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에 봄꽃들이 길손들의 눈을 끈다. 텃밭 귀퉁이 심어 놓은 수선화도 화사하게 꽃을 피웠고, 산의 진달래도 연붉은 꽃잎을 물고 나왔다. 일찍 핀 목련은 어느새 툭툭 생명을 내리고 있다. 그렇게 꽃은 두근거림으로 생명을 몰고 왔다 두려움으로 생명을 거두어가기도 한다. 시인에게 첫 시집은 두려움이고 두근거림이다. 그동안 가슴속에 간직해둔 비밀을 낯선 이들에게 드러내놓는 것은 두려움과 떨림의 교차로와 같다. 중년의 나이에 첫시집 를 김길애 시인도 그 떨림과 두려움이 있었나 보다. 말머리에 누군가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두렵고 어색한 날들이었지만 이제 누구의 눈이라도 마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뻘바깥으로 밀려나온 바지락이 해를 물고 있다 가슴이 훈훈해지길 기다리고 있다. - ‘무의도’ 모두 군더더기가 없는 세 줄짜리 짧은 시이지만 많은 함축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바지락은 스스로 나온 게 아니다. 외부적인 힘에 의해 밀려나와서 해를 바라보고 있다. 팍팍한 가슴 훈훈해지길 기다리면서 말이다. 개펄은 바지락의 생명의 터전이다. 그런데 매립과 개발과 오염으로 개펄은 죽어가고 있다. 개펄의
일본의 국공립 초등학교 6년과 중학교 3년생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되는 학력테스트가 성적 공개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21일 전국적으로 치러진다. 문부과학성 주관으로 실시되는 전국 학력테스트는 지난 2007년 '유도리(여유있는) 교육 정책'으로 인한 학력 저하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40여년만에 부활된 뒤 이번이 3번째다. 지난 두차례 테스트에는 아이치(愛知)현 이누야마(犬山)시가 불참했으나 이번에는 모든 국공립교가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다. 그러나 전국의 사립교들은 참가율이 2007년 62%에서 이번에는 48%로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테스트에서는 국어와 산수(수학) 2과목을 각각 '기초지식'과 '지식활용'으로 나눠 기초수준의 실력을 측정하며, 이와 더불어 학생들의 생활습관과 학습환경 등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곁들여 실시된다. 시험 결과에 대해서는 각 지역과 학교간의 서열화를 막고 과열경쟁을 예방하기 위해 전체적인 학력 경향을 보여주는 결과와 전국 47개 광역지자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별 성적만을 공표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성적을 포함한 개인 정보도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두차례의 테스
한국교총은 16일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제138차 교권위원회 및 제75차 교권옹호기금운영위원회를 열고, 경기 A고 B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받은 폭행에 따른 손해배상 민사소송 청구에 250만원의 소송비를 지원키로 하는 등 8건의 교권관련 사건에 1855만원을 보조키로 했다. 지원이 결정된 사건 중 주요 사례와 지원규모는 다음과 같다. ◆학부모의 폭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경기 A고 B교사·250만원)=B교사는 2007년 전임교내 복도에서 이모 학생의 두발 지도 중 이를 목격한 학부모로부터 구타를 당했다. 점심시간에 사건이 발생해 학생 수백명이 이를 목격했다. B교사는 이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일부 승소(3656만5980원 배상 판결)했으나 불복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학교안전사고 손해배상 피소(부산 E고 F교사·250만원)=2003년 F교사의 체육수업 중 박모 학생이 쓰러져 ‘좌측중노동맥 경색’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당시 학교안전공제회를 통해 치료비 및 위로금을 전달하고, 모금활동을 통해 성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5년이 지난 2008년 12월 학부모가 학교법인 및 F교사를 대상으로 2억 7천여만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녹색 성장에 필요한 인재 육성을 위해 '에코그린스쿨'(친환경 녹색학교) 25개교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에코그린스쿨로 지정된 학교는 1천만원씩의 예산을 지원받아 교내 녹지공간 조성, 그린교육 환경 조성, 에너지 절약 및 자원 재활용 교육 등을 실시한다. 에코그린스쿨은 공모에 신청한 62개교 가운데 계획서를 심사해 초 13개교, 중 7개교, 고 5개교를 선정했다. 녹지 공간 조성 및 운영 기술 지원을 위한 에코그린스쿨 기술 지원학교 4개교도 함께 지정했다. 에코그린스쿨로 지정된 학교는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 군포 당정, 김포 서암, 부천 덕산, 수원 한일, 수원 화양, 여주 점동, 용인 신월, 용인 흥덕, 이천 마장, 용인 신리, 고양 가좌, 고양 지축, 파주 금신 ▲중학교 = 성남 청솔, 안산 부곡, 용인 서원, 성남 성일, 용인 용천, 동두천 송내중앙, 포천 포천여 ▲고등학교 = 김포 사우, 안양 부흥, 평택 안일물류, 화성 두레자연, 남양주 남양주공 ▲기술지원교 = 용인 바이오고, 수원농생명과학교, 여주자영농고, 고양고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한해에 수만명씩의 중고등학생들이 졸업 이전에 학교를 떠나고 있다. 개중에는 외국유학 등 부모의 특별한 계획이 있어 학교를 그만두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러저러한 이유로 대책없이 중도하차하는 경우들이다. 매년 이 엄청난 수의 청소년들이 사회구성원이 되기 위한 충분한 준비 없이 교문을 나서고는 거리를 배회하거나 실의에 빠져 있고 심지어는 악의 소굴에 빠져들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면 실로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또는 가정의 부득이한 사정으로 학교를 떠난 학생들이 갈 곳이 어디이겠는가. 거리를 방황하거나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거나 또는 그늘진 곳으로 빠져드는 일 모두가 사회불안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사회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소위 대안학교이다. 제도권 학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단점을 보완해서 열린 눈으로 청소년의 세계를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학교를 세우자는 취지는 매우 바람직하고 실제로 성공적인 사례도 종종 있는 줄로 안다.
내년부터 기숙형 공립고, 자율학교 등의 타 지역 학생 선발 비율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주목된다. 각 시도 교육청은 6월 말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어서 이들 학교 입시를 준비중인 학생, 학부모들은 발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검토 배경은 = 지난 15일 처음으로 공개된 전국 16개 시도 및 232개 시군구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결과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지역은 전남 장성군과 경남 거창군이었다. 군 단위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대도시권을 제치고 전국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유를 분석한 결과 이들 지역의 높은 성적을 '견인'한 주인공은 전남 장성고와 경남 거창고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두 학교는 모두 자율학교이면서 기숙사를 갖춘 학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율학교'라는 것은 전국 단위 학생 선발이 가능한 학교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기숙사까지 있으면 전국에서 우수 학생들이 몰려들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학교의 교육방식 자체도 훌륭하지만 애초부터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전국에서 많이 입학했기 때문에 학교의 성적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외부에서 우수학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겨우내 웅크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달릴 수 있는 마라톤 시즌이 시작되는 좋은 계절이다.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체력, 기술, 정신력, 운동량 등이 기본이 되겠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과 컨디션 조절, 영양관리도 중요한 요소이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몸 상태는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좋은 기록을 목표로 삼아 달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마라톤 완주를 위해서는 평상시 몸 관리와 에너지 보충이 중요하다. 전문 선수처럼 극단적인 식이요법은 피하는 게 좋으며, 탄수화물 보다는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고 수분도 충분히 섭취하고, 기름기가 적은 고기와, 야채를 평소보다 많이 먹는 게 유리하다. 대회 3일 전에는 단백질은 피하고 밥, 빵, 감자, 면류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 대회 전날에는 가벼운 조깅과 약간 빠른 질주로 페이스 감각과 몸의 리듬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대회 당일 아침 식사는 출발 3시간 전에 끝내는 것이 좋으며, 배가 부를 정도로 많이 먹으면 곤란하다. 찹쌀밥이나 찰떡을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만큼만 꼭꼭 잘 씹어서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먹도록 하자. 복장은 대회 당일 날씨에 맞
최근 공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분석 결과에서 전국 최상위 성적으로 화제를 모은 전남 장성고, 경남 거창고 등 '기숙형 고교'에 내년부터 타 지역 학생들의 입학을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외부에서 우수학생들이 지나치게 많이 몰릴 경우 정작 해당 지역 학생들이 소외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 방안이 확정되면 우수학생 유입 효과로 인해 학교 성적이 올라가는 현상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전국 각 지역의 수능성적이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인천, 경남 등 일부 교육청을 중심으로 기숙형 고교 및 자율학교의 학생선발을 제한하는 방안이 본격 검토되고 있다. 검토 대상은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에 따라 내년 3월 문을 여는 기숙형 공립고 82곳과 현재 전국단위 선발이 허용되고 있는 자율학교 등이다. 이번 수능성적 발표에서 군 지역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대도시권의 학교들을 제치고 전국 최상위 성적을 기록한 전남 장성고, 경남 거창고는 둘다 기숙형 사립학교이면서 자율학교로 지정돼 있다. 학생선발을 제한한다는 것은 신입생을 뽑을 때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모집할 수 없게 하거나 군 또는 시도 단위로 학생
유치원은 유아를 교육하는 학교다. 일제 강점기의 잔재인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꿨듯이 일제가 남긴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바꿔야 한다. 2004년 유아교육법이 제정돼 유아공교육체제 구축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그간 제정되거나 정비된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평생교육법에 유아교육법까지 제정돼 명실상부한 국민교육체제가 정비된 것이다. 그러나 유아교육법 제정 당시 유아교육계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이란 유아교육기관 명칭을 ‘유아학교’로 변경하는 조항이 빠져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유치원’이라는 명칭을 ‘유아학교’로 바꾸어야 하는 데에는 단순한 명칭변경 이상의 이유가 있다. 첫째, ‘유치원’이라는 명칭은 일제가 일본인 자녀들의 유아교육을 위해 1897년 부산에 세웠던 ‘부산유치원’에 그 기원을 둔 것으로, 일제강점기의 잔재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일제에 의해 유아교육이 시작된 중국에서는 일제가 만든 ‘유치원’이란 명칭을 1945년 해방 이후 ‘유아원’으로 바꾸었다. 이와 같은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굳이 이 용어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우리 스스로도 일제 강점의 잔재인 국민학교라는 용어를 이미 초등학교로
교총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성적 공개는 ‘대책도 없이 발표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총은 15일 성명을 내고 “수능성적 자료 공개는 연구 및 정책개선이라는 목적에 한정해 적법하고 절차적 정당성에 근거해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교과부와 평가원이 소모적 논란과 학생, 학부모, 학교의 혼란을 고려치 않고 이를 발표한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수능성적 자료 공개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남은 시점에서 이른 공개한 것과 관련해 교총은 “(평가원이)조급증에 사로잡혀 충분한 여론수렴과정이나 법적․절차적 정당성도 없이 수능성적이 좋은 지역으로 학생, 학부모의 ‘교육 엑소더스’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또 교총은 “평가원이 수능성적 공개를 통해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과 고등학교 교육성과를 판단하고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수능성적 자료에는 이 같은 정보를 충분히 담고 있지 못하다”며 “제반 변인에 대한 분석 없이 시도별, 시군구별 수능성적 차이만 드러내 지역을 서열화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를 전했다. 김동석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