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학교 현장의 디지털 전환 준비도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디지털기기 활용이 수업자료 제작 등 일부 영역에 집중돼 학습지원 기능까지 확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교사와 학생의 디지털 활용 수준은 높은 편이었으나 학교 차원의 기기 제공과 행·재정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기반은 갖췄지만 체계적 확산은 미완’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서울교육연구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통한 서울 학생 맞춤형 성장 지원 방안 탐색’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 중학교 패널 자료를 활용해 교사·학생·학교 차원의 디지털 전환 준비도를 분석한 결과 학생 ICT역량은 5점 만점에 4.36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시 평균 3.91점으로, 인터넷에서 학습 정보를 탐색하고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능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교사 집단의 경우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자유롭게 수업할 수 있다는 응답은 3.95점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ICT 및 스마트교육 환경 준비도는 3.90점으로 조사됐다. 반면 ICT 교육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3.64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아, 실제 활용 수준과 교육적 확신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사의 에듀테크 활용 실태를 보면 원격수업도구(Zoom 등)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4.2%로 과반을 넘었으며, 반대로 수업자료 제작에서 에듀테크를 ‘주 2회 이용한다’는 응답은 46.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기기 활용이 교수자의 자료 제작 등 ‘수업 준비 영역’에는 자리 잡았지만 학습지원과 수업운영 전반으로는 충분히 확산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활용 양상에서도 학습과 일상 간 격차가 확인됐다. ‘메신저 채팅(카카오톡 등)’은 ‘매일 한다’는 응답이 80.6%에 달했고, SNS 활동 역시 매일 활용 비율이 69.2%로 높았다. 반면 ‘학교 숙제를 위한 인터넷 검색 및 문서작성’은 매일 한다는 응답이 22.3%에 그쳤고, 온라인 강의(EBS·에듀넷 등) 역시 매일 활용 비율이 12.6%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가 학생들이 디지털기기 사용에는 익숙하지만, 이를 학습활동으로 전환하는 데는 별도의 교육적 설계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학교 차원의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구축도는 비교적 양호했다. ‘원활한 무선 인터넷 제공’은 평균 4.16점, ‘디지털기기 구비도’는 4.18점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교사교육 및 연수 제공 평가도 4.05점으로 조사됐다.
다만 ‘디지털 기반 교육 실천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 제공’은 3.74점으로 다른 항목 대비 낮았고, 학생에게 디지털 기반 교육을 위한 기기를 제공하는지 여부는 0.43점으로 절반 이하 학교에서만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 일정 수준 진전됐음에도 학생 개인 단위의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한 기기 지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서울교육이 디지털 기반 맞춤형 성장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장비 확충을 넘어 학습활동 데이터를 활용한 진단과 피드백 체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이 학습 성취 향상뿐 아니라 학생의 메타인지 및 사회정서역량(SEL) 지원까지 확장되는 국제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의 디지털 활용을 ‘수업 보조’ 수준에서 ‘성장 지원 플랫폼’ 수준으로 끌어올릴 정책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