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육과정평가원이 학교·학생별 학업성취 수준과 서열이 한 눈에 드러나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체제를 도입하자고 해 논란을 빚었다.
수행평가에 길들여진 교사로서 부담이 느껴지는 얘기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행평가의 장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 생각에서다.
우선 수행평가는 결과물이나 기록물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원에 다녀서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잘 쓰는 아이가 점수를 잘 받게 된다. 또 남자보다는 여자가 감각적으로 더 발달돼 있어 유리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이들을 미술학원에, 글짓기 학원에 보내는 게 기본이 됐다. 또 수시로 기록물이나 결과물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학급 인원수가 많은 경우에는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져 수업 연구 시간이 모자라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국가가 성취도 수준을 측정해 교육의 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닌가 싶다. 내 생각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수행평가는 참고자료정도의 위치로 낮추고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객관식 문제를 많이 반영한 상대적 지필평가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학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해 분발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