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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 논란, 오해와 진실

장밋빛 정책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학종’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 논란이 이전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시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학종 논란의 시작은 아마도 고려대학교의 2018 입시안부터였던 걸로 기억된다. 서울대는 작년에도 70% 이상을 학종으로 선발했지만 이에 대한 논란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하지만 사립대 중 하나인 고려대가 논술을 폐지하고 학종 비중을 6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학종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기에 다른 서울 시내 사립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학종에 대한 비율을 상향조정한 2018 전형을 발표하자 언론에서 ‘학종 대세’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학종에 대한 언론의 시선은 처음에는 기존의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수능성적과 교과 내신이라는 정량적인 측면보다는 독서나 동아리활동 등 교내활동중심의 정성적인 측면을 강조한 학종으로 인해 고등학교에서의 점수만 쫓는 환경이 변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종에 대한 긍정적인 면은 점차 자리를 잃어가고, ‘금수저 전형’, ‘고액 컨설팅’, ‘고액 소논문’이라는 내용이 나오면서 학종에 대한 논란은 심화되었다. 여기에 학종에 찬성하는 진학교사들을 중심으로 학종에 대한 옹호가 나오고, 이에 반대하는 학부모단체가 합세하며 학종은 현재 교육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정치권까지 학종 비중 축소를 외치며 논란에 가세해 버렸다.

오해 1 _ ‘학종’은 교사를 위한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을 탈바꿈시킬 교육제도라며 총애받던 학종이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갈등을 조장하는 천덕꾸러기가 된 느낌이다. 학종이 이같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학종을 찬성하는 측은 대부분 우리 교사들이다. 우리 교사들은 학종으로 인한 교실의 변화를 직접 목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수업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교과서를 보게 되고,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던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놀라운 변화를 말이다. ‘책 좀 읽자’고 노래를 불러도 읽지 않던 학생들이 먼저 독서목록을 가지고 온다. 경시대회에 참여해 달라고 애걸복걸하던 교사들은 이제 서로 대회에 참여하겠다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다. 무늬만 동아리였던 무기력한 동아리활동은 생기가 넘치는 아이들의 꿈을 펼치는 장소가 되었다. 그렇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이건 다 학종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대학에 가기 위한 학생들의 노력으로 보이지만 단순히 문제만 풀던 학생들의 모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생기있는 모습들이다. 이러니 우리 교사들은 학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수능에 나오지 않는다고 외면했던 다양한 수업도 시도해볼 수 있게 됐다. 토론수업이다, 거꾸로 수업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수업을 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물론 학생부를 채우고 각종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해야 하는 ‘반대급부’도 존재하지만, 이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것이 우리 교사들이다. 바로 여기서 하나의 ‘오해’가 생긴다. 학종은 교사를 위한 것인가?

오해 2 _ ‘학종’은 학생을 힘들게 하는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종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힘들다고 한다. 학생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잠재력을 이끌어 준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불안하다고 한다. 학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학부모가 상당수이다. 설사 학종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다고 해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각종 언론과 교육 전문가들은 내신은 당연히 좋아야 하고, 이를 뒷받침할 다양한 비교과활동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일부 컨설팅에서는 학생의 진로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고1 때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학종에서 성공한다고 겁을 준다. 여기에 수백만 원짜리 소논문과 학종 컨설팅이 판을 치고 있다. 학종을 대비하는 학교 간 역량 차이도 상당하다. 여기에 학생부를 기재하는 교사에 따라서 학생부의 질적 차이가 발생한다. 결정적으로 대학에서 발표하는 학종 합격자들을 보면 정확한 합격 공식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깜깜이 입시’다. 당연히 학부모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도 할 말이 많다. 이제 학교는 공부만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교에서 하는 활동에 무가치한 것은 없다. 문제는 모든 것들이 가치를 가지게 되면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교과와 수능준비는 기본이고, 경시대회와 각종 보고서, 여기에 독서와 동아리활동까지. 이전에는 하나만 잘하면 되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 분명 학종은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왜 학생들은 이렇게 힘들어진 것일까? 이렇게 또 하나의 오해가 생겼다.

오해 3 _ 대학의 ‘학종’ 기준은 무엇인가?
대학관계자들은 연일 소논문을 할 필요가 없고, 고액 컨설팅은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한다. 학종에 대한 오해로 인해 학부모들이 과도하게 걱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연 그러한 오해를 하게 만든 건 누구인가? 바로 대학이다. 갑자기 학종에 대한 비중을 늘려버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교사와 학부모들은 말한다. ‘왜 탈락이냐’고 물으면 기준에 따라 평가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러니 학종의 공정성을 오해하게 된다.
오해 4 _ 과연 ‘학종’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여기에 정부도 나서서 하나의 오해를 만들고 있다. 수능등급제·수준별 수능·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등 모두 다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초라하게 사라져 버린 대입정책들이다. 과연 우리가 정부를 믿고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찬찬히 해나갈 수 있을까? 학종도 문제가 있다고 하면, 저들처럼 사라져 버릴 것이라는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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