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교대에서 초등체육진흥세미나가 개최됐다. 세미나의 주제는 “즐거운 생활 : 이대로 좋은가?”였다. 주제발표는 교육과정 전문가가, 발제 및 토론은 체육, 음악, 미술교과교육 전문가가 했다. 발표자 7명 모두 현행 초등학교 ‘즐거운 생활’ 교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들을 제시했다. 즐거운 생활 교과는 1981년에 고시된 제4차 교육과정부터 가르쳐지기 시작했다. 당시 초등학교 1, 2학년에서는 통합교육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이라는 교과가 만들어졌고, 체육은 즐거운 생활 교과에서 음악, 미술과 통합해 다뤄지게 됐다. 그러나 즐거운 생활 교과는 그 동안 교과 특성의 차이, 교육 내용의 범위와 계열성 설정의 어려움, 교육과정 운영의 부담 등을 이유로 분과돼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생활 교과는 현재까지 그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2009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와 지도서에는 즐거운 생활은 없고, 다른 통합 교과인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의 내용과 함께 주제 명으로 교과서와 지도서가 만들어진다고 하니 초등학교 1, 2학년에서의 체육교육은 더욱더 제대로 이뤄지
2012-05-03 21:49인사이동으로 새 학교에 방문한 올 2월의 어느 날, 운동장 가장자리를 따라 서 있는 키 큰 미루나무들 위에는 까치집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운치가 있어 참 좋았다. 하지만 분위기 있는 경치보다는 이 곳 학생들이 보여주는 순수함과 나이에 맞는 태도가 교사로서 생활하는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예전 학교의 학생들 중 몇몇은 교사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데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복도를 지나가는데 바닥을 닦고 있던 대걸레로 교사의 슬리퍼를 더럽히기도 하고 실수인 척 어깨를 치고 가는 학생도 있었다. 그런 행동을 지적하면 왜 화를 내냐며 오히려 당당하게 굴기까지 했다. 더 문제인 건 옆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런 광경을 구경한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버릇없는 이런 학생들을 엄격하게 다룰 수 없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기에 선도위원회에 회부할 수도 없다. 상․벌점 시스템에 벌점을 올려도 봉사활동을 해 감점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에 교사는 무력감을 느끼며 서서히 지치게 된다. 그러다 지금의 학교에 발령받아 왔다. 모든 학생들이 신발을 복도의 신발장에 놓아둔다는 것에서 처음으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대도시 학교에도 복도 신발장
2012-05-03 21:48효도란 부모를 공경하고 잘 섬기는 일로 위대한 종교 지도자들과 사상가들이 입을 모아 가르치고 있는 백행(百行)의 근본(根本)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피보다 진하고, 어머니의 힘은 위대하다”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라는 김현승 시인의 시구가 생각난다. 자식의 잘못이나 흠을 감춰주고 품어 안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내리사랑을 어떻게 측량하겠는가. 이렇게 배웠건만 “날마다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심정으로 개운치 않는 삶을 살게 됨을 어찌하랴. 더구나 이제 자식을 둔 입장에서 그 자손들이 나를 어떤 시각으로 볼 지 그것도 두려운 일이다. 6남매의 넷째로서 부모님을 섬기는 일에 소홀했고 부담감도 형님들만큼은 못 미쳤을 것을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곳이 어디 있을까? 외지에 나가 사는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걱정근심은 한이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은 오직 자녀들이 병들까봐 걱정이요 자식이 최고의 자랑이다. 효경에 나오듯 “대개의 사람은 보석을 좋아하나 나는 현명한 자손을 둔 것으로 즐거워 할 뿐”이라는 것이 자식을 걱정하고 자손들을
2012-05-03 21:46금년 하반기에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교장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의 학교장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 학교장 청렴도 평가는 해당학교 교직원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평가는 학교경영과 관련 학부모나 관련 업자들로부터 금품 수수 여부, 액수, 횟수 등을 중심으로 작성된 설문으로 구성된다. 평가 영역은 주로 찬조금, 촌지를 비롯해 취약 분야인 방과후 학교, 급식, 시설공사 등 금품수수 우려가 있는 전 부문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장의 금품 수뢰 액수도 1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단계별로 나눠 교직원과 학부모들에게 설문할 계획이다. 전수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올 하반기 실시할 전망이다. 교육 당국은 학교장 청렴도 평가 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 점수가 낮은 교장은 승진이나 성과급, 학교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익위의 전국 학교장 청렴도 평가는 그 실행 과정에서 큰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또 교육의 일선 선봉장인 학교장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나아가 강력한 반발을 살 개연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요구
2012-04-26 20:15헌법정신인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고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한 책임은 1차적으로 시·도교육감에게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책임을 진 시·도교육감이 형사법정에 등장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서울고등법원이 곽노현 서울교육감에게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매수 혐의로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한 데 이어, 광주지법 순천지원 영장재판부는 25일 장만채 전남교육감의 1억 원대 금품 수수와 업무추진비 4000만원 횡령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교육감은 “순전히 선의로 받은 것이고, 불법적으로 편의를 봐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교육감이 주장하는 내용의 진위여부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지게 될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곽 교육감의 경우와 같이 금품수수가 선의라는 이름으로 둔갑돼 주장되고, 국민들에게 보인다는 것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교육수장이라는 점에서 선의든 악의든 교육감의 금품수수를 우리 사회가 그리 너그럽게 봐줄 리 만무하고, 나아가 교육계 전반에 미칠 부정적인 면을 고려할 때 그런 주장 또한 궁핍하기 그지없다. 특히 곽 교육감이나 장 교육감이나 학교 비리에 대해 크든 작든, 선의든 악의든 가리지 않고 단호한…
2012-04-26 18:29“이번 총선 기간 중 여야 수뇌부들이 쏟아낸 교육정책 중 학교폭력과 관련된 내용은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최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폭력으로 소중한 어린 생명이 스러지는 일이 없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와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폭력에 무관심한 정치권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또래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꽃다운 아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을 등지지만 이 문제에 관한한 정치권은 한가하다. 레토닉에 강한 정치인들이 입장을 내놨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2월24일 부산 지역 민심탐방에서 고교생들과 대화 중 “학교폭력은 우리가 꼭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는 것이 인터넷에서 찾은 거의 유일한 기사다. “꿈 많고 여린 마음을 가진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는 것인데, ‘그 이상’의 추가 언급은 없다. 민주통합당의 총선을 이끌었던 한명숙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제1당을 넘보던 야당 대표의 발언이 없을 리 없다는 생각에 여러 차례 검색을 반복했지만 허사였다. ‘안철수·김문수·정몽준·이재오·김태호·정운찬·손학규·유시민’ 등 소위
2012-04-26 13:38수원에서 발생한 여성 피살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19대 총선에서 필리핀 출신 이주민 여성인 이자스민씨가 당선되면서 제노포비아, 즉 외국인 혐오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런 문제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우리 국민들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 결여라고 생각한다. 단일민족은 하나의 신화 대한민국은 한 핏줄로 이어진 단일민족국가라는 순혈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인식이 다양한 인종·언어·민족·문화인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신화임이 역사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확인됐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에는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많은 외국인이 정착해 살았다. 대표적으로 고려시대 예성강 하구의 국제 무역항이었던 벽란도에는 송(宋)을 비롯하여 요(遼)·금(金)·일본(日本) 등 주변 나라뿐만 아니라 멀리 아라비아국들과도 교류할 만큼 교역의 대상이 광범위해 다양한 이주민이 유입됐다. 생물학적으로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11개 민
2012-04-26 09:47지난 23일 교총과 교과부가 공모교장 비율 최소화, 집중이수제 개선, 교감업무추진비 신설 등 총88개항을 놓고 교섭테이블에 앉았다. 이번 교섭과제에는 단위학교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과정에서 선생님들의 어깨를 처지게 했던 정책개선 사안들이 포함돼 있다. 또 사회적 현안인 학교폭력 근절에 대해 학교현장 중심의 대책을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교섭이다. 최근 정부와 교원단체는 지금처럼 긴밀한 협조관계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각종 교육정책에 대하여 협의 과정을 거쳐 왔고, 그 협의들이 성과로 이어졌다. 교과부와의 교섭에서 출발해 올해 학교현장에 처음으로 도입된 주5일 수업제와 수석교사제가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굵직한 정책 실현 뒤편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학교현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공모교장 비율 확대로 인한 승진적체 현상 가속이 교직사회의 침체를 가져왔고, 동시에 교육계의 중추세력이라 할 수 있는 부장교사, 교감들의 교심이반 현상을 불러왔다. 지난 2010년 7월 교총이 교섭을 통해 공모교장의 비율을 40%까지 축소한 바 있지만, 여전히 그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2012-04-26 09:39아이들의 체육활동하면 두 가지 대조적인 장면이 떠오른다. 첫번째 장면은 다음과 같다. 농구장에서 강사의 지도에 따라 아이들은 줄을 서서 농구 패스, 슛 연습 등을 열심히 한다. 그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은 농구장에 있지 않고, 근처 커피숍에 모여서 학교 이야기, 학원 정보를 주고받는다. 농구가 끝나자 아이들은 엄마와 학교, 학원 숙제를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두번째 장면은 전혀 다르다. 코치인 두 명의 아빠가 쉬지 않고 땀흘리며 아이들과 함께 농구 경기를 한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이들을 주시하고 몸짓 하나하나에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농구가 끝나자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자신과 팀의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전자는 대한민국에서, 후자는 미국에서 필자가 경험한 것이다. 두 나라 사이에는 비교하기 어려운 문화와 생활 상의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의 경우 아이들의 농구, 체육활동은 주로 학업 스트레스를 풀고 체력을 다지는 시간이고 아이들끼리만 노는 시간이 되는데 비해 미국의 경우 협동, 배려 등의 덕목을 부모들과 함께 체험하고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그 덕목을 깊숙이 체화시키는
2012-04-25 16:10전국의 초·중·고교가 올해부터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를 시작했다. 주5일 수업제의 취지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고, 가족들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직도 인문고 중에는 3학년 학생들을 여전히 강제로 등교시켜 자습을 강행해 물의를 빚으며 주5일 수업제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대학입시를 앞둔 고3의 입장이라 순수하게 학생들의 자유의사에 맡겨 등교시킨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모든 인문고가 담합해서 마치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한 듯 이끌고 가는 것은 국가정책에도 어긋나고 주5일 수업제의 도입 취지에도 걸맞지 않은 행위로 비난받고 빈축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성적과 대학입시가 중요하다지만 적절한 휴식과 약간의 여유를 두는 것은 다음 날의 에너지 충전과 학업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주5일 수업제는 가족간에 대화와 만남의 자리를 갖고,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이론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 나가 직접 보고 배우는 견학과 체험을 쌓을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데 대학입시를 이유로 고3 학생들을 일
2012-04-25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