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동으로 새 학교에 방문한 올 2월의 어느 날, 운동장 가장자리를 따라 서 있는 키 큰 미루나무들 위에는 까치집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운치가 있어 참 좋았다. 하지만 분위기 있는 경치보다는 이 곳 학생들이 보여주는 순수함과 나이에 맞는 태도가 교사로서 생활하는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예전 학교의 학생들 중 몇몇은 교사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데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았다. 복도를 지나가는데 바닥을 닦고 있던 대걸레로 교사의 슬리퍼를 더럽히기도 하고 실수인 척 어깨를 치고 가는 학생도 있었다. 그런 행동을 지적하면 왜 화를 내냐며 오히려 당당하게 굴기까지 했다. 더 문제인 건 옆에 있던 다른 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런 광경을 구경한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버릇없는 이런 학생들을 엄격하게 다룰 수 없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니기에 선도위원회에 회부할 수도 없다. 상․벌점 시스템에 벌점을 올려도 봉사활동을 해 감점시키면 그만이기 때문에 교사는 무력감을 느끼며 서서히 지치게 된다. 그러다 지금의 학교에 발령받아 왔다. 모든 학생들이 신발을 복도의 신발장에 놓아둔다는 것에서 처음으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대도시 학교에도 복도 신발장
2012-05-03 21:48효도란 부모를 공경하고 잘 섬기는 일로 위대한 종교 지도자들과 사상가들이 입을 모아 가르치고 있는 백행(百行)의 근본(根本)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피보다 진하고, 어머니의 힘은 위대하다”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라는 김현승 시인의 시구가 생각난다. 자식의 잘못이나 흠을 감춰주고 품어 안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내리사랑을 어떻게 측량하겠는가. 이렇게 배웠건만 “날마다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심정으로 개운치 않는 삶을 살게 됨을 어찌하랴. 더구나 이제 자식을 둔 입장에서 그 자손들이 나를 어떤 시각으로 볼 지 그것도 두려운 일이다. 6남매의 넷째로서 부모님을 섬기는 일에 소홀했고 부담감도 형님들만큼은 못 미쳤을 것을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곳이 어디 있을까? 외지에 나가 사는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걱정근심은 한이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은 오직 자녀들이 병들까봐 걱정이요 자식이 최고의 자랑이다. 효경에 나오듯 “대개의 사람은 보석을 좋아하나 나는 현명한 자손을 둔 것으로 즐거워 할 뿐”이라는 것이 자식을 걱정하고 자손들을
2012-05-03 21:46금년 하반기에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 교장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의 학교장에 대한 청렴도 평가를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 학교장 청렴도 평가는 해당학교 교직원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평가는 학교경영과 관련 학부모나 관련 업자들로부터 금품 수수 여부, 액수, 횟수 등을 중심으로 작성된 설문으로 구성된다. 평가 영역은 주로 찬조금, 촌지를 비롯해 취약 분야인 방과후 학교, 급식, 시설공사 등 금품수수 우려가 있는 전 부문에 걸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장의 금품 수뢰 액수도 1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단계별로 나눠 교직원과 학부모들에게 설문할 계획이다. 전수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올 하반기 실시할 전망이다. 교육 당국은 학교장 청렴도 평가 결과를 학교장 평가에 반영, 점수가 낮은 교장은 승진이나 성과급, 학교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익위의 전국 학교장 청렴도 평가는 그 실행 과정에서 큰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또 교육의 일선 선봉장인 학교장들의 사기를 저하하고 나아가 강력한 반발을 살 개연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요구
2012-04-26 20:15“이번 총선 기간 중 여야 수뇌부들이 쏟아낸 교육정책 중 학교폭력과 관련된 내용은 기억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이 최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학교폭력으로 소중한 어린 생명이 스러지는 일이 없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와 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폭력에 무관심한 정치권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또래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꽃다운 아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을 등지지만 이 문제에 관한한 정치권은 한가하다. 레토닉에 강한 정치인들이 입장을 내놨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지난 2월24일 부산 지역 민심탐방에서 고교생들과 대화 중 “학교폭력은 우리가 꼭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는 것이 인터넷에서 찾은 거의 유일한 기사다. “꿈 많고 여린 마음을 가진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는 것인데, ‘그 이상’의 추가 언급은 없다. 민주통합당의 총선을 이끌었던 한명숙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제1당을 넘보던 야당 대표의 발언이 없을 리 없다는 생각에 여러 차례 검색을 반복했지만 허사였다. ‘안철수·김문수·정몽준·이재오·김태호·정운찬·손학규·유시민’ 등 소위
2012-04-26 13:38수원에서 발생한 여성 피살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19대 총선에서 필리핀 출신 이주민 여성인 이자스민씨가 당선되면서 제노포비아, 즉 외국인 혐오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런 문제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우리 국민들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 결여라고 생각한다. 단일민족은 하나의 신화 대한민국은 한 핏줄로 이어진 단일민족국가라는 순혈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인식이 다양한 인종·언어·민족·문화인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신화임이 역사적으로도, 생물학적으로도 확인됐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반도에는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을 거치면서 많은 외국인이 정착해 살았다. 대표적으로 고려시대 예성강 하구의 국제 무역항이었던 벽란도에는 송(宋)을 비롯하여 요(遼)·금(金)·일본(日本) 등 주변 나라뿐만 아니라 멀리 아라비아국들과도 교류할 만큼 교역의 대상이 광범위해 다양한 이주민이 유입됐다. 생물학적으로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아시아 11개 민
2012-04-26 09:47아이들의 체육활동하면 두 가지 대조적인 장면이 떠오른다. 첫번째 장면은 다음과 같다. 농구장에서 강사의 지도에 따라 아이들은 줄을 서서 농구 패스, 슛 연습 등을 열심히 한다. 그 시간에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은 농구장에 있지 않고, 근처 커피숍에 모여서 학교 이야기, 학원 정보를 주고받는다. 농구가 끝나자 아이들은 엄마와 학교, 학원 숙제를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두번째 장면은 전혀 다르다. 코치인 두 명의 아빠가 쉬지 않고 땀흘리며 아이들과 함께 농구 경기를 한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이들을 주시하고 몸짓 하나하나에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농구가 끝나자 아이들은 가족과 함께 자신과 팀의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전자는 대한민국에서, 후자는 미국에서 필자가 경험한 것이다. 두 나라 사이에는 비교하기 어려운 문화와 생활 상의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의 경우 아이들의 농구, 체육활동은 주로 학업 스트레스를 풀고 체력을 다지는 시간이고 아이들끼리만 노는 시간이 되는데 비해 미국의 경우 협동, 배려 등의 덕목을 부모들과 함께 체험하고 부모와의 대화 속에서 그 덕목을 깊숙이 체화시키는
2012-04-25 16:10전국의 초·중·고교가 올해부터 주5일 수업제 전면 실시를 시작했다. 주5일 수업제의 취지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주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고, 가족들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학생들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갖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직도 인문고 중에는 3학년 학생들을 여전히 강제로 등교시켜 자습을 강행해 물의를 빚으며 주5일 수업제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대학입시를 앞둔 고3의 입장이라 순수하게 학생들의 자유의사에 맡겨 등교시킨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모든 인문고가 담합해서 마치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한 듯 이끌고 가는 것은 국가정책에도 어긋나고 주5일 수업제의 도입 취지에도 걸맞지 않은 행위로 비난받고 빈축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성적과 대학입시가 중요하다지만 적절한 휴식과 약간의 여유를 두는 것은 다음 날의 에너지 충전과 학업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주5일 수업제는 가족간에 대화와 만남의 자리를 갖고,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이론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 나가 직접 보고 배우는 견학과 체험을 쌓을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하지 않는가. 그런데 대학입시를 이유로 고3 학생들을 일
2012-04-25 16:08진로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급속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런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양성하는 게 아닐까 한다. 이런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경험을 가진 교사가 더 절실하게 필요할 것으로 생각해 산업체 경력을 가진 많은 교사들이 진로진학상담 부전공 연수를 신청했다. 이들의 제2의 교직 생활에 장애가 되는 일이 있다. 중학교나 인문고에 근무하게 되면 그동안 인정받던 산업체 경력 일부를 인정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예규 43호에 의하면 산업체근무경력을 가진 자가 학교 교사로 임용되면 4~5할을 인정하는데, 여기에 관련교과(전문계)를 담당하면 7~8할을 인정한다. 그랬는데 ‘진로진학상담’으로 전과할 경우에는 관련 교과로 인정받지 못해 중학교나 일반고에서 전문계 교과를 가르치던 교사의 경우는 7~8할을 인정받다 3~4할이 줄어든 4~5할의 경력만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즉 아이들의 진로지도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 결과 호봉이 삭감된다는 것이다. 동 예규에서 교원 외의 공무원경력은 관련 교과 연관성과 무관
2012-04-25 16:07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살고 있다. 국민생활시간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세 전후 청소년의 수면시간이 40대 성인 남성의 수면시간보다 짧은 국가는 우리나라 뿐이다. 이렇게 바쁘게 보내는 시간이 청소년기의 경험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면 더욱 바랄 나위가 없겠으나, 현실은 이런 기대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필수적인 경험들을 고르게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국제청소년시민역량조사(ICCS) 등의 조사결과들은 우리나라 청소년이 지적인 면에서는 매우 우수하지만 정서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일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뢰, 자기 성취에 대한 만족도, 그리고 자기가 배우는 것에 대한 흥미나 관심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능력과 역량의 차이에 주목하는 교육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능력(ability)은 말 그대로 우리 몸과 마음이 기능하는 수준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하버드대학교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이런 능력을 7가지의 지능으로 설명한다. 음악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신체·운동지능, 언어지능,…
2012-04-19 21:07한국교총을 필두로 도입을 주장하는 의견이 개진된 지 30여년 만에 작년에 드디어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됐다. 이후 선발된 수석교사들이 올해 전국 초·중등학교 현장에 배치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선 수석교사의 역할을 살펴보면 필수 직무로 수업, 수업공개, 수업·생활지도 컨설팅, 신규교사·교육실습생 지도, 교사 연수·연구 활동 주도 등이 있다. 보조 직무는 학교교육과정 수립 참여, 학부모교육 강사 활동 등이 있다. 외부 활동으로는 교원능력개발평가 등 교육관련 평가전문가 활동과 지역교육청 내 컨설팅과 장학 지원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따라서는 매뉴얼대로 업무가 분화되지 못한 채 역할이 주어져 수석교사는 수석교사대로 고유 업무가 무엇인지 확실히 하지 못해 방황하게 되고 다른 교사들의 시선 또한 수석교사의 업무와 지위가 무엇인지 아리송해 하고 있으니 그 처지가 참으로 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학교 현장의 혼란과 난맥상을 감안해 교과부에서 권역별 수석교사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없는 일인지라 설명회 당일 현장에서 형성될 것 같던 공감대는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시간이 흐른 지금 학교 현장에서 좋은 변화의 소식은…
2012-04-19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