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과 가치 판단이 첨예해지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워진 시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회 문제와 쟁점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건설적인 토론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시민교육, 자기주도적 문제해결역량 함양,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정보평가·탐색 능력은 지금 사회가 학교교육에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길러질 수 있으며, 학교도서관은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공간이다. 이러한 취지로 윤리교사와 함께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사회문제탐구 과목의 교과협력수업을 2년간 운영해 왔다. 해당 수업사례를 통해 학교도서관이 민주시민교육 공간으로 기능한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업 의도
학생들이 자신만의 관점을 충분히 형성하기도 전에 각종 매체를 통해 이분법적인 사고와 혐오 표현에 노출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인 ‘정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으며, 정의를 해석하는 다양한 철학적 관점을 살펴보고, 그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만의 가치관을 고민하도록 했다. 모든 내용을 완독하기보다는, 의미 있게 읽은 부분을 토론으로 연결하여 읽기가 지루한 과제가 아닌 사고를 확장하는 과정이 되도록 했다.
또한 교과서에 제시된 사회 문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지금 실제 사회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왜 문제가 되는지를 스스로 탐구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다양한 시각을 조사하고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 문제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명확히 구분하고, 개인적 추측이나 의견이 아닌 객관적 근거에 기반해 의견을 개진하는 태도를 수업 전반의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다.
수업 소개
수업은 총 17차시로, 읽기와 탐구활동을 두 축으로 진행했다. 학생들은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토론하며 자신만의 정의관을 형성하고, 현실의 사회 문제를 조사해 해당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를 설명했다. 이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신만의 정의관을 하나의 논리로 정리했다.

●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독서 토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철학자의 이론을 정답처럼 설명하기보다, 도덕적 딜레마 사례를 통해 독자가 스스로 답을 고민하도록 이끄는 책이다. 다양한 가치 판단을 제시해 정의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관점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책의 특징을 고려해 읽기 전 활동으로 각 장의 핵심 딜레마 사례를 중심으로 모둠토론을 먼저 진행했다. 매 차시 한 장씩을 다루며 교사가 해당 장의 핵심 사례를 제시하고,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뒤 토론을 통해 관점을 확장해 나갔다. 이러한 방식은 학생들의 읽기 흥미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