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사태 이후로 교육계는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으로 휩싸여 있다. 이전에도 미래 교육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존재해 왔으나 눈앞에 벌어진 실제상황이 워낙 드라마틱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조급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에게 밀리지 않는 내일을 대비하기 위한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대안이 갈급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과 교육정책 담당자들의 목소리는 입시 위주, 정답 찾기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인간 고유의 영역인 창의성·문제해결력·도전정신 등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간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이번 교육과정은 창의력·문제해결력·인성을 확실하게 길러줄 것이다’라는 설명이 빠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창의성·문제해결력·인성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과연 학교와 교육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걸까? 물론 학교 혼자서 모든 교육을 책임질 수는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학교 혼자서 그 모든 것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학교의 노력과 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교가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점,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교육부의 대학 평가 믿을만 한가?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재학생 급감에 따른 대학 재정난 가중을 해소하기 위해 부실대학을 퇴출하려는 목적’으로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은 물론 국민 모두 공정한 평가와 개혁을 통해 고등교육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교육부를 믿어야 하는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구조개혁 평가에 불만이 제기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예를 들면 지난해 강원도에서 평가대상이 된 4년제 대학은 모두 8개이다. A등급에 사립 1개교, B등급에 사립 2개교, C등급에 국립 1개교와 사립 1개교, D등급에 국립 1개교와 사립 1개교, E등급에 사립 1개교가 각각 포함되었다. D등급 국립대는 소위 지역거점 국립대이다.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러한 평가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대학은 D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여건이 다른 대학들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 역시 지역 내 최고의 대학으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잘못된 평가는 강원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구·경북이나 충북 등 많은 지역에서 주민들의 평
박근혜 정부는 이전 정부보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전 정부들에서도 대학의 구조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어 왔다. 노무현 정부까지는 주로 지원 정책을 중심으로 대학들의 자발적 구조개혁을 유인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원과 더불어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가려내는 평가 정책을 통하여 보다 강력한 구조개혁을 유도해 내려고 했다. 현 정부도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재정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대학 구조개혁 평가를 통하여 대학들이 대학교육 적령인구 감소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대학별로 차등적인 정원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법률에 근거한 구조개혁 평가를 실시하려고 하고 있다. 이는 법률적 근거 없이 대학에게 정부 정책의 ‘순응’을 강제하던 이전 정부의 구조개혁과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들이 19대 국회가 임기를 종료하면서 폐기되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 다시 김선동 새누리당 의원이 ‘대학 구조개혁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학령인구
지난 6월 23일에 제주 메종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 발전방안이 거의 마련된 상태여서 거점 국립대와 주변의 소규모 대학들을 연계하는 방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연계 방식으로 기능 조정형, 기능 특화형, 기능 통합형 등 3가지 유형을 제시한 뒤 이들 중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대학 재정난 심각… 학생 복지 후퇴 구체적 추진 계획을 보면 기능 조정형은 대학, 학부, 학과, 연구소 간 교류가 중심이 되는 형식으로써 연간 500억 원이 지원된다. 기능 특화형은 복수의 캠퍼스가 있는 국립대에 캠퍼스 단위 특성화를 지원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150억 원이 지원되고, 기능 통합형은 대학 간 통합이나 정원 감축 형태로, 지역 대학과 거점 대학이 통합하는 형식으로써 연간 350억 원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소규모 대학에 해당하는 교육대학교 입장에서 이러한 연계정책은 결코 달갑지 않다. 필자가 속해 있는 전주교육대학교는 등록금이 327만 원으로 국립대학교 평균 383만 원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5년 넘게 동결되고 있다. 더욱이 저출산으로 인해 수년 동안
☞ 이와 관련하여 교육환경 변화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습과 성장을 돕는 교육평가를 위한 개선방안에 대해 논술하시오. 교육환경 변화와 교육평가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국·공립학교 15년차 교사의 연간 법정 급여는 OECD 평균보다 높고, 2013년 교사의 연간 법정 근무시간(1,520시간)은 OECD 평균(초 1,600시간)보다 다소 낮으며, 순 수업시간은 OECD 평균에 비해 적었다(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2015), ‘OECD 교육지표 2015’). 특히 학급당 학생 수는 2013년 32.4명에서 2017년 25명, 2020년에는 23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며,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12년 19.1명에서 2017년 14.7명, 2020년에는 13.7명으로 줄어들어 2017년도를 기준으로 OECD 국가 평균 학생 수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환경의 변화는 대규모 학급에서 진행되었던 주입식·암기식 수업과 일제고사식 평가에서 탈피하여 창의성과 인성을 강조하는 학생 및 성장 중심의 다양한 수업과 평가로 전환하는 것을 모색하게 하였다. 아울러 학벌·스펙보다 창의·인성이 중요하다는 사회
장밋빛 정책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학종’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논란이 이전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시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학종 논란의 시작은 아마도 고려대학교의 2018 입시안부터였던 걸로 기억된다. 서울대는 작년에도 70%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사립대 중 하나인 고려대가 논술을 폐지하고 학종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학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기에 다른 서울 시내 사립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학종에 대한 비율을 상향조정한 2018 전형을 발표하자 언론에서 ‘학종 대세’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종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처음에는 기존의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수능성적과 교과 내신이라는 정량적인 측면보다는 독서나 동아리활동 등 교내활동중심의 정성적인 측면을 강조한 학종으로 인해 고등학교에서의 점수만 쫓는 환경이 변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종에 대한 긍정적인 면은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금수저 전형’, ‘고액 컨설팅’, ‘고액 소논문’이라는 내용이 나오면서 학종에 대한 논란은 심화되었다. 여기에 학종에 찬성하는 진학교사들
영어수업을 진행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학생 간 수준 차이’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영어 유치원이나 영어 학원, 영어 학습지 등 영어 사교육을 받기 시작한다. 심지어 일반 유치원에서도 영어는 필수가 되었다. 문제는 질적인 차이이다. 현실적으로 이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영어를 정규교과로 가르치다 보면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학생들과 그렇지 못한 학생, 그리고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입학한 학생들 간의 차이는 엄청나다. 후르츠 바스켓 활용 수업의 실제 영어 수준이 높은 학생은 교실에서 진행되는 영어수업에 흥미를 잃기 쉽다. 하지만 영어 수준이 높든 낮든 모든 학생이 학습 내용에 흥미를 갖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후르츠 바스켓(fruit basket) 게임은 일본에서 원어민 영어수업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활동이다. 포털사이트에서 후르츠 바스켓을 검색하면 관련 동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너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와 비슷한 이 게임은 활동하는 동안 술래의 영어 표현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술래의 경우 영어 표현을 하지 않으면 게임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듣기·말하기 차시에 적당하다.
01 세상은 온통 소셜미디어(social media)의 시대이다. 미디어 환경에 그다지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나도 페이스북을 즐겨 사용해 온 지가 여러 해를 넘겼다. 그런데 사용해 볼수록 이런 소셜미디어에서 모두에게 유익하고 반듯한 발신자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자칫하면 욕이나 하기 쉽고, 내 편견을 강변하기 쉽고, 내 입지만 생각하는 바람에 누군가를 배려하지 못하게 되고, 정파적 감정에 휩쓸려 반대파를 심하게 증오하고, 흥분하여 내 감정을 배설해 버리기 쉽고, 쓸데없는 말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쉽고….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소셜미디어에서 사적 영역 못지않게 공적 영역이 점점 더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면, ‘반듯한 발신자’ 되기가 정말 쉽지 않음을 실감한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내가 두텁게 신뢰하는 J 교수가 ‘공유하기’로 올려놓은 글 하나를 발견했다. 평소 J 교수가 ‘공유하기’로 올려놓은 글은 빠트리지 않고 읽는다. 그날도 그러했다. 나는 원래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를 미처 확인하지도 않고, 문제의 글을 읽었다. 나는 읽으면서 긴장했다. 그 누군가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글이었다. 그 누군가는 아마도 그 세계에서는 잘
작년, 우리 교육계에 전혀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다. 서울대 등 국내 10개 대학이 경제학부터 컴퓨터공학까지 24개 강좌를 웹사이트에 무료로 공개하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무서운 속도의 돌풍이 일어났다. 그것은 대규모(Massive) 공개(Open) 온라인(Online) 수업(Course), 즉,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무크(K-MOOC)’였다. 실제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강의·토론·평가와 수료까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누릴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교육 방식이다. K-무크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기영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사진)은 “한국형 무크의 출범으로 우리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일과 학습을 같이하는 평생교육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K-무크가 대학교육에 적극 활용될 경우 비용 절감과 학습효과 향상 및 교육의 ‘희망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강좌로 교육 강국, 한국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100세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더 커졌습니다. 흔히들 교육하면 학력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바뀌었어요. 살면서 필요한 것을 찾아 배우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
입시가 문제입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말입니다. 입시 때문에 공교육이 뒤틀리고, 사교육에 학부모 허리가 휘고, 한국 학생들이 세계 최고로 불행합니다. 입시 때문에 교사 채용과 교직관이 왜곡되고, 다양한 인재가 배출되지 못하고, 새로운 교육방법들이 뿌리를 내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입시정책이 달라지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사실을 모두 다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해결책으로 거의 매년 새로운 수능시험 제도와 입시제도가 도입되긴 합니다. 입학전형이 바뀌고, 수능 영역이 바뀌고, 등급 평가 방식이 바뀝니다. 실은 너무 자주 바뀔뿐더러 규칙과 절차가 너무 많아져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혼란스럽고 힘들어서 입시폐지 운동까지 할 지경입니다. 제가 대학에 갔던 시대에는 일차 떨어지면 이차에 갔으니 입학전형이 2가지밖에 안 된 셈입니다. 그게 현재는 2,000개가 넘는다고 하니 갑자기 천동설과 지동설이 떠오릅니다. 입시정책에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ios)의 천동설은 모든 천체가 우주의 중심인 지구를 완벽한 원으로 이루어진 궤도로 공전한다는 가설입니다. 그러나 완벽한 원이 아닌 행성의 궤도를 묘사하기 위해서 큰 원에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