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말하는 시대고, 국민이 원하는 정책에 따르는 시대지만 교육만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의 불만과 비판은 많은데 해법을 찾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니라 국민과 학생이 원하는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쇄신차원의 교육개혁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가 ‘선행학습금지’로 상징되는 교육정책의 로드맵을 만들며 출범을 준비하던 지난 겨울방학, 일선 고등학교는 고1 진학생들의 첫 시험인 배치고사부터 오히려 선행학습을 조장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오히려 학교에서 사교육과 선행학습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학교에서는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EBS를 통해서라도 암묵적으로 선행학습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 놨다. 공교육에 앞장서야 할 학교조차 한 술 더 떠서 시간당 수십만 원의 고액을 들여 대치동이나 수도권 일류 강사들을 초빙, 수시논술이나 면접에 대비하면서 이를 명문고로 치장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구성원 간 신뢰와 협력 우선 미래를 향한 대한민국의 공교육을 고민하기 위해선 이미 도래한 지식정보사회의 관점에서 창의와 잠재력을 길러주는 집단지성(集團知性,…
2013-07-18 16:27이명박 정부에서 유난히 잦은 교육과정 개정이 이어졌는데 가장 최근에 고시된 국가수준 교육과정 총론은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고시 제 2012-31호로, 이 교육과정은 개정시기로 본다면 2009 개정 시기에 해당한다. 2012년 7월 9일자로 고시한 2012-14호의 개정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교육과정 총론을 일부 개정한 것이다. 주요 개정내용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및 특성화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에 관한 것으로, 중학교 및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중점에서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학생의 학기당 이수 교과목 수를 8개 이내로 편성하도록 한다. 단, 체육, 예술(음악/미술) 교과목은 8개 이내에서 제외하여 편성할 수 있다’라고 개정했다. 이 개정문은 아이러니하게도 과목수 제한이 여전히 8개 이내임을 재천명해 집중이수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음을 명문으로 밝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단서 조항에서 예체능 교과목을 제외해 기존에 집중이수 과목수 제한에서 제외됐던 교양교과, 특성화고의 실습위주의 과목을 포함할 경우 집중이수제는 사실상 폐기된 정책이라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집중이수제는 사실상 폐기된 정책 현행 교육과정 총론 및
2013-07-15 16:45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2학기부터 초·중학교에서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학습용어를 중심으로 한자를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교과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현행 교과서에는 개념을 나타내는 어휘들이 상당히 많다. 그 대부분이 한자어로 돼 있다. 수학·과학도 한자어 어휘 많아 국어 교과만이 아니고 수학이나 사회, 과학 등의 교과서에도 중요한 개념을 담은 한자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수학에서 분수(分數)를 배울 때 진분수‘(眞分數)’, ‘가분수(假分數)’, ‘대분수(帶分數)’의 앞에 붙은 ‘진(眞), 가(假), 대(帶)’자의 뜻을 알고 공부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또, 표준발음을 익힐 때 단음인 ‘의사(醫師)’와 장음인 ‘의:사(義士)’의 차이점도 한자를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많은 학생들이 6․25 전쟁을 ‘북침’이라고 한 것도 한문 문장의 구조를 잘못 이해한 데서 발생한 문제인 부분도 있다. 그간의 우리 한자교육은 정권 차원이나 교육당국의 방침에 따라 몇 차례의 굴곡을 겪어왔다. 한자를 병기(倂記)한 국어 교과서로 공부하던 때가 있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시기도 있었다. 그래서 세대가 한문을 배운 세대와 그렇지 않은…
2013-07-14 14:01어느 병원에서 mp3에 연결된 이어폰을 배에 감고 있는 임산부를 봤다. 태아에게 직접 음악을 들려준다는 Belly 폰이었다. 배에 이어폰을 붙인 임산부를 보니 딸을 얼마 전에 결혼시킨 애비로서 태교가 마치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대부분의 육아 책들은 배 속의 태아를 가르치는 ‘학습태교’를 말한다. 책은 ‘아이의 99%가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며 교육열에서는 세계 1위인 한국 예비엄마들을 충동질한다. 부모 욕심일 뿐 효과는 없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건강한 아기만을 원하고 빌던 예비엄마들이 ‘우리아이가 똑똑해야 할텐데’하며 단단한 각오로 ‘영어, 수학, 음악, 동화, 호흡, 두뇌자극’ 등의 학습태교에 관심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임산부들의 욕심일 뿐 학습태교는 효과가 없다고 한다. 엄마가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 좋은 환경을 주는 게 태교고 태아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전통적 태교가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말이 있기에 한 명 또는 두 명의 자녀만 갖는 예비엄마들만 나무랄 순 없다. 그러나 태중의 아이부터 교육전쟁인 사교육시장으로 가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 초·중·고생 중 73%가 사교육을 받
2013-07-11 10:42얼마 전 교과연수에서 한 교사가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시대적 배경을 참고해 논술하라”는 문제를 출제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당시 의사는 잘 사는 계층이었을 텐데 왜 독립운동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역사의식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의사(義士)의 뜻도 모르고, 병원의 의사(醫師)로 판단한 것이다. 정말로 역사의식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다. 최근 한 방송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한국사 강의를 방영한 것도 눈에 띄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충분히 지도하지 못하는 것을 젊은 학생들이 주로 시청하는 오락방송을 통해 다시 한 번 되짚어보는 것은 의미 있고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씁쓸한 우리 학교의 현실이 있다. 집중이수제가 실시되면서 한국사는 1년 만에 이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능시험에서도 한국사가 필수가 아닌 선택과목이어서 한국사의 존재가치가 퇴색되고 있다. 우리의 교육현실에 비춰 볼 때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이 바닥 수준인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계 여러 국가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교육시키고 있다. 그런
2013-07-11 10:38평소 휴대폰을 잘 제출하지 않는 3명의 아이에게 경각심을 불러주기 위해 반성문을 써오게 했다. 그리고 며칠 간 말미를 주고 진심이 우러나올 수 있을 정도의 반성문을 작성해 올 것을 주문했다. 반성문 내용에 따라 휴대폰 미제출에 대한 벌점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만에 하나, 기간 내 써 오지 않을 시 교칙에 의거 벌점을 부여할 것이며 누적 벌점으로 학교 봉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을 덧붙였다. 필자의 말에 아이들은 자신감이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며칠 뒤, 학교 봉사가 신경 쓰였던지 아이들은 종이 한 장을 가득 채운 반성문을 들고 교무실로 찾아왔다. 그 중 한 녀석이 반성문 쓰기가 너무 어려웠다며 다음에는 다른 벌을 줄 수 없는지를 물었다. “선생님, 반성문 대신 다른 벌을 주면 안 되나요?” “요 녀석, 아직 반성을 못했구나. 반성문 한 장 더 쓰고 싶어?” 내 말에 녀석은 손사래를 치며 조금 전 자신이 내뱉은 말에 사과했다. “아, 아닙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 녀석이 힘들게 썼다는 반성문을 읽어보려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녀석이 쓴 글씨가 너무 엉망이어서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혹시나 싶어 나머지…
2013-07-11 10:36요즘 학교가 더위와 전쟁하고 있다. 아침부터 교실에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모두들 아우성이다. 고학년 아이들은 덩치가 커서 덥고, 위층 교실은 단열이 안 돼 덥고, 뒷면 교실은 환기가 안 돼 덥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교실이 아침부터 찜통인 것이다. 아무리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아도 무더운 날씨엔 소용이 없다. 학교 교실은 더위와 전쟁 중 에어컨을 통제하는 행정실은 행정실 나름대로 불만이 가득하다. 고가의 전기료 때문에 학년별로 에어컨 사용 시간을 순환해 틀어주는 방법 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불만과 불평을 냉방기를 직접 틀어주는 담임교사에게 표시하고, 교사는 이를 통제하는 행정실로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전체가 더위에 묻혀 찜통과 불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하루 종일 더위와의 전쟁으로 시달리고 있다. 물론 전력난에 비상이 켜진 상태에서 정부가 취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 정책의 취지도 십분 이해하지만 학교는 어린 학생들이 교육받는 곳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학교도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하절기 에너지절약 교육’이라는 이름의 교육만으로는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다. 학교예산이라도 듬뿍 줘야 다소 숨통이 트이겠지만 현재로선 그것도 기대가…
2013-07-06 16:39어느 날 갑자기 생산 공장의 기계가 멈춰 섰다. 공장 내의 기술인을 총동원했으나 기계를 고칠 수 없었다. 공장은 가동이 중단됐고 생산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경영진은 장인급 기술자를 모셔왔다. 기술자는 고장 난 기계를 몇 바퀴 돌아보더니 몇 군데에 표시를 하고는 표시된 부분에 가서 망치로 세 번 내려쳤다. 그랬더니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장에서는 수선비용을 물어봤고 기술자는 10만원이라고 했다. 경영진은 망치 세 번 내려치고 10만원은 너무 비싼 값 아니냐면서 구체적 수선비 견적서를 요구했다. 기술자는 고장 난 곳을 찾아내는데 9만7000원, 망치로 세 번 치는데 3000원이라는 견적서를 작성해 수리비를 받아갔다. 인지도 높은 정치인 교육감 원치 않아 고장 난 부분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기계를 수리한 이 기술자가 그 분야의 전문직이다. 교육기관에도 전문가가 필요하다. 특히 시·도 교육의 수장으로 학생교육을 책임진 교육감의 경우 더욱 더 교육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내년 6월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 경력이 없는, 즉 교육을 잘 알지 못하는 정치교육감이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0년 정치권이 국민과 교육계의 의견을 외면한 채 2014년 교육감 선거부
2013-07-06 16:38교육부가 지난달 24일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수업시수도 확대하고 현재 초등체육전담교사도 2017년까지 모든 초등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여학생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학교체육 강화 방안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는 사정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교육 당국은 2016년부터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력 테스트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은 체력 수준에 따라 금장과 은장 등의 등급을 받을 예정이다. 사실 학교체육 활성화는 그동안도 계속 시도돼 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체력 증진과 성장기 에너지 발산을 위해 중학생 단축마라톤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한 언론사와 학생체육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고 캠페인 전개, 우수 실천사례 발굴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노력들이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의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각 시·도교육청마다 특색 있는 각각의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한 가지 예로 학생들이 산, 들, 바다 등 자연을 접하며 호연지기와 체력을 함께 기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면 좋겠다. 올레길, 둘레길, 치유의 길 등 지자체에서 자연을 벗하고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을 열어
2013-07-06 16:32엊그제 입학식을 치른 것 같은데 벌써 한 학기를 마치고 있는 1학년 수업시간에 고교진학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고 하니 딱 한 명이 손을 든다. 손을 든 학생은 특성화고의 자동차관련학과를 가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인 학교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자동차 레이스에서 재빠르게 차량을 수리하는 멋진 정비사가 되는 것이 그 학생의 꿈이었다. 순간 필자가 몸담고 있는 병설고등학교에서 사라져가는 자동차과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학과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집 가까운 거리에서 통학을 하며 자신의 뜻을 가꿔 갈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젠 관련학과가 있는 외지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종합고등학교는 대학을 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보통과와 취업을 전제로 학업을 수행하는 실업과가 합쳐서 존재하는 학교, 즉 일반고와 특성화고가 합쳐진 고등학교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에 종합고가 생기게 된 배경에는 한국전쟁 후 미국 교육사절단의 권유가 있었다고 한다. 산업인력을 키우기 위한 직업훈련을 할 수 있는 학교 설립을 권장했으나, 별도의 실업계학교를 설립하기가 어려워 기존 일반계고교에 직업 실업반을 설치 운영한 것이 그 시작이었
2013-07-06 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