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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 왜 필요한가

박근혜 대통령은 심각한 수준의 청년실업, 중소기업의 인력난, 허리가 휘는 사교육비지출, 저소득층의 교육복지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직업교육 활성화에서 찾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대를 고등단계 직업교육의 중심기관으로 육성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중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 하나가 전문대에만 제한된 수업연한을 다양화해 직업교육의 수준을 시대의 요구에 합당하게 끌어 올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가 왜 절대적으로 필요한지에 대해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산업구조에 따른 직업의 변화다. 1979년 직업교육을 목적으로 전문대 제도가 도입될 당시와 지금 지식사회의 직업세계는 너무도 다르다. 과거의 직업은 비교적 단순하며 기능 위주였지만,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직업의 세계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으며 요구하는 지식과 기술의 수준이 더욱 높아가고 있다. 교육법에서 전문대의 교육목적은 ‘전문직업인’ 양성으로 명시돼 있다. 따라서 산업수요에 맞는 인재양성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이 제한된 수업연한 제도가 반드시 개선돼야만 한다.

둘째는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환경 변화다. 전문대가 시작됐던 1979년의 교육환경은 지금과 매우 다르다. 당시에 4년제 대학은 극소수였으며 전문대가 초급대학의 역할을 담당했다. 4년제 대학은 모두 학술중심의 대학이었고 전문대는 간호 및 공학교육을 중심으로 한 직업중심대학으로 역할분담이 분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고졸자의 70% 이상이 대학을 진학하는 고등교육보편화 시대를 맞고 있어 초급대학의 필요성도 없어진지 오래다.

또한 대학진학의 목적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실용교육을 받는 것으로 변모했다. 이러다 보니 4년제 대학들도 전문대학의 실용학과들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안경광학, 피부미용, 애완동물 등은 과거에는 전문대에서만 볼 수 있었던 학과들이다. 이렇게 일반대와 전문대의 교육영역 구분이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전문대만 수업연한을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의 논리에서도 맞지 않다.

셋째는 우리나라 고등직업교육의 세계화다. 해외의 대부분 국가들에서는 이미 전문대(Non-University)로 분류되는 대학들이 대학원까지 직업교육을 다양한 수준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자국의 우수한 산업인재양성 뿐만 아니라 많은 유학생 유치에도 성공적으로 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 학생들이 놀라운 경제발전을 보며 직업교육을 위한 유학을 많이 희망하고 있지만, 수업연한의 규제로 인해 우리 전문대학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요즘 한식을 비롯한 한류 문화의 세계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한류문화에 대한 교육과 연구는 그동안 전문대에서 지속적으로 해왔다. 많은 세계 최고 수준의 요리사, 패션 디자이너, 연예인 등을 전문대에서 배출했다. 지속적으로 한류문화를 세계에 확산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학업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를 전문대가 무작정 4년제 대학이 되려는 것이라는 오해와 대학구조조정에 역행한다는 점 그리고 과연 전문대에서 4년제 학사학위를 위한 교육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서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우려일 뿐이다.

전문대는 철저히 4년제 일반대와 차별화된 직업교육을 행할 것이다. 이미 색깔 없는 4년의 교육은 실업자 양산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구조조정은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와 별개의 문제이며, 지금의 전문대학 입학정원을 수업연한에 맞게 줄이면 대학정원이 늘어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아울러 전문대의 교육역량을 의심할 필요는 더욱 없다. 이미 전문대 교원의 자격이 일반대 교원과 법적으로 단일화 돼 있다. 그리고 전문대도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많은 수의 학사를 배출한 경험이 있으며, 간호 분야에서는 정규 4년제 학과를 정상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다.

전문대의 수업연한 다양화는 때 늦은 감이 있지만 하루속히 법제화가 이뤄져 전문대에서 수학하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하며, 아울러 전문대가 일반 4년제 대학과 차별화된 고등단계 직업교육의 중심기관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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