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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현장과 소통하는 교육과정 개정

2009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된 후 4년 만인 2013년 현재, 학교 현장에는 2009 개정 교육과정 총론과 이를 통해 개발된 각론 교육과정 적용이 완료됐다. 이제 학년군․교과군․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대한 개념이 어느 정도 이해되고,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개발된 교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교사가 연구, 적용하려는 상황에서 다시 차기 교육과정 개정에 대해 논의한다는 보도를 접했다. 현장 교사 입장에서는 “또?”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잦은 개정에 지쳐있는 현장 교사로서 마이클 풀란(M. Fullan)의 “교육 관련 기관이나 제도의 개혁이 최소 5년은 걸린다”는 말을 떠올리며 한숨만 내쉴 뿐이다.

학교운영 고려 없이 잦은 개정만

2009 개정 교육과정만 하더라도 2009년 12월에 고시된 이후, 2011년 8월 ‘고등학교 교과 편제(보통교과, 전문교과) 수정 고시’, 2012년 3월 ‘고등학교 사회과목 및 탐구, 생활·교양 과목 수정, 일반과목의 증감 운영 변화’, 같은 해 7월 ‘인성 교육 강화, 중학교의 집중이수 관련 규정 변경, 학교스포츠클럽활동 관련 규정 신설’, 역시 같은 해 12월 ‘학교 교육과정 지원에서 방송통신중 관련 규정 신설’, ‘고등학교 단위 배당 기준에서 특성화고와 산업수요 맞춤형고를 구분해 제시’ 등 수차례 교육과정 개정을 해 온 터다.

교육과정이 전면․정기 개정에서 이미 부분․수시 개정으로 달라진 지금, 교육과정을 또다시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는 대체 어디서부터 나온 것인가. 좋다.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요구가 강력해 개정해야 한다면 정말 현장과 소통하는 교육과정 개정을 해주길 바란다.

교육과정 개발 역사를 보면 교과, 학습자, 사회가 교육과정을 결정하는 세 가지 요소로 작용한다. 교과는 인류가 축적한 문화유산 중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치가 있는 것들의 정수로 교육의 역사에서 오랫동안 핵심 기제로 작용했고, 사회는 그 유지와 개선을 위해 필요한 바를 줄기차게 교육에 요구했다. 반면 학습자는 어떤가?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학습자의 능력과 소질, 적성을 신장시키는 것이고, 그들의 성취 정도에 대한 평가가 교육과정 성패의 잣대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데도 학습자의 요구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시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는 우리 교육이 변하지 않는다고 평가받는 이유일 지도 모른다.

교육과정은 이제 학습자가 원하는 바를 충족해 변화․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학습자의 요구를 수렴해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하는데 가장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집단이 바로 ‘현장교사’다. 교사는 학습자의 학업 성취 정도, 생활 양태 등을 가장 잘 파악하기 때문에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참여해 현장의 소리를 전하고, 더욱 개선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국가 교육과정을 학교 현장에서 학생에게 전수하는 일은 결국 교사의 몫이기 때문에 교사의 교육과정 개발 참여는 현장과 소통하는 교육과정 개발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교사 주도로 교육과정 개정해야

지난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교육과정 기준을 개발할 때, 수석교사와 학습연구년 교사 일부가 참여했지만 이는 전체 교육과정 개발 참여진 중 극소수에 불과했다. 미국의 콜로라도주 덴버시는 이미 100여 년 전 교사에 의한 학교와 지역 수준의 교육과정 개발을 시도했다. 당시 덴버시의 교육장이었던 Newlon은 교육과정 개정 과정을 교사의 수업과 교육을 바꾸는 유용한 수단으로 여겼으며, 실제 이렇게 개발된 교육과정의 운영으로 덴버시는 전국적 명성을 얻게 됐다. 여기서 우리는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

성공적인 교실 수업은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이 원활한 상태에서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롭게 개발되는 교육과정은 개발진이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렴해 이를 교육과정 기준 개발에 효과적으로 반영했을 때 기대할 수 있고 그 가교(架橋)를 현장교사가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노력이 이뤄질 때 학교는 교사와 학생이 행복한 곳, 학부모가 만족하는 곳, 장차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책임질 건강한 인재가 자라는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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