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연금을 연금답게’란 구호로 100만 교원·공무원 총궐기대회가 열린다. 교원들의 정부 대상 항의는 지난 IMF 때 ‘교원정년단축’ 이후 처음이다. 그 때도 지금과 거의 비슷한 상황으로, 당사자인 교원을 배재한 채 졸속으로 밀어붙인 밀실정책에 대한 분노의 표현이었다. 결국 그 때 그 문제에 대한 피해가 지금 학교현장 구석구석에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정부는 또 다시 교원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이 평생 국가를 위해 일한 대가이고 권리다. 국가는 이 약속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근본이 전혀 다른 국민연금과 단순비교를 통해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며 여론몰이식의 졸속진행을 하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봉급이 일반기업에 비해 얼마나 열악한지 , 국가의 공무원 연금 부담률이 선진국과 비교해 얼마나 뒤떨어지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객관적 자료 제시를 거부하고 외면한 채 공무원연금이 국가의 '시한폭탄', '세금도둑'으로 호도하며 교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공무원 당사자와 협의 없이 연금학회에 ‘밀실 의뢰’로 개혁안을 발표한 것부터 온당치 못한 일이다. 개혁이 필
보건교사로 학교 현장의 첫 발을 내딛었던 12년 전 일이다. 쉬는 시간에 몰려든 아이들이 워낙 소란스러워 정신없는 가운데, 내 머릿속에 정적을 가져오는 한 마디가 들렸다. 학생 사고·죽음 겪으며 트라우마 “선생님, 너무 힘드시죠?” 어찌 보면 흔한 말 한마디 같지만, 학생들이 자신보다 힘 있고 권위 있는 어른을 헤아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작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고3이었던 그 아이는 그 후 얼마 마주치지 못했는데, 그로부터 1년 후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다. 한 선생님이 침통한 표정으로 졸업생의 장례식에 간다고 하는데, 그 졸업생이 바로 그 아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상냥하고 남을 돌아볼 줄 알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충격은 꽤 컸기에, ‘대체 왜’라는 분노 섞인 의문만을 남겨줬다. 이후 “선생님 힘드시죠?”라고 말하는 학생만 봐도 화들짝 놀라고, 그 말 뒤에 실린 모습을 살피려는 강박증까지 생겼다. 사실 많은 교사들이 제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소아청소년의 주요사망원인에서 알 수 있듯 그 죽음의 형태는 자살, 사고사가 주를 이룬다. 이는 사별의 충격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작년과 올해 연이어 학교현
교육부가 지난달 ‘2015 개정 교육과정(총론)’의 주요사항을 발표한 이후 교육현장에서 많은 혼란이 따르고 있는데, 무엇보다 예술교과에 대한 문제점이 매우 심각하다. 소수 교육학자 중심에 의해 개정된 교육과정 시안으로 고교 예술교과군(음악/미술)에 ‘연극’이 기습 개설된 것이 그렇다. 충분한 논의, 합의도 거치지 않아 이 같은 일방적 개설은 연구자의 오만을 넘어 권력의 남용이다. 학교 예술교육에 대한 몰이해로 출발한 잘못된 처방으로 관련 교과의 연구나 논의의 정상적 절차를 벗어난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의 월권인 것이다. 국가교육과정 개정은 현행 교육과정의 적용에 따른 결과분석 및 연구에서 출발해 관련 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이러한 절차적 정당성이 기본적으로 수반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철저히 무시됐다. 이전에 전혀 논의된 바 없이 이뤄졌다는 건 누군가 계획적으로 포함시킨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학교 예술교육은 학습자의 취향이나 흥미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부가적인 개념이 아니라 필수 기초소양교육으로 초등교부터 고교까지 체계적이고 일관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교과별
찬바람 일렁이는 시월의 저녁놀이 홍욱처럼 붉게 물들어간다. 사람이 죽어 정한을 남기면 붉은 놀빛이 된다고 하였는데 타다 남은 붉은빛이 가을빛으로 묻어난다. 가을이 되면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잎 속에 묻혀 애기 볼처럼 물드는 감들이다. 우리나라 시골집엔 대게 감나무가 한 그루씩 있게 마련인데 보통 반가에서는 뜰의 서쪽에 심어 계절의 흐름을 보며 한 해를 반추하는 사색의 나루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빈집의 감나무는 또 다른 의미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사람의 기운을 느끼지 못하면 감나무도 늙는 것일까? 몇 년전 까지만 하여도 골목 옆 슬레이트집에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그 집의 마당엔 대추, 무화과, 감나무가 있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대문은 굳게 닫혀 있고 마당엔 커다란 생선 비늘 같은 낙엽만 수북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가을에는 마당을 벗어난 가지에 매달린 감이 주인의 발소리가 그리운지 붉어 가다 물러서 떨어지기만 한다. 더구나 태풍 봉풍으로 헝클어져 구르는 잎들은 햇볕에 바래져 작은 회오리바람이 골목을 내달릴 때마다 갈무리된 가오리 짝 부딪히는 울림을 남기며 쪼글쪼글한 얼굴로 불안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모습은 흡사 이른 아침 병․의
공립학교 교사로 이 학교, 저 학교를 돌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자신도 모르게 거쳐간 학교에 대한 야릇한 특성이 행동으로 말로 무심코 보여진다. 그래서 마음에 인상적으로 남는 학교는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향기가 있기 마련이다. 학생들의 인사성이 너무 밝아서 그 학교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경우도 있고, 교장 선생님의 독특한 학교 경영 때문에 인상에 남을 때도 있다. 지금까지 뒤돌아 보아도 학교가 독특하게 나에게 이미지를 형성하였다고 할 만한 그런 학교는 많았지만, 나에게 이모티콘을 만들 기억으로는 떠오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유독 인천초은고에서는 전입해 온 교사에게 작은 장미꽃 화분을 주었다. 나는 이 꽃을 받는 순간 놀랐다. 이런 학교도 있는가? 소중하게 받아서 교무실 나의 책상 위에 놓고서 자주 물을 주면서 길렀다. 잘 자라 줄기가 뻗어서 책상 위로 덩굴을 만들기에 종이 막대를 만들어 펜스를 쳐 주었다. 그랬더니 또 꽃봉우리를 맺어 두 번째 꽃을 피웠다. 첫 번째 꽃을 피울 때는 당연히 한 번은 꽃을 피우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잎사귀도 떨어지면서 뻗어 올라가는 가지에 더욱 애정이 갔다. 두 송이 꽃봉우리가 이제는 네 송이 꽃봉우리를
코오롱스포렉스 교육기부 캠페인"행복한 토요스포츠 클럽' 10기 수료식“자연과 함께하는 5색 트래킹”, 감성과 사회성이 함께 쑥쑥” 코오롱스포렉스 교육기부 캠페인 ‘행복한 토요스포츠 클럽’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10기 수료식 개최. 지난 2014년 10월 18일에는 8주간의 ‘행복한 토요스포츠클럽 ‘프로그램을 마치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잠일초등학교 교감 및 학생, 학부모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기 수료식을 가졌다. 수료식에서 하지웅(잠일초 5학년) 학생은 ‘토요스포츠클럽 참여를 통해 친구, 후배들과 친해지고 운동실력이 향상되었으며 토요일마다 늦잠자는 생활습관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며 ‘다른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일초등학교 하영주 교감은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즐거운 추억과 이런 경험을 통해 더욱 밝고 큰 아이들과 성장하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5색 트레킹중 환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한 잠일초 어린이8주간의스포츠 인성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인 5색 트레킹은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파랑, 노랑, 검정, 녹색, 빨강)의 색을 올림픽공원을 트래킹하며 친구들과 모둠별
혹한을 피해 남쪽으로 떠나려고 준비하던 오리떼들이 모든 채비를 갖추고 파티를 마련했습니다. 큰 농장에 모여 곡식을 배불리 먹으며 내일부터 긴 여행을 위해 힘을 축적했습니다. 그때 오리 한 마리가 주저하며 말했습니다. “나는 좀 더 남아 이 맛있는 곡식을 충분히 먹고 갈 테니 너희들 먼저 가렴” 다른 동료들이 떠나고 난 뒤 맛있는 곡식으로 마음껏 배를 채운 그 오리는 내일 내일로 출발을 미루다가 결국 때늦게 날개를 펴고 농장 마당을 가로질러 날으려 했으나 불행히도 너무나 살이 쪄서 날 수가 없었습니다. 결단의 순간을 상실한 오리는 남쪽으로 향할 기회를 영영 잃어버린 것입니다. 후회하는 오리에게 찾아오는 것은 매서운 추위뿐이었습니다 이 짧은 이야기가 주는 교훈이 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행동을 같이하는 것이다. 학교뿐만 아니라 어떤 공동체에서도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따로 생각, 따로 행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면 자신에게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자기의 생각과 다르다고 행동을 같이 하지 않으면 미운 털이 될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와 생각이 달라도 공동체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자신뿐만 아니라 공
지난 10월17일(금) 오후 5시 53분쯤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광장에서 야외광장에서 걸그룹 공연을 보다가환풍구 덮개가 무너져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하는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공연 당시 행사 진행요원 38명이 배치됐으나 전문 안전요원은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관련 서류에는 과기원 측 인원 4명이 안전요원으로 등록됐지만 정작 해당 인원들은 자신이 안전요원으로 배치됐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편 행사 당일 사회자가 희생자들에게 '위험하니 내려오라'라고 방송한 사실은 확인됐다. 이는 총체적 인재(人災)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첫째, 공기 환풍기라는 것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물과의 대화가 부족하다. 환풍기는 기본적으로 지하의 더럽혀진 공기를 배출하는 도구이다. 공연을 보기 위해 과연 그곳에 올라가야만 하는가를 질문할 줄 아는 자세만 가졌더라면 이같은 사고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둘째, 안전에 대한 의식이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생활한다는 것은 어떤 공간을 차지하면서 존재한다. 그렇다면 내가
오늘 광교산을 올랐다. 동료 교장 4명과 함께 파장정수장 입구에서 능선을 타고 올라 광교헬기장을 거쳐 프랑스군 참전비로 내려왔다. 소요시간은 3시간.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이야기꽃을 피운 즐거운 시간이었다. 늘 4명이 산에 올랐는데 오늘은 평소 친분이 있는 수원시내 교장 한 분이 합류하였다. 자연히 새로 합류한 교장이 화제를 주도하였다. 요즘 청첩이 많이 오는데 발신인 주소를 집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양심이 있다는 것이다. 축의금 주고받는 예절을 말하는 것이다. 80대 어머니와 90대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데 아버지는 매일매일 일기를 쓰시어 치매 증상이 전혀 없고 건강하단다. 어머니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구구단 2단을 외우게 하고 영어 알파벳을 가르쳐드리고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아내의 도움으로 간식을 준비하였다. 휴식 시간에 먹을 귤을 준비했는데 1인당 3∼4개 정도다. 잘 익은 대추도 넣었다. 점심 식사후 후식으로 먹을 커다란 머루 포도도 두 송이 넣었다. 산에 오르면서 쉬는 시간에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도 작은 기쁨이다. 교장들이라 자연히 학교 이야기와 교육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함께 근무했던 교직 선배들 이야기도 나오는데 악랄(?)했던
우리 모두는 성공하기 위하여 땀을 흘린다. 이 지구상에 성공하기 싫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더욱 사업하는 사람들은 더 그러하다. 그래서 엄청난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다. 우리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에 언젠가는 영원히 살 수 없는 생물학적 증거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래서 살아생전 성공하여 행복하려고 한다. “인생을 잘못 살았어.”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창업주이자 미국 시애틀을 통째로 사고도 남을 만큼 돈을 번 샘 월튼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월마트를 만들고 키우느라 그의 하루는 늘 바빴고 번잡했다. 그는 자식들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손자들의 이름은 절반도 외우지 못했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후회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쉬지 않고 뛰어가는 것이 인생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은 야후의 마케팅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던 시절, 마감을 지키기 위해 몇 달 동안 사무실에서 지냈다. 사무실에 갇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디어는 고갈됐고 그의 몸은 지쳐갔다.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에는 건강이 극도로 나빠져 6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이들의 삶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