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종 | 서울대 교수·국민윤리교육과 광복 60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성공’보다 ‘좌절’이 압도한 국가라고 믿어야 한다면,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우리의 미래세대는 중·고등학교에서 교과서와 참고서를 통하여 대한민국이 잘못 태어났고 성장에 극심한 장애를 겪고 있는 국가라고 배우고 있다. 배울 뿐만 아니라 시험도 치고 평가도 받는다. 과연 대한민국의 ‘역사’는 잘못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역사쓰기’가 잘못된 것인가. 축구와 한류에서 자부심을, 기업 활동에서 생동감을 느끼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유독 역사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자괴감을 가져야 하는가. 또 얼굴에는 태극무늬를 그리고 자랑스럽게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축구를 응원하는 청소년들이 학교의 역사 시간에는 대한민국을 채찍질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에 빠져야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청소년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이른바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상황을 강요하는 일일 것이다. 무릇 우리의 역사뿐만 아니라 어떠한 나라의 역사에도 자랑스러운 부분과 부끄러운 부분이 혼재되어 있다. 개인의 삶에 수많은 도전과 응전이 있고 따라서
조현호 | 울산 옥현초 교사 선사인들이 던진 수수께끼 지난 호에서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지역의 암각화 두 곳을 살펴보았습니다. 반구대암각화는 각종 동물상을 중심으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고, 천전리암각화는 추상적인 기하하적문양이 돋보인다고 말씀드렸지요. 이번 호에서는 우리나라 암각화의 대세랄 수 있는 방형기하문 암각화를 찾아갑니다. ‘방형기하문’이란 네모모양의 기하학적인 문양을 말합니다. 그 형태는 지역마다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대략 상하는 직선, 좌우는 안쪽으로 휘어진 곡선형이며 전반적으로 사다리꼴 형태입니다. 내부에는 가로 혹은 세로로 선이 몇 줄 그어지고 둥근 구멍을 파 놓기도 합니다. 이 바위구멍은 성혈(性穴)이라 하여 여성을 상징한다고 보며 풍요, 다산, 재생의 의미를 지닙니다. 외곽선에는 머리카락처럼 생긴 가는 선을 짧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학자들은 이 기하문을 일컬어 무복(巫服)을 입은 샤먼을 형상화하였다 하여 패형(牌形)암각화, 시베리아계열 암각화에서 보이는 신면(특히 태양신)으로 보는 신상(神像)암각화, 방패와 같은 모양에서 방패형암각화, 석검의 손잡이 부분에서 유래하였다는 검파(劍把)형암각화 등 다양하게 해석합니다. 이 글에서는 생김새만 따
박경민 | 역사 칼럼니스트 cafe.daum.net/parque 본격적인 신석기 시대에 접어들자 지구마을에는 대충 네 개의 큰 강을 중심으로 최초의 문명이 일어났다. 즉 지혜의 산물이 문명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신석기인들이 이렇게 논과 밭을 갈고 가축을 기르면서 촌락을 형성하고 공동체를 일구며 대략 5000년 전부터 문자기록을 남기기 시작함으로써 역사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청동기 발견은 수확량 증대 최고(最古)의 문명을 이룬 곳은 하나같이 하천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기후가 온난하다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인류가 이루어낸 최초의 산업, 즉 농경문화에 있어서 절대적이다. 여기에 농업혁명이 일어났다. 치수사업과 신소재인 청동의 발견이 바로 그것이며 신석기인들은 땅 위에서 나는 소출에 만족하지 않고 땅을 파헤치고 자연을 이용하려는 최초의 시도를 하였는데, 당시 그 작업은 노동집약적이어서 씨족에서 부족, 그리고 부족국가로의 사회구조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신석기인들이 석기를 만들기 위해서 돌을 가져다 작업을 하는데 돌이 갈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석기를 망쳐놓는 것이었다. 화가 난 어느 석기인은 그 돌멩이를 불구덩이에 던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불구덩이에
곽해선 | 경제교육연구소 소장(www.haeseon.net) 우리나라는 제조업 중심 제조업은 200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18.9%가 종사하고 국내총생산(GDP)의 33.8%를 만들어내며 총수출의 84%를 차지하는 핵심 수출 산업이다. 국내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하고 경제의 공급 역량과 경쟁력을 키우는 근간이기도 하다. 제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62년 14.4%를 기록한 이래 상승세를 지속해 1988년 31.9%로 정점을 쳤다.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한 고도성장이 제조업 확대의 원천이었다. 1989년 이후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락세로 돌아서 1997년 외환위기 전까지는 GDP의 30% 선을 밑돌았지만 2000년에 31.3%로 오른 뒤에는 3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제조업이 산업과 수출의 중심 역할을 하기는 다른 나라도 대개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는 특히 전체 산업 중 제조업 비중이 선진국보다도 크다. 광업까지 합한 제조업, 즉 광공업이 국내총생산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는 비중은 2000년 현재 34.6%로 미국(19.5%), 일본(24.5%), 독일(23.6%) 등 선진국보다 크게
신동호 | 월간 편집장 dongho@donga.com 사회는 인간의 본성이 빚어낸 조각품 대체로 후진국에서는 좌, 우의 극단주의자가 득세해 사회를 갈등의 낭떠러지로 몰고 간다. 한국 전쟁은 그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선진국이 될수록 극단론자들은 설자리를 잃고 온건한 좌파와 온건한 우파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다. 대화가 가능한 온건한 좌와 우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때 사회적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할 수 있고, 발전된 사회 제도가 도입된다. 이제 우리나라도 과거 냉전 시대에 극단론자들이 만들어 낸 낡은 이데올로기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해 볼 단계에 이르렀다. 사회를 계급 갈등의 관점에서만 보는 데서 벗어나 경쟁과 협동의 관점에서 사회와 정치·경제 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우파는 공정한 경쟁을, 좌파는 진정한 협동을 만들어 내는 데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경쟁과 협동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에 가장 가까운 행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회학자들은 사회를 인간의 본성과는 동떨어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크게 잘못된 시각이다. 사회는 인간이 합리적으로 만든 발명품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본성이 빚어낸 조각품이라고 하는 말이 더 진실에