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770㎞를 연결해 해파랑길을 만들었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걷는 길이다. 지난 2월 15일 청주4050토요산악회원들과 해파랑길 트레킹을 다녀왔다. 아침 7시경 관광버스 3대가 청주체육관 앞을 출발해 포항으로 향한다. 처음 참여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날이라 아이들이 많고 분위기도 좋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익산포항고속도로 영천휴게소에도 들렸다. 포항이 가까워지자 눈이 쌓인 산하가 나타난다. 첫 목적지는 구룡포의 근대문화역사거리다.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바다가 구룡포다. 구룡포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들어와 살기에 최적지였다. 구룡포항 앞에 100여 년 전의 모습을 실감 나게 복원한 근대문화역사거리가 있다. 28동의 건물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일본인거리에서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90년대 초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재현한 곳에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다. 일본인 가옥거리의 중앙에 구룡포공원이 있다. 계단을 올라 공원에 서면 일제강점기 침탈의 흔적을 간직한 구룡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
광양에 10년째 살면서 광양시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3번씩이나 맡으신 시장님께 편지라도 썼어야 하는데 일찍 연락드리지 못한 점은 죄송합니다. 먼저 저희 학교인 광양여자중학교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희 학교는 무지개 학교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저희 학교를 무지개학교로 만들 수 있었던 건 학교 교장 선생님의 공도 컸을 것이고 선생님들의 노력이 포함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첫 입학 때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우리학교는 무지개학교이다’ 라는 자부심 이었습니다. 이러다보니 학교생활이 즐거웠었습니다. 또한 시장님이 광양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셨음에는 틀림없습니다. 우리 학교 강당이 새롭게 지어서 따뜻한 가운데 입학식과 졸업식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제가 아직 신분이 학생이고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다보니 할 이야기가 학교 이야기 밖에 없는 점은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저는 여중을 졸업하면서 시장님이 주신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타 지역에서는 전교 1등과 2등만 장학금이 수여되는데, 그리 높은 편의 성적이 아닌 저에게도 장학금이라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한 일이 많지만 이쯤에서 제 소개를 잠깐 하겠습니다.
엊그제 새해를 맞이한 것 같은데 며칠 후면 달력 두 장을 찢어버리게 된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자연스럽게 새해 덕담을 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2014년에 접어들고 시간상으로 한 달이 지나 설 명절을 맞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올해는 ‘청마(靑馬)의 해’ 갑오년이라 하여 “힘찬 말의 기상을 받으라”는 덕담을 많이들 한다. 덕담은 주로 섣달 성탄절부터 설 이후까지 이뤄지는데 일 년 열두 달 중 한 달 이상 새해 덕담을 나누는 나라는 흔하지 않을 것이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덕담을 전하는 방법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 어릴 때에는 편지나 주로 카드를 이용했다.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울려 퍼지면 문구점이 카드 사려는 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뤘고, 어른들께는 카드로 달랑 보내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겨 정성스레 마음을 담아 편지글을 쓰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연하장으로 대신하다가 핸드폰이 보급되면서 문자메시지로 전송했고, 스마트폰이 일반화 되면서 아름답고 멋진 동영상을 그림과 문자, 감미로운 음악까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해 보내게 됐다. 그러나 다인수를 대상으로 대량으로 살포해 같은 동영상을 받게 되면서 자기 것을 보내는 것인지 다
우리 학생들이 읽어야 필독도서나 권장도서를 읽고 나면 한결같이 우울하다. 마음 썩 좋지 못하다. 안타깝다. 너무 가난한 환경에서 생활했을 때 썼던 소설이라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이런 소설들을 읽으면서 학생들이 우울증에 빠지거나 낙심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에 들까봐 걱정도 된다. 한과 울음과 슬픔과 고독과 괴로움 속에서 생활하면 육체적인 건강은 물론 정신적인 건강까지 잃을 수 있다. 어떤 소설 속에서도 늘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밝고 건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의 소설이 주는 교훈이 있다. 불행한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았다는 점이다. 옥희의 어머니는 결혼한 지 1년 만에 남편을 잃었다. 이런 불운을 당하면 삶을 포기할 수도 있다. 딸 ‘옥희’가 태어나기 한 달 전에 돌아갔다. 그래도 낙심하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딸을 낳았고 딸을 자기의 힘으로 키워나갔다. 아버지의 어릴 적 친구를 하숙생으로 받아들여 생활비를 보태기도 하였고 다른 사람의 바느질을 해서 청어도 사고 달걀도 사고 옥희의 사탕도 사주고 이렇게 살았다. 우리는 주위의 환경이 좋지 못하면 좌절하기
지난 주 우리 학교 졸업식에서 여러 학생들에게 상당액의 장학금을 지급하였다. 졸업식을 마치고 나오는 한 학생이 '나도 공부 좀 할 걸'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상당한 액수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조금은 부러웠던 것 같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삶의 한 단계를 마치고 나면 보람된 일도 있지만 후회가 되는 일도 적지 않다. 학생의 세계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더욱 그렇다. 10년 넘게 운전대를 잡고 살아 온 조카에게 주5일 근무나 하루 8시간 노동은 여전히 남의 얘기다. 정해진 월급을 받는 일이 아니기에 먹고 살 만큼 벌려면 언제나 ‘자발적인 과잉 노동’을 해야 한다. “나도 퇴근 시간이란 게 있었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쉰다. 그러더니 “할머니가 공부하라고 할 때 공부 좀 할 걸” 하면서 껄껄 웃음으로 넘기는 것이다. 이런 후회는 흔하게 들을 수 있는 후회다. 남녀노소 누구나 나이 든 사람에게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뭐냐고 물으면 “공부 좀 할 걸”이라고 한다. 한국사회처럼 사회 구성원이 열심히 공부하는 사회도 드물다. 그래서 자신이 나이들어 느끼는 것은 모두들 공부 안 한 후회를 한다. 그리고 과잉 노동과 저임금을 받는 것에 대하여 공부 안
국회의 선행학습을 금지 법안을 마련으로 오는 8월부터 초·중·고교 및 대학에서 '선행학습'이 전면 금지된다. 정규 교육과정은 물론 '방과 후 학교'과정에서도 실시할 수 없고, 학원, 개인교습소 등 사교육 기관도 선행학습 광고 및 선전을 하지 못하게 됐다. 누구든지 공부할 자유는 있다. 어떤 공부를 하는가, 어떻게 얼마나 하는가 하는 것은 국가의 정체성에 반하지 않고서는 개인의 자유다. 그런데 국회가 왜 선행학습을 금지하는 법안까지 마련했을까? 미래는 창의와 인성을 필요로 하는 사회로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비능률적인 공부 방법은 국가의 장래도 어둡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은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국어, 수학, 읽기 등에서 높은 성적을 올렸으나 창의적인 역량과 내적 동기, 목표의식, 자신감 등과 관련된 부분은 걱정스러운 결과를 나타냈다. 우리 아이들은 시켜서 하는 수동적 공부와 혼자 일에 익숙하지만 생각을 나누는 일, 더불어 일을 하는 일은 경험하지 못해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여럿이 힘을 모아 정보를 재생산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우리 아이 공부의 목표가 점수를 잘 받는 것으로 되기때
법의 명칭이 맞는가. 선행학습 금지법이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연속 통과하면서 논란이 크다. 학습이란 배워서 익히는 것을 뜻한다. 선행이란 어떤 것을 앞서가는 것을 뜻한다. 종합해보면 앞서서 배우고 익히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선행학습 금지법이다. 먼저 배우고 익히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이다.앞서 나가는 것을 금지하는법은 개인의 배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선행학습 금지법보다는 선행교육 금지법이 옳다는 생각이다. 법의 내용도 선행학습을 규제하기 보다는 선행교육을 규제하는 쪽에 촛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선행교육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사교육이 판을치는 현실을 잠재우기 위함일 것이다. 수능에서 영어 시험을 쉽게 출제하겠다고 했고,선행교육을 금지하여 사교육을 뿌리뽑겠다는의지로 보인다.당연히 어느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그동안 선행교육의 문제가 공교육기관 보다는 사교육 기관에 촞점이 맞춰졌던 것을 감안한다면 이 법의 제정으로 공교육기관이나 사교육기관 모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중학교 교사의 입장에서 볼때 학교에서는 선행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역시 선행교
환우 가족에 심리·교육·의료서비스 멘토링 자원봉사자 연계, 캠프 개최, 장학금 등 지원 사회적 편견·친구들 시선·치료비용 부담 커 학교의 지속적 관심과 정부 지원 확대 필요 하루 여섯 번 이상의 채혈을 통한 혈당 체크, 네 번의 인슐린 주사 투여…. 어느 병실의 모습이 아니다. 학교 어딘가에서 다른 친구들의 눈을 피해 스스로 채혈하고 자기 자신의 몸에 주사 바늘을 찌르는, 소아당뇨 질환을 앓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다. 소아당뇨란 1형 당뇨가 상당부분 포함되는 영유아 및 청소년 시기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당뇨병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2형(성인형) 당뇨와는 달리 비만이나 식생활 등 후천적 원인이 아닌 바이러스나 선천적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운동 및 식이요법만으로는 조절할 수 없고 평생을 인슐린에 의존해 지내야 한다. 안자희 서울 서초교 교사(사진)는 2009년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질병관리본부가 개최한 ‘비만학생 프로젝트’ 연수에서 우연히 소아당뇨에 대해 접하고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한 학교에 1~2명 꼴로 소아당뇨 학생들이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예민한 사춘기에 소아당뇨에 걸리게 되면
사고력·창의력·의사소통능력 길러 전인적 성장 위해 필요한 언어활동 “처음에는 말도 없고 성적도 좋지 않았던 학생이 논술을 배우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창의력 대회를 휩쓸게 됐습니다.” 18일 열린 ‘신학기, 수업을 바꾸자’ 포럼 중등세션에서는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사진·대학교육협의회 논술연구위원)가 ‘논술교육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남궁민수 학생의 사례를 소개했다. ‘논술’로 거듭난 남 군은 ‘한국의 스티브 잡스’라는 최 교사의 격려에도 수능성적만을 강조하는 우리 교육 현실의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최 교사에게는 논술지도 성공담이자 안타까움이 남는 사례다. 최 교사는 “논술이 입시수단으로만 취급되면서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전형에서 천덕꾸러기가 됐던 것이 현실”이라며 “입시를 넘어 사고력과 창의력, 의사소통능력을 기르는 방법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술은 읽기와 쓰기, 말하기와 듣기를 아우르는 ‘언어활동의 종합’이라는 것이다. 그는 올해 신설되는 논술 선택과목에 대해서 “기존 교양과목 대신 논술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과 “대입 준비 시간으로 활용될 개연
초등세션에서는 정소정 경기 진접초 교사(사진)가 ‘책과 껴울리며 마음을 키우는 아이들’을 주제로 한 책을 통한 마음 키우기의 인성교육 수업 실천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껴울리다’는 ‘공명(共鳴)하다’는 뜻으로 책 속 생각에 공감능력을 길러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고 마음을 다지자는 뜻에서 정했다. 인성중심수업을 위해 진접초는 나눔, 바름, 어울림, 살림(환경) 등 큰 주제를 중심으로 ‘생각 듬뿍’ 도서를 선정하고 이와 연계해 국어, 도덕, 미술, 체육 교과 교육과정을 집중적으로 재구성한 뒤 다양한 활동과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짜증나’, ‘아이씨’ 등 일주일에 두 개의 낱말을 선정해 금지어로 지정하는 ‘금지어 상자’와 ‘마니또’ 처럼 관찰친구를 정해 일주일 동안 관찰한 후 잘못된 행동을 알려줘 변화를 유도하는 ‘예그리나 활동’은 아이들의 인성 변화에 큰 도움이 됐다. 정 교사는 “교사들이 ‘지옥같다’던 3학년 교육과정에 적용했는데 학생들의 언어가 몰라보게 순화되고 다툼도 줄어드는 등 피부로 느낄 정도로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교사들 간의 교육과정 협의 과정과 교육과정 재구성이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