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후의 시대 읽기와 쓰기 중심의 전통적인 문식(literacy) 환경에서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인 현대 사회로 변화하며 최근 교육과정에서 언급되기 시작한 능력이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깐, 불과 한두 해 전, OpenAI가 챗봇 기반의 인공지능 ChatGPT를 등장시킨 이래로, 다양한 분야에서 이전보다 빠른 변화가 일고 있다. 스탠포드의 인간중심인공지능(HAI) 연구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향후 의료·과학·문화·예술·교육·사회 등 다방면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적인 연구서적 출판사 슈프링어(Springer)에 ChatGPT를 검색해 보면 2023년 한 해에만 2천여 개의 관련 연구자료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GPT-4를 기반으로 한 AI 응용 사이트가 생겨나고, 이에 더불어 각 교육 부처에서는 AI를 접목한 코스웨어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게 우리 교육에서도 AI의 활용을 멀찍이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AI는 교사에게 위협인가 기회인가? 본고의 취지는 ‘AI를 활용하는 질문이 있는 수업’을 고민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는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AI에 대한 인식을 알
2024-05-07 10:00서울 원명초등학교 5학년 교실, 담임교사 책상 옆에 조그만 세탁기 크기의 디지털 기기 보관함이 놓여있다. 학생들이 정규수업에 사용한 크롬북을 보관하는 곳이다. 담임교사가 보관함 비밀번호를 누르고 손잡이를 잡아당기자 30여 대 크롬북마다 파란 충전선이 꽂혀있다. 서울시교육청 지정 디지털 선도학교인 원명초는 올해부터 5·6학년 모두에게 크롬북을 제공하고 디지털 활용수업을 진행한다. 5월부터는 AI 코스웨어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을 실시, 학생들의 학습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AI 코스웨어는 학생들은 그동안 잘 몰랐던 문제나 개념들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어 학업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교사도 학생의 강점과 약점, 학습태도와 이해도 등 여러 데이터를 ‘대시보드’ 형태로 볼 수도 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수학·영어·정보과목 등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한 뒤 2028년 전 과목으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교육현장에 AI 바람이 강하게 몰려온다. 디지털 교육혁명시대, 원명초는 한발 앞서가는 학교다. 원명초의 성공비결은 ‘열정’ 사실 원명초가 디지털 선도학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일찌감치 에듀테크 활용교육을 목표로 설정하고 차근차근…
2024-05-07 10:00IB 고등학교 과정, 디플로마 프로그램(DP) 고등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디플로마 프로그램(DP)의 운영기간은 총 2년이다. 2년간 6개의 교과와 핵심영역1을 IBO에서 제공하는 지침에 의거하여 일정 수준 이상 성취한 경우 전체 디플로마(full diploma)를 취득할 수 있다. DP 운영과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관련지어 논하자면 ‘평가 전문성’으로 주제가 좁혀진다. IB에서는 교과별 지침만 제공할 뿐 교과용도서를 명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을 설계하여 운영하는 제반 과정에는 교사의 자율성이 보장되므로 기존의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노력으로 교사들에게 알려진 많은 교수 기법이 그대로 적용될 여지가 높다. 다시 말하면 IB 수업에서 관찰할 수 있는 교수-학습기법이 특이하게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서술형·논술형·구술형 평가가 주축을 이루는 디플로마 프로그램의 평가과정에서는 현재 고등학교 수업현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과는 상이한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지속적인 피드백 제공 DP 이수를 위해서는 교과별로 내부평가와 외부평가를 치러야 한다. 내부평가는 주제나 소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선택이 중요하게 반영되며, 동시성을…
2024-05-07 10:00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우범기, 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새로운 상상력으로 경계를 가로지르는 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각종 영화제 지원사업 예산이 삭감된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도 행사 규모 축소를 고민했지만, 전주시가 별도 추진하던 관광사업 등과 연계해 영화제 외형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후원회를 결성한 것도 든든하게 한몫했다. 올해 출품작은 무려 2,260편(국제경쟁 부문 747편, 한국영화 1,513편). 이중 심사위원들의 깐깐한 예심을 통과해 관객들과 만나는 영화는 43개국 232편이다(국내 102편, 해외 130편). 어떤 영화를 봐야 할까? 전주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는 배우들도 만날 수 있다는데? 작년 인기를 끌었던 ‘스타워즈 데이’ 후속으로 디즈니·픽사 테마존도 운영한다는데? 어느덧 스물다섯 청년이 된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기 위한 꿀팁들을 소개한다. 개막작 새벽의 모든과 폐막작 맷과 마라 개막작은…
2024-05-07 10:00영어수업에 대한 회의 2015 개정 초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에 따르면 ‘영어교과는 학습자와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종합 목표로 삼으며, 동시에 남을 배려하고 돕는 모범적인 시민의식과 창의적 사고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인간상에는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을 양성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현재의 영어수업은 그러한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상황에서 영어 의사소통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꾸준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영어를 ‘언어’로 배우기보다는 단어와 표현을 따라 외우는 암기과목으로만 생각한다. 또한 영어를 오랜 기간 배워도 실제로는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도 있었다. 짧은 동영상 자료 감상만 좋아하고 영어로 정보를 생성한 경험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교육 ● 교육과정 프레임워크(Curriculum Pramework)의 흐름 위긴스와 맥타이(Wiggins McTighe)의 백워드 설계(Understanding by Design)와 에릭슨(Erickson)의 개념 기반 교육과정(Concept-Based
2024-05-07 10:00「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공무원인 교원은 국민의 공복(公僕)으로서 흠 없는 인격적 요소를 갖추고 그 바탕 위에서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 특별한 공적인 의무인 복무(服務) 의무를 지게 된다. 만일 교원이 복무 상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에는 징계벌 등을 통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최근 교원의 겸직허가 및 외부강의에 대한 복무 준수 요구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 바, 이번 호에서는 먼저 교원의 겸직허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허가 가. 근거 •「국가공무원법」 제64조(영리업무 및 겸직금지) ① 공무원은 공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 ② 제1항에 따른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의 한계는 대통령령 등으로 정한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영리업무의 금지) 공무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종사함으로써 공무원의 직무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대하여 부당한 영향을 끼치거나, 국가의 이익과 상반되는 이익을 취득하거나 정부에 불명예스
2024-05-07 10:00“교직을 천직 삼아, 학생을 자식 삼아 생활해 온 선생님들이 마음의 굴레와 현실의 짐을 조금 덜고, 사랑하는 아이들 앞에 다시 설 수 있게 해 주세요.” 지난 3월 춘천 퇴계초중학교 이경란 교장은 최근 ‘2022년 속초 현장체험학습 사고로 인해 재판 중인 인솔 교사 두 분을 위한 탄원’을 법원에 제출했다. 탄원서에서 이 교장은 “다양한 사전 준비와 안전교육 진행, 대비책을 마련했음에도 안타깝게도 한 아이를 체험학습에서 잃었다”면서 “어떠한 위로의 말과 표현으로도 부모님의 가슴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라 했다. 이어 “학교에서 성실히 생활하는 두 선생님이 이제는 사고의 아픔에서 벗어나 사랑하고 아끼는 우리 아이들 앞에 힘을 내어 설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사건은 지난 2022년 11월 속초시 노학동 한 테마파크 주차장에서 10대 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생은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테마파크에 방문했다가 움직이던 버스에 치여 사망했다. 검찰은 당시 학생을 인솔하던 교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돌발변수까지 책임을 묻는 건 가혹한 처사 이 교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탄원서 작성을 앞두고…
2024-05-07 10:00영화 덩케르크 _ Where the hell were you?(당신은 대체 어디 있었나?) #1940년, 덩케르크 철수 작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5월, 독일군은 파죽지세였다. 프랑스·벨기에 국경지대에서 연합군의 방어선은 처참하게 깨졌고, 독일군은 그대로 영국해협을 향해 돌진했다. 퇴로가 막힌 수십만의 연합군은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독 안의 쥐처럼 갇혔다. 몰살당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영국 육군 원수 고트 경은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일단 병사들을 살려야 했다. 덩케르크에 고립되어 있던 연합군의 대부분은 영국군이었고, 이들은 당시 영국 지상군의 실질 주력이었다. 이들이 몰살당하면 영국군은 재기불능이 될 터였다. 독일 공군의 비행기가 끊임없이 폭격을 퍼붓는 가운데, 마침내 연합군의 철수작전이 시작되었다. 하늘에서는 연합군의 비행기가 독일 공군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내는 동안, 4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지상에서는 목숨을 건 대규모 탈출이 감행되었다. #33만 8천 226명. 이 작전으로 당시 유럽에 파견되었던 영국군 22만 6,000명과 프랑스·벨기에 연합군 11만 2,000명은 믿기 어려운 최소한의 희생만 치르고 영국으로 철수할…
2024-05-07 10:00기획과 관점 기획은 관점이다. 관점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제를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 고민은 분석을 위한 프레임을 만들어준다. 관점과 프레임이 없으면 수많은 자료를 하나로 통일성 있게 꿰지 못하고 조각내서 나열해 놓은 자료에 불과하다. 기획은 자기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된다. 이를 위해서 일상의 변화를 지나치기보다 자신만의 관점으로 변화의 이유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변화에는 항상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획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은 ‘왜(why)’이다. 기획은 현상을 이해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이다. 현상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자료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나 현상 속에 담겨 있는 본질에 대한 이해와 함께 ‘내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한 관점이나 시각이 더욱 중요하다. 기획은 퍼즐처럼 전체적인 그림에 맞게 여러 자료를 짜맞추는 것이다. 자료의 짝 맞추기, 퍼즐 맞추기의 핵심은 큰 그림, 틀(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기획에는 논리력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친 기획안이라야 독자를 쉽게 설득할 수 있고, 창의적 아이디어도 포함시켜야 차별화된 기획안으로 평가받
2024-05-07 10:00스승의 날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최근에 얻었습니다. 10년 전에 멘토링 해준 대학생들이 카네이션을 들고 절 찾아오겠다는 겁니다. 오랜만에 받는 연락이 너무 반갑고, 저를 잊지 않았다는 것이 고맙고, 그들과 다시 만날 생각에 설렜습니다. 사회초년생이라서 지금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텐데 거의 전원이 함께 시간을 맞춰서 오겠다니 뿌듯했습니다. 저와 함께 보냈던 시간을 여태껏 마음에 잘 간직해준 것 같아서입니다. 근데 참 이상합니다. 일 년 내내 열심히 가르친 학생들은 감감무소식인데 단 몇 회기 만난 학생들이 찾아온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수업할 때는 매번 최선으로 준비하였고, 추천서도 꼬박 써주었고, 고민 상담에 시간을 후하게 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절 찾아오는 학생이 없으니 혹시 제가 그들에게 뭘 잘못했거나 섭섭하게 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반대로 멘토링 할 때는 강의 준비도 없었고, 상담도 없었고, 그 흔한 맛집 회식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뭐가 그리 좋은 추억으로 남았기에 10년이 지난 후에 다시 찾아온다는 건지 수수께끼처럼 아리송합니다. 학생들에게 쏟은 열정과 시간에 완전히 반비례하는 듯 보이는 이 현상을
2024-05-0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