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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20~30대 젊은 교사 중 83.3%는 학교내 경제교육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53.6%)은 학교 내 경제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한국교총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한경협은 6월 17일부터 7월 8일까지 20~30대 유·초·중·고 교원 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30 청년 교사 경제·기업가 정신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경제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서 ▲교사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 확대(30.4%) ▲경제 관련 교재 및 자료 개발(29.2%)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기회 확대(22.4%)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는 77.5%가 ‘기업가 정신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했으며, 그럼에도 61.8%는 학교에서 기업가 정신과 관련한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업가 정신’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인식해 불확실성을 떠맡는 정신을 말한다.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들이 갖춰야 할 능력으로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비판적 사고 능력(26.8%) ▲지속 가능한 학습 태도와 자기 계발 능력(20.6%) ▲협업과 글로벌 소통 능력(17.85) 등을 꼽았다. 교사 본인의 경제 지식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82.2%가 지식수준이 ‘보통 이하’라고 평가했다. ‘매우 높다’는 3.9%였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인식도 질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답한 교사는 9.9%에 불과했으며, 60% 정도는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43.3%), ‘전혀 모른다’(16.7%)고 답했다. 정철 한경협 기업가정신발전소장은 “기업가 정신은 저성장 국면에 놓인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학교 현장의 젊은 교사들이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해를 갖춰야 자라나는 세대 역시 이를 자연스럽게 배우고 국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기업가 정신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교총과 한경협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200여 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협력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과정은 ‘기발한 2030 교사캠프’, ‘기발한 스쿨 CEO 교실’, ‘기발한 경제 교실’, ‘기발한 기업가정신과 리더십 교실’ 등이다. 이중 조규일 진주시장이 ‘한국경제 1세대 창업가들의 K-기업가정신’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해 눈길을 끌었다. 조 시장은 “우리 사회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경제침체 등 중대한 도전과 위기들 앞에 있다. 기업가 정신은 변화의 중심에 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힘”이라며 “인간을 존중하고 공동체 가치에 기반한 진주 K-기업가 정신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이 과감히 도전하고, 자신의 꿈과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때 비로소 새로운 미래도 함께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된 ‘기발한 2030 교사캠프’에는 30여 명의 교사가 참가해 울산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 참석자들은 이후 경제 교수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경제 교육의 질 향상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부가 2026학년도 공립 신규교사를 전년도와 비슷한 1만 명대 인원으로 선발한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26학년도 공립 신규교사 임용시험 사전예고’ 공고를 취합한 결과 총 1만232명이라고 6일 밝혔다. 유치원 668명, 초등 3113명, 중등 4797명, 특수교육 839명, 보건 316명, 영양 232명, 사서 45명, 전문상담 222명이다. 이번 사전예고된 선발인원은 작년보다 743명 줄어들긴 했지만, 2년 연속 1만 명대가 유지됐다. 교원 정원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감원 대상에 올라 2년 전 8000명대까지 떨어졌다. 사전예고 기준으로 초·중등의 전년 대비 증감을 살펴보면 초등은 4245명에서 1132명이, 중등은 4814명에서 17명이 각각 줄었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지난 2023년 마련한 2024~2027년 중장기 교원수급계획보다 높은 편이다. 당시 정부는 2026학년도 초등을 2600~2900명 이내, 중등을 3500~4000명 이내로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초등은 학교별 늘봄지원실장으로 선발돼 임기제 교육연구사(지방공무원)로 전직하는 인원을 고려해 작년부터 한시적으로 신규채용 수요를 추가 반영하고 있다”며 “중등의 경우 지속적인 결원으로 인한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추가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치원과 특수 선발인원은전년 대비증가했으나, 비교과의 경우 전문상담을 제외한 모두감소했다. 다만 이는 사전예고 수치라 추후 달라질 수 있다. 통상 최종 선발인원은 퇴직 교원 수나 학생 수 변동 등을 고려해 사전예고에서소폭 조정 후 발표된다. 이번 공립 신규교사 선발 사전예고 인원을 두고한국교총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평했다. 특히 초등 선발인원이 1000명 넘게 줄어든 것은 원래 늘봄지원실장을 선발하기로 한 인원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2025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2500명까지 선발하기로 한 늘봄지원실장이 현재 절반 수준 배치된 현실을 고려하면 이번 예고는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장 교사들에게 늘봄 업무가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또 고교학점제 등 활성화를 위해 중등 인원도 더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총은 “교사들의 희생으로 간신히 형태만 갖추고 있는 고교학점제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대폭적인 증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총, 전교조, 교사노조 등 교원단체가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고 있는 고교학점제의 전면 개선을 촉구했다. 교총 등 3단체는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 과목 선택권 확대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신장이라는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준비되지 않은 졸속 시행으로 학교 현장이 극심한 혼란과 과부화 상태에 빠졌다”며 즉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 단체는 “지금의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책임교육으로 나아가기는커녕 학교현장 수업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며 ▲다양한 과목 편성 가능한 교원 증원 ▲미이수 제도와 최소성취수준 보장제도 재검토 ▲출결 시스템 전면 개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부담 완화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교원 정원을 개설 과목 수, 학급 수, 학급당 학생 수 상한제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미이수제도 및 최소성취수준 보장제도보다 기초학력 지원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현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비효율적 출결 시스템과 비교육적인 학생부 기록 부담 완화, 현장과 소통할 수 있는 전담조직 구축 등을 통해 학교 중심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3개 교원단체는 7월 15~22일까지 전국 고등학교 교사 4162명으로 대상으로 공동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설문에 따르면 응답 교사의 78.5%가 2개 이상의 과목을 담당하고 있으며, 32.6%는 3과목 이상을 가르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당과목이 늘어남에 따라 수업 준비가 어려워 수업 질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교사가 86.4%에 달했으며, 56.2%의 교사는 평가 오류로 인한 민원 발생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 응답자의 46.3%가 학교 여건 내에서 수용 가능한 과목 위주로 편성해 학생 선택권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답해 정책의 본래 취지가 퇴색해졌음을 반영했다. 최소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해서도 91.5%의 교사가 교육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형식적 절차 수행에서 오는 회의감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으며, 누적된 학습 결손을 한 학기 동안 과목 교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구조적 한계(75.6%)도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학생기록부작성에 대해서는 79.7%가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 분량 축소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68.4%는 교과학습발달 상황 학기말 작성 완료를 요구했다. 학점에 따른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작성 분량의 적정화 요구도 58.5%를 기록했다. 이수·미이수 제도 운영에 대해서는 전면 폐지가 78.0%로 가장 많았으며, 제도는 유지하되 운영방식 개선이 19.0%로 뒤를 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민 경기 이현고 교사는 현장발언을 통해 “대입을 위해 등급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과목선택은 눈치싸움이 되고, 최소성취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이 졸업하지 못할까 시험 난이도를 낮추고 수행평가 비율을 늘리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며 ‘제도로 인해 고등학교 교육이 진로 결정과 치열한 경쟁의 굴레에 학생을 몰아넣고, 기초학력 부족 학생에게는 학업성취라는 부담을 안겨주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게 한다는 정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학교 현장은 제도가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고,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제도의 명분이 아닌 실효성을 기준으로 고교학점제를 다시 한번 돌아봐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립특수교육원은 6일 충남 아산 국립특수교육원 대회의실에서 ‘2025년 시각장애 학생·교사용 대체교과서 제작·공급 사업 협력 출판사 표창장 수여식’을 개최한다. 이번 수여식은 시각장애 학생과 교사들의 수업 지원을 위해 대체교과서 제작에 적극 협력한 출판사를 선정하는 것으로 올해 처음 시행된다. 표창 수여 기관은 ㈜비상교육으로 교과용도서 원본 파일 제공 등 대체교과서 제작에 대한 협조, 장애 학생 지원 관련 사회공헌 활동 등에서 우수한 실적을 보였다는 평이다. 대체교과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 확대, 음성 자료로 제작되는 교과서와 교사용 지도서다. 시각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과 균등한 학습 기회를 가지기 위해 매년 국립특수교육원이 주관해 제작·보급하고 있다. 김선미 원장은 “시각장애 학생들이 비장애 학생과 같이 수업에 참여하거나 학습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해 준 출판사에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대체교과서 제작에 힘써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6년 3월 1일부터 모든 학교에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시행된다. 교육부는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2023년부터 일부 교육지원청과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하였고,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시범교육지원청과 선도학교 운영사례를 바탕으로 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학생맞춤통합지원 관련 전문가(정책이해 및 사례나눔 등)를 양성하여, 올 6월부터 요청하는 학교와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사전연수나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학생맞춤통합지원이란 학생의 학습참여를 어렵게 하는 기초학력 미달,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소하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받을 권리 향상을 위하여 이루어지는 지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영역은 학생이 학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교육비 등 교육복지 지원, 학생의 심리적·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상담 지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 대한 교육과 연계된 지원, 다문화학생 등에 대한 교육지원과 연계된 지원, 특수교육대상자에 대한 교육지원과 연계된 지원, 학습지원교육과 연계된 지원,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른 긴급지원과 연계된 지원, 「진로교육법」에 따른 진로상담 관련 지원, 「학교보건법」에 따른 학생의 보건관리·안전관리 관련 지원 등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다양한 지원을 개별 사업으로 분절하지 않고, 학생의 상황에 맞게 통합적으로 연계하여 제공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들의 회복·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 그러면 왜 이 시점에서 학생맞춤통합지원을 이야기하는가?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학생 수는 빠르게 줄고 있지만,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오히려 늘고 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 경제전문가들은 ‘아이들에게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경제 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어려움을 가져오지만, 특히 민감한 발달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 큰 상처로 남는다. 결국 당시 위기를 겪은 아동들이 발달지체를 경험했고, 이는 교실 안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증가로 이어졌으며, 교사 혼자서 그 학생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2003년부터 교육부에서는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을 도입하고 학교부적응 해소를 위한 교육 및 복지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0년 덮친 코로나19로 우리 아이들은 등교도 못 하거나, 비정상적인 원격수업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관계 단절 등 새로운 위기를 경험했다.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했지만, 위기상황 이후 우리 학생들의 현주소는 행복지수 최하위, 아동·청소년 자살률 고위험, 학업중단 학생 증가, 교육격차 및 교육불평등 심화 등 부작용이 한둘이 아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활동 중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으며, 사회 전반적으로 교사에 대한 인식도 낮아지면서, 학교를 떠나는 교사는 늘어나고 있다. 특히 10년 미만 저연차 교사의 이탈 의향이 90%를 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다.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은 수업이나 생활지도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관계맺기를 하며 춤추듯이 즐거워야 한다. 하지만 요즘 교사들은 비협조적인 학생·학부모와 레슬링 경기를 치르듯, 진을 빼며 지쳐가고 있다. 교사를 충분히 지원하지 않으면 결국 그 피해가 교사·학생 모두에게 간다. 그렇기에 정책적·제도적으로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는 결국 힘든 교사를 지원하고, 궁극적으로는 학교시스템과 문화를 바꿔 가는 정책적·제도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학생, 사후가 아닌 ‘조기 발견’부터 학생맞춤통합지원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이루려 하는 것일까? 첫째는 조기 발견이다. 현재는 사업별로 지원 대상을 발견·지원하다 보니, 조기 발견이 어렵고 사후지원인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여,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함께 논의하게 된다. 둘째는 맞춤형 지원이다. 개별 사업별로 지원 목표에 따라 학생을 불러 기존의 방식대로 지원해 오던 것을, 학생 상황과 요구를 바탕으로 맞춤형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사업 간 연계하며, 전문인력들이 협력하여 지원하게 된다. 셋째, 지역과의 연계이다. 지금까지는 담당자가 사업별로 외부자원을 연계하다 보니, 개별역량이나 학교 여건에 따라 연계의 정도가 미미한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지역 내 민관 연계 체계를 구축하여 다양한 외부자원과 서비스를 연계하고, 부족한 자원은 더 개발하여 지원해 간다. 넷째, 정보연계이다. 정보연계의 법적인 근거가 없고, 「개인정보보호법」 강화에 따라 학교 간, 유관기관 간 정보연계가 거의 불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제정됨에 따라 학생지원에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여 입학부터 졸업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시스템개발을 통해 학생정보를 엄격하게 보호·관리하게 될 것이다.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일하는 문화를 바꾸어 가는 것 시범운영을 하지 않은 학교는 초기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새로운 사업이 아니다. 기존에 운영되던 14개 사업을 포함한 학생지원사업을 학생의 어려움(위기) 해소에 맞추어 연계와 협력을 통해 재구조화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즉 사업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학교시스템과 일하는 문화를 바꾸어 가는 것이다. 먼저 학교 안에서 사업별로 운영되던 각종 위원회를 학생맞춤통합지원위원회와 통합하거나 연계하고, 학생맞춤통합지원팀을 구축하여 필수위원과 임시위원을 구성한다. 위원의 역할은 협의하여 정하되, 어느 한 사람이 책임지고 끌고 가는 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통합지원팀의 결정이나 신속한 업무처리 및 예산 사용을 위해 관리자가 위원장으로 참여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월 1~2회(또는 주 1회) 정례회의와 임시회의 등 회의 운영 시기를 명확하게 정해야 위기와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시의적절하게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으며, 지원과정 공유와 학생 변화 확인 및 지원 종결 여부도 결정할 수 있다. 지역사회 유관기관 등과 협력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기관 간 정보 공유에도 노력해야 한다. 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각종 센터 등과 보다 긴밀하게 협업하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드림스타트·아동보호전문기관·가족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민간상담·병의원(정신과) 등 외부기관과도 협력해야 한다. 그래야 학생의 복합적인 어려움을 외부와 연계하여 지원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교육지원청의 지원 및 협업으로 문제해결 경험과 역량을 쌓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학생맞춤통합지원 누리집에 지역 연계 기관 정보가 탑재되어 있으니, 이를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학생을 지원하는 절차는 다음 그림과 같다. 학교 내 모든 구성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긴급지원이나 학교만으로 지원이 힘든 경우, 교육지원청에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예산은 통합사용에 대해 학교장이 결정할 수 있다. 사례진단 후 해당 학생지원에 참여하는 사업(팀)에서 예산을 집행해도 된다. 사업별로 학생지원비와 사업내용을 통합지원팀 내에 공유하고, 통합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사업에서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위원 모두가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맞춤통합지원에서 중요한 것은 학교 교직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연수·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며,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부모에 대한 연수·홍보도 매우 중요하다. 학생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지원(개입)에서는 학생·학부모(보호자)의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학부모와의 신뢰관계 형성이 먼저 진행되어야 한다. 특히 전문병원(기관) 등과 연계한 지원에 대한 안내는 학부모와의 첫 만남에서 시도하기보다는, 학생을 돕기 위한 학교의 노력을 설명하고 과거의 성공사례를 안내하며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요하다면 통합지원팀 협의회에 참석하도록 할 수도 있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보다 구체적인 운영 방법은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준비 중인 학생맞춤통합지원 가이드북과 학생맞춤통합지원 누리집을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위기학생 개입은 ‘팀’이 원칙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학교 내 운영의 구체적인 상(像)을 세울 필요가 있다. 순천향대학교 허난설 교수는 “위기학생 개입은 ‘팀’이 원칙이다. 이는 개별 업무담당자의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학교 안에서 꼭 해야 할 것을 함께 결정하고, 예상할 수 없었던 상황과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개인적 책임을 묻지 않으며, 간과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해 서로 챙기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라며 학생맞춤통합지원의 협업적 접근을 강조했다. 또한 교사가 교실 안에서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학생으로 인해 혼자 소진되는 것을 막고, 다른 학생들의 피해를 줄여 모든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균등한 교육받을 기회를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는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교육을 위해 새로운 사업을 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사업들이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생의 필요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구슬 꿰기’가 이루어지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업을 위한 사업추진이 아니라, 학생맞춤으로 통합지원하기 위하여, 교육공동체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며 재구조화하는 교육현장의 문화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처음 ‘학생맞춤통합지원’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땐, 왠지 익숙한 듯 멀게만 느껴졌다. 나와 같은 저연차 교사라면 막막함이 먼저 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연차 교사로서 복잡한 어려움을 지닌 학생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했던 순간, 가장 큰 도움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학생맞춤통합지원’이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선생님들께, 같은 상황을 겪었던 동료 교사로서, 실제 겪은 사례와 그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그리고 성장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한 아이를 위해 온 마을이 돕는 학생맞춤통합지원 A를 처음 본 날은 1학년 입학식 날이었다. 분홍 머리띠를 하고 발랄하게 질문을 많이 하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러나 학기가 진행되면서 활발했던 처음의 모습과 달리 지각이 잦아졌고, 수업시간 대부분을 엎드려 있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관찰되었고, 교복을 갖춰 입지 못하는 날들이 자주 이어졌으며, 복장 상태나 개인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았다. 더욱 우려스러웠던 점은 인터넷으로 알게 된 성인과 깊은 유대감을 가진 점이었다. 의지할 곳이 마땅히 없던 A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성인과 실제 만남까지 이어지고 이로 인한 보호자와의 갈등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즉시 학년부장·교무부장·교감께 상황을 공유하고 도움을 요청하였다. A의 학교생활과 우려되는 상황을 알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통합사례회의(위기관리위원회+교육복지심의위원회 통합 운영)’가 개최되었다. 교감·전문상담교사·보건교사·지역사회전문가·인성교육부장·담임교사·학년부장·진로상담부장 등 다양한 인력이 함께 참여하여 A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어떤 지원이 필요할지 논의하였다. A는 초등학교 때 드림스타트 지원을 받았으나,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지원이 중단됐고, 보호자(부)로부터 기초적인 돌봄이 충분히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보호자(부)와의 소통에 거부감 및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초학력 진단 결과 국어·영어·수학 모든 교과에서 미달이 되어 학업 지원도 필요하였다. 그래도 긍정적인 점은 미술에 대한 흥미가 있으며, 일러스트레이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는 점이었다. 이후 ‘통합사례회의(위기관리위원회+교육복지심의위원회 통합 운영)’를 통해 담임교사로서 A와의 개인상담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훨씬 전문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특히 담임교사로서 관찰했던 것뿐만 아니라,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A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교감선생님은 다양한 지원방법을 함께 모색해 주셨고,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A의 가정상황을 주민센터 및 졸업한 초등학교와 연계해 큰 도움을 줬다. 전문상담교사 역시 학생의 심리적·정서적 상황을 전문적으로 공유해 주는 등 A를 위한 통합 진단 및 지원방안 도출에 힘을 모았다. 회의 결과 다음과 같이 A를 위한 지원방안이 수립되었다. 우선 기초학력 신장을 위해 교과교사들이 운영하는 기초학력 책임지도반에서 A가 수강하도록 했다. 심리·정서지원을 위해 학교 내 Wee클래스에서 전문상담교사와 지속적으로 상담을 진행하는 것과 더불어 키다리샘과 서울희망교실을 운영하기로 하였다. 지역사회교육전문가는 가정방문을 통해 A가 처한 상황을 보다 자세히 파악하고, 주민센터와 연계해지속적으로 도움받을 수 있도록 신경 써주었다. 뿐만아니라 A가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교육 후견인 제도를 통해 대학생 멘토 언니와 연결되어 주말에 같이 쇼핑도 하고, 대화도 나누며,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자 하였다. 만약 학생맞춤통합지원이 없었다면 만약 통합사례회의를 통한 진단과 맞춤 지원이 없었다면 혼자서는 위와 같이 전문적인 개입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A에게 제공해 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 2년 차 교사였기에 A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정말 컸지만, 실질적인 방법을 전문적으로 알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내 다양한 전문가 선생님들과 함께 논의하면서, 혼자였다면 막막했을 상황들을 A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풀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첫 번째 어려움은 가정과의 소통이었다. A는 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보호자인 아버지와 연락해야 했다. 그런데 보호자의 나이가 많고, 소통 방식 또한 일방적인 경우가 많았다.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전화를 끊거나, 상처가 되는 말씀을 하기도 하셨다. 교육 전문가로서 신뢰와 존중을 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어 속상한 적도 많았다. 그럴 때면 동료교사들이 격려하고 힘을 불어넣어 주었고, 그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 특히 학부모와 소통 경험이 많은 지역사회교육전문가께서 A의 보호자와 주로 연락을 맡아주셨고, 나 역시 전화 대신 문자를 활용하는 등 함께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문제는 A의 변화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사실 A에게 마음을 많이 쓰고, 다양한 지원을 모색하며, 가시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또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듯하다가도 다시금 지각과 무기력한 행동을 반복했다. 그런 A를 보며 마음이 아프고, 또 가끔은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야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학생맞춤통합지원’이 필요한 학생 대부분은 가정과 학교에서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당장 눈에 보이는 드라마틱한 변화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우리의 마음도 조금은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를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하면서 얻게 된 것들이 더욱 많다. 첫 번째는 학교 안에서의 유대감과 결속력이다. 한 학생을 돕기 위해 많은 교사와 협력하고, 공동의 목표 의식을 가지고 여러 차례 회의를 하며 같은 고민을 하고, 가끔은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며 묵묵히,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고 함께 길을 걸어갈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동료의식이 생겨났고, 유대감이 깊어졌다. 또 각자가 가진 전문성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의견을 나누고, 실질적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학생맞춤통합지원’이 가진 큰 강점이라고 느꼈다. 두 번째는 ‘성장’이다. A의 변화가 즉각적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A는 분명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담임교사로서 A와 지속적인 상담을 했지만,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키다리샘과 희망교실 활동의 일환으로 A와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기도 했고, 미술을 좋아하는 A를 위해 미술 원데이클래스에도 함께 참여했다. 같이 밥을 먹으며, 미래의 꿈을 위해 가고 싶은 고등학교 얘기도 했다. 어떤 때는 A가 파스텔로 그림을 그려 나에게 선물해 준 적도 있다. A와 여러 활동을 하며 그 당시엔 어떤 마음이었는지 사실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런데 학기 말에 A가 편지 한 통을 건넸다. ‘선생님 1년 동안 이야기 들어주시고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속상한 일이 있을 때 항상 해결책을 제시해 주셔서 존경스럽고 죄송한 마음도 들어요, 저랑 쌤이랑 데이트했을 때 진짜 좋았어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편지 한 통으로 1년 동안 A에게 기울였던 모든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A는 분명 변화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A는 지금도 Wee클래스에서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고 있으며,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술학원을 다니며, 열심히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 함께’의 힘 ‘학생맞춤통합지원’은 분명 많은 선생님의 시간과 노력, 협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선생님들께서 기울이는 모든 노력이 학생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따뜻한 온기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온기가 학생의 삶에 커다란 등불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학생의 삶에 조그마한 행운이 되어준다면, 학생은 배려하고 배려받는 경험을 바탕으로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것이다. 모두의 진심이 모여 한 학생의 마음과 생활 속에 조금이라도 닿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닐까. 사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그동안 우리가 학교에서 해왔던 노력을 시스템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낯설고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 대신 나와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학생맞춤통합지원’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인식과 ‘학생맞춤통합지원’을 위한 문화가 확산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초저출생 시대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지원이 절실한 위기학생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기초학력 부진, 학교폭력, 아동학대, 심리·정서적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소아청소년 수는 6~11세에서 92%, 12~17세에서 57% 증가했다. ADHD 진단을 받은 학생은 2019년 5만 4,347명에서 2023년 11만 1,58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최근 3년간(2022~2024년 8월 말 기준) 자해를 시도한 학생 수는 서울을 제외하고도 1만 1,890건에 달한다. 이러한 위기상황은 각종 교육통계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3년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은 6만 1,445건, 학업중단학생은 5만 4,615명, 교권침해는 5,050건에 달한다. 이는 학교가 다양한 복합적 문제를 지닌 위기학생들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제때 제공되지 못한 지원은 해당 학생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학생과 교사에게도 심리적·정서적 부담과 교육적 어려움을 동시에 초래하고 있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의 등장 배경과 추진 과정 현재의 학생지원 체계는 개별사업 중심의 분절적 구조로 인해 통합적인 접근이 어렵고,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야 대응하는 사후처방식 지원에 치중되어 있다. 또한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인해 복합적인 문제를 지닌 학생들에게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구조는 현장 교사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으며, 지원의 중복과 사각지대 발생 등 구조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해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부는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필요와 요구에 맞춘 맞춤형 통합지원을 제공하고자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2년 8월 교육부는 이를 ‘학생의 학습 참여를 저해하는 다양한 원인(경제적 어려움, 아동학대, 기초학력 부족, 학교폭력, 심리·정서문제 등)을 제거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학생 중심의 통합지원 체계’로 정의하였다. 이후 2025년 한국교육개발원은 이를 보다 구체화하여, ‘학생의 학습 참여를 어렵게 하는 기초학력 부족, 경제적·심리적·정서적 어려움,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아동학대 등 다양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소하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교육받을 권리 향상을 위하여 이루어지는 지원’으로 설명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의 분절적인 지원 시스템은 ‘조기 발견 → 맞춤형 지원 → 지역 및 정보 연계’라는 단계적 접근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중심으로 선도학교 운영, 연수 프로그램, 사례 중심의 연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해 2026년부터 모든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 법적 근거를 두고 적용될 예정이다. 현장의 우려와 해결 과제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많은 교사는 과거의 교육정책들이 오히려 현장의 부담을 가중시켰던 경험을 갖고 있기에, 새로운 정책에 대해 경계심과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생맞춤통합지원은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기존의 분절된 지원 체계를 통합하고 보다 체계적으로 재구성하려는 노력임을 현장에 분명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 체계는 일부 위기학생만을 위한 특별한 조치가 아니라, 모든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보편적 학교 시스템이라는 점 또한 강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리자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를 통해 구성원 전체가 정책의 취지와 목표를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며, 위기학생의 진단과 지원, 정보 공유,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과의 연계 등은 단위학교의 역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중앙정부와 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개별 사업 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예산 역시,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를 중심으로 통합·연계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체계 구축이 학교 현장에 추가적인 행정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 설계와 실행 전략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현장의 준비와 실천 과제 학생맞춤통합지원이 학교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 간의 협력적 문화 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통합지원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들은 구성원 간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기반으로 위기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교사 혼자 외롭게 문제를 떠안기보다는, 학교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적 문화는 위기상황에 처한 학생은 물론, 이를 지원하는 교사에게도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다. 따라서 학생맞춤통합지원의 성공은 협력적인 학교 문화를 조성하려는 관리자의 리더십과, 이를 함께 실천하려는 교직원 전체의 인식 전환과 지속적인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통합지원의 출발점은 담임교사의 세심한 관찰과 위기상황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통합지원은 일반적으로 ‘위기학생 발견 → 종합적 진단 → 맞춤형 지원 → 지속적 점검’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들의 미묘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교육적 감식안을 갖춰야 하며, 심리·정서적 위기, 장애, 다문화 배경 등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포괄적이고 섬세하게 이해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학생 및 학부모와의 소통 역량도 여전히 중요하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을 통해 다양한 전문가가 함께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과정은 학부모의 신뢰와 동의를 얻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비교원 양성과정부터 시작되어야 학생맞춤통합지원이 현장에 제대로 안착되기 위해서는 예비교원 양성과정에서부터 관련 역량을 체계적으로 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비교사들이 다양한 위기상황과 학생 유형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갖추고, 실제 학교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심리·정서적 문제, 학습 부진, 장애, 다문화 등 다양한 사례에 대한 이론적 학습과 함께, 효과적인 상담 기법, 신뢰 형성, 갈등 해결을 위한 소통 기술을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더불어 교사 간 원활한 협업 능력, 공감 능력, 상황 대처 능력 등 대인관계 기술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교사 자신이 심리적 안정과 회복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필요하다. 예비교원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적절한 시점에 주변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태도와 습관을 갖추는 것 또한 통합지원의 중요한 요소다. 함께 돕는 학교 시스템으로 이제 위기학생에 대한 지원은 더 이상 교사 개인의 몫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교육현장의 안타까운 사례들은 단지 개별 교사의 책임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구조적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학생맞춤통합지원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구조적이고 지속가능한 접근이다. 이 체계는 교사·학생·학부모는 물론 지역사회까지 포함한 모든 교육공동체가 함께 위기상황에 대응하고,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과 회복을 지원하는 협력적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단발성 정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안에 지속가능하고 일관된 협력 문화를 정착시키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다가오는 2026년, 학생맞춤통합지원 체계가 모든 학교에 실질적으로 뿌리내려, 교사·학생·학부모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학교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기획의 핵심 아이디어 기획안을 작성할 때 키워드를 적고 도입부에서 보여주는 기획 배경과 중간에 보여주는 사례와 근거, 마지막에 보여주는 기대효과와 이익을 배치한 다음, 아이디어와 사실·주장 등이 논리적으로 연결되는지 확인한다.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기획안은 완성된다. 기획을 하려면 우선 아이디어를 많이 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기획자는 자료를 조사하고 사실을 모으고 분석하는 단계와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를 구분해야 한다. 사실을 분석하는 단계와 아이디어를 내는 단계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끌어낸 다음, 좋은 아이디어와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간추려 수렴하는 단계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지 말고 지금까지 나온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데 집중한다.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개발할 때는 막연하게 머리를 짜내는 것보다, 발상 순서에 따라 아이디어가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이디어 발상은 잘 하지만 수렴하는 단계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골라내지 못하거나, 기획안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살리지 못하다면 발상 순서에 따라야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크레멘 뒤프리즈는 think smart work smart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맹렬히 타오르는 모닥불에 비유했다. 모닥불을 피우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통나무를 던져놓고 불을 붙이면 바로 통나무에 불이 붙지 않는다. 바람이 통하도록 통나무 사이에 적당한 공간을 두어 쌓고, 불이 쉽게 붙는 잔가지를 통나무 사이에 끼운다. 잔가지에 불을 붙이고, 불이 잘 붙도록 부채질하면 잔가지의 불은 서서히 통나무로 옮겨붙는다. 기획하는 과정에서 메모하고 키워드를 순서대로 적은 다음, 생각하는 대로 써 내려가는 과정은 잔가지에 불을 붙이는 것과 같다. 영감이든 창의적 아이디어든 그러한 불꽃이 통나무에 잘 붙도록 잔가지, 즉 메모와 키워드를 적고 기획할 내용을 쓰면서 차근차근 구상하면, 잔가지의 불이 굵은 통나무에 옮겨붙는 것처럼 기획안의 큰 줄기가 만들어지고 좋은 기획안의 틀이 구안된다. 기획은 아이디어 발상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콘셉트를 정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행 계획까지 만드는 기획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거쳐야 비로소 실행 가능하고 실효성 있는 기획안이 생성된다. 조이 폴 길포드는 기획 과정을 인지 → 기억 → 발산적 사고 → 수렴적 사고 → 평가 과정으로 구분하였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시 메모하고, 관련 있는 아이디어를 계속 떠올린다. 이 과정이 발산적 사고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골라내서 구체화하는 것이 수렴적 사고다. 길포드는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과정을 발산과 수렴으로 나누고 따로 실행하라고 강조하였다. 제임스 웹 영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자료 수집 → 소화 → 망각 → 발상 → 적용 단계로 구분하였다. 첫째, 자료 수집 단계에서는 아이디어 개발에 도움이 될 만한 모든 것을 수집한다. 둘째, 소화 단계에서는 수집한 자료를 검토하고 관련 있는 정보끼리 분류한다. 그런 다음 기획 내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파악한다. 셋째, 즉 자료를 수집하고 검토하면서 머릿속에 저장한 내용을 비우는 것이다. [PART VIEW] 즉, 이전 단계에서 얻은 정보를 무의식으로 보내는 것이다. 넷째, 발상 단계에서는 망각의 시간을 거친 뒤에 예기치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마지막 단계인 아이디어 적용 단계는 아이디어를 다듬고 구체화해서 정말 실행할 가치가 있는지, 실현 가능한지 등을 판단하여 기획에 적용한다. Tip _ 다카하시 마코토의 기획 9단계 - 오리엔테이션: 과제를 전달한다. - 주제 설정: 과제의 핵심을 파악한다. - 정보 수집과 분석: 과제와 직/간접적인 관계가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검토한다. - 콘셉트 만들기: 과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의 방향을 정한다. - 전체적인 구상: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구상한다. - 구체적인 계획: 과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한다. - 기획서 작성: 수렴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글·표·그림으로 정리한다. - 프리젠테이션: 기획한 내용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설득한다. - 실행과 평가: 실행할 수 있어야 좋은 기획이다. 출처: 정경수(2019),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 원칙 기획에서 ‘왜(why)’가 중요한 이유 기획의 본질은 하나의 질문을 통하여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관점을 바꾸고, 다른 생각으로 다른 목표를 설계하는 것이다. 질문은 기획의 목표인 게임의 룰을 바꿔놓는다. 어떤 답을 얻을 것인지는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달려있다. 질문으로 시작해서 질문으로 끝나는 것이 기획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내는 것은 오직 질문을 통해서 가능하다. 질문은 목표를 향해 가는 지름길을 찾게 해준다. 기획은 단 하나의 질문을 찾아내는 데서 출발한다. 단 하나의 질문은 기획의 나침반이다. 기획의 핵심인 차별화는 생각의 틀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차별화는 어떤 기법이나 프로세스의 변화가 아니라 다른 눈으로 다른 각도에서 보게 만드는 것이다. 기획에서 왜(why)는 매우 중요하다. 왜 일을 하는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왜 이것을 문제로 삼고 해법을 찾고자 하는지 등에 대한 탐색 과정이 곧 기획이다.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은 골든 서클(golden circle) 모델을 통해 ‘왜’라는 질문이 기획의 본질이며, 기획 운영의 근본 원리이며 철학임을 역설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지구상의 모든 조직은 자기들이 하는 일이 ‘무엇(what)’인지 알고 있다. 이때 ‘무엇’은 그들이 파는 상품이나 서비스다. 몇몇 조직은 자기들이 ‘어떻게(how)’ 일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이때 ‘어떻게’는 그들을 다른 경쟁사들과 다르게, 특별하게 만든다. 매우 소수의 조직만이 자기들이 ‘왜(why)’ 그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 이때 ‘왜’는 목적이고, 원인이며, 신념이다. 기획에서 ‘왜(why)’와 함께 생각해 볼만한 것이 ‘~면 어떻게 될까(what if)?’이다. 기업의 경우 ‘가격을 더 올리고, 서비스를 강화해 보면 어떨까?’ 혹은 ‘가격은 유지하고 디자인을 더욱 멋지게 하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가설로 설정하고 장단점을 분석한 후, 의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다양한 통계 자료와 전략적 판단을 통해 가정형 시나리오(what if scenario)를 검토해 보고 최종 의사결정을 도출하기도 한다. 기획에서 ‘why’라는 관점과 ‘what if’라는 관점을 병행하면, 장기적인 방향성과 전략뿐 아니라 미시적인 전술까지 함께 모색할 수 있게 된다. 기획은 출발지와 목적지가 분명히 있다. 기획할 때 먼저 출발지가 어디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이는 자기진단에 해당한다. 목적지는 기획을 통해 얻고자 하는 목표다. 기획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경로를 거쳐야 하는지 그려보는 행위이다. 때에 따라서 A-B-C-D를 경유해서 가야 할 때도 있고, B-C 구간에 경쟁사가 몰려 있으면 A-F-D를 경유해서 갈 수도 있다. 다양한 경로를 그려보고, 최단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곧 기획이다. 기획 작성 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상해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출발지가 되는 핵심 가치(core value)나 편익(benefit)으로부터 다양한 키워드 발상을 통해 가능한 많은 키워드 경로를 그려본다. 그렇게 다양한 키워드 맵을 그린 후, 마지막에 위치한 키워드나 중간에 위치한 키워드 가운데 기획의 목적에 부합하는 키워드를 복수로 선택한다. 기획의 실제 _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서울시교육청의 2025 서울교육 주요업무 중 ‘창의와 상생의 미래역량 교육’을 위한 핵심 영역인 ‘독서·토론·쓰기 교육 활성화’와 ‘삶을 가꾸는 인성교육’ 계획안을 분석해 본다. ‘과제①: 독서·토론·쓰기 교육 활성화’ 방안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토론 기반 수업활동을 통해 더불어 성장하는 독서·토론·쓰기 문화를 확산하는 데 역점을 둔다. ‘과제②: 삶을 가꾸는 인성교육’ 방안은 공감·배려·협력의 실천 중심 공동체형 인성교육을 내실화하고, 자신의 삶을 가꾸고 미래를 여는 서울학생 인성 역량 함양에 방점을 두고 있다. 소개하는 계획안에서 강조하는 핵심 개념·단어·내용 중 강조하여 표기한 단어에 친숙할 수 있도록 하여, 유사 주제와 관련한 기획안을 작성할 때 충분히 활용해 보자. ● 과제①: 독서·토론·쓰기 교육 활성화 ■ 서울형 독서·토론 기반 프로젝트 수업 - 핵심 개념 기반 협력적 독서활동, 학생 주도 탐구활동으로 미래 핵심 역량 신장 지원 - 교과교육과정 연계 ‘서울형 독서·토론 기반 프로젝트 수업’ 운영교 공모·지원 - 초·중·고 독서·토론·쓰기 수업 및 활동 실천 사례집(e-book) 배포 및 공유 - ‘질문이 있는 서울형 토론모형’ 및 ‘북돋움’ 재구조화 자료 활용 온라인 설명회 운영 및 자료집(e-book) 배포 - 독서·토론 수업 지원 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 독서교육교사단 중심 현장 지원 ■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 -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 운영교(팀) 공모·선정 -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프로그램 운영 지원 온라인 및 블렌디드 설명회 운영 -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학생 실천 사례 발표회 운영 - 저자와 함께하는 서울형 심층 쟁점 독서·토론 한마당 운영 ■ 아침 책 산책 프로젝트 - 자기주도형 자율 독서, 성찰형 기록과 내면화, 공감·소통형 상호작용 활동으로 기초 문해력 신장 및 읽기 습관 형성 지원 - 단위학교 특성에 맞는 맞춤형 프로그램 자율 운영(학교자율사업운영제 연계) ■ 독서·인문 교육과정 체계화 - 초·중·고 학생 성장 단계에 따른 독서·토론·쓰기 활동 추진 - 책이랑 놀고(초: 서울학생 첫 책 만나기), 책을 쓰고(중: 서울학생 첫 책 쓰기), 사람책(고: 서울학생 첫 책 되기)으로 성장 - 단위학교 특성에 맞는 맞춤형·문해력 프로그램 자율 운영(학교자율사업운영제 연계) ● 과제②: 삶을 가꾸는 인성교육 ■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공동체형 인성교육 - ‘존엄·포용·공존’의 핵심 가치를 지향하는 공동체형 인성교육 내실화 - 학교 특색 및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주제가 있는 학교 인성교육’ 운영 - 학교기본운영비 내 ‘실천 중심 인성교육’ 사업 운영비 편성 권장 - 교원의 인성교육 지도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이수(연간 1시간 이상) ■ 삶을 가꾸는 실천 중심 인성교육 - ‘서울교육공동체 약속’ 만들기 및 실천 확산: 우리 학교 교육공동체 약속 운영 - ‘실천 중심 인성교육 운영학교’ 공모·운영 - ‘프로젝트로 실천하는 인성교육’ 활용 수업 확대(초): 학년군별 인성교육 도움자료 제공 - ‘세 가지 습관 기르기’ 인성교육 캠페인: ‘매일 만·나·다 습관’ 운영 - 학교교육활동 연계 학생 참여·체험 중심 인성교육 ■ 학생이 주체가 되어 미래사회로 나아가는 인성교육 - 학생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 활성화 - 학생의 자기관리역량 함양 및 AI·디지털 윤리 실천 강화 - 주체적인 세계시민으로의 성장을 지원하는 인성교육 활성화 ■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인성교육 - 가정에서의 자녀 인성지도를 위한 학부모(보호자) 교육 지원 - 지역사회 자원 활용 및 유관기관 연계 인성교육 운영
교원 승진은 「초·중등교육법」, 「교육공무원법」(제13~14조), 「교육공무원임용령」, 「교육공무원 인사관리규정」(제6~11조), 「교육공무원 승진규정」과 같은 법령·지침에 근거하며, 각 시도교육청은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41조 ⑤에 따라 ‘승진가산점 평정규정’을 별도로 제정·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을 중심으로 연수성적평정과 가산점평정의 핵심 내용을 짚어보려 합니다. 연수성적평정은 교육성적평정과 연구실적평정으로, 가산점평정은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으로 나뉘어집니다. 1. 연수성적(교육성적·연구실적)평정 교원의 연수성적은 교육성적평정과 연구실적평정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단, 교감·원감·장학사·교육연구사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실적평정점의 경우에는 해당 평정이 도입된 본래 취지를 벗어나 연구실적의 취득만을 위하여 직무 관련성이 부족한 연구대회에 참여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바, 이를 개선하기 위하여 연수성적평정에서 제외하였으며(2020. 3. 1. 개정), 연수성적평정의 세부사항은 다음과 같다. 가. 교육성적평정 교육성적평정은 직무연수성적과 자격연수성적으로 나누어 평정한 후 합산한 성적으로 한다. 직무연수성적은 당해 직위에서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에 의한 연수기관 또는 교육부장관이 지정한 연수기관에서 10년 이내에 이수한 60시간 이상의 직무연수성적과 직무연수이수실적을 대상으로 평정하고, 자격연수성적은 승진대상직위와 가장 관련이 깊은 자격연수성적 하나만을 평정 대상으로 한다. [PART VIEW] 교육성적은 다음 계산방식에 의하여 평정하되, 교육성적이 만점의 8할 미만(교육성적이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일 때에는 그 성적을 만점의 8할로 하여 평정한다. 다만 교육성적이 만점의 6할 미만일 때에는 평정하지 아니한다. 1) 직무연수 평정방법 2) 직무연수 환산성적 3) 자격연수 평정방법 자격연수평정점 = 9점 - (연수성적 만점 - 연수성적) × 0.05 ※ 교감 자격연수평정점 평정방법 - 자격연수평정점 = 9점 - (연수성적 만점 - 연수성적) × 0.025 - 2014. 1. 31. 기준 연수 대상자부터 적용 나. 연구실적평정 연구실적평정은 연구대회 입상실적과 학위취득실적으로 나누어 평정한 후 이를 합산한 성적으로 하고, 국가·공공기관 또는 공공단체가 개최하는 연구대회 입상실적으로 한다. 연구실적평정점은 3점을 초과할 수 없으며, 연구대회는 1년에 1회에 한하여 평정한다. 연구대회 입상실적이 2인 공동작인 경우에는 각각 입상실적의 7할로 평정하고, 3인 공동작인 경우에는 각각 그 입상실적의 5할로 평정하며, 4인 이상 공동작인 경우에는 그 입상실적의 3할로 평정한다. 연구대회 입상실적 평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또한 교육공무원이 해당 직위에서 석사 또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그 취득 학위 중 하나를 평정대상으로 하고, 교육공무원이 전직된 경우에는 전직 이전의 직위 중의 학위취득 실적을 포함하여 평정한다. 다만 자격연수성적으로 평정된 석사학위 취득 실적은 연구실적에서 제외한다. 또한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 평정점은 3점을 초과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다. 또한 1급 정교사 자격연수 평가체제를 상대평가 방식에서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여, 연수생이 취득한 점수가 일정기준(60점)을 상회하면 자격연수를 수료하는 P/F방식으로 개선하였다(2020. 5. 1.부터 적용). 추후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성적이 교감자격연수대상자 지명에 활용되지 않도록 교감자격연수대상자 순위명부에서 자격연수성적을 제외할 예정이다. 2. 가산점평정 가산점평정점수는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공통가산점은 가산점 취득 사유가 있는 모든 교육공무원에게 적용되어 전국적으로 동일하고, 선택가산점은 지역적 특성이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시도별로 그 항목 및 점수를 다르게 정하도록 하였다. 가. 공통가산점 공통가산점의 상한점은 총 5점이었으나, 교육공무원 승진가산점 부여 점수가 과다하여 교원 간 승진경쟁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교육부장관 지정 연구학교 가산점을 1.25에서 1점으로, 재외국민교육기관 가산점은 0.75에서 0.5점으로, 학교폭력 유공가산점은 2점에서 1점으로 축소하여 공통가산점을 3.5점 체제로 조정하였다(2016. 12. 30. 일부개정). 다만 교육부장관 지정 연구학교와 재외국민교육기관 근무 가산점은 기존 공통가산점 취득자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5년간의 유예 기간을 두어 2022년 4월 1일부터 적용한다. 나. 선택가산점 선택가산점은 총 합계 10점 범위 내에서 명부작성권자가 항목 및 점수의 기준을 정하여 산정하고, 그 기준은 평정기간이 시작되기 6개월 전에 공개하여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선택가산점 평정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시교육청이 정한 선택가산점의 평정내용 중 주의할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청소년단체활동 지도교원 경력이 별도의 항목으로 가산점이 부여되다가 학교현장에서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되면서 2019년 1월 1일 이후 불인정되었고, 2022년 3월 1일 이후에는 선택가산점 부여에서도 폐지되었다. ② 초등학교 보직교사 근무경력 가산점 2점을 취득한 후에도 초등 보직교사로 근무한 경력을 추가로 인정하고, 1급 정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교사의 보직교사 근무경력을 인정하는 등 보직교사의 근무경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택가산점 부여 방식이 개정되었다. ③ 중등학교 담임교사로 근무한 경력(2009. 3. 1. 이후 경력)을 가산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3. 승진후보자명부 작성 승진후보자명부는 매년 3월 31일을 기준일로 삼아, 승진 대상 직위를 구분하여 작성한다. 경력평정 70점·근무성적평정 100점·연수성적평정 30점(교장·장학관·교육연구관 명부는 18점)을 각기 만점으로 환산·합산한 뒤 가산점을 더해 얻은 총점을 기준으로 고득점자부터 순위를 매긴다. 총점이 동일한 경우에는 1) 근무성적 우수자, 2) 현 직위 장기 근무자, 3) 교육공무원 연속 근무 기간이 긴 자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단순 경력보다 실적과 성과를 우선시한다. 이 기준으로도 순위를 확정할 수 없을 때에는 명부 작성권자가 최종 판단을 내려 결정한다. 아울러 명부에 등재된 교육공무원이 본인의 순위를 문의하면, 담당자는 그 순위를 반드시 알려주어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지금까지 연재했던 논술 작성의 방향과 사례 등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전반적인 내용을 개괄해 보고자 한다. 교육전문직원과 교육논술 교육전문직원은 교육청(교육부·시도교육청·교육지원청 등)과 그 산하기관에서 교육행정과 정책, 교육과정 운영, 연구·연수기획 및 평가 등을 수행하는 교육전문가이자 실무자다. 교육전문직원의 법적 근거와 개념은 「교육공무원법」 제2조에 따라 특정직 공무원 중 교육공무원으로 분류되며, 교원과 함께 교육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직종이다. 자격 요건으로 대개 초·중등 교사경력 12~15년 이상이며, 교육전문직원 공개전형을 거쳐서 임용된다. 교육전문직원은 현장성과 전문성의 조화, 공공성과 책무성, 지속적 성찰과 연구, 교육공동체 지원이라는 가치를 갖고 있으며, 교육정책 기획·운영, 교육과정 지원 및 운영, 교원연수 및 역량 개발, 교육연구 및 평가, 학교 지원 및 컨설팅, 교육행정 협력 등의 역할을 한다. 특히 이들은 학교현장과 교육행정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며, 교육정책 기획·수립·집행·평가에서 현장 경험과 교육적 식견 그리고 행정력을 담는 등 전문적 리더십을 발휘한다. 교육전문직원이 갖추어야 할 역량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현장의 이해력이다. 다양한 학교급(초·중등)과 교직 경험에서 비롯된 교육활동에 대한 체험적 지식이 필요하며, 학생·교사·학부모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공감력과 중재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둘째, 교육의 전문성이다.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평가의 일체화, 교육철학에 기반한 교수역량이 요구된다. 더불어서 정책에 대한 이해력도 필요하며, 국가 및 시도 단위 교육정책 방향에 대한 분석과 적용 가능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셋째, 분석 및 기획 능력이다. 현장 문제를 분석·구조화하여 개선안을 도출하는 능력(MASA·SWOT 등 전문적 기법 활용 포함)이 필요하며, 실현 가능한 정책기획과 제안 능력,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넷째, 소통·협력 능력이다. 교사·행정가·학부모·지역사회와 소통하며 협력적 거버넌스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갈등 해결, 연수 운영, 컨설팅 장학 등에서 필요한 대인관계 기술도 중요하다. 다섯째, 교육철학과 책임감이다. 공공성과 교육적 사명감을 기반으로 한 교육철학을 확립해야 한다. 교육철학은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통찰력을 가진 미래 지향적 안목과 비전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조직 내에서 신뢰받는 리더십과 자기성찰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다음은 최근 5년간(한국교육신문 기사 및 기고문 등의 참고) 교육전문직원(장학사·연구사 등) 선발을 위한 논술 출제 경향을 정리 및 분석한 내용이다. [PART VIEW] 가. 교육 이슈의 정책논술을 강화하고 있다. 교육 현안 반영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논술에서는 단순 이론 문제에서 벗어나, 교육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쟁점이 되는 사안을 주제로 출제하고 있다. 이는 최신 언론 보도와 사회적 이슈를 진취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나. 현장 적용형 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장과 정책을 연계하는 문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장의 문제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묻는 출제 빈도가 높아졌다. 정책 제안형 논술은 현장 상황, 사회·교육관계자 간의 이해관계, 거버넌스 관점에서의 분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론적인 교육학에서 벗어나서 교육과정 설계나 개선안을 제시하는 문제도 늘어나고 있으며, 교육과정 이론뿐 아니라 설계·재구성 능력을 묻는 문제 역시 증가하고 있다. 다. 논리적 구조와 글쓰기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인 서론-본론-결론 구성뿐만 아니라 변형된 형식을 포함한 다양한 글쓰기 구조가 다뤄지고 있다. 문제 조건과 방향에 충실하되, 전체적인 맥락에서 논리적 구성이 채점의 핵심 기준이다. 분량, 핵심 용어 삽입 등 세부 요구 사항도 반영하도록 요구한다. 예를 들어 출제 시에 워드 작성 형식, 2장 분량, 줄 간격 2배 등 구체적 지침이 제시되며, 채점 시 이를 고려한다. 또한 정책 제안서와 기획안 문서를 구분하여 문서 유형별 목적과 형식에 맞게 작성하도록 한다. 라. 창의성·독창성 요구 증가 유사 답안은 지양하며, 기출문제에서 벗어나 최신 이슈를 바탕으로 새로운 주제를 도출하도록 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에 따라 주도적으로 주제를 발굴하고 문제와 해결안을 모색하는 진취적 사고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컨설팅 연계 역량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단순 글쓰기 외에도 학교컨설팅이나 조언 형태의 실천적 제안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심지어 행사의 인사말이나 홍보 문구에도 논술적 가치를 담으려고 하고 있다. 즉 수동적 지식 전달을 넘어서, 능동적 해결책 제시 및 피드백의 능력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교육논술 기본 형식 가. 전통적인 논술 형식 서론-본론-결론의 구성요소를 가진 가장 전형적인 교육논술 형식이다. 서론에는 문제 제기 및 배경을 설명하고, 글의 방향(논지)을 제시한다. 본론에는 논점별 근거를 제시하고, 사례·통계·이론 등을 활용하여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때로는 반대 견해를 제시하거나, 재반박을 하기도 한다. 결론에는 핵심 주장을 요약하고, 정책 제언하거나 미래를 전망한다. 이 형식의 특징은 구조가 명확해 읽기가 쉽고, 논리의 명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객관성·공정성 확보가 가능하고, 기존 평가 자료가 풍부하여 보편적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본론이 지나치게 방대할 경우 논점 간 우선순위가 불명확해지거나 정형화된 틀처럼 보여 창의성이 떨어져 보일 우려가 있다. 복잡한 사례와 자료를 유기적으로 엮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나. 변화된 논술 형식 ● MASA(관리-분석-해결-실행) 교육논술 형식 MASA 형식은 교육 현안에 대한 문제해결형 정책 논술 형식으로, 다음과 같은 네 단계로 구성된다. •문제관리·현황조망(Management): 정책 현황과 문제 발생 배경을 정리하고, 핵심 이슈를 조망한다. •분석(Analysis): 문제 원인·요인을 탐색하고, 데이터·연구결과·비교사례 등을 활용한다. •해결안 제시(Solution): 구체적 대안을 제안하고, 예산, 법적 근거, 실행 주체 등을 포함한 정책 설계를 제안한다. •실행·평가(Action): 실행 일정 및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하고, 실행 과정에서 모니터링·평가 지표를 제시하기도 한다. 주요 특징은 문제-해결-실행을 명확히 구분하고, 정책 실천 중심이며, 단순 주장을 넘어 실행 가능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체계적 접근을 하여 초기 진단부터 평가까지 전체 정책과정을 제시한다. 지난 연재에서 설명한 것처럼 정책 제안 논술에서 가치와 실행의 연계성을 높이고, 실행 로드맵의 제시로 설득력을 높일 수 있으며, 평가자(정책 기획자 등) 관점에 부합한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분량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고, 제한 시간 내 작성 시 부담이 크며, 분석과 해결책·실행 간 중복·반복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 전통적인 교육논술과 MASA 형식의 혼합 교육전문직원 전형을 대비한 논술은 서론-본론-결론의 전통적인 형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제한된 시간에 논점만 빠르게 전개하고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전형에서는 정책 행정의 제안과 진취적·창의적인 교육과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흐름으로 변화되면서 MASA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혼합방식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서론: 문제 제기 •본론: MASA(관리-분석-해결) 중심 전개 •결론: 실행 점검으로 마무리 이 방식은 핵심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하면서도 구체적 실행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통적 논술 형식과 MASA 형식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문제의 성격(학술적 토론과 정책 실천 지향)과 정책 기획 실행의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히 선택하고 변형할 수 있다. ● 전환적 관점의 MASAR 논술 형식 교육 대전환의 시대적 변화에서 교육논술은 성찰과 피드백 등 메타인지를 활용하는 변화된 논술 형식으로 한층 더 진화하고 있다. MASAR 논술 형식은 이론적으로는 아직 정비가 더 필요하지만, 교육논술에 관한 창의적 형식·진술을 고민한다면 한번 살펴보고 모색해 볼 필요도 있다. MASAR는 기존 MASA의 ‘관리·분석·해결·실행’ 구조 위에 ‘성찰·피드백’을 담아 반복적·순환적 과정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존 MASA의 마지막 과정에서 실행은 평가를 같이 담고 있었지만, 실제 활용하면서 실행에만 초점을 두고 다룬다는 문제점이 나타났고, 평가(성찰과 피드백 등)를 실제 과정에 반영한 것이다. 단선적 정책 제안이 아니라, 현장과 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 전환적(Transformative) 교육·정책 실천 전략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의 설명은 전통적인 서론·본론·결론 형식과 변형된 MASAR 형식을 비교 정리한 것이다. 서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본론을 MASA(관리→분석→해결→실행)로 전개하고, 결론에서 성찰·피드백(Reflection)의 중요성을 강조 및 다음 단계에 제안하는 것과 같이 두 형식의 강점을 적절히 결합하면, 논리의 명료성과 실행의 구체성을 모두 갖춘 논술을 완성할 수 있다. ● 찬반 형식의 논술 형식 찬반 형식의 논술은 기본 형식인 서론-본론-결론을 지키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다룬다. •서론: 주제를 제시하여 논쟁 대상을 명확히 한다. 그리고 배경 및 중요성은 이슈가 왜 교육현장에서 중요한지를 짚어 준다. 논의 방향에는 본 글에서 먼저 찬성 입장을, 그다음 반대 입장을 살펴본 뒤 종합 평가하겠다고 기술한다. •본론: 찬성 측 주장은 ‘근거①’, ‘근거②’ 등으로 다루고, 추가 근거·사례·연구결과 등을 제시한다. 반대 측 주장은 ‘근거①’, ‘근거②’, ‘기타 우려 사항’으로 제시한다. 본론 마지막에서는 입장 간 비교·비판으로 각 근거의 강점·약점을 분석하고, 상대 주장의 한계를 지적하며, 나아가서 상호 보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결론: 종합 평가로 찬반 양측 핵심 논거를 간단히 되짚고,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는지 또는 적절한 혼합 의견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결론의 마무리로 정책 제언 또는 전망을 하고, 필요에 따라 구체적 제언을 덧붙인다. 찬반 형식의 논술에서 유의점은 다음과 같다. 찬반 간 균형 있는 분량과 깊이를 유지해야 공정성과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 비교·비중을 조정하여 중요한 근거에는 강조를 달아 논점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한다. 결론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중립적으로 보이기보다, 어느 쪽이 더 타당한지(또는 절충안 제시)를 분명히 밝혀 글의 일관성을 살린다. 이처럼 찬반 형식은 ‘논쟁적·토론적’ 주제를 다룰 때 특히 효과적이다. 필요에 따라 서론·본론·결론이나 MASAR과 결합해 혼합 형식으로도 응용해 볼 수도 있다. ● 자료 제시형(서류함 기법 등)의 논술 형식 자료 제시형 논술 형식은 조사표·그래프·설문결과 등 실제 데이터를 제시한 후,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험자 스스로 논술 주제(논제)를 구성하고 논술을 작성하는 형식이다. 자신이 만든 논제에 따라 서론-본론-결론 또는 MASAR 등의 형식으로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자료 제시형은 단순 지식 암기를 넘어, 주어진 정보를 해석·가공하는 비판적 사고를 촉진한다. 동일 자료로도 다양한 관점의 논제를 만들 수 있어 학습자의 창의성과 개별성이 잘 드러날 수 있으며, 현장 밀착형으로 실제적·구체적 데이터를 다룸으로써 글쓰기의 실용성·설득력을 강화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난이도 조절, 평가기준 설정의 복잡성, 출제자의 전문성 확보 등의 과제가 남아 있다는 단점이 있으나, 최근 점차 반영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다루어 볼 필요가 있다. 자료 제시형 논술은 실제 데이터를 해석하고, 스스로 논제를 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비판적·창의적 사고를 동시에 기를 수 있어서 적절한 수준의 자료와 논제의 예시를 제시하고, 전형 준비생은 주제 선택 → 자료 해석 → 논술 작성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연습하여 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추가로 자료 제시형 논술의 대표적 방식인 ‘서류함 기법(In-Basket)’을 소개한다. 서류함 기법(김대식, 2023)1은 통계표·기사·사진·인터뷰 등 여러 유형의 문서를 한데 모아 출제자가 ‘서류함’에 담아 제시하고, 수험자가 이 중 자신이 사용할 자료를 골라 읽고 분석하여 논술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주요 단계는 다음과 같다. •자료 수집 및 분류: 주제와 연관된 통계표·기사·사진·인터뷰 등 다양한 문서를 미리 선별해 ‘서류함’에 담아 둔다. •자료 탐색: 수험자는 서류함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문서를 선택해 읽으며, 주요 정보와 핵심 용어를 추출한다. •자료 분류 정리: 추출한 자료는 찬반, 원인·결과, 대안 등 핵심 쟁점별로 재배열하여 분류·정리한다. •논제 설정 및 논술 작성: 정리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논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논술을 작성한다. 서류함(In-Basket) 기법은 자료 제시형의 일종으로 확대 가능성 크다. 서류함 기법은 텍스트·이미지·수치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논거를 풍부하게 제시할 수 있으며, 분류 도구인 찬반카드나 원인·결과 매트릭스 등을 활용하면 정보처리와 논제 도출 과정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자료 제시형 논술(서류함 기법 포함)은 전형 준비생이 스스로 자료를 선별·분석하는 것부터 논제를 만들고, 논술을 완성하는 전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력과 논리적 구성 능력을 점검할 수 있다. 교육논술의 주요 강조점 가. 중심 문장과 보조 문장 구성 강조 교육논술에서는 중심 문장과 보조 문장을 강조하고 있다. 중심 문장과 보조 문장의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면 논리적 흐름과 설득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단락 하나당 중심 문장 1개, 보조 문장 2~4개를 기본 구조로 삼기 •중심→보조→소결(필요에 따라)로 작성하며, 마지막에 ‘결과적으로 ~이다’ 형태의 소결 문장을 추가해 단락을 매끄럽게 마무리하기 •연결어와 구체적 근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논리성과 설득력 강화하기 •쓸데없는 수식어나 중언부언의 장황한 설명은 지양하고, 명료함을 우선하기 나. 변수의 개념 명확화 중심 단어(독립변수·매개변수·종속변수)를 가지고 문장으로 확장하거나, 문장을 핵심 단어나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연습은 논술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매개변수에는 상황변수(학교급, 학생 성향 등)와 통제변수(긍정적 수업분위기 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 독립변수·매개변수·종속변수 같은 핵심 용어를 먼저 메모하거나 머릿속으로 분명하게 정리하면, 본론에서 다룰 주요 쟁점을 빠르게 구조화하고 결론에서 핵심 메시지를 명료히 제시하는 데 효과적이다. •글을 쓸 때 문단에서 내가 다루려는 개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흔들리지 않기 •긴 근거 문단을 읽고 핵심 단어(변수)는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연습하기 •단계별 연습이 필요하며, 먼저 핵심 단어에서 문장을 확장하고, 반대로 주어진 문장에서 핵심 용어나 변수를 찾아내는 등 확장과 압축을 번갈아 하며 반복 연습하기 이처럼 중심 단어와 문장의 전환 연습은 논리의 기반을 튼튼히 하고, 표현의 깊이를 더함으로써 설득력 있는 교육논술을 쓰는 바탕이 된다. 다. 인공지능(챗GPT·제미나이(Gemini)·삼성AI 등)의 활용 최근에는 챗GPT·제미나이(Gemini)·삼성AI 등 인공지능 도구의 도움으로 논술을 작성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 글 또한 챗GPT와 삼성 노트앱 AI 등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부분에서 질의와 답변으로 수정·보완한 부분이 있으며, 앞으로는 인공지능으로 작성한 것을 찾아 걸려 내는 킬러 프로그램이 논술전형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질문·답변의 고민, 생각 정리, 출처 확인 등 인공지능의 도움을 의미 있게 활용하면 논술역량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장성과 정밀한 기획력, 비판적 및 진취적 사고 등은 인공지능에서 얻을 수 없기에 전적으로 의존하면 오히려 논술역량을 약화할 우려가 있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라. 현장성과 문제의식의 비판적 사고 교육청 공문이나 기획 문서 등을 늘 살펴보면서 나름대로 논제를 설정하고, 핵심 문구를 찾아 정리한 후 논술 형태로 작성하는 수시 연습과정은 논술역량에 영향을 준다. ‘내가 이 정책의 담당 장학사라면 학교로 보낼 공문이나 안내문을 어떻게 작성할까?’라는 관점에서 접근해 보는 것이다. 지속해서 교육청의 공문·기획문서를 읽고, 거기서 논제를 설정하고, 핵심 문구를 뽑아 정리한 뒤 논술 형식으로 써보는 ‘공문·기획서 → 논제 설정 → 핵심 용어 추출 → 논술 작성’의 수시 연습과정은 언어력·논리력·현장 감각을 동시에 키우고, 비판적이고 창의적 사고의 구조를 일상화하며, 실제 정책 글쓰기 역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려 줄 것이다. 마. 진취적인 기획력과 인성 교육전문직 논술은 정밀한 기획력을 높이는 역량을 갖도록 한다. 문장 구성 형식은 두괄식과 미괄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두괄식이 구조화와 설득력을 높인다. ‘꼭지(핵심 문장)’ 중심으로 전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가기준을 생각하며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고 표현력·창의성을 높인다. 시대에 맞는 교육 정책적 식견과 비전도 필요하다. 교육 대전환처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비전과 식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그 식견과 비전의 실행 가능성은 해결책을 찾는 열쇠가 된다. 즉 현실 변수를 고려한 실행 가능한 기획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감과 배려 그리고 협력적 가치 중심의 인식을 가진 인성을 전체적인 논술에 담아내는 것도 중요한 한 부분이다. 나가는 말 지금까지 교육전문직원 대비 논술 작성을 연재하면서 다루었던 것을 언급하면서 왜 교육전문직원의 논술인지를 정리하였고, 논술 형식과 논술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주요 강조점까지 다루었다. 꾸준한 연습이 역량 함양의 지름길이다. 멘토링·컨설팅·코칭 등의 피드백을 충분히 활용하여야 한다. 동료나 촉진자에게 핵심 용어가 논지와 잘 맞게 작성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확장된 문장이 논리적으로 매끄러운지를 검토 요청하도록 한다. 내가 정한 논제와 논리 구조가 적절한 것인지까지 확인한다. 이와 함께 스스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적용하며, 교육현상, 정책평가, 학교 상황 심리 등 관심 주제를 변수 구조로 정리해 보면서 자신만의 개념 체제(마인드맵과 같은 논리 구조도와 이미지화의 기억 등)를 구축하도록 한다. 지금까지 제시한 내용은 일과에서 시간을 확보하고 안배하여서 꾸준한 연습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1년을 기준으로 가능하다면 300회 이상의 작성과 수정·보완을 하도록 권장하고 싶다. 특히 학교업무와 각종 연수 등으로 시간 안배가 어렵다면 당일 처리한 업무와 연수의 주제를 논술 주제로 전환하여 실전처럼 작성해 본다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집단토의 유형 중 특히 까다롭고 실제 시험에서 자주 출제되는 역지사지형 집단토의 실전문제를 통해 효과적인 집단토의 대응방안을 살펴본다. 이번 호에서는 ‘교권 보호 강화 대책’과 관련해 실제 집단토의에서 어떻게 논의하고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지 실전 문제로 연습하며, 역지사지형 공존형 집단토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본다. 【문제】 2027학년도부터 교육부는 전국 초·중학교에 ‘교육활동 보호 강화 종합 대책’을 도입하여 교권 보호를 대폭 강화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학생인권 침해 우려 △사안 처리의 일관성 부족 △학부모 민원 갈등에 대한 걱정이 제기되고 있다. 다음 자료를 참고하여 찬성/유보 입장을 교대하며 토론한 뒤, 시도교육청 차원의 실행 방안을 합의하시오. ※ 참고: https://cafe.naver.com/hipassjhk/45626 교육전문직 실전 문제 가. 자료 ① 교육활동 침해 증가 통계: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신고 건수 2.4배 증가(초등: 89%↑, 중등: 54%↑) ② 학생 인권위 권고 사례: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한 사례 다수(권고 수용률 72%) ③ 학교 내 사안 처리 일관성 부족 보고서: 동일 사안에 대해 지역·학교별 조치 차이 최대 4단계 이상 ④ 교원 인식 조사 결과: 78.2% ‘정당한 생활지도를 해도 민원 우려’, 65% ‘심리적 위축 경험 있음’ ⑤ 학생·학부모 인식 조사: 61% ‘일부 교사의 권위적 태도 문제’, 45% ‘불합리한 징계 사례 경험’ ⑥ 국가인권위원회 법령 해석 가이드: 교권 보호와 학생 권리의 균형을 위한 사전 절차 및 학생 의견 청취 의무 강조 ⑦ 갈등 조정 사례 및 실효성 평가: 학교별 갈등조정협의회 운영 시 민원 38% 감소, 학급 만족도 24% 상승 ⑧ 국회 상임위 회의록 요약: 여야 모두 교권 회복 필요성엔 공감, 인권 침해 소지·사전예방 교육 강화 주문 나. 토론 실전 발언 예시 주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권과 학생 인권의 균형 사회자 _ “교권은 지켜져야 하고, 학생 인권도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두 가치가 충돌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교권 보호 강화 대책’과 관련해 실제 집단토의에서 어떻게 논의하고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PART VIEW] ● 1차 토론 _ 입장 발표 화자❶(찬성 측 발언자) _ “최근 3년간 교권 침해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자료①). 게다가 사안 처리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같은 상황에서도 처분 수준이 달라 신뢰가 무너지고 있습니다(자료③). 교사들이 정당한 지도를 하면서도 민원 걱정에 위축된다는 응답도 78%에 달합니다(자료④). 지금은 교권 보호 대책이 시급합니다.” 화자❷(유보 측 발언자) _ “교권 보호는 필요하지만, 학생인권이 무시되어선 안 됩니다. 최근 인권위 권고 사례를 보면 생활지도 과정에서 정서적 학대를 경험한 학생들도 많았습니다(자료②). 학부모 입장에서는 일부 교사의 권위적 언행에 대한 불신도 여전히 존재합니다(자료⑤). 제도 도입 이전에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차 토론 _ 입장 교대 후 반론 및 재구성 화자❶(이제 유보 측) _ “찬성 입장을 해보니 교사의 어려움이 피부로 와닿았습니다. 하지만 교권 보호 정책이 자칫 징계 강화로 흐를 경우, 학생의 목소리가 무시될 수 있습니다. 국가인권위 가이드라인(자료⑥)을 반드시 제도에 반영하고,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화자❷(이제 찬성 측) _ “반대로 유보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학생인권 문제 역시 매우 현실적인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갈등조정협의회를 운영한 학교에서는 민원이 38%나 줄었고, 구성원 만족도도 크게 올랐습니다(자료⑦). 제대로 된 실행 체계를 갖춘다면 오히려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 합의안 발표 사회자 _ “저희 조는 다음과 같은 실행안을 도출했습니다. 먼저 교권보호위원회와 갈등조정협의회를 학교마다 구성하되, 학생 참여와 인권 감수성을 반영합니다. 또한 모든 징계나 생활지도는 학생 의견 청취 절차를 거쳐야 하며, 교사 대상 연수도 함께 병행합니다. 비록 완전한 만장일치는 아니었지만, 서로의 입장을 수용하며 실천가능한 방안을 함께 고민한 과정 자체가 큰 의미였습니다.” ● 마무리 “교권과 인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화의 문제입니다. 이번 토론은 그 조화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같은 주제로 토론을 진행해 보며, 학교가 ‘더불어 사는 공간’이 되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다. 활용 예시 - 1차 토론(무작위 입장)에서는 ①번의 침해 증가 통계, ③번의 사안 처리 불일치, ④번의 교사 위축 인식을 근거로 ‘교권 보호 강화 필요’를 주장한다. - 2차 토론(입장 교대)에서는 ②번 학생인권 사례, ⑤번의 학부모 불신 요소, ⑥번 법령 해석을 바탕으로 ‘신중 도입 + 절차 정비’를 강조한다. - 합의안 작성 시 ⑦번 갈등 조정 효과와 ⑧번의 정책 논의 내용을 연결해 ‘현장 자율권 확대 + 갈등조정협의회 내실화’ 시나리오를 도출한다. 라. 채점 기준 마. 토론 결과 보고서1 예시 ● 주제 : 교권 보호 강화 대책의 교육청 실행 방안 ● 참가자 구성 : 사회자 조○○, 발제자 김○○, 서기 박○○, 질의자 이○○ ● 1차 토론 요약(무작위 입장) - 찬성 입장: 교권 침해 심각성(①), 사안 처리 불일치 해소 필요(③), 교사 심리적 위축 극복(④) - 유보 입장: 학생 인권 침해 우려(②), 학부모 불신 존재(⑤), 법적 절차 부족(⑥) ● 2차 토론 요약(입장 교대) - 유보 → 찬성: 갈등 중재 필요성 인정, ‘절차 정비 후 교권 회복’ 동의 - 찬성 → 유보: 교권 강화가 자칫 인권 침해 우려를 키울 수 있음. 학생 목소리 청취 제도화 필요 ● 합의안(선택형 작성) 중 첫 번째 안 - [ ] 만장일치 실행안: 교권보호위원회 내실화, 학생 의견 반영 절차 신설, 연수 병행 ● 미합의 사유 및 각자 실천안 - 찬성 측: 단계별 권한 회복 우선 - 유보 측: 학생 인권과 갈등조정 체계 동시 강화 필요 ● PMI 요약 - Plus: 교권 회복(①), 교사 심리 안정(④), 갈등 조정 효과(⑦) - Minus: 인권 침해 우려(②), 절차 미비(⑥) - Interesting: 정책 공감대 형성 중(⑧), 사안 처리 불일치(③) ● 자기성찰(서술형) 예시 문장 - ‘자료③과 ⑥을 바탕으로 교권과 인권의 균형 필요성을 공감하며 합의안을 조정함. 실천안 작성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제도 설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음.’ 바. 토론 결과 발표문2 예시 안녕하십니까. 이번 토의에서는 ‘교권 보호 강화 종합 대책’의 실행 방안을 주제로 역지사지형 공존 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1차 토론에서 찬성 측은 교권 침해 증가(①)와 교사 위축 해소(④)를 이유로 정책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반면 유보 측은 학생 인권 침해 가능성(②)과 법령상의 절차 부족(⑥)을 들어 신중한 접근을 주장했습니다. 2차 토론에서 입장을 교대하며 상대 관점을 성찰하였고, 합의단계에서는 교권과 인권을 모두 존중할 수 있는 실행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비록 만장일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갈등 조정 체계 구축’, ‘학생 의견 반영’, ‘절차적 정당성 확보’ 등 실행 가능한 방안이 도출되었습니다. 이번 토론을 통해 교권과 인권은 대립이 아닌 균형과 공존의 문제임을 체감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맺는 말 역지사지형 공존형 집단토의에서 고득점을 얻으려면, ① 토론 규칙 제안, ② 양면 근거 전개, ③ 경청·재진술, ④ 현실적 합의안 도출의 네 단계를 빈틈없이 수행해야 한다. 이는 장학사에게 요구되는 정책 분석력과 시민적 리더십을 동시에 검증하는 과정이므로, 위 8종 자료를 능동적으로 교차 인용하며 ‘갈등 속에서 공존을 설계하는 전문가’의 면모를 보여주길 바란다.
“선생님, 저 다 했는데요?”고요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학습 대화가 오가던 수업시간, 이내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저 다 했는데요? 그럼, 뭐 해요?” 과제를 먼저 끝낸 학생들은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고, 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며 추가 활동을 안내하거나, 학생과 실랑이를 벌인다. 이런 상황을 반복하며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활동’이 아닌, 학생 스스로 배움을 이끌어가는 ‘학습자 주도성이 살아있는 수업’을 만들고 싶다는 고민이 깊어졌다. 학습자 주도성을 위한 두 가지 열쇠 고민 끝에, 진정한 학습자 주도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첫째는 학생 간의 소통능력이다. 학생들이 서로의 배움에 기여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질문을 주고받는 ‘소통능력’이다. 교사의 설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식을 재구성하고 확장해 나가는 힘이 필요했다. 둘째는 교사의 전체 개입을 최소화하는 명확한 ‘수업 루틴’이다. 학생 간의 소통이 혼란이 아니라 의미 있는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입 없이도 학생들이 스스로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학생들의 학습 속도는 제각각이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루틴은 있어야 했다. 결국 학생들에게는 스스로 길을 찾아갈 ‘지도(수업 루틴)’가 필요하고, 그 길 위에서 친구와 함께 탐험할 ‘나침반(질문)’이 필요한 셈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핵심 축으로, 교실의 작은 혼란 속에서 발견한 가능성을 구체적인 수업모델로 만들고자 ‘질문 중심 수업 루틴’을 설계하게 되었다. ‘질문 중심 수업 루틴’의 설계와 적용 학습자 주도성을 키우기 위해 설계한 ‘질문 중심 수업 루틴’은 크게 ‘준비-적용-심화’의 3단계로 구성했다. [PART VIEW] ● 1단계 _ 질문 준비(질문 기술과 문화 다지기) 교과수업에 본격적인 루틴을 적용함에 앞서, 학생들이 질문의 가치를 알고 생활 속에서 질문하는 태도를 갖추도록 준비 단계를 가졌다. 질문의 종류(사실 질문, 생각 질문)을 이해하고 효과를 느껴보는 시간이다. 1) 질문 환경 조성 _ 이음 질문판 게시 교실 전면에 상시 활용 가능한 ‘이음 질문판’을 게시했다. 어떤 말로 질문을 해야 할지 떠올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아주 기초적인 장치였다. 학생들은 질문판에 붙어 있는 여러 예 중 하나를 골라 질문 만드는 연습을 했다. 2) 질문 기술 학습❶ _ 주말 이야기 나누기 매주 월요일 국어시간, 학생들은 주말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긍정적 교우관계 형성과 더불어 질문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연습과정이었다. 교사가 먼저 교사의 주말 이야기를 들려준 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지 이음 질문판에서 질문을 골라 시범을 보였다. 학생들은 짝의 주말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는 연습을 하며 자연스럽게 질문하는 기술을 익혀 나갔다. 해야 할 질문을 교사가 지정해 줄 때도 있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질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해당 질문들은 에듀테크를 활용해 쉽게 공유하고 자료를 누적했다. 3) 질문 기술 학습❷ _ 글 읽고 ‘오늘의 질문’ 만들기 주 1~2회 아침 활동 시간을 이용해 질문 만드는 연습도 했다. 교사가 미리 준비한 좋은 글 또는 기사를 읽고 질문을 만드는 활동이었다. 사실 질문과 생각 질문을 각각 하나씩 기록하여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교사는 여유 시간을 활용해 질문을 확인한 후, ‘오늘의 질문’을 선정하여 하교할 때 해당 질문으로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더 나아가 ‘오늘의 질문’ 데이터는 가정에도 꾸준히 공유되었는데, 교실에서 선정된 ‘오늘의 질문’으로 가정에서도 대화를 나누고 피드백까지 남기는 적극성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4) 대화의 루틴 연습 _ 되묻기(해석) 질문하기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대화의 루틴을 연습했다. ‘비폭력대화’의 공감하며 듣기에서 착안한 되묻기(해석) 질문이 그것이다. 되묻기 질문이란 친구가 설명한 내용을 내가 이해한 내용으로 재구조화하거나 재해석해서 자신의 언어로 다시 확인하는 성격을 가졌다. 그래서 ‘되묻기(해석) 질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친구의 설명을 들었을 때는 반드시 두 번 질문하기로 약속했고, 그 질문 중에는 반드시 ‘되묻기 질문’을 포함하도록 하였다. 겉보기에는 ‘질문’이지만, 사실 그 과정은 질문자가 주체가 되어 내용을 구성하고 표현하는 설명 활동이었다. 이 활동은 서로가 이해한 내용을 명확하게 표현해 주기도 하면서 양쪽 학생 모두 경청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었고, 교사가 끼어들지 않아도 대화가 유지되고 심화되는 효과가 있었다. ● 2단계 _ 질문 적용(수업 속에 질문 루틴 녹여내기) 준비된 질문역량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40분간 스스로 참여하는 수업 루틴을 본격적으로 설계하고 적용했다. 그리고 그 루틴을 칠판에 게시한 후 반복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했다. 수업은 ‘핵심 질문’으로 시작했다.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문제를 ‘질문’의 형태로 제시하고 함께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1) 모둠활동 학생들은 모둠활동으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협력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1단계에서 익혔던 이음 질문 활용 질문 대화가 일어나도록 했다. 2) 교사 확인 해결한 내용을 모둠 단위로 교사에게 검토를 받는다. 우리 교실에는 ‘온채움 협력선생님’이 계셔서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과정을 더 즉각적으로 검토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또한 교사는 아이들의 학습 상황을 파악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다. 3) 개별학습 위 활동을 마친 모둠은 개별학습이 진행된다. 수학과의 개별학습은 익힘책 문항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속도로 학습을 진행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운다. 그리고 해결을 마친 학생들은 ‘열심히 하는 중’에 붙어 있는 자신의 이름표를 ‘다 했어요’ 자리에 옮겨 붙인다. 4) 이름 남기기 활동 이름표를 붙인 학생들은 ‘이름 남기기’ 활동을 진행한다. 친구를 만나 내가 해결한 문제의 풀이과정을 설명하는 활동이다. 이때 설명을 들은 친구는 반드시 ‘이음 질문’을 활용하여 질문해야 한다. 설명하는 학생은 자기 생각을 명료하게 다듬는 동시에 구조화하는 말하기를 할 수 있으며, 상대 학생은 친구의 설명을 들으며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기른다. 설명과 질문 주고받기를 끝내면 설명을 들은 학생은 할 일이 있다. 친구 설명에 동의하는 경우, 설명한 친구의 익힘책 해당 문항 자리에 자신의 서명을 해준다. 그러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 손박수를 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설명하는 친구나 듣는 친구가 자신의 사고 과정을 비교-대조하며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게 된다. 5) 스스로 채점하기 교사가 제시한 ‘이름 남기기’ 활동을 마친 학생은 답안지를 보고 스스로 채점하기를 진행한다. 6) 최종 검토 받고 결과 표시하기 스스로 채점을 마친 학생은 자신의 문제해결 결과에 따라 담임교사 또는 온채움 협력교사에게 가서 최종 검토를 받는다. 문제해결을 원만히 다 마친 학생은 수업의 핵심 질문에 대해 답하며 교사의 최종 확인을 받는다. 채점 결과 확인이 필요했던 문제가 있다면 이것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교사에게 설명해야 최종 확인을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을 모두 통과하면 다른 친구들의 활동을 확인해 줄 수 있는 ‘또래 확인 자격’을 얻게 된다. 자격을 갖추게 된 학생은 칠판에 화살표로 경로를 표시하여 누구에게 최종 검토를 받았는지 나타낸다. 교사는 이 경로를 따라 학생들을 평가해 가며 형식적인 소통이 일어났는지, 깊이 있는 학습 대화를 나눴는지 점검할 수 있다. 7) AI 코스웨어를 활용한 심화 및 보충학습 남은 시간 동안 AI의 도움을 받아 심화학습을 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 이는 개별학습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학습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 3단계 _ 질문 심화(질문을 통한 배움의 완성) 루틴의 마지막은 배움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최종적으로 ‘핵심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정리한다. 이때 에듀테크를 활용해 ‘나만의 언어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활동’에 참여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기록한 모든 내용은 디지털 데이터로 누적된다. 교사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과정중심평가를 하고, 최종적인 교과 평가기록을 위한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질문과 루틴, 학습자 주도성을 깨우는 열쇠 이 수업모델이 가져온 가장 큰 성과는 ‘수업 루틴’의 정착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자 주도성’이 눈에 띄게 신장했다는 점이다. ‘질문’이라는 탐구의 나침반과 ‘수업 루틴’이라는 안정적인 지도가 결합하자, 학생들은 비로소 배움의 주인이 되기 시작했다. 가장 명확한 증거는 질문의 질적 변화였다. “다음에 뭘 해야 하나요?”라며 교사에게 의존하던 물음은, “이 문제를 이렇게 풀어도 될까요?”와 같이 스스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주도적인 탐구로 바뀌었다. 학생들은 더 이상 교사의 다음 지시를 기다리지 않았고, 자신만의 학습계획과 속도에 맞춰 안정적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이러한 학생들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교사의 역할 변화로 이어졌다. 전체를 통제하고 지시하는 시간은 줄어든 반면, 학생 개개인과 만나 깊이 있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조력자로서의 시간이 크게 늘었다. 결론적으로 ‘질문 중심 수업 루틴’은 단순히 정해진 규칙의 나열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동료와 소통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든든한 ‘안전망’이자, 더 멀리 나아가도록 격려하는 성장의 ‘발판’이었다. 이처럼 잘 설계된 질문과 루틴의 결합은 교실을 통제하는 효율적인 도구를 넘어, 학생 한 명 한 명을 자율적인 학습자로 키워내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선생님, 번역기에 AI까지, 기술이 발전했는데 우리는 왜 영어를 배워야 해요?” 영어를 수업하는 교실에서는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시대에, 언어를 배우는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영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서, 세상을 이해하고 나를 표현하는 창이라는 것을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깨달았으면 했습니다. 시험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 사회에 살아가기 위해서 나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을, 그리고 영어학습이 그 역량을 신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깨닫기를 원했습니다. 학생들이 수업의 중심이 되어, 협력하고 탐구하며,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 비판적 사고력과 소통능력, 문화감수성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기술과 사람 사이, 언어와 세계 사이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배움의 장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AI 디지털교과서와 IB MYP(국제 바칼로레아 중등 프로그램)를 기반으로 영어수업을 새롭게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학생 중심의 탐구학습을 기반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신장시키고, 단순한 언어 습득을 넘어 세계시민으로서의 기초를 다지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AI가 번역을 대신해 줄 수 있어도, 스스로 사고하고 소통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영역입니다. 영어교육은 바로 그 영역을 키워나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시작된 수업혁신 ● IB를 묻고, 함께 답하다 올해 우리 학교는 IB 탐색학교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변화에 발맞춰, 수업뿐만 아니라 평가에서도 혁신이 필요하다는 선생님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IB 프로그램을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매월 교수학습공동체 회원들이 모여 IB MYP 교육과정에 대해 함께 탐구하며, 개념 기반 탐구학습이란 무엇인지, IB에서 제시하는 핵심 개념은 무엇인지, 또 수업계획에 따라 교과 간 융합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교과를 넘어 서로 협력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IB의 교육철학을 함께 읽고 나눈 후, 많은 선생님이 ‘IB 프로그램은 전 세계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공감할 줄 알며,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평생 학습자가 될 것을 장려합니다’라는 부분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닌,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배움을 이어가는 것. 우리는 이런 평생 학습자의 길을 향해 학생들이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PART VIEW] ● 수업의 무게 중심을 학생에게로 … AIDT로 구현한 참여 중심 수업설계 수업은 더 이상 교사가 중심이 되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모든 교사가 동의합니다. 학생 참여형 수업을 설계하기 위해 AIDT를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AIDT 기반의 수업설계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와 수준에 맞춘 개별 맞춤형 학습환경을 조성하고자 했습니다. AIDT 플랫폼의 학습진단도구(형성평가)와 대시보드 기능은 학생들의 이해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업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진도에서 앞서 나간 학생에게는 확장 활동을 제시하고, 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는 보충 자료와 개별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수업의 밀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학생 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함께 배우는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멘토-멘티 활동을 도입하여, 빠르게 이해한 학생이 느린 학습자를 자연스럽게 도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멘토가 된 학생은 설명을 통해 자신의 이해를 더욱 공고히 하고, 멘티는 또래의 언어로 개념을 다시 들으며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조력자로서 각 팀의 활동을 관찰하며 필요할 때 적절한 개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과 협력의 결합은 교실 분위기를 바꾸었습니다. 학생들은 더 이상 ‘가르침을 받는 존재’가 아닌, 배움의 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완성해 가는 주체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수업의 무게 중심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옮겨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수업 활용 Tip 빠른 학습자에게는 AIDT 기능을 활용한 AI 맞춤 과제 부여를 통해 느린 학습자들이 충분히 단원의 필수 개념을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고 빠른 학습자는 학습한 개념을 바탕으로 심화학습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는 빠른 학습자를 또래 코칭의 멘토로 활용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또래 코칭을 통해 한 번 더 확인하면서 메타인지를 자극하고, 이에 대한 수업 상점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멘토-멘티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 개념으로 묻고, 삶으로 답하다 … 영어수업, 교과서를 넘어 삶과 연결되다 AIDT는 수업의 여러 순간에서 교사를 도와주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수업의 전체적인 설계와 교육과정 재구성의 주체는 여전히 교사입니다. 학생의 삶과 연결된 수업, 그리고 학생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성장시키는 수업을 고민하며, 저는 IB MYP에서 제시하는 ‘개념’을 수업의 중심에 두고자 했습니다. IB MYP의 개념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의미를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사고의 틀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수업에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구조(Structure)’라는 개념을 적용하면서, 학생들은 글의 형식이 어떻게 독자와의 소통방식에 영향을 주는지, 글의 구조가 메시지 전달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탐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단지 영어 지문을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을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 즉 언어를 통한 소통의 본질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글의 구조를 분석하고 의도된 메시지를 파악하는 활동은 자연스럽게 국어수업의 읽기·쓰기 활동과도 연결되었습니다. 영어수업에서의 개념 탐구가 다른 교과로의 전이와 융합을 끌어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IB 개념 중심 수업은 학습내용을 영어에 국한하지 않고, 학생들이 다양한 교과 속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삶의 맥락에서 지식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학생들이 진정으로 깊이 있는 배움을 경험하는 순간은, 교과서를 넘어 삶과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순간임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학생이 움직이고, 교실이 반응하다 – 수업 속 이야기 1학기에 진행했던 수업 중에 가장 호흡이 길었던 11차시에 걸쳐 진행된 프로젝트 일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IB MYP 프로그램의 개념을 반영했던 쓰기 수업(Writing) 위주로 소개하겠습니다. ● 우리가 만드는 작은 변화 _ 나도 우리 학교의 그레타 툰베리 6월, 환경의 날을 맞아 수업의 문을 연 건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사진을 본 학생들은 “이 학생은 왜 혼자 저러고 있을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라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한 장으로 질문은 시작되었고, 그 질문은 곧 수업의 방향이 되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우리 학교의 그레타 툰베리라면, 어떤 문제를 알리고 싶은가요?” 그날 수업의 주제는 ‘우리 학교의 환경문제를 발견하고, 그린챌린지에 함께 동참할 것을 설득하는 글쓰기’였습니다. 단순히 환경 관련 전달식 수업이 아닌 학생 각자가 학교 안의 작은 운동가·실천가로서 역할을 맡아보고 주인공이 되어 글을 쓰는 활동이었습니다. 학생들은 함께 ‘내가 시작하는 작은 변화, 그린 챌린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 활동은 학생들의 몰입을 자연스럽게 끌어냈고, 수업 속 탐구와 실천이 자신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어떤 글이 더 설득력 있을까? _ 글의 구조를 비교하며 설득의 힘을 탐구하다 그린챌린지 주제에 대한 관심과 몰입이 형성된 후, 학생들은 본격적인 글쓰기 전에 두 개의 예시 글을 함께 읽고 비교하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하나는 주장과 근거가 명확하게 구조화된 글, 다른 하나는 그린챌린지를 설명하는 설명문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영어로 된 두 글을 비교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탐구했습니다. •어떤 글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는가? •왜 그렇게 느꼈는가? •두 글의 구조는 어떻게 다른가?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글의 구조(Structure)’가 독자와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학생은 “글을 쓸 때 어떻게 써야 더 잘 읽힐 수 있는지 처음으로 생각해 봤어요”라고 말하며, 글쓰기의 목적과 방식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학생들이 국어수업시간에 배운 설득 글쓰기 구조를 떠올리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국어시간에 배운 논설문인 것 같은데? 주장-근거 순서로 나와 있잖아.” 이러한 반응은 학생들이 교과 간 개념을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언어를 넘나드는 전이적 학습경험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활동은 단지 좋은 글을 고르는 것을 넘어, 의견을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타인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글쓰기의 본질을 탐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이제 글쓰기를 ‘나의 생각을 구조화해 전달하는 힘’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 지금, 우리가 세상을 바꾸는 글을 쓴다면 _ Writing GRASPS로 실천과 연결되는 글쓰기 앞선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문제의식과 실천의지를 키우고, 설득력 있는 글의 구조를 분석하며 글쓰기의 원리를 탐구했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실제 독자와 목적을 설정하고, 학교 안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담은 글을 GRASPS 수행과제 형식으로 직접 작성해 보는 단계로 나아갔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 생각을 조직하고, 구체적인 독자를 설정하며, 실제 사회적 상황과 연결되는 글쓰기를 경험했습니다. 단순히 쓰기 기술을 익히는 것을 넘어, 언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를 가졌습니다. 또한 어렵게만 생각했던 영어 글쓰기 구조를 기반으로 진행하면서 한층 더 쉽게 접근하였습니다. ● 번역기는 잠시 멈춤 _ 내 힘으로 쓰고, AI와 함께 다듬기 학생들이 GRASPS 과제에 따라 자신의 주장과 실천방안을 구상한 뒤, 본격적으로 글쓰기 초안 작성에 들어갔습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하나였습니다. ‘번역기에 맡기지 말고, 나의 생각을 나의 언어로 표현해 보자.’ 학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번역기의 도움 없이 영어사전과 AIDT의 AI Writing 교정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문장을 스스로 한 줄 한 줄 구성하며 영어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서툴더라도 문장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을 통해, 글쓰기의 본질은 정확함보다 진정성에 있다는 것, 그리고 생각을 말로 풀어내는 능력은 연습을 통해 길러진다는 점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AI Writing 기능을 활용해 맞춤법과 문법을 점검하고, 더 자연스러운 표현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AI가 제시한 수정 제안 내용을 스스로 판단하면서, 단순한 ‘자동 수정’이 아닌 비판적 사고와 자기 주도적 글쓰기 역량을 함께 길렀습니다. 이 활동은 AI가 전부 대신해 주는 시대 속에서도, 언어는 곧 나의 생각이고, 글은 곧 나의 목소리라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 생각의 중심에는 언제나 ‘나’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수업 활용 Tip AIDT의 교육과정 재구성 기능을 활용하면, 교사는 자신의 의도에 맞게 교과서에 제시된 활동 내용을 수정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Writing 활동의 경우에도 종이를 활용해 진행할 수도 있지만, 학습지를 그대로 AIDT에 탑재해 디지털 방식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배움의 가능성은 교실 안에서 자란다 … 학생의 성찰에서 찾은 변화의 힘 수업을 마친 후, 학생들과 함께 나눈 성찰시간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배움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처음엔 영어 글쓰기에 자신 없어 하던 모습을 돌아보며, “처음엔 막막했는데, 하나씩 내가 쓴 문장이 쌓일 때마다 뿌듯했어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기계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목소리로 세상을 향해 말을 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라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교사인 저 역시 이번 수업을 통해 ‘학생의 잠재력은 교사가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배움의 주체로 학생을 진심으로 믿고 수업의 중심에 세울 때, 학생들은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갑니다. 기술은 진화하고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학생의 가능성을 믿고 수업을 설계하는 교사의 마음만큼은 교육의 본질로 남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저 역시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함께 배우는 사람임을 다시금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수업 활용 Tip 성찰일지 작성 시에는 주로 패들렛을 활용하는데, 이때 '고급 설정'의 ‘게시물 필드’ 기능을 이용하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제시할 질문을 미리 입력하고, 모든 항목을 필수로 지정하여 학생들이 빠짐없이 답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게시물 형식을 통일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모든 성찰 질문에 충실히 답하도록 유도하여 보다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끌어낼 수 있다.
IB DP(디플로마)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소논문(Extended Essay, EE)은 학생들이 스스로 관심 있는 분야를 탐색하고, 독립적인 연구를 진행해 4,000단어로 학술논문 형태를 완성하는 자기주도적 프로젝트다.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6개 과목(학교별 선택과목 상이) 중 적어도 한 과목을 선택해 학습내용을 확장한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학생들은 지도교사, 소논문 코디네이터, 사서교사의 도움을 받아 연구방법과 자료활용역량을 키울 수 있다. 소논문 작성과정에서의 사서교사 역할 학생들이 소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연구 및 정보활용능력을 가르칠 수 있는 사서교사의 역할은 중요하다. 학교는 소논문 과정과 연구에 대한 교육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서교사를 소논문 코디네이터로 지정할 수 있다. 소논문 코디네이터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사서교사는 정보 리터러시 교육, DP 교과 교사와 협력 프로젝트 수행, 학문적 진실성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디플로마 프로그램의 소논문 코디네이터와 지도교사를 도와 학생의 소논문을 지도할 수 있다. 특히 연구 경험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모든 형식의 정보 자료와 이를 선별하고, 평가 및 구성하는 학술적 글쓰기 기초 수업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의 성공적 소논문 작성을 도울 수 있다. 여기서는 소논문의 출발점이자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인 ‘연구주제 선정하기’ 수업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연구주제 선정하기 수업의 실제 소논문 수업은 총 17차시로 운영되며, ‘연구주제 선정하기’ 수업은 4차시에 걸쳐 이루어진다. 주제를 정하는 데만 4차시를 할애하는 이유는 주제 선정이 연구의 뼈대를 세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즉 연구주제 선정하기 수업은 다양한 참고 문헌과 키워드 탐색 등의 과정을 통해 깊이 있는 고민과 연구의 방향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에 해당한다. 연구주제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자신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평소 관심 있거나 진로와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면 긴 소논문 과정을 지속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된다. 따라서 연구주제는 거창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관점에서 심도 있게 탐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연구주제 찾기로 시작하는 소논문 수업사례는 다음과 같다. [PART VIEW] ● 1~2차시 _ 연구주제 선정을 위한 개요도 작성 및 개요도 공유하기 연구주제의 소재를 찾는 방법을 설명한다. 연구주제를 찾는 단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교과에서 주제를 찾는 것이다. 평소 흥미롭게 생각했던 과목을 떠올리고, 그 교과과정에서 자신이 특별히 관심 있는 영역을 확인해 본다. 예컨대 예술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예술사나 시대별 작가의 특징 등 구체적인 단원을 중심으로 주제를 탐색할 수 있다. 둘째, 일상에서 흥미롭게 생각하는 요소에서 연구주제를 발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중음악을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K-pop과 한류 문화 콘텐츠 등 문화적 주제를, 환경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기업의 ESG 경영 등을 소논문의 연구주제로 삼을 수 있다. 셋째, 진로와 관련된 분야를 중심으로 주제를 설정하는 방법이다. 구체적인 진로 분야를 고민하고, 그 속에서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는 자신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특징을 나열하고, 이를 속성이 유사한 것끼리 묶어 정리한다. 예를 들어 취미·특기, 관심 교과,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 꿈꾸는 진로 등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여러 항목을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이렇게 정리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여 더욱 세부적이고 방향성 있는 연구주제를 찾을 수 있다. 이때 자신의 관심 분야를 마인드맵 형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이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진로·취미 등 다양한 키워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장 관심 있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부적인 내용의 관계를 이어 나가며 원·사각형과 같은 도형과 선·화살표 등의 창의적인 방법을 이용해 개요도를 그려 나간다. 마인드맵은 일차적으로 활동지를 활용해 작성한다. 이후 각자 어떤 연구주제를 탐색하였는지 공유하기 위해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 마인드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개요도를 설명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다른 친구들의 키워드 탐색과정을 들으며 키워드를 추가해 나간다. 이 과정을 통해 생각의 범위를 넓혀보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연구주제를 명시화하여 연구 질문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를 점검할 수 있다. 연구주제 정하기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정 중 하나이다. 그러나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데 주제는 핵심 역할을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학생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는 주제 작성의 난이도와 범위를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선정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수업과정이 필요하다. 연구주제 선정 시 유의점1은 다음과 같다. •너무 추상적·전문적·주관적인 내용은 피한다. •실험 설계가 너무 복잡하거나 실행하기 어려운 주제는 피한다. •분량 제한이 있으므로 주제 범위가 너무 넓으면 한 가지 측면에 집중하기 어렵다. 시간·공간·대상을 제한하라. •조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한다. 매우 오래되거나 새로운 기술에 관한 주제일 경우 자료가 없어서 조사하기 어렵다. •이미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더 깊은 연구를 할 수 없는 주제는 피한다. 연구주제 선정 수업에서 지도교사와 사서교사의 협업 역시 중요하게 작용한다. 지도교사는 해당 과목의 주제 선택 기준과 주제 처리 방식에 기반해 주제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사서교사는 정보 검색 전략, 선행 연구 조사하기, 인용방법 등의 정보활용교육을 통해 학생의 연구 기반이 되는 연구주제를 확장하고 선택하는 뼈대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학생들은 소논문 작성과정에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실제 연구주제 선정하기 학생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학생❶ _ 사회복지정책과 문학의 연관성 탐구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과 김애란의 비행운에서 사회적 불평등과 정책적 해결 가능성을, 정이현의 상냥한 폭력의 시대에서 노인 고독과 가족의 변화를 분석하는 주제를 구체화했다. 사회 현상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며, 문학작품 속 인물의 삶을 통해 정책적 메시지를 도출하려는 비판적 사고력이 돋보인 사례이다. • 학생❷ _ ‘한(恨)’과 ‘정(情)’의 문화 번역 및 국제 대응 비교 언어와 국제법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한국 문학 번역에서 ‘한(恨)’과 ‘정(情)’의 전달 방식 및 국가 간 소셜 미디어 테러리즘 대응 정책 비교를 주제로 선정했다. 독자들의 리뷰를 통해 정서적 반응을 분석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의 언어적 관점에서 공통점과 차이를 탐색하려는폭넓은 관점을 보여준 사례이다. ● 3차시_ 연구주제 키워드 확장하기 1~2차시에 걸친 연구주제 선정 및 발표하기 활동 후, 3차시는 연구주제 키워드 확장하기를 진행한다. 연구주제를 정했지만, 추상화되어 떠다니던 키워드를 군집하고 명시화하고 나면 다시 세부적으로 구체화하기 작업을 통해 연구주제를 좁혀야 하기 때문이다. 주제 탐색과 키워드 확장을 위해 학생들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사서교사는 학생들에게 생성형 인공지능, 통제 어휘 사전, 인적 자원 등을 활용해 일반적인 단어 수준의 키워드 범위를 좁히는 과정을 설명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키워드를 확장하는 과정을 통해 개인적으로 연구의 가치가 있는 대상 및 주제를 선택함으로써 소논문 작성을 위한 연구 질문을 만들 수 있게 된다. ● 4차시 _ 확장한 연구주제 키워드를 연구 질문으로 연결하기 4차시는 확장한 연구주제 키워드를 연구 질문으로 연결하는 활동이다. 연구주제를 정했다고 바로 연구를 시작할 수 없다. 연구주제 범위 안에서 연구 질문을 찾는 과정이 이어진다. 연구 질문은 연구주제를 중심으로 한 분명하고 초점이 명확한 형태여야 한다. 연구 질문 역시 마찬가지로 학생이 연구와 소논문 작성과정에서 추구할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며 논문의 전개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K-pop은 왜 인기가 있을까?’가 아니라, ‘2010년대 이후 K-pop이 북미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산업적 요인은 무엇인가?’와 같이 구체적이고 분석가능한 연구질문이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광범위한 주제(예: ‘수학의 역사’)나 구체적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주제, 개인적 경험에 치우쳐 객관성을 확보하기 힘든 주제는 연구를 진행하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좁고 깊게’ 연구주제에 접근하는 것이 성공적인 소논문 작성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학생이 연구 대상으로 하는 이슈가 연구주제가 되며 소논문 작성을 위해 초기에 설정한 주제는 향후 연구 질문 설정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명확히 연결하여 연구주제 선정의 방향을 효과적으로 좁힐 수 있다. 무엇보다 ‘왜 이 주제를 선택했는가?’에 대한 답이 뚜렷할수록 소논문은 더 깊고 의미 있는 탐구로 이어질 수 있다. 사서교사는 소논문 작성의 기초가 되는 연구주제 선정하기 활동을 통해 좋은 주제를 찾는 과정은 결국 ‘좋은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며, 이 질문이 학생들의 사고와 글쓰기, 더 나아가 미래 진로의 방향까지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점을 수업의 방향으로 설정하고 수업에 임해야 한다.
청소년 딥페이크 성범죄 급증 최근 한 교직단체와 교육정책입법포럼이 주최한 ‘딥페이크 등 사이버폭력과 학교’라는 포럼에서 사회를 보면서, 사이버폭력 특히 딥페이크 성적 합성물 제작에 대한 형사처벌이 크게 강화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인공지능 발전이 교육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그림자 또한 깊어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수와 잘못을 통해 성장할 때도 있지만,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디지털학교폭력의 하나인 딥페이크 성범죄이다. 2021년 통계 작성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리 건수와 피해자 지원 건수는 5배 이상 증가하였다. 딥페이크 성범죄 경찰 신고 건도 매년 급속히 늘고 있다(관계부처 합동, 2024). 2023년에 180건이던 것이 2024년 10월 현재 964건으로 급증하였다. 학교의 관점에서 심각한 것은 피의자·피해자 중 10대 비중이 73.6%에 달한다는 점이다. 딥페이크 성범죄의 급증은 우리 교육계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심각한 현상이다. 강력한 처벌을 목표로 한 법 개정 2024년까지는 특히 학생이 가해자인 경우 처벌이 약했고, 붙잡으려는 경찰의 수사 의지도 약했다. 2022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청소년 대상으로 진행한 사이버폭력실태조사에서 ‘디지털 성범죄 확산 및 재생산 원인’을 묻는 질문에 청소년들은 ‘처벌이 약해서’와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붙잡힐 염려가 없어서’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골랐다(이선욱, 2024). 이명화 아하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장에 따르면 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는 청소년 사이에 이미 ‘만연해 온 문제’이고, 10대들 사이에서는 ‘또래들 사이의 장난이나 놀잇거리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이선욱, 2024). 교육부(2024)의 조사 결과에서도 학교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발생 원인으로 중학생 62.2%, 고등학생 47.7%가 ‘장난으로’를 1순위로 꼽았다(교육부, 2024).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성적 허위 영상이나 사진을 본 적이 있는 경우는 4.7%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딥페이크 성범죄를 범죄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처벌이 약하고 붙잡힐 염려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학습한 결과, 사태가 악화되었다. 이를 심각하게 판단한 정부는 처벌 수위를 크게 높였다. 정부는 2024년 9월 「성폭력처벌특례법」, 「청소년성보호법」, 「성폭력방지법」 등을 개정하였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제작하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이를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들이 만든 딥페이크 성적 합성물 대상이 대부분 또래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교육부 인식조사에 포함되지 않아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미성년자 대상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법 개정 사실을 알고 있는 청소년은 별로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현행법상 단순한 호기심에 의한 시청이라 해도, 어린 학생의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 법은 이렇게 엄한 처벌을 하는 쪽으로 개정되었는데 ‘정작 당사자인 학생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도할 책임이 있는 학교와 학부모조차 이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것이 당일 발표자로 참석한 현직 검사의 이야기였다. 교육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사건을 주제로 부모 등 양육자와 대화해 본 적이 있는 학생은 27.6%에 불과했다. 강력한 처벌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 개정과 필요한 문화 형성 사이에는 시차가 발생한다. 그 사이에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교육청·학교(교원)·학부모 그리고 시민단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딥페이크 성범죄에서 청소년 비율이 높은 이유 관계부처 합동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은 딥페이크 성범죄가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다(관계부처 합동, 2024: 2). 반대로 교육부(2024)가 발표한 ‘학교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 관련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의 90% 가까이가 ‘딥페이크 불법 영상물’을 범죄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조사 결과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는 이유, 청소년들이 딥페이크 성범죄가 범죄라는 사실은 인식하면서도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장난처럼 여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는 머리로 알고 있다는 것과 이를 행동에 반영하는 것 사이의 차이 때문이다. 주변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로 구속되거나 실형을 선고받는 사람을 보았거나, 인터넷을 통해 그러한 사례를 접하게 되면 아는 것과 행동 사이의 차이가 줄어든다. 하지만 그동안 익명성과 낮은 적발률로 인해 실질적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청소년이 피의자일 경우에는 처벌 수위가 매우 약했다. 이러다 보니 적발 가능성은 아주 낮고, 적발되더라도 실제 처벌 수위는 낮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널리 퍼지면서, 인식과 행동 사이의 괴리를 더 벌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다른 하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딥페이크 성범죄가 일종의 장난이나 유희로 받아들여지며 퍼진 탓이다. AI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 보니 확산 속도도 빨랐다. 적발 비율만이 아니라 처벌 수위 또한 낮은 상황에서 청소년기의 특성인 또래 지향성과 모방 행동이 더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딥페이크 영상을 공유하는 것이 우정이나 유대감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왜곡되기도 한다. 나쁜 행동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은 성인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청소년기의 특성인 즉각적 쾌감 추구와 미래 결과에 대한 둔감성이다. 전두엽 발달이 덜 된 청소년은 충동 조절 능력이 낮고, 장기적인 결과 예측 및 그에 대한 두려움 인식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호기심이 범죄에 대한 우려보다 우선하기 십상이다. 이처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별다른 두려움 없이 했던 행동은 학생의 일생을 망칠 수 있다. 딥페이크를 포함한 디지털 성범죄자 중 청소년 비율이 높은 것은 단지 관대한 법 집행 관행 때문만은 아니다. 또래문화, 미성숙한 뇌 발달, 예방교육 미흡 등 여러 이유가 맞물려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강력한 처벌이 곧바로 청소년의 딥페이크 성범죄 감소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 같다. 자칫 처벌받는 학생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때, 강력한 처벌 내용을 담은 법 개정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과 함께 사회문화적·심리적·교육적인 접근을 병행해야 청소년 딥페이크 성범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교육 방향 우리 사회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딥페이크 성범죄가 ‘재미’도 ‘장난’도 아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범죄’라는 인식을 청소년이 마음 깊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제력을 실천에 옮기도록 학부모·학교 그리고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5조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학생·교직원·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을 위한 교육을 학기별로 1회 이상 실시해야 한다. 예방교육을 통해 2024년 법 개정으로 ‘단순 시청만으로 실형을 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알려야 한다. 또한 청소년 대상 실형 선고 사례를 교육적으로 홍보해경각심을 고취시켜야 한다. 국가와 교육청은 기존의 전달 중심 교육이나 단편적 법 교육에서 벗어나, 피해자의 입장에 서보는 체험형·감정이입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청소년 사이에 만연한 ‘장난 문화’를 깨뜨리기 위한 다른 하나의 방법은 인기 유튜버나 아이돌 등을 활용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이다. 학교 내의 ‘또래 자율감시동아리’나 딥페이크 성범죄 장난 문화를 멈추게 하는 또래 리더 양성 프로그램 운영도 고려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피해 발생 시 신속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상담 및 신고체계에 대한 정보도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딥페이크 성범죄 발생 상황을 인지한 교원이 취해야 할 절차를 상세히 안내하고 숙지시켜, 사건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도 길러야 한다. 2024년 법 개정 및 경찰의 수사 의지 강화로 청소년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 사례가 크게 늘어 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올바른 디지털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아, 피의자와 피해자가 되는 학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또래·부모·교사·사회 모두가 적극 나서 주기를 바란다.
만화과 입시를 준비하던 한 학생이 찾아 와 한탄을 했습니다. “선생님 이제 AI가 그림을 다 그려서 저는 먹고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전 세계의 모든 직업군이 AI의 등장으로 휘청인다는데, 그림까지 잘 그린다고 하니 더욱이 앞이 막막해졌을 것입니다. 이미 망연자실해진 학생에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우린 작가가 되어야 해. 기술자가 아니라 예술가가 되어야 해.” 이 말의 뜻을 이해한 학생은 다시 입시에 집중했고, 결국 만화과 진학에 성공했습니다. AI의 등장으로 우리들의 삶이 무척 편해졌습니다. 엑셀의 등장처럼 단순한 노동을 줄이게 되었고, 상담소처럼 말 못 할 비밀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스타일로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면 그 작가가 그린 것처럼 그려주기도 하고, 내용만 적어서 웹툰으로 만들어달라고 하면 4컷 만화로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예술뿐만 아니라 견고했던 전문직 분야도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대체되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까요? 제가 내린 답은 ‘자기다움’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자기다움이란? ‘자기다움’은 바로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호기심을 느끼는 것,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방식,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 등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흔히 ‘ENFP’나 ‘에겐녀’처럼 범주화된 단어로 자신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개인 본연의 특징을 가리지 않고 세상에 보여주는 것입니다. 요즘 주로 언급되는 퍼스널 브랜딩 또한 자신만의 독보적인 이미지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서서히 자신만의 개성을 무기로 사용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효율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한 사람의 고유한 경험과 감정,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통찰을 완벽하게 재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나를 알기 위해 필요한 것 그런데 많은 사람이 머리로는 알면서도, 막상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못한다’라는 말보다는 ‘어려워한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드러내기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요? 인플루언서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답게’ 살아야 행복한 삶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왜 나답게 살기 어려운 것일까요? 저는 가장 큰 이유가 ‘자신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찾는 가장 확실한 내비게이션, 인문학 자신을 모르기 때문에 나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나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할 시간이 없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죠. 마치 어딘가에 가고 싶은데 내비게이션 없이 무작정 헤매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나를 더 잘 알 수 있을까요? 물론 직접 체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며 세상을 이해하는 폭을 넓힐 수 있죠. 하지만 그렇게만 하기에는 120세라는 수명도 부족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문학을 배우는 것입니다. 인문학이란 언어·문학·역사·철학 따위를 연구하며,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탐구할 수 있는 학문입니다. 대학교 때 들었던 철학 강의에서는 인문학을 ‘무늬’라고 표현했습니다. 인간의 무늬를 드러낼 수 있는 학문,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이죠. 학문들을 배우며 고민하고 탐구하며 스스로 답을 내리는 과정에서 나의 무늬가 선명하게 새겨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문학은 인간 본연의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이는 곧 나를 알아가는 여정입니다. 나답게 살아가려면, 먼저 나를 알아야 하고, 그 출발점에 인문학이 있습니다. 초·중·고 인문학 교육, 이렇게 바뀌어야 학생들은 학교에서 우수한 선생님들에게 국어·영어·역사·미술·음악·도덕 등 다양한 학문에 대해 배우고 있지만, 이를 깊이 사유하거나 자신에 대해 고민할 기회는 잘 얻지 못합니다. 당장 답을 찾고 외우느라, 고민은 사치인 것입니다. 어쩌면 진도를 나가기 바빠 고민할 시간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주입식 교육환경 속에서 학생들은 정답을 찾는 데 익숙해지고, 스스로 질문하고 사유하는 능력을 키울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바쁜 학교에서 배우는 학문이 학생들의 삶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려면, 학문이 우리 삶에 맞닿아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AI시대에 더욱 필요한 인문학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외우는 수업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보는 경험을 주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저는 영화 사조에 대해 가르칠 때 영화 사조를 우리가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또한 배운 사조를 우리가 어떻게 제작 영화에서 응용할 수 있는지 학생들이 고민해서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어 얘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시나리오 창작수업을 진행할 때는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어떠한 주제의식을 나타내고자 하는지 학생들이 답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연극영화수업뿐만 아니라 초·중·고 교과수업에서도 이처럼 사유하고 통찰하는 과정을 늘릴 수 있습니다. ● 같은 책을 읽고 인물들의 선택을 이해하기 모두 동일한 책을 읽고 왜 이 인물이 이런 선택을 했는지 토의해 보며, 자기 삶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랑·우정·관계 등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릴 수 있습니다. ● 글쓰기·발표 기회 확대 프랑스 대입 철학시험처럼 ‘정의란 무엇인가?’, ‘예술작품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는가?’와 같이 삶의 철학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자기 생각을 글로 쓰고 발표하는 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쓰고 말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비판적 사고력과 논리적 표현력을 기르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 체험과 융합 활동 강화 지역 문화 탐방, 박물관 교육, 예술·미디어 활동 등과 연결해 ‘살아있는 인문학’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인문학적 통찰을 현실 세계와 연결하여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합니다. 책 속의 지식을 현실 속에서 적용하고 경험함으로써, 인문학이 추상적인 학문이 아닌 삶의 지표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 AI와 함께 배우는 인문학 AI를 자료 조사나 글쓰기 도우미로 활용하면서, ‘AI가 못하는 생각’을 스스로 고민하게 유도해야 합니다. AI의 도움을 받되, 최종적인 판단과 창의적인 발상은 인간의 몫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게 핵심입니다. AI를 도구로 활용하여 인문학적 질문을 더욱 깊이 탐구하는 방식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런 방안들을 통해 학생들은 ‘인문학은 시험과목’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알아가는 과정임을 알 것입니다. AI를 ‘기술자’로 두는 ‘진짜 작가’가 되자!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주체적인 나’입니다. 정해진 답을 찾아내는 것은 AI가 더 잘할 수 있지만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아는 건 오직 나만 할 수 있습니다. AI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의지와 목적의식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AI시대에는 기술자보다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단순히 테크닉만 익히는 사람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AI가 가진 방대한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되, 그 결과물을 인간적인 통찰과 가치로 채워 넣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AI는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표현을 더 쉽고 멋지게 도와주는 동반자가 될 수 있습니다. AI를 ‘나를 대신하는 작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나다움을 가장 잘 드러내게 도와주는 기술자’로 쓰는 것입니다. 인문학 교육은 바로 그 시작점입니다. AI시대일수록, 학생들이 더 많이 자기 자신을 탐구하고, 나만의 무늬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이, 학교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궁극적으로 인문학 교육은 학생들이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아를 확립하고,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디지털기기가 일상적으로 만연한 시대, 어린아이와 외식하는 부모를 보면 아이들을 소란스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나 조용한 식사를 즐기기 위해 스마트폰이나 패드로 애니메이션 등의 동영상을 보여주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도 손에 스마트폰을 떼어 놓지 못하는 자신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스마트기기에 익숙해지고, 부모의 동작을 따라서 스마트기기를 만지며 커간다. 어느 정도 자란 아이들에게 부모는 연락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사준다. 부모가 먼저 사주지 않아도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사달라고 조르고 결국 스마트폰을 사주게 된다.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모가 사용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은 혼자서 영상을 보고 메시지를 보내고 게임을 한다.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으로서 개인용 컴퓨터·휴대전화·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로 태어났다. 디지털기기에 익숙하지만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운 적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있을까? 이제는 학교에서도 디지털을 활용하여 교육하는 것이 낯설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에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많은 교사가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한다. 모든 교실에 무선인터넷이 설치되고, 교육정책으로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학생 1인당 1개의 디지털기기가 보급됐다. 많은 교육관계자와 학부모들이 우려를 표시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세상은 어떤가? ChatGPT 등을 필두로 생성형 AI가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디지털기기와 함께 업무를 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을 피할 수 없다면 디지털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오히려 디지털 역량을 키워 리더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더 나아가, 피할 수 없다면 학생들이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 변화하는 교육현장, 새로운 도전과 기회 디지털 교육이 본격화되면서 교육현장에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수업의 주도권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성하고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활동이 많이 늘어났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현세대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화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을 가능하게 하며 참여도와 학습동기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학교 수업환경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과거에는 수업자료나 학생 산출물을 만들기 위해 종이·풀·가위 등 물리적 도구들을 일일이 준비해야 했지만, 이제는 디지털기기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수업활동이 가능해졌다. 또한 학생들 간의 의견 공유도 각자 발표를 통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던 것이 실시간으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많은 아이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는 새로운 도전과제도 함께 따라온다. 디지털기기를 능숙하게 다루는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가 분명히 있고, 디지털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은 오히려 준비해야 할 것들이 늘어났다고 느끼기도 한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떤 방식이 더 적합한지, 산출물을 어떤 형태로 저장하고 관리할지 등 교사들에게는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때로는 종이에 쓰는 전통적인 방식이 더 효과적이고, 때로는 온라인이 적합할 때도 있기에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진 것이다. AI·디지털 교육시대, 다시 생각해 보는 교육의 본질 “어차피 생성형 AI가 다 해주는 거 아닌가요?” 학교현장에서는 “쌤, 어차피 이거 생성형 AI가 다 해주는데 이거 왜 해야 해요?”라는 질문을 받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생성형 AI가 대부분의 질문에 답해주고,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주변 학생들이나 선생님보다 훨씬 더 깊이 알고 있는 학생들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식 전달자로서 교사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 나아가 학생들 사이에서는 가치관의 혼란도 나타나고 있다. ‘이거 AI 한테 맡기면 되는데’라고 생각하는 학생들과 ‘그래도 이거는 내가 배우고 생각해야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학생들로 나뉘는 현상이 관찰된다. 생성형 AI가 발전하고 실시간으로 학생들의 질문에 응답해 주면서 학생들은 ‘내가 몰라도 돼, 찾으면 되니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교육의 본질은 인간의 사고와 이해에 있기 때문에 그러한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여전히 필요하다. 디지털 교육도 학생들의 사고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활용되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또한 학교는 단순히 학습만 하는 곳이 아니라 사회성을 기르고 인간관계를 배우는 사회화 기관이다. 교사의 역할은 지식 전달자에서 학생들이 올바른 가치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학생들이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도구는 결국 우리가 더 나은 교육을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균형 잡힌 디지털 교육 방안 디지털 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방점이 항상 ‘교육’에 있어야 한다. 기술에 집중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학생 한 명 한 명을 보지 못하게 된다. 디지털 교육을 할 때도 항상 ‘왜 이 도구를 써야 하는가?’, ‘이게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니까, 트랜드니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의미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교육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핵심이다. 기술 사이에 사람이 끼어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 기술이 끼어있다고 봐야 한다.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더라도 결국은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교사의 전문성과 학부모의 신뢰, 그리고 학생의 참여가 잘 어우러져야 좋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교사의 전문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비교적 젊은 교사들이 디지털 기술을 잘 다루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경력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디지털 교육을 현장에 적용할 때 보여주는 전문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디지털 기술의 변화 속도에 맞춘 교육보다는 학생의 성장 속도에 맞추어 적절한 기술을 적용할 줄 아는 교사의 전문성이 좋은 교육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교육의 발전이 아날로그 교육을 완전히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특히 초등교육에서는 글씨 쓰기와 종이접기처럼 손 조작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 손이 움직여야 머리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이다. 쌓기나무는 에듀테크로도 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쌓아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줄자·저울 등 많은 측정 도구가 디지털화되었지만, 아이들이 정작 1m가 어느 정도인지, 1kg이 얼마나 무거운지 체감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학습이 이뤄질 수 없다. 길이감·양감·폭감 등 이러한 감각적 경험은 아날로그 교육이 필수적인 영역이다. 세상의 변화를 통해 발전하는 도구들이 자연스럽게 교육에 접목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교육자들은 항상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어 교육을 이어왔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디지털과 AI가 자연스럽게 사용될 것이라면, 자연스럽게 디지털과 AI를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나 방법보다 우리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있다. 디지털 교육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교사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활용하면서, 동시에 학생의 주도적 참여가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교육이 가능해진다. 변화하는 시대에 교육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균형을 맞춰가는 교육,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일 것이다.
‘공부의 신’으로 알려진 강성태 공신닷컴 대표가 수행평가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청원을 올리며, 교육현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빠른 반응을 내놨지만, ‘복붙 대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991년 도입된 수행평가는 학생·학부모·교사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주며 ‘수행 지옥’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강 대표는 새교육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학업부담 경감 ▲사교육비 절감 ▲교사 업무부담 경감 등을 위해서라도 수행평가 운영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강 대표와 일문일답. “한 학기 50번 평가? 이건 학생에게 일상이 아니라 고통입니다.” Q. 수행평가에서 가장 심각하게 보는 지점은 무엇인가. “먼저 평가 횟수 자체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한 과목당 수행평가가 평균 3번 정도라고 보는데, 중간·기말고사까지 합치면 학기당 5번의 평가가 있다는 얘기다. 과목이 10개면 50번의 평가를 치르는 셈이다. 두 번째로 평가 일정이 몰려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학기 초에는 진도가 적어서 수행평가를 하기 어려우니까 대부분 중간·기말고사 전후로 집중된다. 그래서 하루에 3~5개의 수행평가를 치러야 하는 날도 있다. 세 번째는 과제의 난이도와 현실성이다. 영어로 연극 대본을 쓰고 직접 뮤직비디오를 촬영·편집하거나, 영어로 과학 에세이를 쓰는 과제도 있더라. 어떤 예체능 수행평가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악장 수를 맞추거나, 저글링을 해야 하기도 한다. 물론 의미 있는 과제도 있겠지만, 이게 지금의 중·고등학생에게 현실적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Q. 학생들은 수행평가의 공정성을 문제 삼기도 하는데. “평가기준의 모호함 때문인 것 같다. 예컨대 창의성 점수라는 게 정확한 기준이 있을 수 있나. 누군가에겐 ‘창의적’인 과제가 다른 누군가에겐 전혀 다르게 평가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조별 과제에 대한 불만도 크다. 정말 열심히 준비하는 학생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친구와 조가 되면 결국 혼자 다 하게 되는 데, 점수는 같이 받는다. 또 ‘절대음감 테스트’처럼 특수한 능력을 요구하는 수행평가는 학생들에게 좌절감을 준다. 선생님들이 일일이 최선을 다해 채점하지만, 자칫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기 쉬운 구조다.” Q. 강 대표에게 수행평가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인가. “‘6시간 자면 사치’라는 말을 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았다. 에너지드링크와 커피 없이는 수업시간에 눈을 뜰 수 없다는 학생도 있었다.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댓글 중에는 ‘교육부장관과 대통령에게 수행평가를 시켜야 한다’라는 얘기도 있었다. 매일 같이 담당 업무에 대해 직접 보고서 쓰고, 영작하고, 관련 동영상 제작하고, 팀프로젝트에 중간중간 평가까지 받으라고 한다면 아마 당장 사표 쓰고 나갈 거라는 이야기였다. 학생들이 진짜 벼랑 끝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Q. 청원이 올라가자 교육부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대책을 발표했다. “처음엔 솔직히 감사했다. 이렇게 빠르게 반응해 주실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용을 보고는 더 놀랐다. 왜냐하면 제가 유튜브에 2019년 대책 발표 뉴스와 이번 2025년 발표 영상을 비교해서 올렸는데,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똑같더라. 심지어 대책 내용은 ‘수업시간 안에 평가하겠다’라는 것이었는데, 이미 대부분 수행평가는 수업시간 중에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교육부가 현실을 여전히 모른 채 대책을 낸 것 같아 실망했다.” “하루에 몰린 수행만 조정해도, 학생들 숨통이 트인다” Q. 어떤 식으로 개선하면 좋을까? “현장 선생님들이 제일 잘 아실 것이다. 감히 말하기 조심스럽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단 하루에 여러 과목 수행이 몰리지 않게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학생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 선생님들도 일부러 그날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진도상 어쩔 수 없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학교 내부적으로 조정 시스템을 마련해, 일정이 겹치지 않게 관리하면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일률적인 40% 수행평가 반영기준도 과목별 특성을 고려한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수행평가가 부담돼 정시를 선택하는 학생도 있다던데. “실제로 수행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차라리 정시’로 도피하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정시가 만능 해결책은 아니다. 서울대도 2023학년도부터 정시에서 내신을 20% 반영하고 있고 게다가 입시의 불확실성은 정시라고 해서 덜하지 않다. 결국 수행평가 자체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정시로 간다고 해도 본질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본다. “임태희 교육감,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작게라도 바로 개선하겠다고 했어요.” Q. 최근 임태희 경기교육감과도 만났다고요. 분위기는 어땠나? “제가 청원을 올리고, 교육부에서 대책이 나오자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줬다. 그 자리에 현직 교사·교장·장학관 등 10여 명도 함께 있었는데, 교육청도 이 문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특히 임 교육감은 ‘시간 끌지 말고 지금 당장 개선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라는 자세였다. 그 말이 인상 깊었다.” Q. 사교육 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니 묻고 싶다. 학생 수는 주는데 왜 사교육비는 30조 원에 육박하는 등 매년 사상 최고치를 찍는가. “이유는 명확하다. 입시제도가 너무 자주 바뀐다. 그때마다 학부모들은 정보를 따라가기 힘들고, 불안해지니 결국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고교학점제만 봐도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대입에 유리할지 컨설팅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 자체가 새로운 사교육이다. 결국 제도가 불안정하니 사교육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27과목 개설? 고교학점제는 학생도, 교사도 힘들게 합니다.” Q. 고교학점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많이 하던데. “과목 선택이 입시와 직결되다 보니, 입학 전부터 진로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꿈이 자주 바뀌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어른도 수시로 꿈이 바뀌는데, 중·고등학생 때야 오죽하겠나. 그런데 그때 진로를 결정하라고 압박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정부가 대학에 대해서는 재정지원 등 인센티브까지 줘가며 무전공 입학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등학생들에게는 전공을 정하라고 강요하고, 대학에선 공부 좀 해보고 전공을 정하라고 하니 웃픈 현실아닌가.” Q. 고교학점제는 교사들에게도 고통스럽다. “충분히 이해한다. 제가 알기로는 심지어 127개 과목이 개설된 학교도 봤다. 과목이 많으면 교사 배치, 행정 관리가 어려워지고, 학생도 유불리를 따지며 과목을 고르느라 지친다. 선생님들도 자신이 가르쳐본 적 없는 과목을 맡아야 하니,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피로감과 현장 혼란은 매우 크다. 얼마 전 선생님들께서 반대 성명은 물론 고교학점제 폐지를 요구하며 집회하는 것을 봤다. 교사라면 저라도 그랬을 것이다.” Q. 소위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데 자녀 교육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가장 공들였던 것은 스마트폰을 멀리하게 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는 아예 스마트폰을 안 쓰게 했다. 저는 스마트폰이 학습과 집중력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본다. 어느 통계를 보니 하루 평균 2,800번 이상 터치를 한다는데, 이건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중독이다. 저는 이게 마약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순전히 선생님들 덕분이다. 그분들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이 저를 부를 때 ‘선생님’이라고 하면 절대 못 하게 한다. 선생님이란 호칭은 아무나 붙일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 교권이 많이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선생님이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진다. 우리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감사드려야 할 존재는 선생님뿐이다”라고 학생들에게 늘 말해준다.”
바다에서 찾는 여유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의 1869년 작품 해변 풍경은 해변가의 아이들을 묘사한 작품으로, 그는 미국 수채화를 회화적 예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교와 아이들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던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 1836~1910)는 19세기 미국 미술사에서 사실주의에서 모더니즘으로 이행하는 전환기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호머는 남북전쟁 시기 삽화가로 활동하면서 현장성과 사실성을 기반으로 한 그림을 다수 남겼으며, 이는 미국적 사실주의 미술의 중요한 유산이 되었다. 특히 그는 도시와 산업보다는 농촌·해안·전쟁의 흔적 같은 일상의 심층에 주목함으로써 미국인의 정체성과 민중의 감정을 포착했다. 호머는 전 생애에 걸쳐 아이들과 학교, 그리고 일상적인 어린이의 삶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그렸다. 시골 학교 앞에서 소년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을 그린 채찍놀이(Snap the Whip)를 비롯하여 교실 수업 장면 속 교사와 학생을 담은 작품들에는 학교생활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바닷가 파도와 함께하는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 해변 풍경(Beach Scene)은 수채와 연필을 혼합한 작품으로, 호머가 초기 회화세계에서 어떻게 자연을 관찰하고 해석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연필과 흑연 드로잉 위에 수채를 얹는 방식으로 채색하여, 윤곽선과 색채 효과가 동시에 돋보이도록 했다. 수채화 특유의 은은한 혼색 효과도 뚜렷이 드러난다. 호머는 젖은 종이에 물감을 번지게 하는 습식(wet-on-wet)기법과 마른 종이에 강한 색을 얹는 건식(dry brush)기법을 교차 활용함으로써 풍부한 질감과 리듬감을 창출하였다. 특히 파도나 바람처럼 움직임이 느껴지는 장면에서 이러한 대비가 효과적으로 나타난다. 그는 불필요한 배경 묘사를 자제하고, 화면의 여백을 감정의 여운이 머무는 공간으로 남겨 둔다. 하늘이나 수면, 인물의 주변을 흐리게 남기는 방식은 시적 정서와 응시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미술평론가 로이드 굿리히(Lloyd Goodrich)는 “호머는 수채화에서 ‘그리지 않은 부분’을 회화의 중심으로 만들 줄 아는 화가였다”라고 평하며, 그의 구도에서 여백의 접근방식을 높게 평가하였다. 화면은 수평의 삼분할 구조로 구성되며, 상단에는 뿌연 하늘, 중단에는 잔잔한 수면, 하단에는 물가와 아이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 삼단 구성은 단순하지만 안정적이며, 각 레이어는 하나의 의미 층위를 형성한다. 그림의 오른편에는 세 명의 아이가 배치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여아로 보이며, 옅은 드레스와 보닛을 쓰고 해변을 걷거나 앉아 있다. 호머는 이 아이들을 화면의 중심선보다 낮게 배치함으로써 하늘과 물의 공간을 더욱 넓게 확보하고, 인물들을 배경에 감싸지는 존재로 제시한다. 이는 자연이 주체가 되는 풍경 구성 방식으로, 인간은 그 일부로 포함된다. 아이들의 발아래에는 젖은 모래와 얕은 물이 흐르는데, 특히 물 위에 비친 아이들의 반영(reflection)은 작품의 핵심 시각 요소다. 이 반사는 아이의 내면과 외부 세계가 만나는 교차지점을 의미한다. 호머는 이 반사를 정확히 대칭하지 않고, 살짝 번진 수채의 흐름 속에 섞어놓음으로써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색채의 사용은 절제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회백색, 잿빛 하늘, 짙은 회청색 물결, 아이들의 옅은 크림색 의상 등 부드럽고 중간 톤의 색들이 조화를 이룬다. 호머는 강렬한 색을 피하고, 대신 빛의 투명한 질감과 물 위의 반사 효과로 공간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색채 구성은 오히려 감상자로 하여금 미묘한 감정선에 집중하게 만든다. 미국적 인상주의의 전조 호머의 해변 풍경은 미국 회화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당시 유럽에서는 인상주의가 한창 발전하고 있었고, 미국 화단은 이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독자적인 회화 언어를 모색하고 있었다. 호머는 유럽 유학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수채화에서 보이는 색의 투명성, 순간 포착의 구성, 일상의 장면을 다룬 접근은 인상주의와 유사한 미감을 공유한다. 특히 해변 풍경은 유럽 인상주의자 부댕(Eugène Boudin)의 해변 장면을 연상시킨다. 아이들의 구성과 수평 구도, 하늘과 물의 색층이 간결하게 요약된 방식이 모더니즘의 전조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후대 미국 화가들, 예컨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나 앤드루 와이어스(Andrew Wyeth)에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초기 평론가들은 이 작품을 “형태가 흐릿하고 인물의 비례가 왜곡되었다”라며 혹평하였다. 이에 호머는 원래 하나의 캔버스였던 이 작품을 두 폭으로 잘라 각각 On the Beach와 Beach Scene이라는 제목으로 나누어 전시하였다. 이후 이 두 조각은 2019년 Cape Ann Museum의 전시에서 약 150년 만에 재결합되었고, 이는 하나의 작품이 시간과 비평의 흐름 속에서 재탄생하는 이야기로 미술사적 주목을 받게 되었다. 휴식 속의 새로운 시작 이 작품은 여름 방학을 떠올리게 한다. 해변을 걷거나 바라보며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은 교실을 떠나 드넓은 자연 속에서 새로운 배움을 시작할 기회를 의미한다. 교사 역시 학교를 벗어나 휴식을 즐기며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너무나 바쁜 요즘의 아이들에게도 교사에게도 여름 방학은 귀중한 재충전의 시간이다. 시원한 파도 속에서 반사된 자신의 형상을 통해 아이들은 세상과의 첫 대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자연 속에서 자신을 비추어보는 여유는 귀중한 기회이다. 파도에 부서지는 물방울 속에서 아이는 자신을 바라보며 성장한다. 반사하는 흐릿한 물결을 살펴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수면 위에 번지는 잔물결을 바라보며,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만나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학의 쉼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수 있다. 올여름에는 모두에게 휴식을 통한 여유가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다사다난한 교직 첫해를 보낸 뒤, 지독한 진로 고민에 휩싸였다. 한 해가 겨우 저물어 갈 때쯤, 어디로든 떠나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18L짜리 배낭에 한 달 치 짐을 욱여넣고 훌쩍 떠났다. 경유지 마카오, 다시 비행기를 타고 태국의 방콕, 3등석 기차를 타고 태국-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씨엠립으로, 12시간 야간 침대 버스를 타고 베트남 호치민으로, 다시 하노이로, 하노이에서 태국 치앙마이로, 태국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도시 빠이로, 다시 방콕으로. 총 한 달간 홀로 떠나는 여행을 한 뒤,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배웠다. 이번에는 지면 관계상 가장 기억에 남는 국가, 캄보디아의 에피소드를 써보려고 한다. 태국 방콕에서 캄보디아로, 육로로 국경을 넘는 새로운 경험 현지 유심조차 준비하지 않았던, 패기로 똘똘 뭉쳤던 내가 가진 것은 가이드북 하나였다. 가이드북에서 방콕에서 육로로 캄보디아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말에 매료된 나는 바로 다음 날,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 소개해 준 네덜란드 출신 아주머니, 폴란드 출신 청년과 함께 방콕역에서 캄보디아행 3등석 기차에 올라탔다. 3등석 기차답게 열차 바닥과 창틀이 나무로 되어 있었고, 창문에는 유리가 없었다. 3등석 기차는 보이는 모든 역에 정차했지만, 처음 만난 이들과 대화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네덜란드 아주머니는 몇 달에 걸쳐 동남아 여행 중이었는데, 친구들은 이미 은퇴 후 동남아시아 중 마음에 드는 국가에 자리 잡은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다 나무 창틀 너머로 맞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차와 기찻길을 바라보는데 멀리 지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창문 없는 기차에서 다가오는 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자, 갑자기 마음 저 깊은 곳에서 뭔가 퐁! 하고 터지며 간질간질한 것이 몽글몽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아, 이게 내가 바라던 여행이었지. 떠나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에 행복감이 몰려왔다. 뻥 뚫린 나무 창틀 너머로 달리는 기차와 기찻길, 저 멀리 아스라이 떠오르는 태양, 그리고 그 열기와 빛은 지친 내 마음을 위로하기에 너무나도 충분했다. 기차를 탄 지 거의 5~6시간이 되어서야 캄보디아 국경 근처 역에서 내린 뒤, 간단한 수속을 밟고,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육로로 국경을 넘는 것은 신기한 경험이었지만, 생각보다 별것 없었다. 생각보다 시시한 육로로 국경 넘기가 전혀 불가능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하자 조금 마음이 시큰했다. 캄보디아 국경에서 우리는 영어 소통이 가능한 기사분의 툭툭을 타고 씨엠립으로 이동했다. 앙코르 문명과 오늘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 씨엠립 캄보디아 씨엠립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앙코르와트를 품은 도시로 유명하다. 앙코르(Angkor)는 ‘왕도’, 와트(Wat)는 ‘사원’을 뜻하며, 12세기 초 크메르 왕조의 전성기를 만든 수리야바르만 2세가 ‘신의 궁전’을 표방하며 건립하여 비슈누 신에게 봉헌한 대표 힌두교 사원이다. 9~15세기 크메르 왕조는 캄보디아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왕조인 만큼, 앙코르와트에는 석조건물임에도 화려한 문양들이 가득하다. 영국의 지리학자 던컨은 앙코르와트를 힌두교 바탕의 고대 남아시아 우주론을 잘 반영한 우주 모델링의 뛰어난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직사각형의 도시 구조와 중앙의 왕궁, 해자, 중앙의 탑 모두 힌두교 상징과 연결된다. 200m 너비의 인공호수로 된 해자는 우주의 바다를 의미하며, 중앙의 탑은 우주의 중심에 있는 신화적인 산 메루 산을 의미한다. 씨엠립에는 앙코르와트 외에도 많은 사원이 있다. ‘여인의 성채’라는 이름처럼 핑크빛 사암 위에 세밀한 조각들이 새겨진 10세기 힌두교 사원인 ‘반떼아이 스레이’, 크메르의 미소를 띤 얼굴상들로 유명한 13세기 불교사원인 ‘바이욘’, 거대한 스펑 나무뿌리가 잠식해 버린 12세기 불교사원인 ‘타 프롬’ 등 힌두교와 불교의 사원, 여러 시대의 사원들이 공존하고 있다. 사원을 관람하다 보면 관광객이 들어서는 순간, 관광엽서를 들고 ‘1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이 몰려든다. 이름 없는 조용한 사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관광객이라곤 나와 일행, 미국인 4인 가족뿐이었다. 그곳에도 ‘1달러’를 외치는 아이들이 있었다. 5~6살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이었다. 나는 처음엔 한두 번 아이들에게 1달러를 주었는데, 캄보디아 가이드가 그러지 말라며, 자꾸 관광객들이 돈을 주게 되면 아이들이 돈을 바라고 학교를 가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 이후로는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만 보다가 가방에 간식이 있으면 주곤 하였다. 그날은 하필 미국인 가족 중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우람한 어린이 하나가 ‘1달러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엽서를 사고, 말을 붙이는 것이었다. 막상 어린이가 다가오니 1달러를 외치던 아이들도 주춤하였다. 하필 또 1달러를 외치던 깡마른 캄보디아 어린이 옆에는 그의 엄마도 있었는데, 미국인 어머니가 가서 말을 걸며 인사하더니 알고 보니 두 아이가 같은 나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방긋 웃으며 친구라며 반가워하였다. 미국인 가족이 반갑게 인사할수록 1달러를 외치던 캄보디아 어린이의 얼굴은 보기 어려울 정도로 민망하게 되었다. 사실 둘 다 8살, 초등학교 1학년 나이였는데, 미국인 어린이는 한국 아이 10살 정도로 보일 정도로 너무나도 크고 우람한 반면, 캄보디아 어린이는 5살 정도로 보일 정도로 너무 깡마르고 작았다. 미국인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방학을 즐기러 10시간도 넘게 걸리는 머나먼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왔지만, 캄보디아 어린이는 학교에 가지 않고 1달러를 받기 위해 엽서를 팔고 있었다. 2016년 기준, 캄보디아 1인당 GDP는 1,269달러로 1달러는 캄보디아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꽤 큰 돈이다. 이미 오래전 기억이지만, 그 순간의 감정이 너무나도 생생하다. 그 후 앙코르와트 투어에서 만난 캄보디아인 가이드는 나에게 또 다른 울림을 주었다. 영어 단체 투어에는 남미·미국·유럽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던 가이드는 캄보디아 사람으로 키가 150cm도 되지 않는 아담한 남자분이었다. 그 깡마르고 작은 체구로 영어를 어찌나 잘하는지, 또 영어 유머들도 익혀서 다국적의 관광객들을 한꺼번에 웃기면서도 사원에 대한 설명을 척척 해내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와 잠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놀란 사실은 그의 직업이 가이드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캄보디아의 한 대학교에서 석사·박사까지 마친 대학교수였지만, 10명이 넘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가이드 일까지 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놀랍게도 대학교수 월급보다 영어 가이드 수입이 훨씬 많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의 당당한 태도와 실력이 이해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더 여건이 좋은 국가에 태어나 더 많은 지원을 받았더라면 이 사람의 삶은 또 어떠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었다. 53개의 수상마을이 있는,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 씨엠립의 수많은 사원을 둘러본 뒤, 펍스트리트에서 알게 된 한국인 일행과 함께 톤레삽 호수로 향했다. 톤레삽은 우기를 기준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호수이며, 무려 53개의 수상마을을 품고 있다. 톤레삽 호수와 인근에는 캄보디아 인구 1/7이 살고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이들이 호수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어업에 종사하며, 여기서 나온 어획량의 상당수가 캄보디아 전역으로 팔려 나간다고 하였다. 관광객들은 유람선을 타고 수상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호수 위에서 수상가옥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고, 가게·학교·식당·교회 등 여느 마을의 기능을 갖춘 수상가옥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아이들은 보트를 타고 학교에 가고, 건기에 수위가 낮아지면 부모님이 집 전체를 끌고 이사를 가기도 한다. 왜 살기 편한 육지를 놔두고 호수 위에 살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호수 위에 거주하면 세금이 따로 없다고 한다. 호수에서 열심히 물고기 잡고 돈을 모아 육지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톤레삽 호수 투어의 절정은 맹그로브 숲 탐방이다. 맹그로브(mangrove)란 열대 및 아열대의 하구 또는 기수에서 주로 자생하는 숲이다. 나무뿌리가 거꾸로 치솟아 물 밖으로 나와 호흡하기도 하며, 여러 종류의 수목이 밀생하여 이끼나 지의류, 동물들에게도 좋은 삶의 터전이 된다. 맹그로브 탐방은 톤레삽 호수 사람들에게는 좋은 투어 상품이 되기도 한다. 내가 톤레삽을 방문한 1월은 캄보디아의 건기라, 호수의 수위가 낮아 맹그로브도 비교적 많이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 조금 더 늦게 왔으면 맹그로브의 수위가 너무 낮아 배를 타고 들어가기는 어려웠을 거라고 했다. 그럼에도 작은 배를 타고 맹그로브 사이를 요리조리 노 저어 가며 구경하는 것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낭만적이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캄보디아가 내게 남긴 것 앙코르와트에서 본 일출과 일몰, 그 위엄, 맹그로브 숲의 낭만, 톤레삽 호수 위에서 느낀 삶의 생동감까지. 동남아시아 배낭여행 중 만난 캄보디아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남겼다. 씨엠립에는 수많은 사원의 뿌리 깊은 역사, 그리고 21세기의 사람이 산다. 역사와 유적을 기반으로 관광에 기대어 살아가는 도시와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도 좋은 교육의 기회와 미래가 있기를, 주어진 직업 외에 꿈꾸는 직업을 가질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 이곳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교육은 아직 삶을 바꿀 수 있는 단단한 뿌리임을 느꼈다. 나는 다시 한번 교육의 가능성을 믿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