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8월 29일 경술국치로 대한제국을 지배하게 된 일본은 한국인을 충성스러운 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제도를 개혁해 1911년 제1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했다. 보통학교의 교육 연한을 종래의 6년에서 4년으로 단축하고, 한국인에게는 실업교육을 강조하고, 고등교육은 받기 힘들게 했다. 이는 기초 교육만을 시켜 일본이 필요로 하는 심부름꾼이나 생산시설 등에서 잡일을 시키기 위한 것이다. 일본의 교육 정책에 반발하여 사립학교가 많이 세워지자, 일본은 이를 통제하기 위해 사립학교 규칙(1911. 9. 15)을 공포했다. 사립학교 설립이 어려워지자 민족주의자들은 야학이나 개량서당을 통해 민족의식을 고취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제는 이마저도 1918년 ‘서당규칙’을 만들어 무산시키려 했다. 3.1운동 이후 탄압 심해져 3.1운동은 일본의 교육 정책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국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으로 반일감정이 커지자 한국인을 회유하기 위해 1922년 제2차 ‘조선교육령’을 발표했다. 보통교육 연한을 일본과 동일한 학제로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고, 3면(面) 1교(校) 정책을 내세우며 학교 수를 늘리고 교사 양성을 위한 사범교육도 실시했다. 또 고등교육으…
2025-08-07 16:06교육기본법 제14조와 교육공무원법 제34조, 교원 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3조는 교원 보수 및 처우를 우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반직 공무원과 다르게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이 법의 취지가 무색하도록 역차별을 받고 있다. 교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2005년 이후 부활한 공무원의 ‘장기재직휴가’ 제도에서도 차별이 발생했다. 교육부가 ‘교원은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해야 한다고 ‘교원휴가에 대한 예규’를 개정한 것이다.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연가보상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학기 중엔 일반공무원처럼 학습 휴가, 퇴직 1년 전에 사용할 수 있는 공로 연수도 사용할 수 없다. 개인적인 사유가 발생해도 연가 등을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도 없다. 극히 제한된 여건과 환경에서 연가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등은 직급 보조비가 매월 별도로 지급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교사는 관리자 외에는 직급 보조비가 전혀 지급되지 않는다. 일반직 공무원은 장기재직휴가를 사용할 수 있고, 이것도 유급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교원의 경우 사실상 방학이 아니
2025-07-28 09:10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상태에서 교사의 길로 들어선 지 30년이 훨씬 지나 정년퇴직이 다가왔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오물이 너무 많아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날에는 아이들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학교 입장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재단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과 공감하기 보다는 경계의 벽을 더 높이 쌓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스로 벽을 만들어놓고 역으로 그 벽을 다시 허물겠다는 헛발질을 하기도 했던 것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린다. 시행착오 거듭했던 초임 시절 교사의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담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담임을 할 때는 훌륭한 선배, 동료 선생님들이 학생을 지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따라 해보았다. 그러나 그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때도 있었다. 내 몸에 맞지 않게 엄격한 척 흉내 내면서 학생 지도를 한 결과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었다. 이런 시행착오를 몇 년 거듭하다 보니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아이들이 내 의도대로 따라 움직인다는 것을 몸으로 터득했다. 내 얼굴에는 교사라는 이미지보다는 시골 동네 아저씨 같은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25-07-28 09:10고교학점제는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고, 깊이 있는 학습과 학생 주도형 수업을 목표로 시작됐다. 학생은 과목별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고 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하면 학점을 이수한다. 3년간 192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졸업할 수 있다. 제도만 놓고 보면, 다양성과 자율성이 강조되는 미래 교육에 어울리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교사·학생 모두에 부담 늘어 그러나 현장에서 운영해 보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새로운 부담이 생기고, 교육 본질이 흐려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우선 그 시작 시점이 지나치게 이르다. 중3학년 또는 고1학년부터 진로와 연계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중3~고1은 학교 수업을 통해 진로를 탐색해야 할 시기이며 아직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다. 진로가 뚜렷한 일부 학생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선택의 자유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담임제 중심의 생활지도와 교육 연계성이 약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수업 시간마다 다양한 반의 학생들과 이동 수업을 하게 되며, 학급 내 소속감은 점차 희미해진다. 학생들은 서로를…
2025-07-28 09:10시간이 지나면 많은 일이 잊히거나 희미해진다. 그러나 잊을 수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 우리 교육사에 큰 변곡점이 된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9일 제주 교사 49재에 이어 18일 서이초 교사 순직 2주기를 보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폭우로 언론과 사회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크다 할 것이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우리 사회는 서이초 교사 순직 2주기를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 떠나보내지 말고 그 의미와 과제를 살펴봐야 한다. 첫째, 심각한 교실 붕괴, 교권 추락의 현실과 심각성을 사회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교원들은 ‘좋은 교육은 기다림이다’라는 신념으로 제자와 학부모에게 상처를 받아도 참아 왔다. 그러한 고통을 국가가 알아서 법으로 보호하고 지켜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둘째, 권리만 내세우고 의무와 책임을 소홀히 하는 사회와 학교 문화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왜곡된 인권으로 같은 교실 친구의 학습권과 교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늘고, 수업을 방해하고 학칙을 어겨도 교사는 어찌할 수 없는 존재가 돼 버렸다. 민원과 상담이라는 이름으로 폭언과 들어줄 수 없는 요구가 난무하고
2025-07-21 09:10방학은 교사에게 쉼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음 학기를 위한 ‘업그레이드’의 시간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교육 전반에 빠르게 스며드는 지금, 우리는 ‘AI에 밀리지 않기 위해’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갈고닦아야 할 필요가 있다. AI 시대 준비하는 시간 AI가 수업을 돕고, 학생 수준을 정밀하게 분석하며, 교사 행정 업무까지 지원해주는 시대다. 이제 교사는 기술을 회피하거나 수동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며, 그것을 통해 학생들과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방학은 그런 준비를 하기에 더없이 소중하고 적절한 시간이다. 방학을 앞두고 이번엔 AI 관련 도서를 여러 권 읽고, 실습 중심의 원격연수를 수강할 계획을 세웠다. 평소 관심은 있었지만 바쁜 학기 중에는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주제들을 정리하고, 다양한 AI 도구를 직접 실습해보며 배움의 즐거움을 다시 느껴보려 한다. 또 매일 30분 이상 산책을 하며 건강을 챙기고, 평소 지나쳤던 골목길이나 자연 속에서 새로운 시선을 얻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결국 좋은 수업은 교사의 ‘삶의 밀도’에서 비롯되며, 그 밀도는 교사의
2025-07-21 09:10한국교총은 1980년부터 일본교육연맹과 매년 교류하면서 교육 현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다. 9~11일 일본에서 열린 36회 한일교육문화교류회에서는 이타바시구립 카미이타바시 제2중학교 견학과 양국의 등교 거부 문제에 대한 연구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공간 재구성 통한 변화 인상적 카미이타바시 제2중학교는 도쿄도 이타바시구에 위치한 공립중학교로 2025년 현재 1, 2학년 5개 반, 3학년 4개 반 246명의 학생과 23명의 교사, 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역 학생 수 감소로 인근 중학교와 통합했다. 2023년 완공된 학교 건물은 동서남북 어느 곳에서나 접근이 가능한 미디어 센터를 중심으로 중앙 계단(독서, 발표, 휴식 공간 역할을 하도록 설계됨)과 연결돼 있다. 이 학교는 교과교실형 수업 방식을 운영하고 있어 3층과 4층에 4개씩 있는 교과 수업 교실 간 이동이 빈번했다. 학급별로 개인 사물함이 있는 작은 공간에서 담임 선생님과의 조례 등 활동이 이뤄지고, 이후 교과교실로 이동해 수업을 받는다. 이동 과정에서 미디어 센터 등의 공간에서 타 학급, 타 학년과의 접촉이 빈번한데, 이러한 접촉을 통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2025-07-21 09:10상록수의 주인공 심훈이 1935년에 쓴 작품 상록수로 주인공 최용신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며 상록수 정신은 곧 최용신의 정신으로 나타내게 됐다. 또한 일제침략기 농촌계몽운동을 하는 많은 조선 청년의 모범 사례가 되기도 했다. 그녀가 농촌계몽운동에 뛰어든 것은 협성여자신학교에서 가르침을 준 황애시덕의 영향이었다. 황애시덕은 경기도 광주(현재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하며, “이론을 익히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1931년 10월 YWCA 농촌지도사 자격으로 경기도 수원군 반월면 사리 샘골(천곡: 현재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에 파견된 최용신은 예배당을 빌려 한글·산술 등을 가르쳤다. 학생 수가 늘어나자 마을 사람들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1933년 1월 15일에 샘골강습소를 건설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던 최용신은 각기병으로 귀국해 “조선의 부흥은 농촌에 있고, 민족의 발전은 농민에 있다"는 호소문을 기고하는 등 농촌계몽운동에 힘쓰다 지병이 악화돼 1935년 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샘골강습소는 지역민과 교회, 자원봉사 교사들에 의해 유지되다, 광복 이후 최용신의 약혼자 김학…
2025-07-17 16:11지난해 교원 950명이 징계를 받았다. 2023년 980건, 2022년 962건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작지 않은 규모다.국회 교육위원회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교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 음주운전이 177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성 비위가 126건, 학생 체벌·아동학대 77건, 교통사고 70건, 복무규정 위반 50건, 금품수수·횡령 건 27건 순이었다. 음주 운전·성 비위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징계 이유 순위 상위라는 것은 큰 문제다. 음주운전과 성 비위는 패가망신하는 범죄행위다. 어떠한 이유와 변명도 쉽지 않다. 대법원은 2000년 판결을 통해 ‘교원은 항상 사표가 될 품성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고 학문의 연찬과 교육 원리의 탐구 및 학생 교육에 전심전력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엄격한 품위 유지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잔만 마셨다, 가까워서, 대리 기다리다 지쳐서’ 등의 변명이 자신과 타인, 가족의 소중한 삶을 지켜주지 않는다.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난 높은 성인지 감수성도 요구된다. 격려차 토닥여주는 행위, 안아주는 행위, 악수 강요 등 학생과의 불필요
2025-07-14 09:00학교 현장체험학습은 교육적 효과와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는 교실 밖 다양한 분야의 체험 활동이다. 오늘날 가족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예전과 같은 설렘은 많이 희석됐지만,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필요에도 불구하고 이제 현장체험학습은 교원들에게 꺼려지는 행사가 돼버렸다. 각종 업무부담에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이 전부 교사의 몫이기 때문이다. 오롯이 학생들을 위한 마음으로 현장체험학습을 준비해 온 교사들은 이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다. 안전을 담보하고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안전사고에 대한 교원의 민·형사상 면책 조항’을 담은 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모호한 법 조항과 교육당국의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교사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또자녀들의 현장체험학습을 왜 막냐며 항의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에도 노출돼 있다. 교총 등이 학생 안전과 교사 보호가 보장되지 않는 현행 체험학습 폐지를 촉구하는 이유다.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학생 사망사건에 대한 2심 첫 공판이 9일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렸다. 1심 재판부가 인솔교사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교직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매뉴얼
2025-07-1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