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이 새로운 정책 비전을 통한 조직 정비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는 충정에서 몇 마디 제언한다. 먼저 교원단체 단일 교섭법을 제정해야 한다. 교총 이군현 회장이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있는 가칭 교원단체교섭법 제안은 시의 적절하다. 지난 2년간 교육부와 교총, 교원노조간 교섭 합의사항 중 60.5%가 중복된다는 논문 발표를 보더라도 이제는 단일 교섭안이 나올 수 있도록 교섭법 제정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둘째 정체성과 이념에 대한 변화를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다. 법외 노조이긴 하지만 전국교수 노조 출범, 공무원 노조의 합법화가 기정 사실화된 현 시점에서 이제 우리 한국교총도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정체성과 이념에 대한 변화를 신중히 재검토해 봐야 한다. 의약분업 분쟁 때 의사, 약사들의 자기조직 이익을 위한 집단적 행동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며 이에 대해 전 회원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제안한다. 셋째 관리직인 교장과 교감에 대해 지속적인 배려를 해야 한다. 교총 조직의 근간인 관리직, 특히 학교를 경영하는 교장의 사기와 위상은 말이 아니다.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인 학교장에 대한 제재는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학교 경영을 집단 이기주의에 의해 침해받는 일
2003-04-03 13:22새 정부의 화두는 개혁과 참여다. 그러나 학생은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교육개혁은 무엇을 개혁할 것이며, 개혁에 따른 변화까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섣부른 개혁은 갈등과 혼란을 자초한다는 것을 지난 몇 년간 몸소 겪어왔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공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사교육비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교육문제는 국민들이 바라는 것처럼 속 시원한 특단의 해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신임 교육부총리가 풍부한 교육 경륜과 다양한 여론 수렴과정을 통해 잘 해내리라 기대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의 교육 정책의 시행 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몇 가지 제언 하고자 한다. 첫째, 참여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배척하는 풍토로는 올바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은 이해관계자가 광범하고 공익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상호존중의 정신은 더욱 필요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부모회, 학생회 등의 법제화 문제도 이러한 정신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자칫 학교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둘째, 개혁의 과정과 절차를 중요시해야 한다. 개혁의 성공
2003-03-28 15:18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지난 14일 발표한 참여정부 교육정책 제안서는 기존의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할 정도의 신선한 충격을 준다. 지금까지 한국교육개발원은 국내의 대표적 교육정책 연구기관으로서 심도 있는 연구와 외국의 최신 이론의 접목 등 교육정책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간부문의 연구기관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과거에 비해 국책연구 기관으로서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에다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정당한 사유 없이 비공개로 분류되어 사장되는 연구보고서, 연구 의뢰자에 의해 연구 내용이 왜곡된다는 소문,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연구만을 발표한다는 세간의 비판이 있어 왔고, 이는 훌륭한 인재들이 개발원을 등지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렇듯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정책제안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기관의 입장을 표명(position paper)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연구원 개개인 차원의 입장 표명은 있었지만, 기관 차원의 주장은 거의 없었다. 책임 있는 연구기관으로서 우리 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2003-03-28 15:17국민의 정부 들어서 계속 증가했던 교권침해발생 건이 2002년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교총에서 작성한 '2002년도 교권침해사건 및 교직상담처리실적'에 의하면 연간 접수·처리된 사례는 총 115건으로 집계되어 전년도에 비해 약10.5% 증가하였고 접수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하면 실제발생 건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어 학교현장의 교원들이 겪고있는 고충을 짐작할만하다. 그 중 학교안전사고의 급증은 초·중등학생이 800만 명임을 감안하면 학생, 이들을 학교에 맡기고 맡은 학부모와 학교측의 문제를 넘어선 국가적 문제이며 이러한 차원에서 제도를 정비하여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본다. 각종 안전사고로 인한 관련 당사자의 신체적, 교육적, 경제적 피해 뿐만 아니라 그 책임을 부당하게 학교와 교사에게 요구하고 이 과정에서 교원이 입게되는 정신적·물질적 피해 또한 그냥 보아 넘길 수 없는 사안이 되었다. 한편, 학교안전공제회의 안전사고에 대한 지원 범위와 정도가 시·도교육청별로 차이가 있고 학생 1인당 월100원 정도의 회비를 학교에서 학교운영비형태 등으로 부담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2003-03-28 15:17인성이란 사람의 성질이나 성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행동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인성의 속성은 크게 정서, 도덕성, 사회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인성이 나쁜 사람은 정서가 불안하고 의리를 쉽게 버리며 사회성이 부족하다. 반면 인성이 좋은 사람은 정서가 안정되고 양심에 따라 예절바르게 행동하며 인간관계가 좋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교과교육 프로그램과 인성·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차별화하거나 편향적 시각에서 강조함으로써 교과교육이 약화되거나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성이 마치 특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서 형성되거나 함양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인성과 창의성 교육이 이러한 특별 프로그램에 의해 함양되는 것이라면 교과교육 프로그램은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인간을 전인적인 인간으로 가장 가깝고 쉽게 변화시키기 위해 인류가 오랜 시행착오의 역사를 통해 구안해 놓은 것이 바로 교과교육 프로그램이다. 풍부한 정서를 함양하기 위해서는 음악, 미술과 같은 지적 접근이 필요하고 도덕성과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도덕 및 사회과 학습이 전개돼야 한다. 문제는 현재 학교에
2003-03-27 16:4230여년의 군사정권이 끝나가던 노태우 정권 말기에 제정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1991. 3. 8)은 제정 목적을 "교육의 자주성 및 전문성과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의 교육·과학·기술·체육 기타 학예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관의 설치와 그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지방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함"에 두고 있다. 우리 현대사는 '자유'와 '독재'의 갈등으로 양분할 수 있으며, 그것은 '자율'과 '통제'라는 구도 속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우리의 교육사도 이러한 흐름과 틀 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시·도 부교육감을 일반행정직으로 임명하느냐, 교육전문직으로 하느냐의 문제도 크게는 자율과 통제라는 구도 속에서 해결되어야 할 현안이다. 교육자치의 입법취지를 나타내는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두 단어는 '자주성'과 '전문성'이라는 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교육자치법 제1조이다. 이러한 법 제정 취지에 따라 교육위원을 선출, 심의·의결기관인 교육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를 통해 집행기관인 교육감을 선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지방교육법은 제51조에서부터 끝 조항인 제175조까지가 교육위원…
2003-03-27 16:41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백명도 채 안되는 시골학교이다. 학생수가 적다보니 점심시간에는 모두 함께 급식소에서 밥을 먹는다. 나는 아이들이 불편할까봐 으레 식당 구석에 자리잡곤 한다. 그래도 아이들은 급식소에 들어서면서 인사를 해대고는 식판에 밥을 받아 자리에 앉는다. 그럴 때면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얼른 컵에 물을 받아다 내 앞에 들이민다. 바로 1학년 은비 때문이다. 오늘도 은비가 제일 먼저 물컵을 가져다놨다. 은비는 우리 학교 병설 유치원을 다니다 이번에 1학년에 입학한 아이다. "어서 밥먹어라, 은비는 착하기도 하지"하고 칭찬을 했더니 은비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고 자리에 가 앉았다. 이런 은비의 행동은 작년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것이다. 작년 3월 내가 처음 이 학교에 부임하던 날의 일이다. 첫인사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가무잡잡한 얼굴에 코흘린 자국이 선명한 유치원 여자 어린이가 물 한컵을 내 앞에 놓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도 이상해서 유치원 선생님께 이 얘기를 했더니 은비는 전근가신 전 교장선생님께도 늘 그렇게 해왔다는 것이다. 은비의 이런 착한 행동은 많은 선생님들의 칭찬으로 이어졌고 그 칭찬은 다른 아이들에게도
2003-03-27 14:521995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과 함께 태동된 교육 서비스 시장 개방의 시한(3월 31일)이 다가오자 찬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편에서는 교육 시장 개방을 공교육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는 찬성론이, 다른 한편에서는 이로 인하여 공교육의 질이 오히려 낙후될 것이라는 반대론이 각각 대립되어 있는 듯하다. 논쟁의 한가운데 서 있으면서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이 정도의 교육에 대한 애정이라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매우 희망적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이것이 우리나라의 저력이 아닌가 싶다. 생산적 논쟁은 언제나 현상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반대론 속에는 외국의 교육 서비스를 다소 오해하는 내용이 걸러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외국의 교육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우리나라의 교육체제를 보완하는 재화로서 기능할 때, 의의가 있다. 그것이 대체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우리도 본연의 교육 목표를 갖고 있고, 그것을 외국의 교육 서비스에만 전적으로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양질의 보완재까지 배척하는 것이 교육에 대한 참다운 애정의 표현이 될 수 있을까. 반대론이 우려하는 것은 국내에 설
2003-03-21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