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오지여행 오지여행은 ‘버림의 여행’이다. 단순하고 가볍다. 이동 수단은 오로지 내 두 다리와 배낭 하나. 최대한 짐을 줄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물건만 엄선하여 배낭에 넣는다.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어도 상관없는 것들…. 결국 백패킹(Backpacking)을 위한 짐은 생존에 필요한 것들만 남는다. ‘죽도록 벌어서, 죽도록 사 모으고, 죽도록 버리는’ 문명 생활을 버리고, 오늘 하루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사는 법’을 배워본다. 비수구미, 막지리, 살둔마을…. 오지마을은 이름마저도 생경스럽다. 방송을 탄 탓인지 찾는 사람도 많아지고 사람들의 손때도 탔지만, 여전히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다. 담쟁이 넝쿨로 뒤덮인 반쯤 무너진 돌담도, 녹슨 양철 지붕도, 툇마루에서 졸고 있는 강아지도 고향 할머니의 포근한 정서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에서 꼭 뭘 해야만 한다는 종종거림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가벼워진다. 막 물들기 시작한 가을나무 사이를 타박타박 걷다보면 자유로움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오지여행의 행복은 딱 이만큼이다. 욕심은 금물이다. 절대 낭만과는
자아를 텅 비워 타인과 갈등의 소지를 없애려는 달관의 인생 태도는 선불교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근대 일본의 대표적 의승(醫僧)이었던 하라 탄잔(原 坦山) 이야기가 유명하다. 탄잔이 다른 승려와 한 개울가에 이르렀을 때 어떤 처녀가 불어난 물을 건너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었다. 탄잔이 선뜻 처녀를 들쳐 업고 개울을 건너 주었다. 한참을 함께 걷던 다른 승려가 탄잔에게 어찌 승려 신분으로 처녀를 업을 수 있었느냐 힐난했다. 그러자 탄잔이 말했다. “이보게, 난 이미 처녀를 내려놨네만 자넨 아직도 안고 있었나?” 흔히 한국의 경허(鏡虛) 스님 고사로 잘못 알려져 있는 일화다. 처녀를 붙잡아두려는 마음의 집착이 없다면 처녀는 이미 내 삶에서 떠난 것이다. 탄잔의 마음은 마치 텅 빈 배처럼 처녀를 실어 건너편에 내려주고 도로 비어버렸다. 그 안에 처녀는 없었다. 처녀를 마음에 간직하고 괴로워한 건 다른 승려였다. 그는 집착의 마음으로 그녀를 자기 안에 옭아맨 채 고통스러워했다. 그는 탄잔을 질투하여 화가 나 있었다. 허나 탄잔의 마음속에 그녀는 이미 없었고 그는 그저 고요한 빈 배로 세상을 떠돌고 있었을 따름이었다. 【원문】 我若被人罵, 佯聾不分說, 譬如火燒空, 不救
01 중국의 ‘문화혁명’을 기억하는 젊은 세대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화혁명이 잘못된 것이라는 인식에는 오늘날 중국 인민은 물론이고 세계가 공감하는 것 같다. 나는 1992년 처음으로 중국을 여행하였다. 이 여행은 나에게 세계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의미 있는 충격도 주었다. 우리 일행은 북경대학교를 방문하여 그 대학 경제학과 교수에게서 특강을 들었다.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얻고 온 사람이었다. 강의에 임하는 그에게 우리 일행 중 누군가가 덕담에 가까운 조크를 했다. “교수님! 굉장히 젊어 보이는데요, 나이보다 한참 젊어 보이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돌아온 그의 대답이 정말 기막힌 것이었다.“지난 시기 중국 현대사의 한 지점에서 약 10년 동안 시간이 전혀 흐르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니 저도 나이를 먹을 수가 없었던 거 아닌가 생각됩니다.” 문화혁명에 대한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논평이었다. 문화혁명이 한창 광기를 뿜어대며 시작되던 1966년 당시 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이 미친 듯한 대소동을 국내 언론들도 연일 크게 보도했었는데, 나는 이것이 왜 ‘문화혁명’인지를 이해할
‘독소’는 모든 병의 근원이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병(독소)을 섭취하고 병(독소)을 만들면서,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며 살아가고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맛을 위해 자연식과 거리가 먼 음식을 만들어 먹고,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겨나는 독소가 우리 몸속에 잔류하면서 우리 몸 각 부위나 장기를 공격하여 병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해독(detox)이란? 고전에서는 모든 사람은 다 ‘미병(未病)’ 상태라고 말한다. 즉, ‘아직 병들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상태’라는 것은 독소를 스스로 만들고 끝없이 섭취하고 있으면서도 아직은 병증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해독(디톡스:detox)’은 중요하다. 쌓아 두었다가 한 번씩 해독하면 되는 게 아니라, 독소가 체내에 유입되는 족족 해독될 수 있도록 평소에 우리 몸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들 장세척, 장청소를 ‘디톡스’와 같은 뜻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디톡스는 모든 몸의 해독을 뜻한다. 다만, 대장에서 몸속 독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독소는 코, 입, 피부를 통해 배출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장과
최근 2015 국가교육과정 개정 방향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대부분이 국·영·수·사·과 등 주요과목에 대한 편재와 시수에 대한 논의지만, 그중 SW교육 관련 논의 또한 비중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SW교육이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왜곡된 입시체제 하에서, 그리고 각 교과목들 간의 첨예한 영역싸움판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운영되어 나갈 것인지는 관심 가지고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SW교육 관련 논의가 한창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개인적인 경험과 상식에 의존해 판단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SW교육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를 풀고자 한다. 질문 1 SW교육은 무엇을 배우는 과목인가? ICT 활용교육, 정보교육, 프로그램 코딩교육 등과 다른 것인가? 세계적으로 지금까지의 컴퓨터교육은 ICT 활용교육, 즉 이미 있는 ICT 기술과 도구, 서비스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교육이었다. 예를 들면, 아래한글 사용법이나 인터넷 서비스 사용법 등을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산업 경제에서 벗어나 디지털 경제로 나아가면서, 이러한 소비자교육에서 벗어나 생산자(maker)교육을 해야 한다는
“엄마는 내편이 아닌 것 같아요. 용기내서 말했는데…. 별거 아니라고, 내가 너보다 더 힘들다고, 다들 그렇게 사는 거라고….” 자살위험도가 꽤 높았던 학생은 ‘살아야 할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죽을 만큼 힘든 일도, 절박한 고통스러움도, 끈질긴 괴롭힘도 없다고 했다. 그저 ‘사는 게 재미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무척 당황스러운 맞닥뜨림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아이의 행복을 빼앗아갔을까? 혼돈에 빠져들었다. 나의 사고체계가 오작동 하던 중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게 되었다. 가슴에 팍, 꽂힌 한 구절. 고개가 끄덕여지며 오작동은 멈췄다. 우리의 삶은 특별한 시간보다 평범한 시간들이 더 많습니다. 은행에서 순서표를 뽑아 기다리고, 식당에서 음식 나오길 또 기다리고,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고,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오면 문자를 보내고…. 결국 이 평범한 시간들이 행복해야 내가 행복한 것입니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특별한 행복을 좇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행복이란 소소한 곳에서 나온다. 일 년 365일 말썽을 더 많이 부리고 날 괴롭히는 녀석들이지만, 아침 일찍 씨익 웃으며 건네주는 캔 커피에 행복해지고, 체육대회에서
교사가 등을 돌리고 있는 시간이 길수록 학생들은 수업에서 멀어진다. 엎어져 자거나 쪽지를 주고받거나 휴대폰으로 딴짓을 하거나…. 교사가 앞을 보고 있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교사의 지속적인 설명을 끝까지 집중하며 참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아침 7시 30분에 등교하여 수업이 끝나는 4시까지, 장장 8시간 이상 자리에 앉아서 듣는 일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히려 ‘제대로 된 듣기’가 불가능해지는 건 아닐까? 듣기만 하는 수업, 멀어져가는 학생들 미국에서 초·중학교를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와 고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지인의 자녀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묻자, “한국 학교는 정말 이상해요. 수업은 선생님 혼자 하세요.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아무 것도 안 하고 듣기만 해요. 그래서 재미없고 지루해요”라고 대답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수업은 교사가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일까, 학생이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일까? “수업은 ○○이다”라고 물으면, 우리 학생들은 “수업은 인내다”라고 할 것 같다. 참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간들…. 이 시간들은 학생들도 힘들고, 점점 유체이탈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어야 하는 교사들도 결국 힘들어진다. ‘살아있
구국의 영웅, 이순신 2014년, 영화 명량의 거침없는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1,000만 관객을 넘어 역대 최다, 최단 기록을 차례로 갈아치우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긴 스토리가 아닌 명량대첩 하나만을 소재로 하고 있고, 영화 전체의 절반이 전쟁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놀라운 흥행 기록을 보여주었다. 물론 영화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스토리의 전개가 허술하고 전반부의 내용이 지루하다, 실제 역사와 다른 부분이 있다, 전술적으로 뛰어난 부분이 무엇인가 등의 부정적 평가와 역시 이순신 장군이다,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장군의 모습에 감동이다, 압도적인 스케일과 왜군을 통쾌하게 날려버렸다 등의 긍정적 평가가 팽팽히 맞선다. 여기에 더해 영화 배급과 스크린 점유의 문제 등 잡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많은 관객이 이순신 장군을 만났다는 사실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흥행은 단순한 재미와 감동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현실에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을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됐든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존경하고 그에 대해 반대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충무공은 분명한 힘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취임한 황우여 장관은 취임 직후 교육계에 큰 화두를 던졌다. 황 장관은 지난 8월 8일 취임사에서 “5·31 교육개혁을 재조명하면서 지켜야 할 교육의 기본적 가치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교육의 새로운 틀을 모색할 때”라고 밝혔다. 황 장관은 8월 11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5·31 교육개혁의 재조명과 새로운 교육개혁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또다시 강조했다. 당시 젊은 기자들은 ‘5·31 교육개혁’이 무엇인데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20년 전에 있었던 교육개혁을 화두로 제기했는지 궁금해 했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새로운 교육개혁 방안이 필요하다는 황 장관의 언급은 정치인 출신 교육부장관으로서 예상된 행보라는 얘기가 나왔다. 그렇다면 교육계가 황 장관의 언급을 예상된 것이라고 평가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또 황 장관이 5·31 교육개혁을 언급한 배경은 무엇일까? 교육개혁에 관한 세계의 교육사를 살펴보면 이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독일은 19세기 초 나폴레옹과의 전쟁에서 패하자 훔불트(Humboldt)와 피히테(Fichte)의 지도력으로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당시의 교육개혁은 다른 나라의 국민교육 제도의 발전에
자밀라(9세)는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에 산다. 아픈 식구들을 보살피기 위해 매일 사막을 가로질러 물을 길어오는 자밀라. 그녀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동감 넘치는 애니메이션과 음향으로 아이들이 커다란 터치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잠시 후 화면 옆 빨간 돼지저금통에서 ‘사랑의 코인’이 발급된다. 코인을 사랑의 열매 모금함에 넣자 스크린 한가득 하트가 채워지면서 마법이 시작된다. 구호물자를 담은 비행기가 아프리카를 향해 출발하고, 자밀라는 친구들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자밀라가 웃으며 말한다. “친구들아, 고마워!” ‘가상 나눔 체험’은 나눔문화관에 견학 온 유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코인을 직접 모금함에 넣고 이를 통해 이웃의 고민이 해결되는 것을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나눔의 효과성을 가시화했다.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준석이에게 휠체어 선물하기, 베트남에서 시집 온 흐엉을 위해 베트남 도서 기부하기 등 어려움에 처한 이웃의 예를 다양화해 프로그램의 내러티브를 강화한 것도 인기비결이다. 버튼 누르고, 동전 넣고… 효과성 높이는 ‘체험형’ 나눔교육 “나눔은 한 번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