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에서 ‘아이디어’가 중요한 이유
기획의 본질은 아이디어에 있다.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표현이나 문서를 작성하는 기술보다 아이디어가 먼저다. 지식을 쌓지 않고 테크닉에만 집중하면 기획 업무를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지 몰라도 기획력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기획자로서 능력을 향상하려면 지식을 쌓고 아이디어를 만드는 자기만의 방법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획자에게 필요한 지식은 이론 지식, 실용 지식, 노하우이다. 이 세 가지 지식을 갖출 때 비로소 실제로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이 형성될 수 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현장의 지식을 강조하였는데,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여 계속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지식이 현장의 지식이라고 정의하였다.
좋은 아이디어를 쉽게 떠올리게 하는 비법이나 법칙은 없다. 아이디어는 기획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에서 나온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려면 기획자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정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새로운 소식이나 지식을 접하면 현재 구상하고 있는 기획과 연결하여 생각한다. 새로운 정보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 만나서 아이디어가 나온다.
좋은 아이디어는 풍부한 자료 수집과 탐색을 거쳐서 나온다. 자료를 수집하고 탐색하는 동안 발산적 사고에 의해서 다양한 해결 방안과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아이디어의 개수가 많을수록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최상 또는 최선의 아이디어를 채택하려면 수렴적 사고를 거쳐야 한다. 아이디어를 파악하고 평가하여 더 유용하고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데도 수집한 자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느 순간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는지를 통계적으로 연구한 물리학자 김용운 교수에 따르면, 조용히 쉬고 있을 때, 산책할 때, 잠에서 깨어났을 때, 목욕할 때, 기차를 타고 있을 때, 화장실에 있을 때 순서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고 한다. 연구 결과처럼 아이디어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다. 아이디어와 관련하여 워터쿨러(water cooler effect), 이른바 정수기 효과란 말이 있다.
아이디어는 회의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다가 나오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사무실에 음료 마실 공간이 있으면 사람들이 모여서 대화를 하고, 의사소통이 활발해진다.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또한 아이디어는 브리핑(briefing)하는 과정에서 나오기도 한다. 브리핑은 어떤 문제에 대하여 분석적·의식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군사 용어이기도 한 브리핑은 작전을 수행하기 전에 전황을 보고하는 것이다. 문제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브리핑하는 시점은 바로 해결책이 나오기 전이기도 하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 아이디어는 네 단계를 거쳐서 완성된다. 첫째, 준비 단계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의식을 갖는다. 이 단계에서 문제는 해결해야 하는 과제, 현재 하는 일을 더 잘하는 방법이다. 준비 단계의 목적은 현재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현재 상황을 분석한다. 그때 아이디어 발상의 토대가 만들어진다.
둘째, 부화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숙성한다. 문제의식을 가지면 머릿속에서 아이디어가 서서히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의식, 무의식으로 이루어진다.
셋째, 발상 단계에서 번쩍하고 생각이 떠오른다. 무의식에서 만들어진 아이디어가 의식적으로 정리한 생각과 결합한다. 이 과정은 갑작스럽게 일어난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은 예측할 수 없기에 유레카(eureka)의 순간이라고 한다.
넷째, 검증 단계에서는 유레카의 순간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정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지, 실행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지 등을 검증하고 실행하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고민한 후 구체적으로 실행 계획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