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교원임용시험에 합격해 3월 1일자로 여수전자화학고에 발령 받은 교사다. 공업화학을 전공해 화공과목의 교사 자격증을 갖고 화공·섬유로 임용시험을 보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화공과 섬유는 따로 모집해 공고했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두 과목이 통합돼 화공과 섬유가 거의 반반정도 출제돼 많은 수험생들이 당황했다. 나도 11월의 시험 공고를 확인하고 급하게 섬유과목을 공부하느라 이해보다는 중요 부분만 외우기 바빴다. 공고에서 화공과와 섬유과는 엄격히 구분돼 있고 대부분의 교사들도 화공, 섬유를 따로따로 전공한 교사들이 가르치고 있다. 물론 화공과 섬유가 연계돼 있는 부분도 있지만 엄연히 다른 교과다. 대학시절에도 화공과에서는 섬유에 대한 내용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 중복되는 부분에서 조금 다루긴 했지만 통합돼 시험을 볼만큼 자세하진 않았다. 화공, 섬유뿐만이 아니다. 기계·금속, 전자·전기·통신 등 모든 실업계과목을 통합해 교사를 뽑았다. 그런데 실제로 학교에 나갈 때는 다시 나눠져 발령 받게 된다. 이렇다면 굳이 통합해 채용할 필요가 없다. 어쩌다 전공과목과 다른 통합과목으로 발령이 나면 다시 다른 전공을 공부해 가르치느라 교사의 전문성도 떨어지고 시간 낭
2002-04-01 00:00학교운영위는 공급자 위주의 교육체제를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체제로 바꾸려는 교육개혁의 방안에 따라 교육자치의 기본단위로 출범했다.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체제가 공급자 위주로 설계, 운영돼 오면서 교육서비스의 수요자인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의 다양한 요구나 의견이 학교 운영에 제대로 반영될 통로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학운위의 출발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학운위 제도가 도입된 지 7년 차에 접어든 지금 학운위의 공과에 대한 평가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물론 어떤 제도도 무조건 좋거나 나쁘기만 한 경우는 없다. 학운위가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들을 학교의 열린 장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게 한 긍정적인 부분은 분명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는 달리 학운위가 안고 있는 모순과 학교 현장에서 학운위에 대한 거부감 또한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운영위원의 선출 시기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 는 그 특성상 당해 학년의 계획설계가 3월에 이루어진다. 3월은 입학식을 필두로 새 학기 맞이 학급 설계, 담당업무 설계, 학교경영계획 준비 등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런데 선출방법이나 절차들이 민주적이어야 한
2002-04-01 00:00교육부의 특기적성교육 학교자율화 방침이 발표된 후 불과 1주일만에 서울시교육감이 보충수업을 단속하겠다고 나서자 어느 장단이 맞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지난해 자립형 사립고 시행과 관련해 돌출했던 논란처럼 중앙과 지방간의 불협화음이 이런데서야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한단 말인가. 실제로 한국교총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계 고교의 86.8%가 보충수업 실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학교가 겪는 혼란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우리는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교육부는 정책 기조를 분명히 하여야 한다. 특기적성교육의 기조를 유지한다면서, 학교 자율화라는 명분으로 보충수업을 허용하는 듯한 애매모호한 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 교육부의 어쩡정한 태도는 중앙부처와 시·도교육청, 그리고 학교단위까지 불협화음의 원인이 되고 있다. 둘째, 학교 자율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특기적성교육이 획일적인 보충수업으로 잘못 운용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부분적으로 학생의 학력 보충에 대한 현실적인 필요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특기적성교육과 교과교육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따라서 특기적성 교육은…
2002-04-01 00:00자라면서 주위 어른들께서 "너는 교사가 천직이구나' 하시는 말씀을 들었고, 교사가 되기 위해 국립 사범대에 진학했다. 대학 4년,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좀 더 폭넓은 사고를 가진 교사가 되기 위해 야학교사를 했고, 나이는 우리 또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배움을 포기한 노동자에게 검정고시는 물론, 대학 진학도 도왔다. 덕분에 대학생의 신분으로 대학생 제자를 두기도 했다. 그 때의 뿌듯함이란…. 과 친구들과 늘 바람직한 교사상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며 토론하고 고민했다. 그 노력은 우리를 한 발 한 발 참 교사의 길로 인도하는 계단이 됐던 것 같다. 하지만 교사의 꿈은 대학 졸업을 하고 발령을 기다리던 중 국가의 일방적 약속 파기로 물거품이 됐다. 1990년 교육부는 국공립사범대 우선 임용 위헌판결을 소급 적용함으로써 우리에게 영원히 `미발령 교사'라는 딱지를 붙였고, 임용고시를 칠 것을 강요했다. 그러나 임용고시는 국가의 정책실패를 미발령 교사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이었기에 우리는 단호하게 시험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세월이 흘렀다. 교사라는 두 글자가 가슴 한 쪽에 멍으로 자리잡은 채로 이미 난 세 아이의 엄마다. 아이
2002-03-25 00:00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진행된 정년 단축으로 인해 몇 년 전부터 되풀이되고 있는 교사 부족 현상이 올해도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2500명 가까운 기간제 교사가 학급 담임을 맡게 됐고 충남에서도 570여 명의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교육청에서 금년 학년초 교원 인사를 하면서 큰 애로를 겪은 것은 신규 교사의 학교 배치였다. 물론 인사의 대명제는 자원의 적재적소 배치지만 현실은 이론과 전혀 딴판이다. 우리 지역 교육청에서는 학년초에 배정된 신규 교사가 60명이다. 겉으로 보면 젊음과 패기를 겸비한 신교육을 받은 신규 교사들이니, 무엇을 맡겨도 한 몫 할 엘리트라 생각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우리 교육의 어두운 면을 재조명하는 것 같아 내심 씁쓸하다. 그도 그럴 것이 60명 중 정규로 4년제 대학 교육을 받고 나온 새내기는 고작 4명이고, 군 복무 후 복학 졸업자는 2명뿐이었다. 나머지 56명은 모두 40년대 생으로 50세 이상의 원로들이었다. 거의 대부분이 명퇴 등으로 교단을 떠났다가 응시 연령 상향으로 다시 교단에 복귀한 원로(?) 신규 교사들인 셈이다. 그렇다 보니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에 가까웠던
2002-03-25 00:00"선생니임∼." 조그마한 입으로 부르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어색하면서도 왠지 정겹다. 학교에서나 투쟁기간에 수도 없이 들어온 `선생님'이라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말로 들리기 시작했다. 학교 다닐 때에도 가끔 입었던 정장인데 오늘따라 정장에 선생님이라는 글자라도 써 있는 것처럼 신경이 쓰인다. 화장도 어색하고 뾰족구두도 어색한데 기분만은 마냥 좋다. 예전 초등학교 입학 때처럼 설렌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걸음걸이에 신경이 쓰인다. 뾰족구두가 발에 걸려 기우뚱거릴 때면 혹시나 누가 보지 않았나 싶어 주위를 두리번거려 본다. 여기서부터 `선생님 되기란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배정 받은 학교는 신남초등교. 신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학교라 깨끗하고 교육여건도 참 괜찮은 학교였다. 학교에 들어서자 `2의5 교생선생님 김현진'이라는 명찰을 달고 마주치는 눈길들과 인사를 나눈다. "안녕하세요!" 하고 우렁차게 인사를 하는 덩치 큰 남학생이 있는가 하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겨우 인사하는 여학생들. 저학년 꼬마들은 쪼르르 달려가 기둥 뒤로 숨어 조심스레 쳐다본다. 나 어릴 때도 그랬을 진데 괜히 웃음만 나고 마냥 귀엽기만 하다. 교직생활과 교과과
2002-03-25 00:00내년도 대학입시의 특징은 계열간 교차지원 조건의 강화, 수시모집인원의 확대, 수능반영 방법의 다양화, 그리고 의치예과 선발인원의 감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대체로 예상했던 방향이었고 대학별 특성들이 과거보다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연계열에 대한 교차지원의 조건이 까다로워진 데 대해 다소의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신학년도가 시작된 후에 작년까지 허용되던 제도를 갑자기 바꾼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예측 가능한 진학준비와 지도를 위해 적어도 1년 이전에 변경사항을 확정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이 비판은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비정상적이고 편법으로 이용되던 교차지원 문제를 많은 대학에서 바로잡은 것은 옳은 일이며,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둘째, 일부 극소수 학생에 관련된 일을 침소봉대하여 모든 고교가 혼란에 빠질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교과목인 수학, 과학공부를 피해 인문계로 방향을 틀었던 중하위권 학생들이 불안감을 느끼며 손해본 것같이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수효는 극히 일부이고, 3학년 학급편성이 끝난 후 다시 자연계로 돌아가겠다는 학생은
2002-03-25 00:00해방이후 우리의 초등교육은 놀랄 정도로 양적 성장을 해 왔고, 학교교육의 최초단계로서 그 중요성이 강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초등 교원정책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판단 착오로 몇 차례 위기를 겪어야 했다. 개발 연대인 70년대 급속한 경제발전은 산업체 인력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져 초·중등교원 인력이 산업체로 대규모 이동하는 사태를 경험했다. 당시, 초·중등교원 부족사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임시양성소, 보수교육 등과 같은 일련의 비상조치를 통해 교원수급 안정을 꾀하였다. 80년대 중반 이후 교대 4년제 개편 등을 통해 한동안 발전적인 안정세를 유지해 왔는데 1999년 정부는 느닷없이 교원정년 3년 단축을 강행해 그해에만 초등교원 1만 6130명, 2000년에 5816명 등 모두 2만 1946명이 일시에 빠져나감으로써 수급안정의 틀을 깨고 말았다. 정부는 부족한 초등교원 수급을 위해 퇴직교원을 다시 기간제교원으로 재충원하고도 해결되지 않자 이른바 `중초 임용'과 교대편입학 확대 등 땜질 처방을 총동원했다. 이런 혼란상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난해 정부는 7·20 교육여건개선계획의 일환으로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2002-03-25 00:00교육자치를 지방자치와 별도로 실시하는 이유는 교육의 전문성과 특수성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감과 교육위원의 자격을 법으로 학식과 덕망 그리고 일정기간의 교육경력자로 못 밖았다. 몇 년 전만해도 교육감은 교육위원회에서 선출했다. 입후보 절차 없이 교황식 선출방식으로 뽑았다. 이 제도 아래서는 한 교육위원이 다른 교육위원을 포섭하여 교육감에 당선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어느 지방은 교육위원이 모두 7명인데 본인을 제외하면 3명의 지지만 얻으면 교육감이 될 수 있었다. 금품이 오갔고 그래서 쇠고랑을 차는 사례가 이어졌다. 그래서 이 제도를 바꾸었다. 이번에 학교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운영위원장이 모여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선출했다. 이 제도 아래서는 학운위 위원장과의 접촉은 사실상 현직 교육감이라야 가능했다. 현직 교육감은 학운위 위원장을 독점하여 자기의 뜻을 펼 수 있었지만 다른 사람은 그렇지 못했다. 선거의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자 드디어 선거인단을 학교운영위원 전원으로 하였다. 이번엔 지연, 학연 따라 패거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장차 교육위원, 교육감이 되겠다는 인사들이 이에 앞장섰다. 요즘 일선학교 교장들은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 부탁에 시달리고 있다고
2002-03-25 00:00도시화 추세에 따른 이농 현상으로 농어촌 지역의 교육이 위축되고, 자녀교육 때문에 농어촌을 떠나는 인구 도시집중 현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주지하듯 농어촌 지역 학교에서는 학생 수 감소, 학교 규모 과소화, 교사들의 근무 기피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사운영까지 곤란한 실정이다. 농어촌 학생들은 도시지역 학생들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학업성취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교육시설이나 평생학습시설, 문화 복지시설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취약하여 자녀교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농어촌 교육의 심각성을 인정한 정부가 뒤늦게나마 관련 부처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농어촌교육발전위원회』를 발족시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농어촌교육발전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동 위원회에서는 농어촌 지역의 학교운영 모형개발을 비롯해서 교원 수급대책 및 교원 처우개선, 소규모 학교의 학사운영 지원방안 및 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연계 강화방안, 재정지원 방안 및 법적조치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또, 지역별 농어촌 중점학교 육성방안 마련은 물론이고 농어촌 소재 인문계 또는 실업계 고등학교 자율학교 지정을 통한 지방 명문고 육성방안과 학생들에 대한 장학
2002-03-1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