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게임중독과 관련된 한 토론회에서 한 학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아이들이 게임에 중독되어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잠도 못 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가족은 게임에 중독된 아이 때문에 심각한 불화를 겪고 있었다. 공부에 지친 아이들이 새로운 활력소를 찾기 위해 선택한 인터넷게임에서 왜 빠져나올 수 없는 것일까? 왜 가족들과 불화가 생겨 가족해체위기로까지 가는 것일까? 이는 인터넷게임의 특성 때문이다. 인터넷게임 이용자들은 키보드의 단추들을 쉬지 않고 조작해 이를 통해 게임의 내용을 주도적으로 생성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직접적인 보상도 받게 된다. 자신들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게임아이템을 획득하게 되면서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그것을 지키고 더 좋은 것으로 향상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게임을 중단하면 보상물이 약화되거나 사라지게 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중단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게임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놓은 보상물을 지키지 못하게 게임중단을 요구하는 가족들과는 당연히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고, 게임에 빠져들수록 불화의 정도는 점점 깊어
이웃나라 일본이 유례없는 재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대지진이 땅의 지축을 흔들어 놓았고 쓰나미가 마을을 휩쓸어 갔으며, 원전까지 폭발해 방사능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가히 삼중고다. 이 세 겹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이웃나라를 과연 외면할 수 있는가. 누가, 어떻게 외면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얼굴을 보라. 비록 그들이 대성통곡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악을 쓰며 울부짖고 있는 것도 아니나, 그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하고, 그들의 표정엔 두려움이 드리워져 있다. 엄마와 딸이 헤어졌고 남편과 아내가 생과 사를 두고 갈라섰다. 폐허가 된 마을엔 사라져간 사람들의 행방을 묻는 애끓는 쪽지들만이 그득하다. 무기력한 현실 앞에 오직 기적만을 바라며 망연자실해 있는 그들의 모습이야말로 두 눈 뜨고는 볼 수 없는 참혹한 광경이 아닌가. 지금 일본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간절히 부르짖고 있다. 하늘을 향해, 땅을 향해, 바다를 향해 두발로 서게 해달라며 부르짖고 있다. 그들이 부르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자신들을 붙들어 달라고 내미는 손이 보이지 않는가. 우리야말로 그들이 부르짖는 소리를 귀담아 들어주는 응답자가 되어야 하고 그들이 내미는 손길을 잡아주는 도우미가 되어야
현직 교사가 제안한 이러닝 모델이 아시아 지역 최우수 혁신교육사례로 선정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유동욱(37·사진 오른쪽) 대구 월암초 교사. 유 교사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태국 푸켓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 교육포럼’에서 최고상에 해당하는 ‘최우수 협력 사례’에 선정됐다. 이 포럼에서 유 교사가 발표한 것은 2009년부터 수업에 적용해온 웹을 이용한 e-PBL(Problem-Based Learning․문제중심학습)으로 문제중심학습을 이러닝과 접목시킨 것이다. 유 교사에게 아시아 포럼 수상 소감과 e-PBL 활용 수업에 대해 들어봤다. - 수상 비결과 소감은. “다른 아시아 교사들이 프로그램 게임 학습 쪽으로 접근을 많이 해 상대적으로 차별화돼 보였던 것 같다. 평소 이러닝에 관심이 있었을 뿐인데 생각지도 않게 큰 상을 받아서 얼떨한 기분이다.” - ‘e-PBL 활용 수업’을 설명한다면. “참여, 협력, 공유는 웹 2.0 시대를 대변해주는 키워드로 학생들의 학습활동에서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e-PBL을 활용한 수업은 협동학습이 가능한 문제중심학습을 웹과 접목한 것이다. 학생들은 보통 들은 것은 잘 잊어버리고, 본 것
사상 유례없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한 순간에 가족과 삶의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일본을 돕기 위해 한국교총이 발 벗고 나섰다. 교총은 조선일보, 6개 구호기관․단체와 함께 성금 모금 운동에 나서는 한편 일본교직원조합과 일본교육연맹에 서한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교총은 16일 전 회원에게 ‘일본 돕기 성금 모금에 참여하자’고 독려하는 이메일을 발송해 모금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한국교총 안양옥 회장은 “아픈 과거사를 벗어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절망에 빠져 있는 이웃 나라를 돕는 길이야 말로 올바른 교육”이라며 “일본의 학생, 학부모, 교원들이 다시 희망을 찾고 정상적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성금 모금에 동참하자”고 했다. 전국 학교에서 일본을 돕기 위한 학생들의 위로 편지 쓰기와 모금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 성지여고도 학교에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성지여고는 이번 피해 중심지인 일본 센다이 지역 시라유리고교와 2006년부터 자매결연을 맺고 활발한 교류를 해왔다. 유재식 성지여고 교사는 “2009년에도 지진피해로 교류활동을 못했는데 이번 대지진에 큰 피해를 입었다고 들었다”면서 “가족처럼 생각하던 자매결연 학교 지역의 피해를 알고
봄철의 섬진강은 따사로운 햇살과 하늘빛을 담은 강물이 보석처럼 반짝이고, 강줄기 주변은 매화·산수유·벚꽃이 연달아 꽃 잔치를 벌여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남쪽 바닷가부터 시작된 봄소식이 섬진강을 거슬러 기차마을 곡성까지 왔다. 봄맞이 나간 곡성에서는 기차와 심청을 테마로 조성된 것들을 많이 만난다. 이웃하고 있는 남원이 춘향골이라면 곡성은 심청골이다. 곡성군문화관광(http://www.simcheong.com)에 의하면 1700여 년 전 철의 주산지로 무역선이 왕래하였던 곡성이 심청의 고향으로 떠오르면서 오곡면 송정마을에 심청과 효를 테마로 하는 심청 이야기 마을이 조성되었다. 196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옛 곡성역과 버려졌던 섬진강변 철길이 기차 테마파크로 조성되며 섬진강기차마을(http://www.gstrain.co.kr)로 이름을 바꾸고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빠~ 앙~" 기적을 울리고 굴뚝에서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증기기관차를 만난다. 인터넷이나 현장 매표소에서 승차권을 구매하면 어려웠던 시절의 애환과 추억이 깃든 증기기관차를 타고 곡성역에서 가정역(10㎞)까지 시속 30~40㎞의 느린 속도로 옛 전라선 철도 위를 달릴 수
나는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하는 편이다. 책은 나에게 여유를 선물한다. 바쁜 일상에서 책을 손에 들면 한가로움이 번져온다. 나이를 먹어가도 늘 결핍의 영역이 커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책이 있어 그것을 메울 수 있다. 나는 세계와의 소통을 책으로 한다. 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 결국 답을 얻거나, 최소한 얻는 과정을 알게 된다. 힘들 때도 책은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책은 거친 세상에 외롭게 걸어가는 나의 동반자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었다. 이 책은 젊은이가 폐허처럼 보이는 마을에서 한 양치기 노인을 만나면서부터 생기는 이야기다. 젊은이는 프랑스의 알프스 여행길에서 물을 찾아 폐허가 된 마을을 헤매며 불모의 땅을 걸어가다 양치기 노인을 만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받는다. 젊은이는 노인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고, 그 다음 날 노인이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 것을 보았다. 양치기 노인은 55세 된 엘제아르 부피에로서, 아내와 아들을 잃었다. 산에 들어와 홀로 도토리 파종을 시작한 지 3년이 되었다. 그는 나무가 부족하여 땅이 죽어가고 주민들이 포악해진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땅은 아니지만 산 곳곳에 너도밤나무뿐
소규모 테마소풍이라는 것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부터 대략 10여년 전으로 기억된다. 유행이라는 표현이 다소 맞지 않을 수 있다. 교육청에서 그렇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각급 학교에서는 2~3개 학급이 하나되어 소풍을 다녀왔다. 소풍을 다녀오긴 했지만 학생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학급별로 장소가 제각각인 관계로 불만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어느 반은 열차를 타고 갔다왔고, 어느 반은 인근 공원을 찾았다면 당연히 학생들의 입에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게 마련이다. 단체로 한개 학년이 함께 가는 것에 비해 교사들은 훨씬 더 어려움을 겪었었다. 장소 선정부터 가정통신문발송까지 모든 것을 담임교사가 맡아서 해야 했다. 두 세명이 하던일을 담임교사가 혼자서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담임교사가 바쁘고 힘들더라도 학생들의 요구가 테마소풍이라면 그렇게 해야 옳다. 그러나 학생들이 원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 이후 테마소풍은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사라진 풍경이 되었다. 여러가지로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교육감이 바뀌면서 정책이 변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좀더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테마 수학여행 차례다. 한꺼번에 단체로 움직이는 수학여행은 교육적 효과가 없기
백석고 교직원들은 수준별 교과교실제 우수학교로 선보이는 용인의 동백고를연수차 방문했다. 말로만 듣던 교과교실제의 모습은 대학의 교실 틀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듯했다. 학생들이 교실을 찾아다니면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동적인 면과 교사는 준 연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과별 소규모 교무실이 눈동자를 놀라게 했다. 교실 곳곳에는 학생들이 학습에 필요한 다양한 교구재가 마련되어 있었고, 통로에는 학생들의 사물함이 넓게 자리잡고 있어, 한편으로는 이런 학교가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또 학생들의 쉼터로서의 역할을 하는 뜰은 아늑하게 꾸며져 있어 더욱 환상적이었다. 과별로 선생님이 모여 있어 교사들 사이에 의사소통도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학습에 필요한 교구재의 활용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었다. 동백고가 이처럼 우수한 학교가 되기까지는 처음부터 우수한 학생들이 이 학교에 모여 들었기에 수준별 교과교실제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동백고 교감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그야말로 당시에는 변두리 학교여서 학생들의 수준이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이들을 학습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도록 하기 위해서 관리자와 교사들은 하나되어 늦은 시간까지 지도하는 헌신적인
현재 격주로 실시되고 있는 초·중·고등학교의 주 5일 수업제가 이르면 내년부터 전면 실시될 전망이다. 이 같은 학교의 주 5일제 도입은 올 하반기부터 주5일 근무가 사실상 전 사업장으로 확대 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한 달에 두 번 실시하고 있는 주 5일 수업을 전면 확대하기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사실 교과부, 시·도교육청, 대학에서는 2005부터 토요 휴무를 시행하여 왔으나 유독 초·중·고등학교만은 그 실시를 미루어온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맞벌이 부모의 탁아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주 5일제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주 40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고, 이번 시행에는 교과부와 고용부도 주5일 수업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장시간 근로 시간의 단축이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면서 주말에 가족과 함께 하는 여가 활동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도 여가 활동 증가로 문화 및 관광 산업발전에 도움에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주5일 수업제를 찬성하고 있다. 주5일제 수업에 찬성하는 이유는 ①가족과 함께할 시간의 필요하고 ②수업부담을줄이며 ③학생들의 다양한 체험기회가 부족하다 등이고, 반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