학은 전문가 영역’이라는 사회적 통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로 인해 과학 선택 학생이 줄고, 과학Ⅱ 과목 개설이 축소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려면 사회·과학 탐구 과목 간 난이도와 점수 체계를 조정하고 수능·대학 전형 방식을 개선해야 합니다. 수업은 탐구·프로젝트 중심으로 전환해 학습부담을 완화하고 과학이 이공계뿐 아니라 AI 윤리, 데이터 과학, 환경정책 등 다양한 분야와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진로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과학을 모든 시민의 기본 교양으로 인식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합니다.”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단발적 사업이 아니라 과학교육 문화 확산을 위한 중장기 비전을 세우는 것입니다. 연합회를 ‘행사 연합체’가 아니라 과학교육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실천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습니다. ‘한국 과학교육 미래 비전 2030’을 공동 선언하고 교사 전문성 지원체계를 구축하며 학교와 사회자원을 연결하는 과학문화 네트워크를 만들겠습니다. AI·기후위기 등 미래 핵심 분야 중심의 차세대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제 교류를 확대해 한국 과학교육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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