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부모가 보내온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왔던 일이 있다. “저는 고3, 고2 남매를 키우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어도 아무것도 모르겠고, 어떤 생각도 들지 않는다’는 아이의 말에 아이의 공부에 대한 기대치를 접었습니다. 하지만 공부가 아닌 다른 길을 찾아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나니 어디에 가서 도움을 받아야 좋을 지 막막했습니다. 학교에서나 사교육 기관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 설명회는 많이 합니다.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겁고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공부가 아닌 길을 찾으려는 아이를 위한 설명회는 찾기 힘듭니다. 공부 쪽이 아닌 아이를 부모만 포기를 못하고 계속 몰아쳐 결국은 아이와 허물 수 없는 담을 쌓다가 나중에서야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하지만 현명한 부모라면 냉정히 판단하고 내 아이에게 맞는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은 학부모들이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구하지 못한 청년 백수가 많은 요즘. 정말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한 길이 어느 길인지, 무엇이 내 자녀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길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지금까지 학교의 진로교
2013-06-20 09:33이제는 정치교육감으로 모자라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민주적 의사 결정을 돕는 다는 취지에서 출발한 ‘학교운영위원회가’마저 정치인들의 표밭갈이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우려를 넘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6월 임시국회에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지방의회 의원 1118명이 학운위에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전체 선출직 지방의원 대비 35.4%로 3명 중 1명꼴이다. 전직 지방의원이나 정치지망생까지 합치면 사실상 2명 중 1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칙 제·개정, 교과서 선정, 급식 업체 결정 등 학교 운영 제반 사항에 대해 심의와 자문 그리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교육자치의 핵심 역할이다. 정치인은 부모의 직업을 중시하는 학부모위원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는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지역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교는 학운위에 참여한 정치인들을 통해 자치단체의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따낼 수 있고 정치인들은 유권자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직·간접적인 홍보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정치인들의 학운위 참여는 헌법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 또 헌법에 따라 교육기본법…
2013-06-14 11:56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오후 늦게 한통의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중학교 교원 연구비 지급이 확정됐다는 내용이었다. 이메일을 열어봤다. 올해 3월부터 지급이 중단됐던 교원연구비를 각 시도별로 예산 상황에 따라 지급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급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그것도 지급되지 않았던 기간을 소급해 지급한다는 것이다. 교원연구비 몇 푼을 더 받고 못 받고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교원들의 자존심이 날이 갈수록 훼손되는 상황이기에 돈 몇 만원을 받게 됐다는 사실보다는 이번의 지급결정을 통해 교원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게 됐다는 생각에 기쁨이 더했다. 지급결정 문자메시지 소식을 받은 직후 교총에 전화를 걸어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렸고, 교원들이 기뻐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간의 노력을 생각하니 고마움과 송구함이 함께 밀려왔다. 사실 지급이 정지된 사실은 대부분의 교원들이 알고 있었지만 언제 지급이 될 것인지, 지급을 위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했다. 필자는 교총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수시로 접하고 있었지만, 45차례 방문·
2013-06-13 20:112016년 3월부터 전면 실시될 예정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성찰하며 탐색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했다. 이제 우리 청소년들에게 공부를 무조건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미래의 삶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스스로 깨우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수업시수가 적어짐으로 인해 학력이 저하되고, 사교육이 팽창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상급 교육과정과 연결이 될 수 있는 내용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수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 토론, 실험, 실습, 프로젝트 수업 등도 수업시간의 일부를 활용하면 가능하다. 또한, 자유학기 동안에는 기존의 중간 및 기말고사를 실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평가방식을 바꿔보자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학생들의 학습 진전 상황을 확인하고 이를 학생의 진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형성평가, 자기성찰 평가 등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수학 과목에서 B등급을 받
2013-06-13 20:11인실련으로부터 인증받은 인천송도고의 인성교육프로그램은 1학년 학생들에게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교시에 실시된다. 매주 네 시간 씩 총 25회 100여 시간을 진행한다. ‘준법정신’, ‘학교폭력 예방’, ‘생명존중’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다. 고교에서 그것도 정규 수업시간에 매일같이 인성교육을 한다면 ‘국·영·수를 한 시간씩 더 늘리라’는 반발도 있을 법 한데, 이 학교는 이제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인성교육’과 ‘논술 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반발이 수그러들어 어느 학교에 적용해도 운영 가능한 인성교육 모델이 됐다는 것이다. 미래사회, 인성수준이 국력 좌우 다가오는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이고, 세계화가 심화되고, 국민의 문화적·도덕적 수준의 정도가 국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혼란과 사회의 비도덕화 현상이 점차 더 심화돼 이대로 가다가는 장차 도덕적 위기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더군다나 여러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우리 학생들의 도덕성 발달 실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며, 특히 연령이 높아지거나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
2013-06-13 20:10KBS 가요무대 진행자로 유명한 김동건 아나운서는 ‘방송 인생 50년 축하연’에서 “벽지에서 평생 가르친 초등학교 선생님, 뱃길을 밝힌 등대지기가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 사회 각계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가슴 속에 선생님은 아직까지 그렇게 존경스러운 분으로 남아 있다. 지난 스승의 날을 전후해 선생님들께서 SNS에 올린 글과 사진을 모아 정리하면서 우리나라처럼 스승의 날을 온 사회가 기억하며, 현재 학생뿐만 아니라 과거 제자들도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나라는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미국의 경우에는 스승의 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직원의 날, 간호사의 날, 비서의 날 등등 기념일이 아주 많고 스승의 날은 그 많은 기념일 중의 하나로 여겨질 뿐인지 언론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학부모와 학생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내가 머무는 피츠버그에서는 교육장이 학부모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기면서까지 스승의 날임을 환기시키고 감사를 표해달라고 독려할 정도였다. 중학교에 재학 중인 막내가 카드와 함께 작은 초콜릿을 네 분 선생님께 전달해 드렸더니 일부 선생님은 집으로 감사 카드를 우송하고, 어떤 선생님은 교장선생님께
2013-06-10 17:50어느 분야에서나 독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다양한 목적으로 독서라는 활동을 추천하고 있다. 최근 진로교육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하나의 활동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서의 어떤 요소가 진로발달의 어떤 부분과 밀접히 관련되는지를 파악하면 보다 효과적인 진로독서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진로교육의 각 목표에 따라 독서교육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 자신의 진로, 독서 통해 접근 첫째 교육목표는 ‘자기이해’다. 독서의 핵심활동이 자기성찰이기 때문에 가장 다양하게 독서활동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자기이해일 것이다. 진로와 관련된 독서활동은 자아정체성 확립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고, 독서를 통해 자신의 흥미 영역을 찾을 수도 있으며, 현재 자신이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둘째는 ‘일과 직업세계의 이해’다. 일과 직업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이해는 일과 직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및 태도 형성에서 출발한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 명확해지고 이 생애가치관이 직업가치관과 연결돼 진로선택의 근간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독서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독서의 장점이다. 인간의 내면
2013-06-05 16:30몇 년 전에 중등교사 하계 연수에서 ‘소련 문서를 통해 본 6·25 전쟁’이란 주제의 강의를 했다. 세계 학계에선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풀어나갔는데 강의가 끝난 후 교사들의 반응은 충격 자체였다. 대부분 교사가 그날 강의 내용을 처음 들은 얘기라고 했다. 어느 여교사는 강의 내용을 도저히 못 믿겠다고 했다. 차근차근 대답해주고 근거를 대자 한 남교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교수님이 얘기한 소련 문서라는 것, 조작된 것 아닙니까?” 처음엔 기가 막혔지만, 얼마나 진실을 믿기 싫었으면, 그리고 얼마나 자신이 그동안 학생들에게 가르쳐 온 “6·25는 계획된 남침이 아니다”라는 허구를 수정하기 싫었으면 그런 얘기까지 할까 하는 측은지심이 들었다. 교실서 버젓이 펼쳐지는 선전선동 국사편찬위원장을 지낸 원로 국사학자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올해 초 쓴 글이 좋은 예다. 북한 3대 세습과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이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대선이 저 사악한 정권과 그 정권을 뒷받침하는 정당을 심판하는 재판정이어야 한다고 생각’ 했지만 유권자가 다른 선택을 했고, 아마도 ‘하나님께서 MB 정권의 악이 아직 턱밑까지 차지 않았으니 이를 마저 채워서 심
2013-06-05 16:26참가 선수 모두의 잔치로 마무리돼야 하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 또는 종목은 죄인 아닌 죄인이 돼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미래 한국 스포츠를 점검’하고 ‘꿈나무들을 발굴’하기 위한 본연의 목적에 맞게 전국소년체육대회의 경기 운영이 개선돼야 한다. 첫째, 1위 이외의 선수와 종목에 대한 홀대와 이로 인한 심적 부담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금메달 획득여부에 따른 이분법은 어린 선수들에게 수많은 고뇌와 좌절 등을 안겨줄 수 있다.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며 자연스레 심기일전해 미래 국가대표선수로서의 비상을 꿈꿔야 하는데, “금메달이 아니면 안 돼!”라는 분위기가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것이다. 강박관념보다는 활력과 힘을 북돋워주는 대회가 될 수 있도록 경기 운영 방식, 특히 채점 방식의 개선이 요청된다. 둘째, 전국소년체전을 통해 선수층이 두터운 전통적인 인기 종목보다는 비인기 종목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실제로 비인기 종목이 얼마만큼 탄력을 받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셋째, 각 시·도교육청에서 파행적인 종목 육성을 하고 있는 현실도 문제다. 과도한 종합우
2013-06-05 16:21지난해에 이어 1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맡았다. 올해도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소중한 체험과 추억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아이들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학교에 등교하고 교과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학교에 입학해 올해 한 가지 이상 실천을 할 수 있는 꿈이나 목표 혹은 선생님에게 바라는 것 등을 아이들에게 적어 보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은 초등학생의 티를 벗어나지 못해 그런지 ‘키가 크고 싶다’, ‘축구를 잘하고 싶다’ 등의 답변이 대다수였는데, 유독 한 아이의 글귀가 필자의 눈에 크게 들어왔다. ‘선생님과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작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반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이나 가정에 연탄배달을 한 후 아이들이 무척이나 만족하고 뿌듯해 하는 것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라, 생각할 여유도 없이 봉사활동을 가자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봉사를 찾던 중 대전에 위치한 국립현충원봉사가 눈에 들어왔다. 국립 현충원 봉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학교를 비롯해 사회전체가 주5일제가 되면서 여가활동이 많아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현충일과 같은 국경일이나 각종 기념일을 그냥 여가 시간을 갖는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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