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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먼 길 떠나가신 부모님을 그리며

어머니는 자취에 쓸 곡식 채소보따리를 머리에 이시고 20리 길을 걸어서 수원 고색역까지 오시고 수인선 협궤 열차가 인천으로 떠나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공부 잘해서 출세하라고 손짓으로 격려해 주셨다. 그 감격의 장면은 지금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효도란 부모를 공경하고 잘 섬기는 일로 위대한 종교 지도자들과 사상가들이 입을 모아 가르치고 있는 백행(百行)의 근본(根本)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피보다 진하고, 어머니의 힘은 위대하다”는 말이 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라는 김현승 시인의 시구가 생각난다. 자식의 잘못이나 흠을 감춰주고 품어 안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내리사랑을 어떻게 측량하겠는가.

이렇게 배웠건만 “날마다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심정으로 개운치 않는 삶을 살게 됨을 어찌하랴. 더구나 이제 자식을 둔 입장에서 그 자손들이 나를 어떤 시각으로 볼 지 그것도 두려운 일이다. 6남매의 넷째로서 부모님을 섬기는 일에 소홀했고 부담감도 형님들만큼은 못 미쳤을 것을 생각하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곳이 어디 있을까? 외지에 나가 사는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걱정근심은 한이 없었을 것이다.

부모님은 오직 자녀들이 병들까봐 걱정이요 자식이 최고의 자랑이다. 효경에 나오듯 “대개의 사람은 보석을 좋아하나 나는 현명한 자손을 둔 것으로 즐거워 할 뿐”이라는 것이 자식을 걱정하고 자손들을 자랑하는 부모의 순수한 마음이다. “회초리를 들긴 하셨지만 차마 종아리를 때리시진 못하고 노려 보시는 당신 눈에 글썽이는 눈물 와락 울며 어머니께 용서를 빌면 꼭 껴안으시던 가슴이 어스러지도록 너무나 힘찬 당신의 포옹” 박목월 시인의 시다. 눈물겨운 어머니 사랑에 매 한번 안 드시고 6남매를 키우신 자애로우신 부모님을 그리워한다.

60년대 보릿고개에서도 아버지는 날품팔이로 돈을 모으고 장리 빚을 얻어 학비를 대주셨다. 어머니도 마다 아니하시고 자식 뒷바라지에 혼신을 다 하셨던 것을 기억한다. 제대하고 돌아와 중병을 앓고 있을 때 보약을 다려 주신 어머니의 정성과 염려의 마음 또한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랑이었다.

교육대학에 합격할 때도, 발령 받았을 때도 아버지는 동네방네 다니시며 “우리 아들 사범학교에 합격했어. 이제 선생이 됐어”라며 자랑하셨다. 그 심정을 생각하면 지금도 고마움에 눈물겹다. 200여 호 되는 큰 시골마을에서 다섯 번째로 가난한 자를 대표한 의젓한 대학생을 냈으니 자랑할 만도 했을 것이다. 어머니는 자취에 쓸 곡식 채소보따리를 머리에 이시고 20리 길을 걸어서 수원 고색역까지 오시고 수인선 협궤 열차가 인천으로 떠나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공부 잘해서 출세하라고 손짓으로 격려해 주셨다. 그 감격의 장면은 지금도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러면 어떻게 효도해야 할까? 효경에서는 효를 “일생 건강한 몸으로 입신출세해 그 도를 행하고 후세에 자손들로 하여금 부모를 빛나게 하여 드리는 일(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顧父母 孝之終也)”이라고 한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자식을 생각하신 부모님께 건강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여 드려 부모님이 걱정 없이 기뻐하시도록 하는 것이다.

핵가족시대니 고령화 사회니 하며 자칫 효교육을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효교육은 가정과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요즘 인성교육이 소홀해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하니 다시 마음을 다잡아 교육할 일이다. 부모님께 효도하면 자식도 효도한다니 교사부터 효를 실천하는 본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근엄하신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를 효도로 모실 때 교육사회의 본이 되겠다.

경로효친(敬老孝親)은 동서고금(東西古今) 시공간(視空間)을 초월한 진리요. 미덕(美德)으로 지켜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다. 천륜(天倫)이요 인륜(人倫)인 효(孝)가 삶의 축을 이룰 때 행복한 가정, 질서가 바른 사회, 복지가 잘 보장된 나라로 우뚝 서리라 기대한다. 평생에 고쳐 못한 효도를 생각하며 먼 길 떠나신 부모님을 그리워한다. 발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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