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낙엽이 거리를 알록달록 채우고, 바스락 소리를 내며 곧 겨울이 왔음을 알린다. 흩날리는 낙엽을 온몸으로 맞으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고 낙엽 쌓인 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긴다. 그런데서 진면목을 찾아내는 게 인생살이의 묘미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자연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수목원이다. 수목원이라고 하면 대부분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에서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도 수목원이 있다. 한밭수목원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건 대전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근린공원으로 문화예술의전당, 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등 문화 예술의 메카인 둔산대공원 내에 위치한다. 도시민에게는 이런 명소가 도심에 있다는 게 행복이다. 이맘때의 수목원은 '마지막 잎새'처럼 늦자락까지 매달고 있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퍼즐을 맞추듯 조각난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다. 여가를 즐기려는 시민이나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잠깐 시간을 낸다면 도심 가운데서도 깊어가는 가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한밭수목원은 정부대전청사, 갑천, 엑스포과학공원의 녹지와 생태 축을 연계한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인공수목원이다. 식장산ㆍ계룡산ㆍ우성이산 등 대전 인근의 산과 들
학교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곳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학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고 신선한 곳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의 학교는 고귀한 어린 생명을 죽음으로 이끄는 도가니가 되었다. 모든 국민이 경악하고 학교사회가 불안해 하고 있다. 어느 전문상담교사의 이야기다. “학교폭력은 솔직히 끔찍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로 불러내서 치마가 짧다. 눈빛이 싸가지 없다고 쥐어박고, 숙제해 오라고 협박하고 안 해오면 때리고, 준비물 빼앗아가고, 미술 과제물도 빼앗고… 거의 종처럼 부리다가 필요 없으면 버리고, 왕따 시키고 다른 아이를 또 영입해서 데리고 놀다가 또 버리고… 남자 아이들은 약한 아이를 때리고 욕하고, 오토바이에 매달아 달렸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우리학교 아이들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면 학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현장이 이렇게 변하기까지 정부와 교육당국, 그리고 학교는 무엇을 했으면 학부모는 무슨 교육을 기대하고학교를 보냈느냐다. 모든 학교의 상황은 아니지만, 한 마디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모두가 교육에 방관만 했단 말인가? 사실 요즘 학교폭력은 그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모두가 우리교육에 더 이상의 책임을 지지 않
요즘은 눈뜨기가 무섭다. 자고나면 한 학생이 또 자살했다. 어디 학교 학생이 폭행을 당했다. 왕따 문제가 유행가 가사같이 들린다. 학교가 무너져 가고 있다. 교육이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고 있다. 한국사회가 흔들리고 있다. 모든 것들이 부실투성이다. 무엇이 어디부터 문제인지? 나름으로는 각 영역에서는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학교는 늘 혼돈 속에 있다. 이만불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풍요속의 빈곤과 철학의 부재로 온통 몸살을 앓고 있다. 아마도 불완전한 시스템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시스템이 불완전 하다는 것은 결국 국가 발달론적 근거에 의해서 총체적인 부실과 사회 발전 역량의 정체성이 온전하지 못하다는 결론이다. 다시 말해 의사개념과 형식적 개념에 머무는 입시교육, 전면적 인간 발달에 반하는 발달 정체 시스템, 교육 관계를 적대시 하는 반 협력 교육, 불평등고통시스템, 발달 정체에 따른 인간적 가치 제약의 문제, 의사소통의 부재와 민주주의 발전의 장애등이 그 문제의 핵심이다. 우선, 의사개념과 형식적 개념에 머무는 입시교육이 큰 문제이다. 경쟁위주의 입시교육을 하다 보니, 학생들의 개념적, 과학적 사고의 부재
지난 20일 대구의 한 중학생이 왕따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가해 학생 서아무개군은 경찰 조사에서 "괴롭히긴 했지만 죽을 만큼 힘들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장난삼아 시작한 일"이라고도 했다. 결국은 공감 능력 교육부재의 결과다. 공감능력이 부재하다는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다. 그리고 그 원인은 감정코치의 부재에 있다. 감정코치는 1살에서 12살 사이 가정에서 이루어진다. 희노애락을 표현하고 응답을 받고, 괴로운 감정을 표현하고, 해결하고 타인의 감정을 읽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 아이들은 그런 감정코치를 받지 못한다. 감정을 잃은 공부 로봇만을 강요당하는 것이다. 감정코치?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부모가 태반이다. 무감각이라는 것은 미화다. 즐긴다고 봐야 한다. 경쟁위주의 사회가 사람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이 일상화된 스트레스는 모든 사람을 괴물로 만든다. 왕따는 사실 집단의 구성원 모두가 암묵적 동의를 해야 이루어진다. 물론 한 두 명이 괴롭히지만, 아무도 돕지도, 문제를 제기하지도, 신고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왕따의 대상이 아니라는데 안심하고 왕따 당하는 사람이 당할만한 이유를 찾아내서 그
1월 1일이다. 일요일,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늘 하던 일상적인 일 말고 내가 첫번째로 한 일은 무엇일까? 아침 식사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돌아보았다. 왜? 엘리베이터 내에 붙은 게시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필자는 아파트 동대표 회장이다. 전날 아내와 힘을 합쳐 A4 용지 2매 분량의 '새해 인사' 문구를 만들었다. 그리고 관리소장에게 메일로 보냈다. 전화로 부탁하였다. 밤에 유인물을게시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것이 제대로 붙어 있는가가 궁금한 것이다. 우리 동(棟)에는 잘 붙어 있다. 출력이 조금 비뚤어졌지만 이면지를 활용한 흔적이 보인다. 그런데 게시 순서가 바뀌었다. 그림을 왼쪽에 가게 하고 시(詩)를오른쪽으로 위치하도록 바로 잡았다.엘리베이터에서 주민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였다. 순회 중 경비반장을 만났다. 함께 다니며 힘을 합치니일이 쉽다. 게시물이 붙지 않은 동도 있고 복도 게시판과 엘리베이터 내부 두 곳에 붙은 동도 있다. 그것을 바로 잡는 것이다. '새해 인사'에는 주민들에게 '좋은 아파트 만들기' 당부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좋은 아파트 만들기,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보았다. 쾌적하고 품격 높고 행복한 아파트 만들기가 목표이지만 주민들이
지난해11월 20일 겨울바람이 매서운 경북 예천군 용문면 죽림리 초간정을 찾았다.초간정은 조선 선조 때 학자인 초간 권문해(1534~1591)가 오랜 관직생활과 당쟁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창건한 정자로 맑은 계곡과 푸른 소나무림 사이의 암석 위에 위치하고 있다. 초간정 원림은 조선시대 사림의 자연관을 보여주는 명승지로 바위를 휘돌아 흐르는 계류가 시원한 운치를 자아내는 등 경관적 가치가 크다. 권문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백과사전류인 '대동운부군옥' 20권을 지어 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남겨 놓았다.초간정 정자는 고종 7년(1870) 후손들이 기와집으로 새로 고쳐 지은 것이다.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다. 앞면 왼쪽 2칸은 온돌방을 배치하고 나머지 4칸은 대청마루로 4면에 난간을 설치해 두었다.
마산제일고등학교에서는 지난 12월29일 겨울방학 선언식을 했다. 최부호, 이차석 교사가 각각 경남학생창의력페스티발 입상과 저축을 장려한 공로가 인정되어 경남교육감과 문화교육원 신협이사장 상을 수상했다. 교내 과학경시대회에 입상한 37명과 컴퓨터 꿈나무 2명에게 상장을 수여했다. 2011년 경남학생 창의력 페스티벌에서 입상한 2학년 김배성, 이준우, 진웅근,최기찬에게 경남교육감상이 전달되었고 제11회 삼림문화작품 공모전에서 입상한 3학년 조하나 군에게 산림청장상이 수여되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주최한 제22회 전국영어수학경시대회에서 입상 한 김동현, 황우현, 손하늘 학생들에게도 성균관 대학교 총장상이 수여됐다.
최근 대전의 한 여고생이 집단 따돌림으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데 이어 며칠 뒤 대구의 한 중학생이 같은 반 학생에게 학대를 받은 끝에 같은 길을 선택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두 학생의 유서에서 드러난 글을 보면 학교교육이 얼마나 무기력한 상황에 처해있는지 실감할 수 있어 가슴이 먹먹해질 따름이다. 두 학생의 죽음은 학교 폭력의 구조적 심각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대전의 여고생은 집단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자살 이틀 전 반장과 담임교사에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대구 중학생은 친구들에게 맞고 돈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강아지처럼 끌려 다녔는데도,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고 해당 학생은 보복이 두려워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인간성을 짓밟아 자살로 내모는 차별․따돌림․폭력이 학교현장에 만연하고 있지만, 피해 학생들은 보복이 무서워 침묵하고 있다. 한 청소년단체의 ‘학교 폭력 실태 조사’에서 ‘자살 충동을 느꼈다’는 학생이 무려 11.7%로 나왔다. 청소년 상담가들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10대들의 자살 상담 1순위는 ‘집단 따돌림’이라는 통계도 있다. 사건이 일
임진년 새해가 밝았다. 대한민국의 교육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소망의 하나는 우리의 학교교육이 요동치지 않고 갈등을 넘어 미래를 향해 순항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교육에 정치적 중립이라는 옷을 입히고 교육을 탈정치화함으로써 오히려 힘 있는 집단과 개인이 교육정책 결정권을 거의 독점해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 결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급변하는 교육정책에 적응하기에 바빴던 교육계, 학부모, 학생, 그리고 세금을 내는 국민들이 이제는 교육정책의 주인이 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헌법재판소처럼 독립적인 교육발전위원회를 만들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위원의 절반 정도만 바뀌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원 추천권 또한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표성을 띤 정당과 다양한 사회 대표 기관에게 나누어줄 필요가 있다. 이 위원회의 핵심 역할은 교육의 지속성과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돼야 한다. 그리고 정책 방향을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혹은 20년을 내다보는 교육 이슈를 선정하고 이를 전 국민 대상 교육대토론회에 상정하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관심 있는 국민 모두가 참여해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제3안의 대안을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교단에서 미래의 인재를 기르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계시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선생님들’의 아름다운 수기를 읽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교단수기(手記)를 읽는 일이 나에게 행운인 까닭은 그 글 속에서 오늘날 펼쳐지고 있는 우리 교육의 현장감 넘치는 모습, 우리 교육자들의 마음과 행동과 철학, 그리고 우리 학생들의 현재의 모습과 미래의 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평생 교단을 지켜 온 나 자신에 대한 성찰(省察)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기(手記)는 자기 자신이 살아 온 삶이나 체험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직접 쓴 기록물이다. 따라서 수기는 진실성과 감동성을 기반으로 한다. 수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글쓴이 자신과 대상 인물이 엮어내는 사연 속에서 독자들은 눈물짓기도 하고 웃음으로 행복감을 나누기도 한다. 특히 교단에서 학생들을 위해 성스럽기까지 한 교직 인생을 펼쳐 나가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교단수기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펼쳐내는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교단수기에서는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만남을 통한 갖가지 활동과 나눔이 녹아들어 특별한 감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