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병을 고치는 곳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살리는 곳에서 왜 하필 죽음의 장례식장을 운영하는지 참 이상합니다. 우리는 장례식장을 겸비한 병원의 편리함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에 상반된 두 곳이 한 장소에 공존하는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지요. 편리하기는 미국과 유럽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곳에서는 그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 일본에서도 병원과 장례식장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다 보니 아예 같은 장소에서 마무리까지 다 하고, 문상객이 쉽게 찾아올 수 있고, 이미 24시간 운영되는 곳이어서 밤새는 삼일장을 치를 수 있다는 등 편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입니다. 아마 한국에는 수요자의 ‘원스톱 서비스’라는 편리함과 공급자의 상당한 수입 이윤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일 수 있겠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빨리빨리’ 문화의 대명사라고 하더라도 ‘사람을 살리는 병원’의 본분이 퇴색되지는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처럼 이상한 게 학교에도 있습니다. 학교는 가르치는 곳입니다. 학교는 교육자가 중심에 우뚝 서 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학교는 일과를 교육적 시각에서 교육적 방법으로 처리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왜 변호사와 경찰
2025-01-07 10:00실수 수업을 하게 된 동기 ‘후회하고 있다는 건 실수로 끝났었던 것, 미련이 남았다는 건 노력이 부족했던 것.’ 하상욱 작가의 시 읽는 밤 시 밤 169페이지에 실린 ‘후회하고 있다는 건’의 구절이다. ‘실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지금은 어른이 된 아들이 네 살 무렵, 컵을 떨어뜨려 손잡이가 깨지면서 파편이 종아리를 스쳤다. 종아리에 배어 나온 핏방울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야!”하고 외쳤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멍하게 서 있던 아들이 큰 소리에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였다. 내가 전하려던 것은 아들이 다친 것에 대한 ‘속상함’ 그 감정 뒤에 숨은 ‘사랑’이었는데, 결국 전달된 것은 ‘화’였다. “야!”는 순식간에 ‘단순한 실수’를 ‘실수하는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규정했고, 그때는 잘못한 것을 모르고 지나갔다. 30년의 세월을 거슬러 가서 고치고 싶은 후회의 순간이다. 돌아보면 교실에서도 “야!”의 순간은 넘쳐난다. “누가 그랬냐?”는 문제의 근원을 찾아서 상응하는 벌을 주겠다는 ‘응보적 정의관’의 우회적 표현이었다. “왜?”는 ‘도대체 내가 너를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이 응축된 표현이기도 했다. 다시 돌아가면 ‘어떻게 된 일이야?’,…
2025-01-07 10:00서울양원숲초등학교(교장 이일권)는 2022년 신설된 학교로서 ‘꿈·열정·감동으로 미래의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이라는 학교장 경영 구상 아래, 온고지신(溫高智身)의 교육정신으로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학생에게는 꿈과 희망을, 교사에게는 긍지와 보람을, 학부모에게는 신뢰와 감동을 주는 행복한 학교다. 지난해 9월 1일 양원숲초에 새롭게 부임한 이일권 교장은 학생과 교직원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친절한 단호함이 있는 인성교육,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초·기본교육, 개인의 욕구가 전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취약한 개인을 함께 보살필 수 있는 공동체교육이라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하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평화를 가꾸는 교육, 자유를 잘 누리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교육 등 기본적인 인성교육을 통해 모든 교육의 큰 밑거름을 가꿔 나가고 있다. 양원숲초는 내적인 학습동기로 학습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성급하게 학생의 능력을 단정하지 않고, 과도한 경쟁으로 상처받지 않도록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을 추구하…
2025-01-07 10:00다수의 교권침해 사례를 겪고 있는 교육현장 교권침해 사건을 접할 때마다 사실, 교사에 대한 ‘범죄’라고 좀 더 강력하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범죄로 규정하지 않은 행위를 범죄라 지칭할 수는 없기에, 그냥 마음만 그랬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노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중 장애학생들을 교육하는 특수교사들은 대학교에서 특수교육 개론을 배울 때부터, 아니 대학 원서를 쓸 때부터 이미 많은 ‘사명감’과 ‘헌신’을 알게 모르게 주입(?)받고 교육현장으로 나오게 된다. 최소한의 사명감이 없다면, 침 비린내 가득한 특수학교에서 한 달간의 교생실습도 버티지 못한다. 그 말은 특수교사들은 자기희생을 조금은 당연하게 여기는 환경에서 길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기희생이 당연하니, 권리가 침해되어도 심지어 과격한 일부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일단 참게 된다. 다른 교사들이 참으니 나도 참아야 할 것 같고, 그래서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다른 선생님들과 하소연을 나누고 다시 수업하러 간다. 원고 청탁을 받고 바로 특수교사 동기와 후배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특수교육현장에서 겪었던 최근 사례를 공유해달라고. 그러자 역시나 수많은 제보가 들어왔다. 학교 교실…
2024-12-05 10:00특수학급은 일반 학교에서 어떤 공간일까? 통합을 위한 공간? 분리를 위한 공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제2조 정의)에 의하면 특수학급은 특수교육대상자의 통합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일반 학교에 설치된 학급을 말하며, 특수교육 교원은 특수학교 교원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특수교육대상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을 말한다. 이에 특수학급 교사는 일반 학교에 설치된 특수학급에서 특수교육대상자의 통합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이다. 그렇다면 통합교육의 의미가 중요해진다. 그 의미에 따라 특수학급이 통합을 위한 공간인지, 분리를 위한 공간인지 판단해 볼 수 있다. 특수학급, 통합을 위한 공간인가? 분리를 위한 공간인가? 그렇다면 통합교육은 무엇인가? 다시 법령을 살펴보자. 통합교육(「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조)은 특수교육대상자가 일반 학교에서 장애 유형과 장애 정도에 따라 차별받지 아니하고, 또래와 함께 개개인의 교육적 요구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런 교육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특수교사는 우리 사회가 지닌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에 민감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장애에 대한 감수성1이 예민하지 않다. 학생들이…
2024-12-05 10:00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의 기출문제로 집단면접의 다양한 주제와 유형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기출문제를 풀어 보면 교육정책과 현안 문제의 접근방법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교육이슈와 관련해서도 생각해 볼 내용들이 기출문제 속에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자세하게 살펴보고, 중요한 내용들은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출제 본부에 들어가 본 경험으로는 출제자 그룹에게 최근 3~5년 정도의 기출문제를 제공해 준다. 기출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출제하는 것을 방지하고 출제자들이 논리적 오류가 없는 문항을 명확하게 기술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수년간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니 교육현안에 대한 접근방식이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환경이 변화하고, 교육정책이 바뀌어도 핵심가치와 정책의 흐름은 유사한 경우가 많다. 교육청 정책이나 업무추진 방향은 해마다 바뀌는 것이 아니라, 확대·심화되거나 국가 전체 방향과 보폭을 맞추어 추진한다. 따라서 기출문제 답안을 작성해 보고, 예상문제를 만들어 연습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최근 집단면접 평가방법을 보면 시·도별로 조금씩 바뀌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년도와 2년 전 문제 정도는 그 방식대로 연습해보
2024-12-05 10:00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교사는 감정노동이 심한 직업이다. 교실에서 날이 선 말투,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아이가 한 명만 있어도 온종일 마음이 편치 않다. 퇴근하면서 걱정을 학교에 놓고 나오기도 쉽지 않다. 내일 수업 고민, 처리해야 할 업무 등등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탓이다. 그래서 학년 마무리인 12월쯤 되면 선생님의 마음은 너덜너덜해진다. 내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교무실은 벌써 내년도 학교 이동, 부서 배치, 담임 배정 등으로 술렁거린다. 가슴 한편에는 체념과 실망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어차피 나는 또 인정 못 받을 거다. 올해의 고생이 내년의 고통으로 이어지겠지. 나의 처지를 배려해 줄 여건도 안 되고, 힘든 업무와 학생 지도를 피할 가능성도 별로 없다. 그래서 연말, 송년회 모임은 상처로 다가온다. 학교 다닐 때 나는 모범생이었고 공부도 잘했다. 이제는 학창시절 뒤처졌던 동창들이 더 잘나가고 행복한 듯싶다. 힘들다고 푸념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안정된 데다 방학까지 있는 선생님이 뭐가 힘들다 그래?”라는 질책(?)만 되돌아 뿐임을 잘 아는 탓이다. 이럴수록 명예퇴직과 이직을 꿈꾸는 일도 잦아진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2024-12-05 10:00인천에서 특수교사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수교사의 사망 사건은 비단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겠지만, 아마도 내가 기억하는 한 언론의 관심을 받은 첫 번째 사건인 듯하다. 인천 A 초등학교의 특수교사는 과도한 업무와 중증장애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이 맡은 학생을 잘 지도하기 위해 지역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배치 인력 지원 기간이 지났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맛있는 것을 사 먹여라’라는 말만 돌아왔다. 특히 A 초등학교는 일반초등학교로 통합교육을 시행하는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통합교육을 잘 해내기 위한 적절한 지원 인력 없이 한 명의 특수교사가 특수교육 전반을 관리하고 운영해 나가고 있었으며, 특수학급 인원도 법적 정원을 초과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A 초등학교에는 개별적인 신변처리와 식사지도 등 학교생활 중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한 중증장애학생이 무려 4명이나 있었음에도, 전문적인 보조인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객관적인 사실만 두고 보더라도 이 교실에서 특수교사가 무언가를 잘 해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과연 특수교육이란 무엇일까? 특수교육의 법적 정의를 기초로 살펴보면 특
2024-12-05 10:0010월호부터 지금까지 교육공무원의 임용을 살펴보고 있다. 교육공무원의 임용①에서는 임용의 개요·채용·승진·전직·파견·겸임·겸직에 대해 살펴보았고, 교육공무원의 임용②에서는 원로교사의 임용, 시간선택제교사 임용, 직위해제, 퇴직과 면직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마지막으로 교장·교감·수석교사의 임용을 살펴본다. 1. 교장·교감·수석교사의 임용 가. 교장의 임용 1) 교장은 교육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용함. 2) 교장의 임기: 4년(1차에 한하여 중임 가능). 다만 공모에 따른 교장으로 재직하는 횟수는 이에 포함하지 아니함. 3) 1차 임기 종료자는 중임 심사를 거쳐 교장으로 재임용(중임). 4) 교장의 임기가 학기 중에 끝나는 경우 임기 만료일이 3월~8월이면 8월 31일, 9월~다음 해 2월이면 다음 해 2월 말일을 임기 만료일로 함. 5) 정년 전에 임기가 끝나는 교장으로서 교사로 근무할 것을 희망하는 사람은 수업 담당 능력과 건강 등을 고려하여 원로교사로 임용할 수 있음. 6) 교장 임용 제청 추천 자격1 - 승진후보자명부에 등재되고 승진 순위 해당자, 교장에서 교육전문직원으로 전직 임용된 자, 장학관·연구관 전직 후 2년 근속한…
2024-12-05 10:00수학 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조 볼러 지음, 고현석 번역,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368쪽, 1만 9,800원) 수학에 불안감이 있는 사람이 수학문제를 접하면 뇌에서 뱀이나 거미를 볼 때처럼 공포 중추가 활성화한다고 한다. 공포와 불안은 뇌 일부를 무력화해 학습능력을 떨어뜨리므로, 수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은 마인드셋과 메타인지 이론을 활용해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오늘도 너를 응원해 (홍영주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 264쪽, 1만 8,500원) 교직생활을 통해 말 한마디의 중요함을 체득한 중견교사가 동료와 아이들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아이들과 지내며 깨달은 것은 ‘다정하고 따뜻한 말을 들려주어야만 서로 마음이 연결될 수 있다’라는 것. 진심 가득한 응원 사이사이로, 교직생활을 현명하게 풀어가는 데 필요한 실용적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문해력이 자라는 수업 (안녕어린이책연구소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292쪽, 1만 9,500원) 문해력 수업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았다. 책 읽기부터 퀴즈, 인터뷰, 그래픽 조직자, 클로바더빙 등 디지털 미
2024-12-0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