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표 (보성고 교사) 수석교사제는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에 의해서 도입의 정당성과 필요성, 그 효과성이 검증되었다. 그래서 정부의 교직발전 종합방안의 하나로 채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수석교 사제 정책 자체의 문제가 있어서 도입을 유보하는 것이 아니라 교 원노조가 반대하기 때문에 도입할 수 없다는 괴상한 논리를 내세우 고 있다. 이는 수석교사제의 참뜻을 제대로 이해한 못한 무지의 소 치가 아닐 수 없다. 수석교사제의도입 취지는 현행 관리직 우위의 교직풍토를 교 수·학습활동에 전념하는 교단교사를 존중·우대하는 풍토로 전환 하기 위해서 이다. 비뚤어진 교직풍토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대부분 교육전문가들과 현장교사들은 한결같이 수석교사제의 도입을 더 이 상 지체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간 정부가 수석교사제를 금방이라도 도입할 것처럼 에드벌룬 띄어 놓고서 이제와서 나몰라 라 하는 행태에 또한번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공교육 붕괴 내지 황폐화' 및 '사교육 팽창' 등의 극단적인 용어 가 회자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교직사회가 지나치게 관리직 우대 정책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상당하는 교단교사의 설자리가 미약한 것에 연유된다. 교직사
2001-06-18 00:00감사원이 국민건강보험재정 관련 특별 감사를 실시하고 실무자 7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이유인즉, 부실하게 작성된 건강보험 재정안정 종합대책을 보고하거나 국민불편 최소화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는 등 `직무태만'이었다. 당사자의 반발은 물론이거니와 권외자인 우리가 생각해도 장관과 그 이상의 인사들이 책임지지 않는 사안을 실무자가 책임진다는 것이 우습다. 돌아보건 데 이 일련의 사태가 국·과장급의 판단으로 실시된 결과라는 것인지, 국·과장의 보고만 믿은 상급자들은 `바지저고리'라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그처럼 크고 획기적인 변화를 주는 정책의 실시에 책임질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대통령부터라도. 또한, 교육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일련의 조치로 이 나라 교육 현장이 얼마나 황폐화되었는가는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고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인정하는 일인만큼 감사원은 복지부와 같은 맥락에서 교육부도 특별감사를 실시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노령교사 한 사람 퇴직하면 젊은 교사 2.5명을 채용할 수 있다는 등의 검증되지도 않은 정책을 도입하여 무리하게 정년을 단축시키고 기한을 두어 명퇴를 재촉하는 바람에 많은 인재가 일
2001-06-11 00:00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시끄럽다. 남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부터 광복 후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비판과 연구 없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미봉책으로 넘겨오다가 이 지경이 되지 않았나 싶다. 지난 80년대 교과서 왜곡이 있었을 무렵에도 국민의 분노에 이끌려 그 불만을 독립기념관 건립으로 무마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외교적 사안으로 어물쩡 넘기고 말았다.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은 우리 얼에 관한 문제로서 그 용어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데 광복 반세기가 지나도록 우리부터 바른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1945년 8월 15일, 우리는 이 날을 민족 광복의 날로 기념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연합국에게는 승전기념일이다. 반대로 일본은 패전기념일로 기억하기 보다 전쟁이 끝난 날로 기억하려 해 용어도 `종전기념일'을 쓴다고 한다.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있었던 전쟁을 없었던 일로 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행위다. 게다가 우리 겨레 중에는 입에 익어서인지 일본 식민지 지배세력이 만들어낸 역사용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왕조'를 `李朝'라고 부르고 일제의 `조선강점, 경술국치'를 `한일합방'이라 하고, `을사勒約'을 `을사보호조약'이라 하
2001-06-11 00:00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 일과 중에서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다면 점심시간이다.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교무실에서 잡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동생에 대해 상담할 것이 있다며 경진이 누나가 학교로 찾아오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경진이는 순진하고 착하지만 학력은 조금 뒤떨어지는 우리 반 개구쟁이다. 교실에서 떠들고 장난치다가 친구들과 다투는 일도 많다. 그런데 그 때마다 경진이 어머니는 `누가 우리 경진이를 괴롭혔다'며 자주 전화를 주시곤 했다. 어머니는 또 그 때마다 경진이가 둘도 없는 귀한 자식이라고 늘 강조하셨다. 한 시간 반이 지나 도착한 경진이 둘째 누나로부터 나는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들었다. 경진이 부모님은 하나뿐인 아들을 대학 재학 중 암으로 잃고 실의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던 전형적인 남아선호 숭배자셨다고 한다. 그런 부모님에게 늦둥이 경진이는 그야말로 삶의 의욕을 주고 새 출발을 하게 한 주인공이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경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남겨주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시는 모습이 애처롭다며 경진이 둘째 누나는 급기야 울음까지 터뜨리고 말았다. 잠시 후 진정이 된 누나는 경진이가 집의 기둥이자 부모님의 생명 줄이
2001-06-11 00:00지난달 28일자 한국교육신문 5면에 실린 평준화고교 성적 더 높아' 기사를 읽고 교사로서, 그리고 학부모로서 `아! 저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기선, 강태중 교수가 내 놓은 `평준화 정책과 지적 우월성 관계에 관한 실증적 검토자료'에 따르면 평준화 고교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비평준화 고교 학생들의 그것보다 훨씬 높으며, 1학년 대비 3학년 성적의 향상폭도 높게 나타났다고 했다. 언뜻 보면 그 주장에 아무런 허점도 없어 보이지만, 터무니없는 함정에 빠져 있다. 아니 어쩌면 그런 기본적인 불합리를 뻔히 알면서 의도한 목적을 위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 마디로 말해서 평준화고 학생들은 비평준화고 학생들보다 원래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란 사실이다. 물론 나도 정확한 통계를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니어서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평준화 지역은 대도시이고, 비평준화 지역은 중소도시이거나 시골이란 건 구태여 조사해보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성적 향상 폭에 대한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학부모들이 내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세칭 명문고나 특수고등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는 것은, 공부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런 경쟁을…
2001-06-11 00:00성기선 가톨릭대 교수 우리 사회에는 학교교육과 관련되는 많은 신화가 존재한다. 우리들이 학교교육의 실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을 때 허상이 살아 움직이면서 우리를 더욱 현혹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학교교육에 대한 신화 가운데 `하향평준화'를 예로 들 수 있다. 그것은 이제 너무나 보편화되어서 교육문제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한 논의에도 응용되기까지 한다.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가 시작된 1974년 이후 정말 수없이 반복되었던 `하향평준화'라는 신화는 아무도 반박하려 노력하지도 않았고 반박할 만한 자료도 없이 그저 우리들의 상식적 수준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전반적인 학력의 저하 현상을 보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준화제도 때문이라는 주장을 공통적으로 갖게 되었다. 여기에는 언론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 같다. 학력의 하향화를 막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평준화 제도의 근본 틀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평준화가 학력 하향화의 주범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평준화를 깨고 경쟁입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얼마나 타당성이 있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도한 입시경쟁, 이로 인한 청
2001-06-11 00:0012일 정오 73개국 130여 개 도시에서 일본의 교과서 왜곡을 규탄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린다. 한국교총 등 99개 시민운동 단체가 연대해 결성한 `일본 교과서 바로잡기 국제 캠페인'이 기획하고 전세계 한인단체, 그리고 현지인과 아시아인은 물론 일본인까지도 참여하는 이번 동시 집회는 인류에게 역사란 무엇인가를 자각하고 일깨우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나라별로 똑같은 12일 정오이지만 시간대가 달라 뉴질랜드에서 시작 돼 미국의 주요도시를 끝으로 연속적으로 펼쳐지게 될 이번 집회가 일부 일본인들의 자화자찬식 거짓된 역사관을 분쇄하는 전기가 되기를 고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최근 일본의 TV토론회에서 역사 미화 지지자들은 `한국은 왜 그들의 교과서에서 베트남 위안부 문제를 다루지 않는가'라든지 `위안부에 대한 강제 연행 증거가 없지 않은가' 등 역공 논리를 폈다는 보도를 보면 그들이 미래지향적인 시각보다 부끄러운 과거를 가급적 숨기고자 하는 원초적이고 방어적인 정서에 매달려 있음을 본다. 일본의 역사 미화 지지자들은 이제라도 적반하장식으로 한국의 교과서가 어떻고 하는 식의 타령 보다 진정으로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에게 과거의 잘못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2
2001-06-11 00:00정부는 최근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에 최희선 인천교대 전총장을 임명했다. 그 동안 계속 일반 관료를 차관에 임명해 온 전례에 비춰볼 때, 모처럼 전문직 차관이 보임 된데 대해 일단 환영한다. 신임 최교육부차관은 교육행정을 전공하였고 교육개혁심의회 전 문위원을 비롯해 한국교육행정학회회장, 교대 총장협의회 회장, 인 천교대 총장 등을 역임하면서 교육행정의 이론과 실제 경험을 두 루 갖췄다. 따라서 일선 학교현장과 대학 상황을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교원이나 교육행정가들의 요구와 정서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 균형 잡힌 시각과 강력한 추진력, 그리 고 대외교섭 및 조정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배 경과 경력에 걸맞게 앞으로 교육발전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기기 를 기대하면서 다음 몇 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 교직의 위상 정립과 교원의 사기 진작에 힘써주기 바란다. 교원종합대책이 발표되었지만 수석교사제라든지 교원처우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등 미흡한 측면이 많 다. 앞으로 이를 더욱 보완하여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제반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재정…
2001-06-11 00:00우리나라 사람들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드물다. 그러나 알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드물다. 우리 사회보다 더 교육을 중시하는 사회가 없지만, 우리 사회보다 더 교육을 무시하는 사회도 없다. 참으로 모순된 일이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병폐가 바로 이 모순에서 비롯되며, 따라서 그 병폐를 치유하는 근본적인 처방도 바로 이 모순에서 찾아야 한다. 한 예로 우리 신문들을 보자. 입시철이면 수능시험에 대비한 전략, 주요 대학의 논술고사 모형을 싣고 수능시험의 점수대별 분포도와 입학 가능한 대학을 열거한다. 학력주의와 학벌주의를 부추기는 기사를 우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주요 일간지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그 신문들이 대학입시, 사교육, 교육이민, 조기교육 등과 관련된 기획 특집을 철철이 내보낸다. 우리 교육이 병들어 가고 있으니 하루빨리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모순된 일이다. 다른 예로 우리 정치인, 경제인, 관료들을 보자. 그들은 입만 열면 교육을 국가경쟁력의 척도이자 자원이라 미화한다. 백년대계인 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나라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이 호들갑을 떤다. 그러나 기업과 은행을 살리는 데
2001-06-04 00:00정부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국비유학제도를 도 입키로 하였다 한다. 교원들의 문의가 빗발친다 하니 이에 관한 교사들의 갈망과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엿볼 수 있다. 내용인즉 정부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260명에 해당하 는 적격자를 선발하여 2년간 국외 연수·유학을 실시한다는 것이 다. 물론 그에 소요되는 경비는 전액 국비로 부담하며, 해당 교사 는 파견형식으로 운영하게 됨으로 본봉과 그에 따라 결정되는 수 당은 전액 지급받게 된다. 사실 이러한 제도는 일반직의 경우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해 왔고 웬만한 부처의 과장급이상 공무원이라면 대부분이 그 혜택 을 받아 왔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제도시행으로 나타나는 효 과 또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교직의 경우 이러한 제 도가 이제서야 시작된다는 것이 만시지탄의 감이 없는 것도 아니 지만 그나마 소망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이 제도의 시행으로 국외로 나가는 교사는 석사학위과정 내지 는 교육행정기관, 연구기관 및 교육기관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동안 교육공무원에게는 장기적 으로 해외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별 다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 다는 점에서…
2001-06-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