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노동계의 위치가 사뭇 달라졌다고 한다. 경영자 측이 노조를 동반자로 인정하면서 대등한 노사 관계를 정립했다니, 이는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협의의 결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교육계도 교육정책을 심의 결정하는 국가적 차원의 조직이 필요함을 느꼈다.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개설해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댈 때가 된 것 같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그리고 한국교원노동조합 등의 단체 대표를 구성원으로 하는 `교육정책 협의체'를 구성해 상설기구화 할 때, 산적한 문제는 원만히 풀릴 것이다. `국민의 정부'라는 미명 아래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식의 낡은 정책으로 학교 현장은 황폐화된 지 오래다. 교육 실정을 경시한 탁상 행정이 엉뚱하게도 교원의 정년을 단축한 것이 그 화근이었다. 옛말에도 늙은 말이 길을 안다고 했다. 연륜이 중함을 일깨운 교훈으로서, 정년 고수의 당위성이 바로 이점에 있는 것이다. 원로를 우대하지는 못할 망정 내쫓은 처사는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실정이다. 그러니 정년 단축을 개혁의 치적으로 내세울 것이 아니라, 실리 없는 실책이었음을 솔직히 시인하고 당장 환원해야 한다. 이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계의 의견을 겸허하게 수렴하는…
2002-04-29 00:00얼마 전 독자면에 실린 한 교감 선생님의 `女관리직 비율 문제' 제하 글을 읽었다. 그리고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성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고, 모든 일이 남성 우위에 있을 때는 가만있다가 여성이 조금이라도 앞서거나 우세해지면 그것을 참지 못하는 남성들이 많다는 점을 느꼈다. 심지어 요즘 출판된 사전에서조차 남자와 여자의 뜻풀이가 너무나 차별적이어서 분개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여성에게 일정 비율을 할당해 임용하는 것은 양성평등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모든 법은 일관성 있게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여관리직 비율 문제를 쓰기 이전에 전국 교대 신입생의 일정 비율을 남학생에게 강제 배정하고 있는 사실을 적어도 언급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율경쟁으로 입학해야 하는 대학 선발 시험에서 여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고도 여자라는 이유로 낮은 점수를 받은 남학생에게 밀려 떨어지는 현실도 양성평등에 위반된다는 글은 어디에도 없어 못내 섭섭하다. 교감 선생님의 논리라면 `정상적인 제도에서는 뽑히지 못했을 남학생이 가산점을 받아 입학했을 때, 그 교사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승진에 있어서도 물론 `합
2002-04-29 00:00세간에는 육법(六法) 위에 `뗏法'이 있다는 말이 회자하고 있다. 이러한 풍자적 표현은 육법 중의 최상위법이 헌법인데 그러한 헌법 위에 있는 법이 뗏法이라는 의미다. 정치권은 물론, 교육계에까지도 `떼를 지어 떼를 쓰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풍토가 만연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지적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동시에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사회구조와 풍토를 꼬집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번에 한국교총이 참여키로 한 소위 `제3의 시민운동'인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의 활동은 바람직하고 앞으로의 역할을 기대해 보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시민운동은 중세의 시민운동이나 최근의 시민연대 활동과는 발상 자체가 사뭇 다르다는데 의미가 있다. 제3의 시민운동은 그릇된 이념과 그릇된 가치관, 무원칙과 독선, 왜곡된 평등주의, 집단 이기주의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중도지향의 시민운동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떼를 지어 끝까지 집단의 요구를 관철하는 집단행동 즉, 각계 각층의 떼쓰기 현상과 억지가 통하는 사례들에 대한 국민들의 식상함이 제3의 시민운동을 낳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 동안 일부 정치권과 시민운동가들은 말없이 지
2002-04-29 00:00최근 모 중앙일간지에 따르면, 광주시내 각급 학교 운영위원에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대거 진출하고 광주지역 학부모 위원 중에도 친 전교조 세력으로 볼 수 있는 참교육학부모회 회원이나 심지어 민주노총 조합원과 전교조 교원 친지들이 10% 이상 당선됐다고 한다. 실제로 전교조 측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학운위를 장악하기 위한 노골적인 기도를 숨기지 않고 교원위원은 물론 학부모위원과 지역위원에 조합원과 민노총간부, 그리고 소위 참교육학부모회 임원들을 진출시키는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는 이 같은 전교조의 활동이 건전한 학교운영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학운위를 장악하고 교육위원, 교육감 선거를 앞둔 계획적인 포석이라는 점이다. 새 학기 들어 학교현장은 교육위원 및 교육감 선거를 몇 개월 앞두고 학운위 개편과정에서 전교조뿐만 아니라 교육위원이나 교육감 선거에 뜻을 둔 일부 인사들에 의한 자기 사람 심기가 공공연히 진행되면서 패거리 선거판을 방불케 했다. 교육은 특정집단이나 세력에 의해 편향되게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에 헌법에서도 교육의 중립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점에서 최근 전교조가 교육과 무관한 발전노조 파업에 동조해 조퇴투쟁을 선언하고…
2002-04-22 00:00초등교에서의 한자교육 문제가 찬반 양론이 맞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얼마 전 13명의 前 교육부장관들이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청와대와 교육부에 건의하면서 논쟁이 일어난 것이다. 그분들의 주장을 빌리면 "언어 습득 능력이 왕성한 시기인 초등 학생에게 한자교육을 시켜야 하며 그 이유로 우리말의 70퍼센트 이상이 한자어로 되어 있어서 한글 교육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한자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글학회 등 한자교육을 초등교에서 반대하는 단체들은 한자를 모르면 우리 글을 이해 못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제시대에 교육받은 구세대들이라고 규정하고, 오늘날 젊은이들은 전혀 불편을 겪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그들은 한자를 많이 알아야 지식층이라는 신 사대주의에 젖어 있다고 강변한다. 어느 쪽의 주장이 더 타당성이 있는 지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우리 생활에 이미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는 한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초등교에서부터 실시하는 게 좋겠다. 세계 속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위상이 나날이 커지고 오래 전부터 한자를 쓰고 있는 일본뿐만 아니라, 북한도 한글 전용만을 고집하다가 1990년 이후에 초등교에서부터 2000자의 한자를 교육하고 있
2002-04-22 00:00최근 전국의 많은 학교에서 학교 교정에 `생명의 숲 가꾸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는 학생들의 영성지능 계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20C 전반에 중요한 쟁점이 되었던 IQ(지능지수)에 더해 1990년대에 다니엘 골먼은 감성지능 혹은 EQ(감성지수)를 논했으며 이어 MQ가 논의되었고, 근래에는 영성지능 혹은 SQ(Spiritual Quotient)가 주목받고 있다. 영성지능이 지능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이미 하버드대 심리학자인 하워드 가드너 교수도 이야기한 바 있다. 영성교육은 삶의 궁극적 의미탐구와 가치창출을 돕고 통합적, 창의적 사고를 촉진하며 영성과 감성, 지성과 도덕성 등을 조화시키는 전인교육을 지향한다. 그리고 학교 숲은 자연(自然) 영성교육의 훌륭한 장이다. 숲 속에서 화랑들처럼 심신을 연마할 수 있으며 산책, 자연관찰, 놀이, 백일장 등을 할 수 있다. 특히, 교사들과 학생들이 협력해 학교 숲을 가꾸어 나갈 때, 그 과정자체가 생명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생태계와 교감하는 자연 영성교육이 된다. 학교 숲 가꾸기에 있어서 나무 몇 그루 심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연의 숲 환경을 그대로 교정에 조성하면 교육적인 효과가 크게 고양된다. 나아가 학
2002-04-22 00:00몇 년 전 겨울방학에 열린교육동호회의 일원으로 일본의 한 초등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때 난 한 교실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모으고 선생님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천진스런 아이들의 모습에 정말 반해 버렸다. 교과서에 나오는 노래를 몇 번 시창하더니 금세 익힌 곡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악상을 살려 부르는 게 아닌가. 그것도 천사도 흠모할 만큼 즐겁고 아름다운 표정으로 말이다. 독보력이나 가창력 수준이 또래들보다 매우 높아 쉽게 곡을 익힐 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내 마음에 감동을 일으킨 것은 어쩌면 그렇게 평화스러운 모습으로 노래를 즐기듯이 서로 웃는 얼굴로 부를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물론 그렇게 감동을 느끼며 충격을 받게 된 이유는 평소 악을 쓰듯 노래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큰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혹 외국의 선생님들이 방문하셨으니까 그런 아름다운 표정으로 발성을 곱게 해 노래를 불렀을 지도 모르지만 내겐 기적 같은 장면처럼 다가왔다. 애국가를 부를 때만 해도 우리 교실의 아이들은 그 노래와 무슨 한이 맺힌 것처럼 악을 쓰며 부른다. 아니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개 수업을 할 때에도 수업이 진행되다 보면 어느 새 본색을 드러내고도 태연했기에
2002-04-22 00:00지난 15일 중학교 교내에서 친구를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평소 친구들을 폭행하며 괴롭히는 친구에게 불만을 갖고 있던 한 학생이 친한 친구를 운동장에서 때리는 것을 보고 복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일과중인데 집에까지 가서 흉기를 가지고 와 교실에서 수업중인 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것이다. 숨진 학생이나 범행을 한 학생 모두가 너무 불행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더욱이 이러한 끔직한 불행이 학교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 학교현장이 정말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인간교육,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과대규모학교, 과밀학급은 마치 거대한 공장이나 시장 같다. 인간성은 마몰되고 기계적인 일과만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질식할 것 같은 좁은 공간에서 수천명의 생기발랄한 청소년들이 소리지르고 뛰고 있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과도기이고, 제2의 반항기이며, 질풍노도의 시기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청소년기의 학생들을 교육하기에 우리의 학교는 너무 좁고 너무 기계적이며, 너무 비정서적이다. 이러한 학교여건과 분위기에서 사랑과 우정을 학습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부모가 이혼한 결손가정의 외로운 학생들, 성
2002-04-22 00:00자연계열 응시자가 98년 42%에서 2002년 27%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른 다양한 해결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중고등학교의 과학 내용이 너무 어려워 쉽게 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편안, 교차지원을 억제하기 위하여 감점제를 도입하거나 교차지원을 하는 대학에 불이익을 주는 안, 이공계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안, 과학 기술 관련 연구소의 복지 확대 등 다양한 유인책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유인책이 단기적인 효과가 있을 지는 모르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 그런가? 비근한 예로 의학계와 법학계의 경우를 보자. 의학과 법학 분야는 그러한 유인책을 전혀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 의과대학은 학비가 비싸고 수학연한도 길다. 그렇다고 장학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법학과는 어떠한가? 판검사가 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언제나 높은 경쟁률을 유지한다. 우수한 학생들이 의과대학에 많이 지원하는 이유는 졸업 후에 경제적인 부가 보장이 되어 있기 때문이며 법학과의 경우는 고시에 합격만 하면 최고의 명예는 물론 신분 상승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2002-04-22 00:00고등학교는 2002년까지, 그리고 초·중학교는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감축하겠다는 이른바 '7.20교육여건 개선계획'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이 전국의 초·중등학교 2378개교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60% 이상의 학교가 공사를 완료했거나 시행중이거나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공사를 완료했거나 진행중인 학교의 대다수가 수업 등 교육활동에 피해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고등학교의 10% 이상이 공사할 계획으로 있어 금년 2월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이미 차질을 빚고 있었다. 사실 7.20계획은 학교 시설분야 뿐만 아니라 교원수급에 있어서도 실패가 예견된 것이었다. 초등교사가 부족하자 중초임용을 시도했으나 교육계의 반발에 밀려 교대 편입학과 같은 편법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2년은 지나야 임용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7.20계획에 따른 혼란을 보면서 다음과 같이 충고하고자 한다. 첫째, 더 이상 본말이 전도된 정책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교육여건 개선은 교육수혜자인 학생들에게 보다 좋은 교육을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여건개선을 빌미로 교육활동이 위축된다면 이는 잘못된 것이다. 후일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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