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교복을 개별적으로 구입하려면 한 벌에 15∼20만원은 줘야 한다. 학교에 입학해 단체구매를 하면 반값에 구입이 가능하지만 각 학교가 입학식 때 교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어 구입할 수밖에 없다. 한때는 교복자율화까지 했었는데 입학 시 꼭 교복을 고집해야 하는 지 납득하기 어렵다. 입학 후 20∼30일간의 여유만 주면 교복 단체구입이 가능한데도 학생지도상 문제점이 있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용을 부담하게 만드는 것은 지나치게 학교편의주의적 처사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교복 대부분이 값비싼 재료보다는 면이나 폴리에스테르 같은 실용적인 옷감인데다 특별한 디자인이나 장식도 없는데 그렇게 비싼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게다가 같은 회사에서 만든 똑같은 교복이라도 지역이나 상점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심지어 6∼7만원까지 가격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어이가 없다. 그러니 시중의 교복가격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내 생각에는 각 학교에서 입학식 때 교복 착용을 고집하지 말고 한 달간 여유를 두고 단체 구매에 나섰으면 한다. 소비자, 학부모, 교육당국자들이 함께 교복 구매 표준시안을 작성한 뒤, 이에 따라 공개 입찰을 통해 교복공동구매를 한다면 10만원 미만으로 교복 값을
2002-02-25 00:00얼마 전 한국교육신문이 한국교육개발원 `학교 내실화 방안' 보고서를 요약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초등 저학년 수업 시수를 고학년과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현장 교사로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외국은 보통 180일 이상이 연간 수업 일수지만 우리 나라는 220일로 40일 정도나 더 많다. 게다가 초등 고학년 교사들은 하루에 6, 7시간씩 일주일에 30시간 이상을 지도하는 경우도 많다. 아동, 교사 모두 수업에 치어 기진맥진한 상태다. 아이들은 수업만 받는 게 아니다. 방과후면 청소할 시간도 없이 학원에 가려고 발버둥친다. 가끔 "오후에 남아서 선생님 도와줄 사람 손들어 봐요"하고 물으면 어쩌다 한 녀석 있을까 말까다. 지금 아이들은 개성과 자기 주장이 강하지만 인내심이나 희생정신이 매우 부족해 걱정이다. 하지만 인성교육을 할 시간도 여건도 따라주지 않는다. 국가시책으로 특기적성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다분히 형식적이고 시간도 부족해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20년을 근무하며 현장에서 느낀 것은 초등 고학년도 수업 시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4시간씩 일주일에 24시간 정도를 수업하고 오후에는 특기적성교육
2002-02-25 00:00요즘 초등학교 성적표는 수 우 미 양 가 등의 평점이 아니라 학생이 어떤 면에서 뛰어난 면모를 보였고, 어떤 측면에 대해서는 노력이 더 필요한 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정보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성적 향상을 위해 어떤 면을 더 보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인지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자료가 된다. 지난 해 12월 4일 OECD는 회원국 학생들의 성적표를 공개하였다. 이 성적표는 2000년에 우리 나라를 위시한 27개 OECD 회원국의 만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를 근거로 작성된 것이다. OECD의 성적표에 따르면 우리 학생들은 읽기 6위, 수학 2위, 과학 1위로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 성적표에는 우리가 몇 등이라는 것 외에도 눈여겨 보아야 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이 성적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학생 중 국제 수준의 수재가 많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OECD가 설정한 읽기 능력 수준의 최고 단계인 5수준에 도달한 학생의 비율이 5.7%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알 수 있다. 5수준에 도달한 학생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 나라는 OECD 국가 중 20위를 차지하였다. 일본과 미국은 국
2002-02-25 00:00교육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절실하다. 최근 진념 재경부 장관의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이 된 평준화문제는 교육의 수월성 추구냐 기회의 평등이냐는 해묵은 논쟁을 재연시켰다. 기여입학제는 대학의 재정 확보에 필요하다는 주장과 시기상조론이 몇 십년 동안 계속 반복돼 왔다. 자립형 사립고 문제 역시 사학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당위론과 귀족학교라는 부정적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육발전 5개년계획' 등 현 정부가 발표한 상당수의 정책들이 학교현장에 착근되지 못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은 정부가 정책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그러나 더욱 우려되는 것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교육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합의해 총력을 기울 일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이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진각국들이 교육개혁에 여야, 부처간의 이해를 초월하여 집중투자하고 있는 상황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교육정책이 표류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가 정책 형성단계에서 이해관계자의 폭넓은 참여와 합의된 결론을 도출하는데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정부내에는 많은 위원회와 자문회의가 있어 형식적인 참여는 보장하고 있으나 정책결정권은 전적
2002-02-25 00:00얼마 전 교육과정평가원이 학교·학생별 학업성취 수준과 서열이 한 눈에 드러나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체제를 도입하자고 해 논란을 빚었다. 수행평가에 길들여진 교사로서 부담이 느껴지는 얘기지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행평가의 장점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다는 생각에서다. 우선 수행평가는 결과물이나 기록물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원에 다녀서 그림을 잘 그리거나 글을 잘 쓰는 아이가 점수를 잘 받게 된다. 또 남자보다는 여자가 감각적으로 더 발달돼 있어 유리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이들을 미술학원에, 글짓기 학원에 보내는 게 기본이 됐다. 또 수시로 기록물이나 결과물을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학급 인원수가 많은 경우에는 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져 수업 연구 시간이 모자라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국가가 성취도 수준을 측정해 교육의 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게 아닌가 싶다. 내 생각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수행평가는 참고자료정도의 위치로 낮추고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높은 객관식 문제를 많이 반영한 상대적 지필평가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아이들의 학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아이들…
2002-02-18 00:00한완상 전 교육부총리가 기업체 입사 서류의 학력 기재란을 없애보자고 얼마전 국무회의에서 제안해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몇몇 장관들과 언론은 크게 반대를 나타냈으며 특히 한 신문은 사설에다 칼럼까지 동원하면서 아주 잘못된 발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력을 보지 말라면 그럼 관상보고 뽑으란 말이냐는 극단적인 반박도 나왔다. 언론들이 지적한 대로 기업체가 사원 뽑는 일을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큰 파문이 예상되는 문제를 불쑥 국무회의에 들고 나온 것은 경솔하다는 비난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마치 미운 털 박힌 이가 허방에 빠지기를 기다리기라도 한 양, 이때다 하고 한 전 부총리에게 엄청난 비판과 질책을 퍼붓는 것 역시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경력이나 교육부총리라는 직책으로 보더라도 그가 저런 파란을 예상하지 못하고 이 문제를 거론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른바 '대학 간판' 숭상이 빚는 엄청난 교육현상의 병리 등 여러 갈래의 폐단이 국가와 사회를 심히 뒤틀리게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안고 있었을 것이다. 부총리의 뜬금없는 거론 방식만 가지고 떠들고 매질할 것이 아니라 심각한 문제
2002-02-18 00:001974년에 최초로 도입된 고교평준화 정책이 또다시 사회쟁점화 되고 있다. 며칠 전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가 평준화정책의 폐해를 적시한 것을 비롯하여 한나라당 총재도 국회 대표연설에서 "학력저하와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킨 고교평준화정책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함으로써 교육계 안팎으로 평준화 정책 보완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평준화 정책은 망국적 과열열풍, 학교간 교육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그간 나름대로 성과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교평준화 정책은 고교 교육과정 운영의 획일화를 가져와 교육내용과 방법 등 전반적인 교육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선택권 마저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말았다. 평준화정책은 지금껏 학력의 평준화 내지 저하현상을 초래하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작금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판의 저변에는 국제사회변화에 적합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시급히 마련하고 학력저하 현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현행 교육정책의 문제에 대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평가할 권리가 있다. 그렇다고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경제부총리가 "차라리 일제강점기의 교육체제가 지금보다 나았
2002-02-18 00:00인간은 누구나 한평생 건강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우리 속담에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은 돈이나 명예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며 건강이 최고의 재산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 문명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불의의 사고 발생 가능성을 증대시킴으로써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인간의 소망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에서 벗어나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보건교육을 통하여 올바른 보건지식을 몸에 익혀 건전한 생활태도와 습관을 기르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철저히 실천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중·고시기는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학생들의 신체적·정신적 성장 발달단계에 맞도록 보건교육을 실시한다면 일생의 건강기반을 확립하는데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학교보건교육이 대단히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입시와 지식위주의 교육현실 속에서 형성된 왜곡된 교육과 보건교육을 단지 질병의 예방이나 의료적 차원에서만 필요한 것으로 잘못 인식하여 학교보건교육이 학교교육과정속에 자리잡지 못하고 부수적인 일로 취급됨으로써 학교보건이 지니는 교육적
2002-02-18 00:00도서관이야말로 인류가 성취한 지식의 저장고이자 전수자이다. 따라서 그 나라나 사회, 공동체의 지식총량이나 정보축척 정도를 가름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을 살펴보란 말도 있다. 그러나 우니 나라의 도서관 실태는 어떠한가. 도서관의 숫자 뿐 아니라 장서수와 정보처리능력 등에서 우리 나라는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쑥스러운 수준이다. 학교도서관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교대에 독립적인 학교도서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초·중·고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일선 중·고교의 도서관 운영실태는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학교예산에서 도서구입비로 책정된 액수는 소모품 구입비만도 못해 40∼50년전에 발간된 잡지류가 먼지를 뒤집어쓰고 책꽂이를 채우고 있다. 이용하는 학생들 역시 시험준비를 위한 독서실 수준의 스페이스로만 간주하지 책을 열람하거나 대출받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매체로 활용하는 경우는 가뭄의 콩나기다. 전담 사서교사가 확보된 학교 역시 손에 꼽을 정도다. 이래가지고 무슨 지식정보화사회에 대응한 학교교육 체계를 언급할 수 있겠는가. 그 동안 일선 교육계와 NGO단체가 학교도서관을 살리자고 줄기차게 주장해 온 것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였다. 뒤늦게 정부가…
2002-02-18 00:00교직사회는 매년 말 교원평가의 일종인 근무성적평정이 이루어진다. 이는 승진 등을 위한 자료로 직접 활용되기 때문에 교사들의 초미의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 교원평가는 교원 개개인의 근무수행능력과 실적에 대한 모종의 가치를 판단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좋든 싫든 간에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소지는 언제나 열려있다. 작년에는 교원성과상여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평가체계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노출돼 교원들간의 반목과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다. 교원평가 과정을 왜곡하는 문제는 어느 사회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있을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우리 교직사회의 경우는 사회·문화적 풍토에 기인하는 점이 상당하다. 따라서 올바른 교원평가를 위한 첫걸음은 교원평가 논의에 앞서 아래와 같은 교원 평가과정의 왜곡요인을 분석하고 제거하는 노력이 시급하다. 첫째, 교직사회의 평등주의적 의식구조다. 나눌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똑같이 나누고, 나누기 어려운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차례가 올 때까지 돌아가며 주고받는 것이 공평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평가자가 이러한 현실을 무시하고 승진 목전에 있는 교사를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평가해 승진후보에서 탈락시킬 경우, 상하좌우로부터 각종 저항
2002-02-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